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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카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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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카나카나
작품등록일 :
2020.05.28 17:39
최근연재일 :
2020.11.06 03:26
연재수 :
1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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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1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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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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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장 7화]

DUMMY

남쪽 미가시지역 바다가 보이는 어느 컨테이너 박스 여러 개로 만든 연구소.

파도에 의해 깎여 가파른 절벽과 그 절벽 아래의 모래사장에서 이어폰을 양쪽으로 끼우고 있는 연보라색 장발의 처자가 뜨는 해를 바라보았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톡신은 초능력 연구자 위즈의 도움과 독소의 초능력 도구 개발자, 옥시겐의 기억을 토대로 옥시겐의 동생, 포이즌이 개발한 뇌파 교란 장치를 통해 링링의 명령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래서 본능을 우선시하던 때보다도 현재는 안정화되어 당시에는 자신이 데이원의 얼굴 보기가 부끄러웠다.


다만 지금은 데이원이 없던 일처럼 대하다 보니 톡신은 다시 한 번, 늘 하던 고민에 대해 고뇌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다.


예전에 링링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링링의 뒤틀린 분노 앞에 아무 힘도 못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피해자의 분노에 떨게 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치면 톡신은 이미 열 손가락으로 못 세는 정도로 죽여본 적이 있기 때문이고 그때 찾아오는 피해자의 분노 또한 그냥 죽이는 것으로 극복했다.


피해자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결국 죽이는 것으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톡신은 그때 피해자의 분노 보다도 자신이 어찌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독도 통하지 않고 살해하려는 의지가 0으로 돌아가며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두려웠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마치 결코 이길 수 없는 어른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는 어린이의 심정과 다를 바 없다.


여기서 톡신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다름이 아닌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닥쳤을 때도 이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다.


데이원은 말했다.

‘올바른 자세와 충분한 준비만 있으면 이 세상 그 어떤 일도 극복할 수 있다.’


톡신은 당장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지금 미가시지역까지 도망쳤다.


그리고 아무리 준비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올바른 자세를 갖추더라도, 사람은 실패할 수도 있는 법이다.


톡신은 간간히 변신능력을 가진 위즈를 통해 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들었다.

메이든의 존재가 공식화되어는 기사 등으로 톡신 자신의 기원과 정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여러 번의 사고 실험 끝에 자신을 결코 링링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때문에 링링만큼은 태생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도 명령에서만 해방되었을 뿐, 링링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링링을 구해야 한다.


그건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명확한 이유에 대해서 톡신은 어쩔 수 없다.

태생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장 명령에서 자유로워진 이상 당장 링링을 극복해야할 대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냥 서로 평생 얼굴 보고 살지만 않으면 되는 그런 존재다.


하지만 데이원이 지금 하려는 일에 대해서도 없지 않아 걱정이 있다.


“이제 무모한 짓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


데이원은 톡신에게 만들어준 ‘명령에서 자유로워지는 장치’를 만들고 그 ‘신호 증폭기’를 도시 주변에 설치하고 이를 통해 메이든이 끊임없이 일하는 와중에 그들의 분노를 터뜨릴 것이다.


이를 위해 초능력자를 납치하고 초능력을 10개나 집어넣어 도시에 풀어주는 것을 반복한다.


초능력특수경찰 1군들을 초능력 10개의 초능력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메이든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아직까지 초능력자의 발생이 일어나는 이상 결국 메이든에게도 손실이 생길 것이다.


메이든의 특징은 특수경찰보다 능동적이고 자유의지가 강하지만 특수경찰만큼이나 명령권자에 한해 절대 복종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명령에 따른다.’만 없애 버리면 자신의 감정이나 본능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당연하게도 명령에 따르지 않은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과중한 업무량에 의해 일어난 분노와 명령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폭동을 일으킬 것이다.


그것이 현재 데이원의 계획이다.


다만 도시에 ‘후루카와’라는 아이가 사설 모임에서 납치당했다는 소식이 뜬 후, 사설 모임 대부분은 최근 중축 공사가 끝난 치료소 시설 내에 흡수되거나 안전을 위해 해체되었다.


그리고 치안이 좋지 않은 지역일수록 드론 들이 더 활발하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변신 능력을 지닌 위즈도 쉽게 도시에 침입할 수는 없다.


적어도 데이원이 체포되기 전까지는 드론에 의한 감시는 계속될 것이다.

그나마도 주거지역 내에서 납치가 발생했던 것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사생활을 일부 포기해서라도 안전을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 집 내부는 촬영 안 하니까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에는 전부 드론으로 감시 해달라는 여론이 크다.


강력한 초능력자는 크하하 거리면서 도시을 때려부수지만 결국 초능력특수경찰들이 때려잡으니까 상관없다, 하지만 초능력특수경찰들이 상대하기 힘들게 끔 비겁하게 납치하는 놈들은 더 악질이다.


재난 사태가 일어나면 시민들은 대피하면 된다.

재산피해는 있겠지만 목숨은 건진다.


최근 일어난 납치는 평화로운 상태에서 일어나는 범죄다.

하지만 정확히 파고들면 평화로워지고 있는 도중에 일어나는 범죄다.


현재 도시의 방위 시스템에 드론 감시 이외에는 인력을 투입하기 힘들고 심지어 그 드론 마저도 중앙 통제 서버가 과부하 되고 있는 와중이다.


섬심과 뚜메또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유지보수와 서버 증설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가 톡신은 문뜩 깨달았다.

그리고 데이원에게 이를 물어보기 위해 다시 위즈의 연구소로 돌아갔다.


/


연구소 안에서는 포이즌이 하얀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자신의 언니, 옥시겐의 각성초능력인 ‘펄서’가 가진 기억과 지식을 더듬어 가며 데이원이 주문한 신호 증폭기를 만들고 있었다.


평소 옥시겐이 작업하던 모습을 본적 있던 톡신은 쌍둥이라도 다르다는 걸 알았다.


옥시겐은 매우 능숙하게 뚝딱뚝딱 만드는 느낌이었다면, 포이즌은 설명서 한 번 보고 나사 하나 돌리고 다시 설명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지식과 기억이 자신의 것이 아니다보니 평소 같았으면 지금쯤 시작되었을 계획이 꽤나 늦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데이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린 도시를 멸망시킬 것도 아니니까 천천히 해.’


톡신은 계속해서 나사 하나 돌리는 것에 열중하는 포이즌을 뒤로 하고, 이번 계획의 작전을 짜는 데이원의 방에 들어왔다.


“···톡신이야?”


데이원은 약간 움찔 거리더니,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톡신을 반겨주었다.

톡신은 자신이 갑자기 들어온 것에 대해 놀랐다고 생각해서 사과했다.


“갑자기 들어온 것은 죄송합니다.”

“어차피 포이즌이랑 위즈를 빼면 너랑 나 뿐인데 상관없어, 무슨 용무지?”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말하려고 왔습니다.”

“말해봐.”


톡신은 침을 꿀꺽 삼키고 심호흡했다.


“이번 계획은··· 왜 실행하는 거죠?”


톡신의 물음에 데이원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독소야, 도시에게 유익한 자극을 주는 독이야, 도시에게 끊임없이 발전의 기회를 주는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저희가 계속 활동하는 한··· 초능력특수경찰들은 우리를 추적할 거에요.”

“쓰러뜨리거나 도망가면 되잖아?”


톡신이 느끼기에 데이원은 원래 신중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지금 데이원이 말하고 있는 내용은 마치 초능력특수경찰들이 절대로 자신을 잡지 못 할 거라 판단하고 내지르는 말에 가까웠다.


그 방법이 뭔지는 몰라도 만약 그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도망가지도... 쓰러뜨리지 도 못 한다면요?”

“그때는 우리가 지는 거겠지, 하지만 그런 때가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사람은 준비를 하는 거야.”


이길 수 있다고 톡신을 설득하는 데이원.

그렇다면 톡신이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이상 물어볼 필요는 없다.


“저희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죠···? 그리고 그들이 저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세력이 커진다 면요?”

“좋은 질문이야··· 그때는 이 일을 그만 둘거야.”

“네···?”

“일개 개인의 힘에는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이렇게 활동하는 게 불가능해질 때 쯤이면 그때는 그냥 끝내면 되는 거야, 정년 퇴직이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

“그럼 저쪽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아니 저쪽은 오히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니 저희가 무조건 지게 되는 거 아닐까요?”

“그래··· 그건 맞지.”


데이원은 내심 한 방 먹었다고 생각했다.

초능력특수경찰들도 계속해서 새 사람이 영입되기는 하지만 현 세대를 뛰어넘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럼 톡신 너는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지?”

“가··· 감히 제 생각을 말하자면··· 그럴 바에는 지금 그만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 둔다라··· 그건 사양이야.”

“그러신가요···”


톡신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이유를 더 묻게 되면 데이원이 난처할 것 같아서다



/



9구, 초능력특수경찰협회, 내부 회의실.

A지부 지부장인 ‘A지부장 하루파’와 초능력특수경찰 협회장인 ‘협회장 라디안’은 데이원 체포작전에 대해 논의했다.


“데이원이라는 자가 그런 자일 줄 몰랐어.”


과거 슬럼가 시절, 데이원은 슬럼가의 치료소 테러 당시 한 번 만나서 람푸아와 계획을 논의하러 온 적이 있다.


A구 입장에선 당시 독소의 간부였던 베놈의 테러 협력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아무래도 대외적으로 테러리스트로 알려진 베놈과 관련된 자를 공식석상에서 응호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베놈이 모든 걸 짊어지고 아직 어린 람푸아를 속인 것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협력자인 독소의 데이원도 양지에 드러낼 수 없었다.


이는 데이원에게도 감사’는’하지만, 악당이 ‘된’ 베놈의 협력자인 이상 드러낼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A구의 시민인 후루카와가 초능력 10개가 생기는 사태는 인위적인 행위이며, 납치한 주체에 대해 데이원이 용의자로 유력하다는 8인의 고위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A구 내 의원들도 데이원을 은인의 친구에서 악인으로 분류되었다.


후루카와가 A구 시민이라는 걸 모르고 그런 짓을 했다 해도 도시의 위협을 A구가 모른 척할 수는 없다.


“일단 우리 A구에서 데이원 추적에 적합한 사람은 ‘휘몰아치는 스톰’이야, 슬럼가 당시 세력은 가장 작았지만 페파포랑 마찬가지로 이기는 게 아예 불가능했거든.”


스톰의 초능력은 [신체파동화]다.

생명을 다루는 염생력으로 분류되며 신체 전체는 파동의 형태로 바꾸어 음속으로 이동할 수 있고 ‘파동’으로 공격도 할 수 있으며 약간의 구멍만 있으면 ‘소리’가 되어 어디든 갈 수 있다.


사실상 물리 무효인 데다가 스톰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소리를 내는 방법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쓰러뜨릴 수 없었다.


페파포는 초능력을 통제하는 힘이 부족하고, 작전을 이해하는 지능도 모자라다.

시현은 초능력 특성상 변수의 영향을 지나치게 크게 받는 편이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시현 본인이 자신의 초능력에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협력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 통하고, 협력도 용이하며, 강력한 추적능력, 파동에 의한 색적 능력까지 갖추었기에 음속으로 움직이는 물리 무효 인간 레이더다.


“그래, 그러면 스톰을 차출할 게, 나도 스톰과 싸워 봐서 알아.”


라디안은 스톰의 초능력을 공략하기 위해 각성초능력자가 되었다.

각성초능력자가 된 시점에서 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각성초능력에 대한 무지로 자신까지 패배할 정도의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나머지 인원은 찬우, 바이퍼, 뚜메또, 앤트10기, 스톰, 스파이더, 라디안, 스콜피온, 섬심, 프로그 결정했고··· 이제 언제 치러 갈거지?”

“음··· 3일 후에 처 들어 갈 거야,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아서, 그동안 도시를 잘 지켜줘.”

“알았어··· 그럼 이제 그 인원들에게 말해 두고··· 너도 좀 쉬어.”

“그래.”


라디안은 3일 뒤에 있을 데이원 체포작전을 위해 숙면을 취하러 협회 내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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