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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빌런을 흡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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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5 10:59
최근연재일 :
2022.02.11 23:50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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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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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127

작성
22.01.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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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신입생 평가 레이스 (4)

DUMMY

“이게 무슨···.”


박중철은 식은땀을 흘렸다.

마나 부스터라니?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내 주머니에 있는 이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김선우 헌터님, 그게 정말입니까?”

“네, 저기 오른쪽 주머니에 있습니다.”


경찰이 다가왔다.


“박중철 씨, 사실입니까?”


박중철은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꺼냈다.

짙은색의 푸른 알약. 그것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확실한 불법 부스터였다.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


박중철은 김선우를 노려보았다.

저 녀석이 저지른 일이다. 분명 다른 녀석들에게 부스터를 먹인 것도 저 녀석일 테지.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른다. S급 헌터니까 어떻게든 했겠지.


‘나를 담그려고 작정했군.’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걸 언제부터 들킨 지는 모른다. 그것도 랭커의 감각이 아닐까.


‘꼬리를 자를 수도 없게 되었군.’


원래 두 녀석은 쓰고 버릴 카드였다. 그렇기에 사건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학생들이 죽지 않고, 트라우마를 잔뜩 얻은 채 나온다면. 그 녀석들만 잡혀 처벌을 받든 말든 할 터였다.


박중철 자신은 전혀 모르는 사람인 척, 체포 과정에 협력해 경찰의 의심에서 벗어난다. 물론 동굴 내부에 인력 배치를 전혀 하지 않거나, 감시원의 요청에도 늦장 대응에 대한 처벌은 받겠지만. 함께 체포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그렇지만 불법 부스터라는 것으로 한데 묶인 지금은, 정밀 수사를 피할 수 없다.

박중철은 부스터를 제 입가에 가져다 대며 물었다.


“···각성혁명단.”

“예?”

“이상한 조직이 아닙니다. 빼앗긴 일반인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숭고한 조직이란 말입니다.”


꿀꺽-


부스터를 삼켰다.


“당신 무슨···!”

“S급을 상대해보기는 처음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스윽


박중철은 자신의 손을 천천히 올렸다. 얼굴을 향해서.

그러자 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박중철이 행동하는 대로 움직였다.


“오오···. 이게, 부스터의 힘인가.”


박중철은 김선우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능력으로, 랭커를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


박중철에게 다가가던 경찰관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었다.

그의 손이 오른눈으로 천천히 향했다. 박중철의 의안이 있는 곳이었다.




세 손가락이 눈가를 훑었다. 그리고 눈꺼풀을 벌렸다.


“일반인의 권리를 되찾는 다라···. 위선 아닌가?”


김선우의 한 마디에, 박중철의 움직임이 멈췄다.


“눈을 잃지 않기 위한 발악인가요? 음, 좋습니다. 부스터를 복용한 이 몸, 마나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으니. 잠시 대화를 나눠보죠.”


스윽


팔을 내렸다.


“우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능력자가 일반인의 권리를 찾겠다는 말이 이해가 안 돼서 말이지. 그리고 당신이야말로 일반인 경관들을 잡아놓고 있잖아.”

“권리를 찾는 과정을 방해하는 이들입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이 산을 넘어야겠죠.”


때로는 피를 봐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법이다.


“그리고 저는 일반인들의 총검이 되기로 자처한 겁니다. 그들에게도 무기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몸을 쓰는 일반인 노동자의 무기는 별것 없다.

파업을 하거나,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하는 것 정도?

다만 효과는 없다. 달리 중요한 사안들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인천 대붕괴 사건의 배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천 게이트 측정 오류 이후, 외국산 마나 측정기 불매 및 퇴출 운동은 헌터들을 위주로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가로부터 제거당한 마인들의 친인척을 주도로 시작된 마인 발생예방 대책요구 시위는 학부모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 대규모 시위로 변했다.


효율이 압도적으로 좋은 헌터라는 대체재가 있는 일반인 노동자들의 시위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왜 그런 일을 자처하지? 봉사 정신인가?”

“봉사 정신이라, 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제 직업은 경비지도사 아니겠습니까. 저는 일선에서 봐 왔단 말입니다. 일반인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어떻게 그들을 위해 희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과거를 떠올리며 분노했다.


“다들 힘들게 시험을 보고 경호·경비원이 되었는데. 사람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각성자를 고용하더군요. 일반인보다는 더 강하지 않겠느냐며 말입니다.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 몸 쓰는 일은 다 그렇습니다.”


그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원래 자신의 큰 포부를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들끓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눈구멍 깊숙이 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돈과 시간을 투자한 사람보다 운 좋은 사람이 더 잘 사는 세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몸이 힘들긴 했어도, 피와 땀을 흘릴 줄 알던 인간적인 동료가 있었으니.

과거. 젊은 자신이 동료와 일하던 아름다운 때를 떠올리며 부르짖었다.


절그럭


박중철의 의안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


그뿐이었다.

분명 끔찍한 비명이 들려야 하는데, 정적만이 맴돌았다.

···다른 이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어, 어째서···.”


김선우는 왜인지, 자신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니, 저 표정도 연기였다.

저 두꺼운 낯짝을 짓이겨버릴 테다.


“···너무 늦어버렸군요. 제 마법 실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상대하실 수 있겠습니까?”

“예. 사람을 잡아두기 위한 마법보다는 그편이 더 쉽습니다.”


서겅-


박중철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이마에는 뿔이 나 있었다.



***



사건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경찰에게는 그들이 불법 부스터를 어디서 얻었는가 하는 의문이 남겠지만. 끝끝내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김선우가 오랜 옛날에 빼돌렸던 것 중 일부이니까.


마나 차단 반지와 은신 팔찌, 그리고 텔레포트.

이 세 가지가 있다면 남의 가방과 주머니에 알약 한두 알 넣어두는 것은 일도 아니다.

날조이긴 하지만, 뭐. 결국, 자백과 다름없는 말들과 행동을 했으니 좋은 게 좋은 거지. 아카데미에 내려온 녀석들은 전부 쳐냈으니, 이제 수연이도 마음 놓고 학교생활 할 수 있을 거다.


결국 죄다 죽이는 바람에 각성혁명단의 뿌리를 바로 뽑지는 못했지만, 아마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할 거다. 아카데미를 건드렸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김선우 강사님.”

“예.”


어쨌든, 지금 김선우는 교수 회의에 불려 왔다.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여느 회의와 같이 불만 있어 보이는 교수와 그렇지 않은 교수가 반반 있었다.


“이거 문제 수준이 왜 이럽니까?”

“무슨 말씀이시죠?”


실용 마법학 교수가 종이를 팔랑거렸다.


“지난 4학년 시험의 마지막 두 문제 말입니다. 도대체가, 선생은 이걸 앉아서 한 시간 안에 풀 수나 있습니까?”

“아니죠, 불가능하겠죠. 애초에, 이 마법진은 뭡니까? 존재하기나 한 마법입니까?”


보안 마법과 교수가 거들었다.


“그리고 3학년 학생들의 시험도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워워, 다들. 헌터님께서 무슨 생각이 있으니까 그렇게 문제를 냈겠지요. 실제로 다른 문제들은 꽤 흥미롭고 괜찮은 문제들 아니었나요?”

“우리가 김선우 랭커님의 수업을 못 들어서 그렇지, 들었다면 풀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세워놓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 왜 이래?


“발동되는 마법이니,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4학년 학생들은 이제 사회로 나가 실무에서 일 할 학생들입니다. 그런 어려운 마법진들을 해석해 한국을 수호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필드의 설립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당신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한 시간 만에 풀 수 있단 말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렇죠···?”


뭐지. 교수들이 못 풀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수연이가 평소에 물어보는 것들의 수준을 보고, 1학년과 4학년의 차이를 생각해서 낸 문제일 뿐이다.


팔랑


김선우의 앞으로 종이 하나가 미끄러졌다.


“그럼 어디 한 번 풀어보시오.”

“···이건 보안 마법 아닙니까.”

“학생들에게 낸 문제를 그리 빨리 풀 수 있으면, 이것도 풀 수 있을 터. 빨리 풀어보시오.”


보안 마법과 교수가 김선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다.

25술식의 보안 마법. 아마 마법학회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몇 개월이 필요할 것이다.


“흐음···.”


자리에서 종이를 한참 들여다보던 김선우가 물었다.


“이거, 정답은 있는 겁니까? 이미 봉인 마법이 되어버렸습니다만.”

“허, 이것 보소! 당신도 못 풀지 않는가!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려거든 그 수준에 맞는 문제를 내야 하거늘!”

“···그럼, 어디 한 번 보여주시죠.”


김선우는 회의실 문에 마법진을 펼쳤다.


“어딜 못 할 줄 알고!”


그는 호기롭게 문 앞에 서서, 마나를 흘려보냈다.


“···어라.”


하지만 마법진은 꿈쩍도 않았다.


“이, 이게 왜···.”

“그것 보십시오, 그게 무슨 보안 마법입니까. 너무 꼬아서 충돌이 일어나 풀 수도 없게 되어있구만.”

“···그럼, 우리는 여기 갇힌 거요?”

“해제하면 되는 것을, 무슨 걱정입니까.”

“25술식 마법진을 무슨 수로 해제하는데! 당신도 오늘 처음 본 거잖소!”


정답을 알고 있으면 자유자재로 비활성화, 활성화가 가능한 보안 마법과는 다르다.

봉인 마법은 제거해도 안전한 부분부터 천천히 제거해야 한다. 때로는 여러 술식을 한 번에 떼어내거나, 다시 붙여야 할 때도 있다. 실패하면 시전자에게 마나가 역류하고, 마법진이 다시 복구된다.


“것 참. 할 수 있다니까 그러네.”


김선우는 손을 뻗어, 해제를 시작했다.

그 과정은 시계속 태엽이 복잡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빠르고 정교하게 과정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1분.


“이게 뭔···.”

“허허, 괴물이 따로 없구만.”


그 복잡한 과정을 1분 만에 끝내고 마법진을 해제했다.


“뭐, 교수님들께서는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주신 것이겠죠. 시험이 어렵다는 말을 직접 듣기도 했으니까요.”


김선우는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동생 수연이와 비교해서 어려운 난이도로 만든 것인데, 아무래도 제 동생이 또래보다도 뛰어났나 봅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동생 자랑은 절대 빼놓지 않았다.


“···알겠소.”

“그나저나.”


다른 교수가 말을 덧붙였다.


“김수연 학생의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입니다만, 조기졸업과정 신청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정말 그 정도야?

뭐가 됐든.


“그건 수연이에게 직접 물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 멋대로 결정할 것은 아니었다.



***



‘어우, 정신없어.’


최근 이재현은 경찰 조사를 받느라 바빴다.


‘설마 그 사람이 그럴 줄이야···.’


박중철 경비지도사가 큰일을 저지른 모양이었다. 게다가 외부인을 이용해서 말이다.

덕분에 경비원 전원이 서로 향해야 했다.

그나마 이재현은 박중철의 중요 계획에 반하는 질문을 한 적 있었기에, 용의자 타이틀을 빠르게 벗을 수 있었다.


그런데 쉴 시간도 없이 복직은 좀 그렇지 않나.


게다가 가장 깨끗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유동이 많은 식당가에 배치되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재현 오빠?”


그때, 이재현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헉, 진짜네!? 오빠 경호원 시험 봤다더니, 여기서 일하고 있었어?”


서아영이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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