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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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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688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12.18 23:03
조회
776
추천
18
글자
12쪽

149화 KBO VS NPB (3)

DUMMY

"뛰는 놈이 아니고서야 저렇게 엉덩이를 들썩 거릴리가 없잖아? 백이면 백 도루가 아니면 뭐겠어?"



별것 아니라는 도루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양의진을 향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짝짝짝짝!!



"아주 보기 좋습니다. 황선덕 선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릴 것 같으면 듬직한 선배가 버팀목이 되어 주잖습니까?"

"동감합니다. 우리 대표팀 배터리 정말 보기 좋습니다. 자~ 그럼 이제 타자들의 차례겠죠?"

"김하선 선수의 선제 솔로포 이후로 오타니 선수에게 너무 끌려다니고 있어요! 황선덕 선수와 마찬가지로 오타니 쇼헤이 역시 슬슬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되었거든요? 조금만 더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충분히 승산있는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죠! 상대가 지치는 걸 기다리기보다는 우리가 상대를 지치게 만들어야 하는 능동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합니다!"



-1번 타자 이옹규 좌타



이런 분야에 특화 되어 있었던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지만 아쉽게도 그의 옹규놀이에 부활을 기대하기에는 1회초 각인된 오타니의 투구가 트라우마처럼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스이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젠장할.. 저런 핏덩이 녀석한테..'



선뜻 방망이가 앞으로 내밀지 못 하는 자신에게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이 들었다.



-삐빅! 타임!



2구에 자세를 잡기 전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타임을 요청하는 이옹규, 평소 별다른 타격 루틴도 없던 그였기에 혹시나 하는 부상 의심이 든 이현백 코치가 서둘러 달려갔다. 그리고 이옹규에게 다와갈 때쯤 시끌벅적한 경기장에 찰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쨔아아악!!



'지랄 여기서 쫄아서 꼬랑지 마는 게 더 쪽팔려!'



고교야구 결승에서도 안 해본 짓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 그것도 결승전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지금, 이옹규 머릿속은 온통 타자를 잡겠다는 일념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꺾었다고 생각했는데.. 쯧!'



그리고 그의 변화에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은 바로 오타니였다.

셀프 싸다귀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뀐 이옹규를 보며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 1번타자는 아웃을 조공하는 순한 양이 아니라 당장에라도 자기 목을 물어뜯을 수 있는 맹수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빨리..끝내면 돼..빨리 끝내면..!'



-스이이이익!! 파밧!



"볼!!"



다급해질 수록 실수가 나오고



'제발 말 좀 들어라!!'



"볼!"



기세에 눌릴수록 망가지는 제구 앞에 투수의 심리를 빠르게 읽는 옹규 레이더 망이 발동했다.



'급해!'



-파밧!!



"볼!!"



어느새 1스트라이크 3볼로 알아서 자멸하는 오타니, 흔들리는 그의 모습은 곧장 플레이에서 드러났다.



-스이이익!! 빠아아악!!



"아니!!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여기서 같은팀 포수 시마 모로히토의 옆구리를 맞춰버렸어요!"

"프로텍터 사이에 미세한 틈을 비집고 저길 때려 버렸네요."

"모로히토 선수 일어나질 못합니다. 아무래도 갈비뼈를 맞은 것 같습니다."

"국제무대도 중요하지만 선수 생명을 위해 지금은 교체해야 할것 같아 보이네요."



오타니가 서둘러 달려와 모로히토의 상태를 보자마자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실투를 하지 않았더라면..!'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와일드 피칭, 하지만 제구력도 구위도 점점 떨어져 가는 오타니에게 자책할 시간도 주지 않을 모양인지 일본 코칭스태프는 발 빠르게 새로운 포수를 올려보냈다.



-삐빅!



"저 녀석이 올라온다고?"



WBC 결승전 중반 지금부터는 베테랑도 긴장할 정도로 빡빡한 싸움을 해야 할 이 중요할 타이밍에 아직 데뷔전도 치루지 못한 루키 포수를 올려보내는 일본 대표팀 감독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황선덕과 호흡을 맞췄다던 테이쿄의 다치바나 에이시라.. '



"잘 부탁하겠습니다. 선배"



하지만 이번 WBC 한국대표로 황선덕이 나온다는 예측을 했었던 감독이기에, 그걸 염두하고 국민들의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에이시를 예비 포수로 데려오는 일을 했었던 감독이기에 믿어보기로 결심했다.



"잘 부탁한다."



WBC 결승전으로 데뷔하는 에이시에게 '힘내라','할수 있을것이다.','믿고 던지겠다.' 이런 말은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서운한 기색 없이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포수석에서 자리를 잡은 에이시에게 알 수없는 듬직함을 느꼈다.



"감독님이 괜히 올리셨겠어? 그냥 내 페이스대로 던지면.."



오타니가 혼잣말하는 사이 자신보다 한참 후배인 에이시가 미트를 댄 곳은 조금 전 모로히토에게 던졌던 그 코스였다.



'건방진 놈 패기 하나는 마음에 드네'



폭투를 던진 선배에게 어설픈 위로나 격려보다는 미트로 오타니를 응원하는 모습에 조금 전까지 굳었던 오타니의 안색이 조금은 부드러워질 수 있었다.



'원한다면 던져 줘야지!'



-스이이익!!! 후웅~!



"스트라이크 투!"



패기롭게 내민 미트는 볼과 스트라이크 경계를 뚫고 이옹규의 방망이를 완벽하게 피해 버렸다. 덕분에 아직은 더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오타니에게 에이시가 소리쳤다.



"같은 걸로 한 구더!!"



풀카운트 싸움에서 대놓고 아마추어처럼 다음 구종을 예고했다. 물론 일본어를 모른다면 문제 될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한들,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똑똑하네..연기력도 상당하고 마음에 들어'



지난 2라운드 경기 시작전 다치바나 에이시는 일본 대표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례적으로 한국팀 벤치로 왔었다. 그 기이한 부탁에 많은 프로선수들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어딘가 능구렁이 같은 모습을 한 에이시에게서 흥미를 느꼈던 오타니는 유심히 그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어필하기 위해서였어, 지금, 이 1구에 방심을 만들기 위한'



한국대표팀 에이스와의 친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필해 아직 자신은 데뷔도 못한 신인임을 일부러 흘렸다. 거기에 일본 대표팀에 미츠이가 있다는 정보도 안부 인사하는 척 흘렸다. 덕분에 상대도 에이시가 다가온 의도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떡밥들이 하나로 뭉쳐졌을 때 비로소 작전은 완성된다.



-스이이이익!!



'정말 3연속 같은 코스를 던지게할 줄이야.. 역시 아마추어였어!'



일본어를 알아 들을 수 있었던 이옹규는 철썩같이 에이시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그가 요구한 볼은 바로 스플리터,



-후웅~!



"아우우우웃!"



어이없는 얼굴로 포수석에 앉은 에이시를 바라보는 이옹규가 포수 마스크 속 조금씩 보이는 에이시의 얼굴에서 작게 웃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수 조심해라 머리 좀 쓰는 녀석이야"



대기타석에서 스윙을 하던 김하선에게 다가온 이옹규가 충고하자 허투루 듣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예 선배님"



***



타치바나 에이시에게 이번 WBC 출전은 엄청난 기회였다. 하지만 포수라는 특수한 포지션에서 출전기회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이 어려운 일,

그럼에도 준비된 자에게 행운이 찾아오듯, 경기 외적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어필했었던 에이시는 결국 꿈꾸던 무대에 올라섰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야.. 여기서 실수만 안하면 돼!'



일본 대표팀 예비 포수는 자신밖에 없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혹시라도 어설픈 플레이를 보인다면 칼 같은 감독이 에이시를 내보내고 지명타자 겸 과거 포수를 했었던 베테랑 하루유키 선수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유키 선배는 절대 안 돼! 이번 결승전을 계기로 팀에서도..'



사전에 일본 대표팀 선수 정보를 박박 긁어모은 덕분에 햇병아리라며 무시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값진 출전 기회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타치바나 에이시는 그런 천재일우의 찬스를 놓칠 정도로 멍청한 선수는 아니었다.



-스이이익!! 파밧!



"아아!! 저걸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나요!?"

"방금 포수의 프레이밍이 훌륭했어요. 국제무대 첫 경험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미트질이었습니다."



-스이이익!!



'이런 제기랄.. 미끄러졌어!'



이닝이 거듭될 수록 점점 집중력을 떨어진 오타니의 실투, 다행히 대타 서건찬 타자의 헛스윙으로 낫아웃 상태가 되었지만 뒤로 공이 빠진다면 발 빠른 그의 움직임은 오타니의 멘탈을 계속 갉아먹을 것이다.



-타악!!



보통 포수라면 가랑이 사이로 흘릴법한 오타니의 빠른 볼을 온몸으로 막아 세우는 에이시가 1루로 송구하며 다시 한번 아웃 카운트를 올려주었다.



"좋았어!!"



오타니가 소리치면서 주먹을 들어 올리자 덩달아 같이 소리치는 다치바나 에이시 그런 그의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는 선덕은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닐거로 생각했는데 잘해도 너무 잘하네.."



상대팀 선수로써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투수의 멘탈 케어를 잘해준다. 저런 플레이 하나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키맨이 되는 것이다.



***



"1점 차의 리드를 지키는 황선덕 선수의 부담감도 상당할 텐데, 표정만 봐서는 전혀 모르겠어요!"

"국가대표 1선발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았을 때부터 이미 스스로가 각오를 다졌을 겁니다. 거기다가 경기 초반에 이야기했듯이 1점이나 100점이나 막으면 됩니다!"



ㄴ진짜 적당히좀 하자.. 언제까지 혼자 야구하게 만들꺼냐?

ㄴKBO vs NPB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황선덕한테 빌붙네..중계 수준하고는 ㅉㅉ

ㄴ그냥 황선덕 vs NPB아님?

ㄴㅇㅈ

ㄴ그나마 양의진이 잘해주니까 망정이지 포수도 못했더라면 진작에 멘탈 나갔을 듯

ㄴ그러고 보니 일본 포수가 황선덕하고 같이 고시엔 우승까지 호흡을 맞췄던 포수래

ㄴ어쩐지 잘하더라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황선덕도 이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이미 120구가 넘는 투구 수를 풀파워로 던졌기 때문이다.



"하아하아.."



마운드 위에서 이렇게 땀을 흘려본 게 도대체 얼마 만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늘은 한계라는 단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교체 되기는 죽기보다 싫어! 더 던질 수 있어.. 던질 수 있다고!'



무거운 몸을 다시 비틀어 투구를 이어 나갔다.



-스이이익!! 타앙!!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느려진 볼에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4번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가 풀스윙 볼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됐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하지만 정타를 예상한 그의 타구의 방향은 바로 투수 정면!



-타악!!



미처 피할틈도 없이 182km/h의 타구가 선덕의 머리를 빗맞췄다.



"야!!! 황선덕!!!"



맞자마자 곧바로 쓰러진 선덕을 향해 포수마스크를 집어던지고 달려온 양의진 선수가 선덕의 머리를 만지자, 선혈이 낭자한 자기 손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황선덕 선수 정말 괜찮은걸까요? 머리를 직격으로 맞은 것처럼 보였는데.."



때마침 카메라로 선덕에게 다가갔던 양의진을 클로즈업 시키자 모두 경악했다.



"저저저.. 지금 머리에서 피가 나는 건가요!?"

"긴급 의료진이 마운드로 올라가 상태를 살핍니다만.. 상태가 매우 걱정됩니다."



ㄴ이런 미친.. 저 공을 머리에 맞았다고!?

ㄴ그럼 시합은 어떻게 되는 거야?

ㄴ미친 새끼야 지금 시합이 문제냐? 앞날 창창한 투수가 다쳤어!

ㄴ황선덕 선수 제발..별일아니길 바랍니다.

ㄴ진짜 대표팀 마운드에서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하고 결국 쓰러져서 나가네..

ㄴ제발.. 우승 안 해도 좋으니까 제발 무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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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150화 두 번째 리셋(Reset) +2 21.12.20 784 17 12쪽
» 149화 KBO VS NPB (3) 21.12.18 777 18 12쪽
149 148화 KBO VS NPB (2) 21.12.17 794 19 11쪽
148 147화 KBO VS NPB (1) 21.12.15 784 20 11쪽
147 146화 뒤끝있는 남자 21.12.13 784 18 11쪽
146 145화 복수의 서막 +2 21.12.12 814 20 11쪽
145 144화 리매치 21.12.11 829 17 11쪽
144 143화 한일전(3) 21.12.09 830 18 11쪽
143 142화 한일전(2) 21.12.08 792 18 11쪽
142 141화 한일전(1) 21.12.07 820 18 12쪽
141 140화 국대 1선발 등극! 21.12.06 819 17 13쪽
140 139화 우리나라 그렇게 약하지 않거든요. 21.12.05 802 18 12쪽
139 138화 WBC에 약한 대한민국 21.12.04 790 15 12쪽
138 137화 WBC 전력분석 +1 21.12.03 857 16 14쪽
137 136화 본선 시작! 21.12.02 865 19 11쪽
136 135화 WBC 대표팀 적응기(1) 21.12.01 897 18 12쪽
135 134화 1년만에 한국 21.11.30 917 20 12쪽
134 133화 오해 21.11.29 899 18 13쪽
133 132화 누구 마음대로? +1 21.11.28 929 14 11쪽
132 131화 최고라.. 그거 아주 마음에 쏙 드네 21.11.27 929 19 11쪽
131 130화 결벽증 +1 21.11.26 934 16 10쪽
130 129화 리그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 21.11.24 983 15 12쪽
129 128화 미안하지만 제구는 장담 못합니다. 21.11.22 973 17 11쪽
128 127화 또 한명의 신인왕 21.11.21 1,011 15 12쪽
127 126화 캠프 스왑 21.11.20 1,027 17 11쪽
126 125화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 +1 21.11.18 1,055 15 11쪽
125 124화 그 누구도 제게 국적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1.11.17 1,073 16 13쪽
124 123화 뜻밖에 거물급 팬 21.11.16 985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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