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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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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690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12.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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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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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1쪽

146화 뒤끝있는 남자

DUMMY

-이옹규! 이옹규! 이옹규! 이옹규!

-와아아아아!!



"뭐야? 옹규 선배 도루했어요?"



다저스타리움에서 한국어 이름을 10분이상 외치는 지금 상황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한 선수의 이름만 계속 나오는 게 더 당황스러웠다.



"아니 아직도 커트하나 본데?"



이옹규 선배와 동갑인 강만호 포수가 선덕의 공을 받아주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커트를 이렇게 오래 한다고?'



휴대폰에 중계상황을 연결해 보니, 벌써 20구를 소모시키고 있었음에도 화면 속 이옹규 선배의 눈은 여전히 흐트러짐이 없었다.

반면 상대 투수인 호르헤 로페즈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져만 갔다.



"와..끔찍하다.."

"그렇지? 같은 대표팀 투수들도 옹규랑 붙을 때 다 그렇게 생각해"



커트는 타자에게 자신감을 불어다주고 투수에게 절망감을 안겨 주는 타자로서 최고의 공격이라는 그의 지론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상대 투수가 불쌍해 보이기는 또 처음이네요."



-타앙!



20구면 오래 버텼다는 얼굴과 함께 다시 불펜으로 돌아온 강만호가 선덕에게 소리쳤다.



"됐어 더 볼 것도 없으니까 우리할일 하자고"

"네? 네에.."



익숙하다는 듯 이제 타석은 신경 쓸 필요 없다며 선덕을 불러들인다. 이옹규가 살아난다는 뜻은 대표팀의 공격이 시작된다는 신호탄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



4회초 공격에서 한국이 거둔 점수는 무려 7점! 지난 도미니카 공화국의 타선을 침묵시켰던 호르헤 로페즈의 굴욕적인 대참패였다.



"이 선수 정말 행운의 신인가요? 투수 교체 이후 거짓말처럼 살아난 대표팀의 공격력! 스코어는 어느새 10:6으로 대한민국이 훨씬 앞질러갑니다!"

"이럴 때일수록 방심은 절대금물예요! 물론 황선덕 선수가 방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안 되겠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거든요!?"

"맞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역전해야 할때만 쓰이는 말이 아니거든요! 리드하는 쪽에도 똑같이 적용되니까요!"



-황페러! 황페러! 황페러!



'오케이 준비완료!'



4회초 공격이 길었던 만큼 미리 예열해 두었던 어깨는 완벽하게 풀려 지금부터 던지는 공들은 조금 더 매섭고 날카롭게 존 안으로 꽂아 넣을 수가 있었다.



-파밧!



"스트라이크!!"



"이야아아!! 끝내줍니다! 저게 들어가네요!"

"바깥쪽 끝에 정확하게 걸쳤어요! 4번타자 에디 로사리오 선수가 강렬하게 항의해 보지만 스트라이크가 맞아요! 주심 제대로 보고 있습니다!"



"눈 좀 똑바로 뜨고 제대로 보란 말이야!"



지난 2라운드 1경기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 중 편파적인 스트라이크 존으로 수혜를 입었던 푸에르토리코의 로사리오가 존에 대해 아무리 항의를 해도 중계를 지켜보는 많은 시청자들은 그의 생각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ㄴ미친놈이 왜 주심한테 시비냐?

ㄴ스트라이크 제대로 들어갔는데 문제있었나?

ㄴ문제? 있지! 타자 눈깔에

ㄴ바깥으로 빠지는 볼처럼 보여서 착각한 거 아니야?

ㄴ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삼진당할 희생양에 불과함



"약빨 제대로 들어갔네 그럼 요리를 시작해볼까?"



잠시 소란스러웠던 타자가 자세를 잡자마자 곧바로 와인드업에 들어간 선덕,



-스이이익!!



망설이지 않고 타자의 멘탈을 흔들어댈 깊숙한 몸쪽 슬라이더를 꽂아 넣는다.



-후웅~



조금 전 너클 패스트볼과는 상반된 공의 무브먼트, 종이 아닌 횡으로 타자의 배트 타이밍을 무너트렸다.



"스트라이크 투!"

"으윽!! 이런 개!!"



욕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더 이상의 막말은 퇴장과도 직결될 것을 잘 알기에 얼굴이 새빨게 지면서도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 모습을 마운드 위에서 내려다보는 선덕은 때가 왔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에서 작은 조소를 머금었다.



"이전 이닝에서도 그랬지만 푸에르토리코의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하는 황선덕 선수!"



-스이이익!! 파밧!!



'고작 이 정도 수준의 타선이 대회에 최강 전력이라 평가받다니 어이가 없군'



"타자 아웃!!"



2스트라이크에서 앞선 카를로스 타선과 마찬가지로 유인구로 던질 것이라는 로사리오의 추측을 완벽하게 배신하는 164km/h의 포심이 양의진 미트 중심으로 꽂혔다.



"잡아냈습니다. 삼구 삼진! 3번과 4번 타자를 차례대로 녹여 버리는 완벽한 피칭!"

"빨라요! 그렇지만 영리해요! 경기를 보며 단 한 번의 위기감도 느끼지 못했어요!"

"황선덕 선수가 던질 때 타자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잖아요? 빠른 스피드와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무엇보다 너클 패스트볼이라는 확실한 승부구까지! 자신이 가진 무기를 활용할 줄 아는 선수입니다."

"만약 작년에 예정대로 WBC가 개최 되었더라면 모르겠지만 2018의 황선덕 선수는 어나더 레벨이네요! 그 짧은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겠죠!"



***



그 뒤로도 2018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푸에르토리코의 타선은 침묵했다.



"지금 몇구째지?"

"58구입니다."

"70구 되면 내리도록 하지"



7회말 점수는 여전히 10:6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의 기세가 바닥을 찍었다는 점이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유독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선덕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선수가 타석에 들어왔다.



-3번 타자 카를로스 코레아 우타



선덕을 만나고 첫 타석에서 병살, 두 번째 타석은 루킹 삼진을 당해 독이 오를 대로 바짝 오른 그가 냉정하게 판단해 내린 결과는,



'유인구에만 안 낚이면 충분히 해볼 만 해!'



마운드 위에서 찍어내리는 듯한 괴랄한 구속! 그러면서도 정확히 핀포인트로 스트라이크 존으로 쑤셔 넣는 선덕에게 가장 경계해야 할 공은 바로 초구!



-스이이익!!



'젠장.. 치면 안 돼 참아!'



평소 자신이 가장 즐겨치는 몸쪽 공이온다. 거기다가 디딤발을 앞에 두고 있을 때 몸쪽으로 던지는 볼에 타율이 무려 6할이 넘는 코레아에겐 정말 참기 힘든 코스의 볼이었다.



-파밧!



"볼!"



볼인걸 알면서도 충분히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었던 카를로스가 입맛을 다신다.



"방금 볼은 정말 위험했어요!"

"예? 완전히 볼인데요?"

"메이저리그 중계 당시 카를로스 코레아가 가장 선호하는 위치의 몸쪽 공이었거든요?"

"홈플레이트에서 6-8인치 정도 벗어난 저 볼을 말입니까?"

"예! 리그 선수 중 95%는 저런 공에 배트를 부러뜨립니다만! 카를로스는 오히려 노려칠 정도로 좋아하는 코스입니다! 이거 참 과감하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하지만 선덕의 도발은 계속되었다.



-파밧! 파밧!



"볼! 볼!"



던지는 족족 카를로스의 배트를 움찔하게 만드는 맛있는 코스의 공들이었지만 끝끝내 참아내었다.



"아~ 이번 경기 처음으로 연달아 볼3개를 허비하는데요! 차라리 볼넷으로 내보냈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아마 그러진 않을 거예요. 지금까지 황선덕 선수가 던진 코스는 결코 피하기 위한 코스가 아니었거든요? 비록 전부 볼이 되었지만 3구 모두 카를로스의 최애 코스였어요. 뭔가 메시지라도 있는 것일까요?"



"거참 끈질기네.... 인내심 하나만큼은 인정해준다. 하지만 나도 뒤끝있는 남자거든?"



더 이상 뒤가 없다. 투수가 아닌 타자에게 말이다. 이대로 볼넷으로 출루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건 카를로스 코레아가 바라던 결말이 아니었다.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심지어 스트라이크 존까지 자신있어 하는 정중앙으로 꽂힌다. 카를로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승부조작을 의심해봐야 할 정도의 비정상적인 플레이,



'개자식이!! 정말 끝까지!!'



2구째부터 카를로스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선덕이 지금 던지는 모든 공들은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정중앙에 꽂아버리는 스트라이크는 선을 제대로 넘어버렸다.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 이 빌어먹을 동양인 새끼야!'



그러거나 말거나 선덕의 피칭 속도는 변함없었다.



-스이이익!! 타앙!!



연속으로 똑같은 정면을 향해 던지는 선덕의 볼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던 카를로스 하지만 배트에 공이 닿는 순간 직감했다.



'씨발.. 밀렸어!'



"파울!"



밀렸다는 것을 직감하면서도 끝까지 배트 컨트롤에 신경썼던 카를로스가 간신히 타구의 방향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황선덕 선수 너무 위험천만한 것 아닌가요?"

"공감합니다. 지금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카를로스가 타이밍을 빼앗기지만 않았더라면 충분히 홈런까지 노려볼 수 있는 볼이었어요!"



실투라고 생각한 중계진이 걱정스러운 듯 말하고 있지만, 카를로스의 속마음은 달랐다.



'칠테면 쳐봐라 이거냐?'



-아드득!!



이를 갈 정도로 모욕감을 느끼는 카를로스를 무시한 채로 카메라 정면을 바라보며 선덕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팬들에게 인사할 때 하던 A모양의 제스처를 손으로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본 많은 애리조나 팬들은 곧장 선덕의 싸인의 의미를 알수있었다.



ㄴ황페러 역시 잊지 않았구나!

ㄴ빌어먹을 저런 기특한 선수를 빼앗기다니..

ㄴ끝까지 팬을 생각하는 투수야 넌 애리조나의 영원한 에이스야!

ㄴ여기서 이걸 할 줄이야..


"아아 황선덕 선수! 설마 이 모든게 애리조나 팬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였나요!?"

"작년 우리의 우승을 도적질해간 놈들에게 복수해주겠다 뭐 그런 뜻 아니겠습니까?"



'당신은 싸인 스틸없이는 날 절대로 이길 수 없어! 애리조나 팬들을 대신해서 내가 당신의 프라이드를 전부 깨부셔줄게'



"저 새끼가.."



선덕의 제스처를 확인한 코레아가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욕이 튀어나와 버렸지만 이미 선덕은 와인드업 자세에 들어갔다.



-스이이익!!



'오냐 끝까지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볼은 초구 카를로스의 배트를 가장 간지럽혔던 몸쪽 직구!

조금의 의심도 없이 호쾌하게 휘두른 배트의 결말은 참담했다.



-빠아가각!!!



"산산조각난 배트!! 타구의 위치는!!"



-탁!



"황선덕 선수 정면이었습니다!"

"작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의 4번타자를 이렇게 요리할 수 있는 투수가 리그에 또 있을까요?"

"그러게요. 몹시 흥분한 상태로 보이죠? 그렇지만 카를로스 선수! 이번에 부실 배트가 없어서 아쉽겠습니다. 하하하하"



전지훈련에서 다니엘에게 금지당했던 피칭법, 퍼펙트 경기를 치르고도 논란이 되었던 그 방법을 처음부터 노렸다.



'다니엘도 이번만큼은 봐주겠지'



작년 월드시리즈에 대한 복수가 이 정도로 될 리가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후련해진 선덕이 다음 타자를 상대하려던 그때



-삐빅!



손가락을 돌리며 마운드로 올라오는 김인신 감독



"교..교체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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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150화 두 번째 리셋(Reset) +2 21.12.20 784 17 12쪽
150 149화 KBO VS NPB (3) 21.12.18 777 18 12쪽
149 148화 KBO VS NPB (2) 21.12.17 794 19 11쪽
148 147화 KBO VS NPB (1) 21.12.15 784 20 11쪽
» 146화 뒤끝있는 남자 21.12.13 785 18 11쪽
146 145화 복수의 서막 +2 21.12.12 814 20 11쪽
145 144화 리매치 21.12.11 829 17 11쪽
144 143화 한일전(3) 21.12.09 830 18 11쪽
143 142화 한일전(2) 21.12.08 792 18 11쪽
142 141화 한일전(1) 21.12.07 821 18 12쪽
141 140화 국대 1선발 등극! 21.12.06 819 17 13쪽
140 139화 우리나라 그렇게 약하지 않거든요. 21.12.05 802 18 12쪽
139 138화 WBC에 약한 대한민국 21.12.04 790 15 12쪽
138 137화 WBC 전력분석 +1 21.12.03 857 16 14쪽
137 136화 본선 시작! 21.12.02 865 19 11쪽
136 135화 WBC 대표팀 적응기(1) 21.12.01 897 18 12쪽
135 134화 1년만에 한국 21.11.30 917 20 12쪽
134 133화 오해 21.11.29 899 18 13쪽
133 132화 누구 마음대로? +1 21.11.28 929 14 11쪽
132 131화 최고라.. 그거 아주 마음에 쏙 드네 21.11.27 929 19 11쪽
131 130화 결벽증 +1 21.11.26 934 16 10쪽
130 129화 리그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 21.11.24 983 15 12쪽
129 128화 미안하지만 제구는 장담 못합니다. 21.11.22 973 17 11쪽
128 127화 또 한명의 신인왕 21.11.21 1,011 15 12쪽
127 126화 캠프 스왑 21.11.20 1,027 17 11쪽
126 125화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 +1 21.11.18 1,055 15 11쪽
125 124화 그 누구도 제게 국적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1.11.17 1,073 16 13쪽
124 123화 뜻밖에 거물급 팬 21.11.16 985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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