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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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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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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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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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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1화 한일전(1)

DUMMY

한일전 당일,

경기를 치르기 위해 도쿄 돔으로 이동한 대표팀 선수들이 하나 둘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4강에 진출했다고 안일하게 경기했다가는 가만 안 둬!!"



희희낙락하는 풀어진 선수들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김인신감독, 사실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이번 경기가 WBC결승전보다 시청률이 높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



-오이~~~~



경기 시작 전 상대 일본 대표팀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며 한국 벤치로 걸어오는 한 남자를 확인한 선덕이 재빠르게 뛰어나왔다.



"에이시 선배!!"

"오랜만이다~ 오늘 선발이라며~"

"예 오랜만이네요. 혹시 오늘 나오시는 거예요?"

"에이 내가 아직 그럴 짬이 아니야 근데, 미츠이는 구원으로 나올 수도 있다더라 오랜만에 인사나 해~"

"아쉽네요. 처음으로 선배랑 붙어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도 프로로써 초고속 엘리트 코스를 밟은 편인데, 넌 프로의 에스컬레이터 코스를 밟았잖아? 조금만 기다려 곧 따라갈 테니까"



실실웃으면서도, 에이시 본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선덕은 결코 가벼운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기대할게요. 그리고 지켜봐주세요. 이 후배의 성장을,"

"그만 커 징그러워"



짧은 테이쿄 선후배 간의 인사가 끝이 나고 서로의 벤치로 서둘러 돌아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4강 진출을 확정 시킨 대한민국의 마지막 E조 경기 잠시 뒤 시작하겠습니다."

"역시 한일전답게 WBC 최고 시청률을 기록중이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겠죠?"

"E조에서 2승을 거둔 공동 1위팀의 맞대결이니까요. 하지만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에게 7:0으로 이긴 반면, 일본은 네덜란드의 밀어내기로 8:7 승리 했어요. 스스로 승리를 쟁취한 한국과 자멸로 승리를 얻은 일본! 오늘 충분히 승산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선덕 선수 혹사 논란에 대해서 김인신 감독이 칼을 빼 들었죠?"

"맞습니다. 정밀 검사까지 받아가며 현재 선덕 선수의 상태를 발표할 정도니까요."

"검사 결과는 이미 언론에서 공개가 되었듯, 멀쩡합니다. 아니 쌩쌩해요! 그러니 시청자분들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다시 한번 의사의 인터뷰로 화면이 전환 되고나서야 선덕의 혹사 논란은 잠잠해질 수 있었다.



ㄴ 선수가 괜찮다면 된 거지 안 그래도 바쁜 선수를 정밀검사까지 시키게 만드냐?

ㄴ 하도 혹사혹사 지랄들을 해대니까 욕 좀 덜 처먹겠다고 한 거겠지 ㅉㅉ

ㄴ 근데 저렇게 빠른 볼을 던지는데 어깨가 진짜 무쇠팔인가? 왜 멀쩡해?

ㄴ 시팔 그럼 뽀개져야 만족하냐? 웃긴 새끼네 이거?

ㄴ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 이 답답아! 저렇게 강속구를 던지는데 어깨가 멀쩡한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ㄴ 그럼 의사가 구라친다는 거임? 이미 전국에 얼굴이 다 까발려졌는데?

ㄴ 그럼 오늘 조심스럽게 완봉 기대해봅니다.

ㄴ 그래 이제 아픈데도 없다는데 던지고 싶은만큼 하게 놔둬라 좀



-완봉! 완봉! 완봉! 완봉!



지난번 네덜란드 퍼펙트를 눈앞에 두고 교체되었던 선덕이 떠올라 아쉬워했던 팬들이

이번에는 다 같이 완봉을 외치고 있었다.



"이제 경기 시작인데 도쿄돔에 한국 팬들은 벌써 완봉 콜을 외치고 있어요!"

"일본 홈인데 이래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작년 고시엔에 출전해 일본인들에게도 얼굴을 알린 선수라서 그런지 따로 항의하는 모습은 없어 보이네요."

"자 말씀 드리는 순간 대한민국 마운드를 책임지는 황선덕 선수의 초구가 날아갑니다!"



-스이이익!! 티잉~!



"조금 높게 형성된 포심, 아슬아슬하게 파울라인 바깥으로 넘어갑니다."

"아키야마 쇼고 이 선수 출루하면 아주 피곤해져요! 듣기론 50미터 달리기 기록이 5.9초, 홈에서 1루 도착까지 3.88초의 준족으로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도루를 기록 하는 선수거든요!"



'흐음.. 눈이 좋네 그걸 쳐버리나..?'



동체시력이 남달랐던 아키야마 쇼고 선수를 보자, 선덕은 초반 강속구로 피칭에서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버..벌써!?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선덕의 사인을 확인한 양의진 포수가 되물었지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 씨.. 아직은 자신 없는데..에라 모르겠다!'



-끄덕끄덕



싸인을 수락한 양의진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곧장 2구 피칭을 이어 나갔다.



-스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끄아..!"



볼을 안전하게 받은 양의진 포수가 식은땀을 흘리며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젠장.. 아무리 그래도 140km/h에 너클볼을 눈감고 받으라니.. 이건 무슨 고문이냐..!'



----



일주일 전



불펜장에서 호흡을 맞추던 선덕은 양의진에게 생각지도 못한 숙제를 안겨다 주었다.



"말도 안 돼!! 지금 장난하냐?"

"선배 일단 진정하시고.."



평소와 다르게 양의진이 이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너클 패스트볼? 살면서 그런 단어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헛소리하지마!"

"선배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 금메달 못 따요! 설령 네덜란드와 일본을 꺾고 4강에 진출한다 해도 말이죠"

"아니 그래도 어떻게 눈을 감고 공을 받으라는 거야!"

"뜨면 많이 힘드실거예요. 다니엘도 그랬거든요.."



-던진다고 하는 방향에 미트만 대고 있어 주세요.-



말이 쉽지 포수가 공에서 눈을 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즉,



"그냥 견뎌 내라 이거잖아! 고속 너클볼의 장인 R.A 디키도 128km/h로 던진다는데, 140km/h는 무리야!! 절대 무리!"



떼쓰고 조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건 포수 스스로가 견뎌내야 할 숙제, 그치만 사실 다른 무기들로 승부를 해도 선덕의 제구력과 피칭실력이라면 승부해볼만 했다. 그런데도 양의진에게 이렇게 조르는 이유는..



'미안해요. 선배 나도 복귀했을 때 빈손으로 돌아갈순 없잖아요? 나중에 크게 한턱 쏘겠습니다.'



"제발제발제발~"



그렇게 삼일을 거머리처럼 따라붙어다닌 선덕에게 결국 두 손두 발 다 들어 버린 양의진은 이런 신경을 갉아먹는 연습을 하루 30분 이상 해줄 수 없다며 툴툴거렸지만, 그 나름대로의 피나는 노력으로 겨우 경기에서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눈을 적응시키는데 성공했다.



----



'원래 파워 보다 힘을 빼서 던졌지만, 이 정도 스피드라면 충분히 승산 있을 거야'



다니엘에게는 150km/h 이상을 던져댔지만, 차마 양의진에게 그렇게까지 바랄순 없었다. 숙달된 다니엘조차 전지훈련에서 피나는 노력끝에 겨우 받아 낼 정도이니까,



"바..방금 무슨 볼을 던진 거죠?"

"휘..휘었어요! 공이...."

"궤도가 너무 이상하게 휘는데요 다시 한번 보시죠."



중계진과 시청자들은 리플레이 된 느려진 영상을 보고 나서야 타석에 서 있는 아키야마 쇼고 선수와 동일한 표정이 되었다.



"고..공이!! 회전하지 않아요!!"

"세상에 142km/h에 너클볼이라니!"

"정말 만화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전 30년 동안 야구를 보면서 이런 볼을 던지는 투수를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2018 메이저리그를 대비한 황선덕 선수의 비장의 카드! 한일전을 위해 아낌없이 꺼내내듭니다!"

"그만큼 이번 한일전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선덕 선수의 간절함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황페러! 황제! 황페러! 황제!



'이거 참.. 신나할 때가 아니라고!'



미트를 착용한 양의진 선수는 앞으로 몇구나 이 공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했다. 선덕도 그런 양의진 포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할꺼라면 초장에 오픈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이이익!! 따아악!!



"타자 아웃!!"



"저게 뭐야!? 저런 볼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고!"

"정말 미친 재능이군.. 도대체 NPB는 뭘 하고 자빠진 거야? 저런 선수를 한국에게 뺏긴다는 게 말이 돼?"

"나는 저 녀석이 고시엔 본선에서 토호를 꺾을 때부터 알아봤다고! 절대 일본에서 놓쳐선 안 될 선수야!!"



일본 관중석에서 NPB(일본 야구협회)를 탓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되었다. 왜냐하면 타석에서 방금 삼진을 당한 아키야마 쇼고는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 중 한 명이자, 2017년 타율(0.322), 타석(639), 타수(575), 안타(185), 2루타(38), 누적루타(308), 득점(106), 희생플라이(7)이 모두 리그 1위를 기록 하는 괴물타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거일지라도 고작 3구만에 아웃을 잡아낼정도로 만만한 타자는 결코 아니었다.



"신시내티에서도 그렇게 탐을 내는 쇼고를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어"

"에이 지금 저 녀석 눈에 쇼고씨가 들어오기나 하겠어요?"

"쇼고가 어때서? 저 녀석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순간.."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지금 마운드에 올라가 있는 저 투수는 이미 개화했어요."



침착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여도 일본 덕아웃에서 누구보다 승부욕을 불태우는 오타니 쇼헤이, 원래 불참했었던 그의 대표팀 참가는 일본팀의 전력을 더 높이 상승시켰다.



"그럼 쇼헤이 네가 선발하지 그랬어? 왜 이번경기만 타자로 출전 시켜달라고 한거야?"

"(워낙 만날 기회가 적어서) 말이예요."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메리칸리그 소속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합을 붙게 될 경우에 수는 인터리그나, 월드 시리즈뿐이기에 처음으로 구단의 반대도 무릎쓰고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게 만들어 달란 말이야'



이글이글 타오르는 오타니 쇼헤이, 그러거나 말거나 선덕의 삼진 퍼레이드는 계속된다.



-파밧!!



"타자아웃!!"



-와아아아!!!



"너무 쉽게 2연속 루킹 삼진을 만들어냅니다! 믿기지 않는군요!"

"심지어 동작이 과하지도 않아요. 적당히 힘을 온존시키면서 던지는 느낌이랄까요?"

"맞습니다. 구속은 맥시멈이지만, 표정과 폼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선덕 정도의 피지컬이 되어야만 가능한 피칭 스타일, 남들이 볼 때는 여유 있어 보일 테지만 실제로는 몸에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자세였다.



'선배 딱 이번 이닝까지만 참아주세요.'



-스이이익!! 파밧!



"스트라이크!"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타석에서 너클 패스트볼을 그저 멍하니 지켜봐야만 하는 타자들의 울분이 브라운관을 뚫고 느껴질 정도로 선덕은 어처구니없는 마구를 1회초 내내 뿌려대고 있었다.



'제기랄.. 장난하냐고! 이런 공을 어떻게...'



"으아악~!"



분명 타석에서 바라봤을 때 자기 어깨를 향해 날아왔던 볼,



-철퍼덕!



일본 국대 3번 타자이자 도쿄 터틀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야마다 데츠토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런 미친! 제대로 제구도 못 하는 볼을..!'



"스트라이크 타자 아웃!!"

"뭐!?"



분명 볼의 날아온 각도로 봤을 때 스트라이크가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렇지 않고서야 동체시력에 자신 있었던 자신이 이렇게 꼴사납게 넘어질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팀 포수가 프레이밍한 미트의 위치는 바로 정중앙,



"쏜나 빠카나!!(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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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2화 한일전(2) 21.12.08 792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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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135화 WBC 대표팀 적응기(1) 21.12.01 897 18 12쪽
135 134화 1년만에 한국 21.11.30 917 20 12쪽
134 133화 오해 21.11.29 899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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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1화 최고라.. 그거 아주 마음에 쏙 드네 21.11.27 929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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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28화 미안하지만 제구는 장담 못합니다. 21.11.22 973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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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125화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 +1 21.11.18 1,055 15 11쪽
125 124화 그 누구도 제게 국적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1.11.17 1,073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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