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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3698_angelli9 434 님의 서재입니다.

무인도의 국가권력급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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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kun
작품등록일 :
2024.07.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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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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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화. 정산을 시작합니다

DUMMY

솥뚜껑을 든 채 절벽에서 기어올라온 강재하를, 세 마리의 괴물들이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순간에 많은 숫자의 동료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라진 상황이기에 아직 자신들이 다수임에도 섣불리 강재하를 공격하지 못하고 있는 괴물들.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괴물들을 향해, 강재하가 호기롭게 외쳤다.



“더, 덤벼!!! 방금 봤지? 너희 동료들, 죄다 떨어져 죽은 거. 내가 이런 사람이야! 엉? 너희들도 덤벼봐! 죄다 떨어뜨려 줄 테니까!!!”



과장된 목소리로 외치긴 했지만, 사실 강재하는 목소리가 떨려올 만큼 심하게 위축되어 있었다.

아무리 자신보다 작은 체구라 한들, 칼을 들고 있는 괴물이 세 마리.

솔직한 심정으로는 괴물들이 도망쳐주길 바라며 큰소리를 내 본 것이긴 한데, 괴물들은 조금 위축되어 있을지언정 도망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듯 보인다.



-아무리 세계적인 파이터라도 흉기를 든 상대와 마주했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은 도주야.-



동호회의 회장이자, 자신이 다니는 mma 체육관 관장인 조형만의 말이 떠오른다.

칼을 든 상대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던 조형만의 조언.

하지만,



‘지금은 피할 방법이 없잖아. 싸우는 수밖에..’



등을 보이며 도망치는 것보다는 마주 보고 싸우는 것이 생존확률이 클 터.

게다가 지금 자신에게는 솥뚜껑이라는 훌륭한 방패도 있지 않은가.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며 자신을 격려하던 그때,


카아앙


“우웃!!”



득달같이 날아온 단검이 강재하의 솥뚜껑에 맞고는 튕겨나가 절벽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자신이 막은 것인지, 아니면 단검이 우연하게도 솥뚜껑으로 날아와 맞은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번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자신감이 강재하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스멀거리며 올라왔다.



“봤지?!! 또 던져봐! 엉? 이게 보통 방패가 아니야! 미국 대장도 한수 접고 갈만한 한국인의 얼이 스며들어있는 전설의 솥뚜껑 방패라고 이 자식들아!! 덤벼! 덤비라고!!”



자신이 뭐라 떠드는지도 모를 만큼 흥분이 가득 실린 강재하의 외침에 괴물들은 정말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역시 놈들의 사전에 ‘도망’이라는 단어는 없는 듯싶다.

강재하를 향해 한번에 돌격해 왔으니까.



‘으억! 진짜 덤비잖아!!’



오히려 당황한 강재하가 놀란 얼굴로 뒷걸음질을 지는 와중,



카아앙


“캬아아아악!!!”



강재하를 찌르려던 괴물의 단검이 솥뚜껑에 의해 막혀버렸고, 자루에서 손이 미끄러지며 자신의 손을 깊게 베인 괴물이 오히려 피를 뿜으며 고통에 찬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틈을 강재하는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발을 뻗어 손을 움켜쥐고 있던 괴물의 복부를 차 버린 것.


퍼억


“케에에에엑!!!”



강재하의 킥에 뒤로 주욱 밀려나더니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리는 괴물.

작은 체구의 적답게 가볍기도 가볍고, 신체의 내구력도 그다지 좋지는 않은 듯 보였다.

하나를 해치웠다는 생각에 강재하가 쾌재를 부르던 그때,


푸욱


어깨 쪽에서 느껴지는 둔탁한 충격과 함께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 올라온다.

괴물 한놈을 상대하는 사이 가장 뒤쪽에 있던 다른 괴물이 단검을 투척하였고, 그것이 강재하의 어깨에 꽂혀버린 것.



“크아아아악!!”



생전 처음 느껴보는 소름 돋는 감각과 고통에 강재하는 비명을 내지르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생사가 오가는 전투 중 주저앉아버리는 일은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는 바와 다름없는 행위였지만, 그런 것을 떠올릴 겨를도 없을 만큼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는 고통이었다.

정말 다행이라면 남아있는 두 마리의 괴물들에게도 더 이상 흉기가 없었다는 것.

맨몸으로 강재하에게 달려든 괴물 둘이 강재하를 무차별적으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크억!! 커억!!”



쓰러진 강재하를 쉴 새 없이 때리고 차는 두마리의 괴물들.

칼에 찔린 고통과 사정없이 자신의 몸을 때리는 괴물들의 주먹질에 강재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 주먹질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인지, 괴물 중 하나가 강재하의 손에 들려있던 솥뚜껑을 빼앗아 들려하였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강재하.



‘이건 절대 안 돼! 솥뚜껑으로 제대로 맞으면 부상정도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재하는 괴물이 자신에게서 빼앗으려는 솥뚜껑을 훼액 당겨 빼내고는, 그대로 괴물의 머리를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까아앙



“케륵!!!”



맑고 청명한 소리와 함께 눈이 반쯤 튀어나오고 입에서는 혀가 비죽이 튀어나온 괴물이, 그대로 허물어져 내린다.

열심히 주먹질을 해 대다 혼자 남게 된 나머지 괴물의 눈빛에 그제야 공포감이 서리는 모습을 확인하며, 강재하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났다.


나보다 힘도 약하고, 무기도 없는 괴물이 혼자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뭘 할 수 있겠어.

오히려 나에게는 솥뚜껑이라는 전설의 무기가 있다고.


까아아앙


강재하가 힘껏 휘두른 솥뚜껑에 머리통을 허용하며 맑고 청량한 소리를 내뿜는 괴물.

놈 역시 앞서 맞은 놈과 비슷한 몰골로 바닥에 쓰러지더니만 다시 일어나지 못하였다.



“후우우우...”



강재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 보았다.

얼굴에서 화끈한 열감과 함께 빡빡한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퉁퉁 부어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오죽 두들겨 맞았어야 말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다.

어깨에 꽂혀있는 단검.

이게 제일 문제야.

아프기도 너무 아프고.



‘뽑아야 하나..? 아니, 그전에 뽑을 수 있을까? ’



강재하는 단검의 손잡이 부분을 몇 차례 잡으려 시도하다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내려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도록 하자. 윤하가 의과대학을 다녔었다 했던 것 같으니까..’



문득 앞서 진윤하에게 무전이 왔었던 일을 떠올린 강재하가 주머니에 있던 무전기를 꺼내 들었지만,



'이런... 부서졌잖아.'



괴물들을 상대하느라 이리저리 땅을 굴렀던 강재하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무전기는, 딱 봐도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혹시나 싶어 온전하게 붙어있는 스위치를 눌러보았지만 역시나, 작동하지 않는 무전기.

강재하는 한숨을 내쉬며 부서진 무전기를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설마 남아있는 괴물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지금의 몸상태로 멀쩡한 괴물이 한 마리라도 남아있으면 큰 낭패겠지만,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뒤뜰에서 그렇게나 소란스럽게 사투를 벌였는데 앞마당에 남아있는 놈이 있을 리 없잖아.

그럼에도 강재하는 아주 조심스럽게 앞마당 쪽을 살펴보았고,



“... 없다.”



남아있는 괴물이 한마리도 없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앞마당에 괴물은 없었지만, 앞서 보았던 타원형의 시설물은 그대로 남아있었기에.



‘저기서 또 괴물들이 나온다면... 더 이상은 싸울 수 없어. 난 죽게 될 거야. 빨리 지금 이곳을 빠져나가야 해.’



강재하는 긴장된 눈빛으로 앞마당에 생성되어 있는 타원형의 시설물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 뭔가 이상한데? 처음 봤을 때랑 많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야. 아, 그러고 보니.. 은은하게 빛나던 보랏빛이 사라졌잖아. 뭔가 우중충해진 느낌인데?.’



강재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타원형의 시설물을 만져보았다.

그러자,


쩌엉


무언가 깨지는 듯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으며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멍하니 타원형의 시설물을 바라보던 강재하.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는 여전히 손에 쥐어져 있던 솥뚜껑을 들어 올렸다.



‘이게 맞나?... 맞아. 왠지 맞는 것 같아.’



왠지 이래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확신처럼 드는 것을 느끼며, 강재하는 들고 있던 솥뚜껑으로 타원형의 구조물을 세게 후려쳤다.


쩌어어어어어엉


둔탁하면서도 맑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타원형의 구조물에 금이 쩍쩍 가기 시작하더니만,


파아아아아앙


산산조각이 나며 한순간 사라져 버린 구조물.

그리고,



“우왓!!”



강재하는 눈앞에 떠오른 [전투가 종료되었습니다. 성과를 정산합니다]라는 문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




눈앞에 떠 있던 문구가 금방 사라짐에 고개를 갸웃하던 진윤하는 다시금 떠오르는 새로운 문구에 화들짝 놀랐다.



“사, 삼촌! 다른 게 또 떠올랐어요..”


“나도 마찬가지다. 뭐라고 쓰여있던?”


“자, 잠시만요.. 으음..‘첫 전투의 성과를 정산하여 플레이어에게 직업을 부여합니다. 플레이어의 직업은 2성의 치유사입니다. 상태창을 확인하세요’..라고 쓰여있어요. 삼촌은요?”


“나도 너와 같다. 다만 직업이 다르구나. 2성의 요리사 라고 하던데.. 내가 원래 요리사인건 맞는데 ‘2성’은 무슨 말이며, 상태창은 또 무슨 말인지..”


“....”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진윤하가 다시 이상철에게 말했다.



“삼촌. 이런 거 예전에 판타지 소설 같은 데서 읽어본 적이 있어요. ‘플레이어’도 그렇고, ‘상태창’도 그렇고. 상철 삼촌은 읽어본 적었어요?”


“판타지 소설? 나는 그런 쪽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러면 그냥 따라 해 봐요. 크흠, 큼. 사, 상태창!”


“상태.. 창? 우왓! 이, 이게 무슨..”



조금 부끄러운 듯 외치는 진윤하를 따라한 이상철의 눈앞에, 반투명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SF영화에서나 보던 홀로그램 화면과도 같은 경이로운 상황에 놀라 소리까지 내지른 이상철이 진윤하를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인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철은 다시 눈을 돌려 자신의 눈앞에 떠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 이상철


레벨: 1

직업: 요리사 (★★)

MP:0

보너스 포인트: 3

EXP: 0(다음 레벨업까지 남은 포인트 10)



힘: 12

체력: 9

민첩: 6

이능: 0


스킬: 요리(lv.1)

보유 장비: 없음

보유 골드: 0 ]



“이게 도대체... 어떻게 내 이름이..”


“상철 삼촌의 상태창이에요. 삼촌의 스탯과 스킬을 볼 수 있는 창이지요. 그나저나, 게임의 상태창과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네요. 복잡하지도 않고..”


“이게 복잡하지 않은 거라고..?”



이상철은 상태창이라는 것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 허공을 향해 손을 뻗던 진윤하가 이상철에게 말했다.



“상철 삼촌. 상태창에 표기된 스킬항목을 눌러보세요. 보유한 스킬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누르라고?”



이상철은 어색한 손놀림으로 눈앞의 화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진윤하가 말한 대로 스킬 항목의 ‘요리’에 손을 가져다 대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요리: 섭취자의 스탯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음식을 만든다.]



이상철은 눈앞의 메시지를 보며 통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원래 직업이 요리사이니만큼, 요리에는 자신이 있는 이상철이었다.

그런데 그 요리가 섭취자의 스탯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킨다니.



“스탯을 상승시킨다는 말은, 그러니까 저 힘이랑 체력 같은 수치들을 올려준다는 말인 건가? 내 요리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메시지를 보고 있던 이상철에게, 진윤하가 다가왔다.



“상철 삼촌. 읽어보셨어요?”


“그래. 읽어보긴 했는데, 이게 통 무슨 말인지..”


“일단 상태창을 닫아보세요.”


“닫으라고? 어떻게?”


“그냥 사라지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될 거예요.”


“....”



진윤하의 말대로 생각하니 곧바로 사라져 버리는 상태창에 이상철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정말 사라졌구나. 그런데 윤하야. 너는 어찌 그렇게 이런 거에 대해 잘 알고, 잘 사용하는..”


“말씀드렸잖아요. 소설 같은 데서 많이 봤었던 거라고. 아마 웹툰, 웹소설 많이 보는 사람들이면 대부분 이런 상황에 익숙할걸요?”


“허어..”



이상철은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진윤하와 자신의 나이차이가 스무 살이 넘긴 하지만, 그래도 저 나이 또래의 세대와 곧잘 어울리는 자신이기에 젊게 산다고 나름 뿌듯해했었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세대차이가 느껴진다 생각한 이상철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상철 삼촌. 잠시만 계셔보세요. 제가 삼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으응??”



이상철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진윤하를 바라보았다.



“칼에 찔린 등의 상처 말이에요. 아프지 않으세요?”


“아프지 않을 리가 없잖니.”


“그렇죠? 제가 치료해 볼게요. 제 직업이 치유사잖아요. 상처를 치료하는 치유 스킬을 가지고 있거든요.”



진윤하의 말에, 이상철이 우겨 깊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그거.. 괜찮은 거 맞는 거냐? 아무것도 없는 이 상황에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고? 그런 초 자연적인 일이 가능할 리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와 상태창들부터가 초자연적인 일들인걸요. 삼촌, 믿고 받아들여야 해요. 이미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괴물들을 만났고, 그들과 싸웠잖아요. 어쩌면 이 세상은...”



말끝을 흐리는 진윤하.

그녀는 입술을 한번 질끈 깨물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이상철을 바라보았다.



“자, 빨리 상처를 치료해 보도록 해요. 그리고 재하 오빠를 찾으러 가야지요. 재하 오빠도 지금 괴물들 때문에 곤경에 처해있을지도 몰라요.”


“아, 그래. 재하. 우리가 재하를 찾으러 가던 길이었지. 어서 가보도록 하자. 그래... 상처 치료는 마, 맡기도록 하마.”



재하에 대해 떠오른 듯, 고개를 끄덕인 이상철.

그는 곧 불안한 얼굴로 진윤하를 향해 칼이 꽂혀있는 등을 내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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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믿을 수 없는 일 24.07.01 442 14 14쪽
1 1화. 오지 않는 배 24.07.01 488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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