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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3698_angelli9 434 님의 서재입니다.

무인도의 국가권력급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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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kun
작품등록일 :
2024.07.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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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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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화. 믿을 수 없는 일

DUMMY

무인도에서의 3일째 아침.

강재하는 기분 좋게 눈을 떴다.

텐트 바깥에서 들려오는 파도의 소리와 살짝 서늘한 기온에 얇은 침낭을 덮고 있는 자신의 상태가 너무나도 쾌적했기 때문.

강재하는 가만히 파도소리를 들으며, 지난 저녁식사를 떠올렸다.

진윤하, 이상철과의 저녁식사시간.

유명 호텔 셰프 출신에 지금은 동네에서 작은 양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철이 멋진 요리를 준비해 주었고, 진윤하는 자신이 챙겨 온 비장의 술 이라며 고급 와인을 내놓았었다.

강재하는 딱히 준비한 것이 평범한 식재료 외엔 없었기에 민망해하였지만, 두 사람은 그리 생각할 필요 없다며 강재하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저녁식사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맛있는 음식과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

그리고 조용하고 멋진 자연환경까지.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훌륭한 저녁식사에 세 사람은 모두 만족스러워하였었다.



‘아, 정말 즐거웠지. 항상 어제 같았으면 단체 캠핑도 꽤나 할만하겠어.’



모두 같은 생각이었던 것인지, 식사 말미에 이상철은 새로운 동호회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었다.

진윤하는 너무 좋은 생각이라며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강재하는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대답을 유예하였다.



‘왜 생각해 본다고 했을까. 나 또한 했던 생각이었는데...’



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강재하는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였다.

자신들을 태울 배가 선착작에 오기로 한 시간은 10시.

대략 9시 30분 정도까지는 가서 다른 동호회 사람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간 재미있는 캠핑을 잘 즐겼는지 이야기도 듣고 해야겠지.

텐트를 접고, 자신이 머문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한 강재하는 천천히 선착장 방향으로 이동을 하였다.

너무 일찍 온 건가 싶었지만, 선착장에는 다른 동호회원들이 모두 모여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재하 오빠. 왔어?”



진윤하가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네왔고, 뒤이어 이상철 또한 강재하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뭔가 좀 어색한 듯 보이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본 강재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호회장인 조형만에게 인사를 건넸다.



“형님. 캠핑은 즐거우... 셨나요?”



인사를 하던 강재하가 흠칫 놀라며 말을 더듬는다.

조형만의 눈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기 때문.

가뜩이나 우락부락한 얼굴인데 저런 멍까지 들어있으니 더욱더 험상궂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조형만은 뭔가 민망해하는 듯한 표정으로 강재하의 인사를 대충 받아주었다.



“....”



강재하는 떨떠름한 얼굴로 동호회원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모두들 굳은 표정을 하고 있고, 배진수와 박성준 또한 얼굴에 조형만과 비슷한 멍을 가지고 있었다.

뭔가 웃으며 인사를 할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강재하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 일행과 조금 떨어져 있던 진윤하와 이상철에게 다가갔다.



“... 무슨 일이죠? 왜 저런데요?”



강재하의 물음에 진윤하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지석.. 삼촌이 말해줬는데, 그... 형만 삼촌, 진수 오빠, 성준 오빠. 셋이서 싸웠대. 꽤나 심하게.”


“싸웠다고? 왜??”


“자세히는 모르겠어. 술 먹고 뭔가 좀 감정이 격하게 말이 오가다가... 주먹다짐까지 갔었다고 하더라고.”


“주먹다짐 이라니...”



강재하는 놀란 눈으로 조형만을 바라보았다.

거구의 덩치를 가지고 있는 조형만.

그는 대단한 수준은 아니었다지만 이종격투기 전 헤비급 선수였었다.

국내의 자잘한 대회에도 다수 출전했다던가.

비록 지금은 은퇴하여 동네의 작은 mma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선출 격투가가 일반인과 주먹다짐이라니.



“... 그런 것 치고는 진수 형이랑 성준이 형이 꽤 괜찮아 보이는데.”



비쩍 마른 체형이지만 배진수는 강재하와 함께 조형만이 운영하는 mma 체육관에 다니고 있다.

적어도 주먹을 뻗는 법 정도는 알고 있는 셈.

또한 박성준은 헬스트레이너이니만큼 다부지고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헤비급 선수 출신인 조형만과 주먹다짐을 벌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강재하였다.



“그... 셋 다 너무 많이 취했었다 하더라고. 뭐, 그랬으니 주먹다짐까지 간 것이긴 하겠지만.. 취해서 제대로 주먹을 휘두르지도 못하는 와중에 허우적거리다 쓰러지고.. 아무튼, 굉장히 난장판이었다고 해.”


“하, 거 참... 기분 좋게들 놀러 와서 왜들 저러는 거야.”


“왜긴 왜겠냐. 뻔한 일이지.”



진윤하와 강재하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이상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쑥 말했다.



“뻔한 일이요?”



강재하의 물음에 이상철은 답하지 않은 채 턱끝을 살짝 움직여 누군가를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방향에는 윤세아가 짜증 서린 얼굴로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아...”


“.. 첫날부터 분위기가 영 별로였다더구나. 지석이가 낚시 마치고 캠핑장소에 합류했을 때부터 이미 저 여자 환심 사려고 하는 행동들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영 껄끄러웠다고... 그게 계속 이어지다 어젯밤. 마지막 회식하면서 터진 게지.”


“으음.. 그런데 기환 형님은 안 싸우셨나 보네요? 기환형님도..”


“그래. 기환이도 윤세아라면 눈이 벌게져 있는 놈 중 하나이긴 한데, 어제 싸울 때는 뒤로 빠졌던 모양이야. 그게 현명한 거지. 젊고 팔팔한 덩치들 사이에 괜히 끼어봤자 지가 뭘 할 수 있겠어. 그 녀석은 왜 나이를 그렇게 먹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자신과 더불어 유일한 40대인 장기환이니만큼, 이상철은 꽤나 그를 잘 챙겨주었었다.

노총각에 혼자 치킨집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신세한탄을 자주 했었던 장기환이었고, 그런 그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주었던 이가 바로 이상철이었으니까.

그가 동호회에 새로 들어온 윤세아에게 혹해 밖에서 따로 만남까지 가지고, 벌써 고급 가방을 두 개나 사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얼마나 분개하며 그를 설득하려 했던 것인지.

하지만 이미 윤세아에게 홀딱 넘어간 장기환은 오히려 자신을 챙겨주었던 이상철을 멀리하였고, 그 이후 이상철 또한 그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한 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에휴, 정말 이게 무슨 일인지... 탈퇴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뭐, 더 이상 모임은 없을 것 같으니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주먹다짐까지 오갔으면, 동호회는 끝인 거지.”



셋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조형만의 외침이 들려왔다.



“아니, 왜 안 오는 거야? 열 시가 넘었는데.”



그의 외침은 표지석에게 향해 있었다.

이번 캠핑을 기획하며 배의 섭외까지 진행했던 이가 바로 표지석이었으니까.

표지석은 사람들을 달래듯 나긋나긋한 어조로 말을 하였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금방 올 겁니다. 아무래도 바다이다 보니 변수가 있을 수 있어요. 조금, 아주 조금 늦는 모양이에요. 이 선장님이 원래 시간약속 잘 지키기로 아주 유명한 분 이거든요.”



그의 말에 사람들의 날 선 얼굴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하지만,

약속시간으로부터 한 시간이나 지나가자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금 날카로운 분위기가 표지석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표지석은 안절부절못한 얼굴로 말했다.



“어어, 이, 이럴 리가 없는데.. 무,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그냥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는 거야? ”


“아, 아니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연락을-”



표지석이 당황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자, 강재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한테 전화번호를 주세요. 제가 연락을 해 볼게요.”



섬 중앙 쪽 가장 높은 장소에 위치한 파란 지붕집까지 가야 바깥으로의 연락이 가능한 만큼, 비대한 체구의 표지석에게 맡겼다가는 언제 연락하고 내려올 줄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남자들 중 가장 젊고 날렵한 자신이 다녀오는 것이 가장 좋을 테지.

껄끄럽고 날카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영 피곤하고.

강재하의 말에, 표지석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그 또한 높은 곳에 위치한 파란 지붕의 집까지 다녀오는 것에 대해 엄두를 못 내고 있었던 차이니까.



“아, 그, 그래줄래? 고마워. 부탁 좀 할게.”


“네. 혹시나 배가 오거든 무전 주세요. 바로 내려올게요.”



떠나려는 강재하에게 진윤하가 말했다.



“오빠, 같이 갈까?”


“아니야. 그냥 전화만 한통하고 오면 되는걸. 혼자 다녀오는 게 빠를 거야.”



진윤하 또한 강재하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강재하는 진윤하에게 싱긋 웃어준 후 섬 안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가파른 비탈길을 달리며, 강재하는 생각했다.



‘생각 이상으로 멀잖아. 금방 다녀오기는 힘들겠는데. 숨도 차고..’



계단식으로 한두 채씩 보이는 집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라는 사실에 강재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날 밝을 때라 다행이지, 밤이었으면 꽤나 무서웠겠네. 가뜩이나 가로등 같은 것도 없는 곳인데..’



가파른 길을 올라가고 있으려니 평소 꽤나 운동으로 단련된 강재하라 할지라도 꽤나 숨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약 십여분을 달리자, 드디어 목표로 했던 파란 지붕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



‘휴우. 겨우 도착했네. 보이던 것보다 훨씬 높이 있잖아. 그나저나 무전이 없는 걸 보면 아직도 배가 안온 모양인데...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강재하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통신가능 여부를 살펴보았다.



‘... 안테나가 뜨지 않는데. 여기서 전화가 되는 건 맞는 건가? 아, 하나 떴다.’



스마트폰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자, 통신 안테나가 하나 띄워진다.

하지만 이내 다시 사라지는 안테나.



‘아무래도 통신이 제대로 되는 위치가 딱 있는 모양이야. 어디쯤이면 되려나.’



강재하는 파란 지붕 집의 마당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안테나 상태를 확인하였다.



“어우 이게 뭐야. 여긴 완전 절벽이잖아. 이런 곳에 어떻게 집을..."



집 뒤뜰까지 이동한 강재하는 깜짝 놀라며 깎아내리는 듯한 절벽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약 2,30미터는 족히 될만한 상당히 높은 절벽.

절벽 아래쪽의 잔해들을 본 강재하는 이곳이 최근 무너져내려 형성된 절벽임을 알 수 있었다.



"아, 이런 곳에 집을 지은게 아니라, 뒤쪽이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린 거구나. 지반이 약한 건가? 하긴 몇 년간 관리가 하나도 안되던 곳이었으니까..."



그때,



“... 응?”



자신이 거쳐온 앞마당 방향에서 인기척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두런두런 거리는 말소리 같은 것도 들리는 것이..



“윤하가 따라온 건가? 무전을 날리지 왜...”



강재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앞마당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오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배가 안 오는 건데!!”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윤세아가 버럭 소리를 내지르자, 주변의 남자들이 쩔쩔매기 시작하였다.

조형만이 윤세아를 다독인 후 표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석 씨. 10시까지 오기로 한 배가 지금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오질 않고 있어. 이게 맞는 거야?”



조형만의 낮은 목소리에 표지석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게... 정말 이상한 일이네요. 이럴 리가 없는데... 재하는 어떻게 된 거지? 올라간 지 꽤 되지 않았어요? 잠시만요. 재하에게 무전이라도 날려-”


“이미 해 봤어요. 그런데, 무전을 받지 않아요.”



진윤하의 말에 표지석의 얼굴이 더더욱 어두워진다.



“그, 그런... 어떻게 된 거지. 이거 참..”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재하 오빠한테 다녀올게요.”



진윤하가 일어나며 말하자, 표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 윤하야. 나랑 같이 가 보자.”


“아니요. 괜찮아요. 혼자 다녀올 수 있어요.”


“아니야. 너 혼자 보낼 수는-”


“그러면 내가 같이 다녀올게.”



이상철까지 나서고 나서야 표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고, 진윤하와 이상철 두 사람은 강재하가 사라진 방향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이상철 옆에서 걷던 진윤하가 힐끗 뒤를 돌아보더니만 꾸벅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상철 삼촌. 고마워요. 나, 저 지석 삼촌은 좀 많이 껄끄러워서..”


“아니 저놈은 지 나이도 생각하지 않고 왜 너에게 그리 들이대는 거야. 윤세아라면 몰라도, 너랑은 열 살이 넘게 차이 나지 않아?”


“.. 자기는 어린 여자가 좋대요..”


“그런 말을 했었어??”


“네. 제 면전에서 그런 말을 했어요. 어휴, 정말. 그냥 다른 남자들처럼 세아언니나 따라다닐 것이지 이쁘지도 않고 뚱뚱한 나를..”


“어허.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삼촌이 보기엔 너도 충분히 예뻐.”


“농담이라도 고마운 말이네요.”


“정말이야.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 ”



이상철의 말대로 진윤하는 조금 통통하긴 하지만 못난 얼굴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대학시절 짝사랑하던 상대에게 외모 관련 이유로 꽤나 큰 상처를 받았던 진윤하 인지라 그녀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항상 부족하였다.

이상철은 아직 어린 진윤하가 그런 일들로 위축되는 모습이 항상 안쓰러웠었고, 이런 기회에 격려를 해 줄 수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하였다.



“윤하야. 좀 뛰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고 있어서 날카로워지고 있으니까.”


“알았어요 삼촌.”



두 사람은 집들이 모여있는 구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파란 지붕 집을 향해 뛰어오르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믿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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