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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토 님의 서재입니다.

피먹는 천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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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토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9 09:55
최근연재일 :
2024.09.19 10:2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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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글자수 :
69,367

작성
24.09.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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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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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6쪽

009. [미궁도시 카라텔.] 미친 마법사가 진짜 왔다!

DUMMY

‘전방에 셋. 그 뒤에 하나.’


칼릭스의 눈동자가 적을 쫓았다. 이레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아까 상처가 꽤 컸으니 당장 전투하기는 힘들 터였다.


그는 전투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생각했다. 칼 든 놈 세 명이 뛰어오고 있었으나, 근접 전위는 두 명일 터였다.


‘우선 둘부터, 그 다음 하나씩.’


“죽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전사들이 칼을 치켜들었다. 옆으로 뭔가 흐릿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칼릭스는 뒤로 한 발 물러나며, 2위계 중에서 가장 범위가 큰 화염 계열 마법을 캐스팅했다.


“솟아올라라. 흐르는 불꽃으로, 집어 삼켜.”


화르륵! 번쩍!


“화염 방벽.”


칼릭스가 내딛은 지면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과 칼잡이들이 검을 치켜든 것은 거의 동시였다. 이대로 칼을 휘두르며 전진했다가는 통구이가 될 터다.


압도적인 화마에 즉각 뒤로 물러난 칼잡이들의 시야에, 이질적인 무언가가 들어왔다.


“철 조각···?”


그것은 잘게 쪼개어진 철조각들이었다. 화염 방벽을 그대로 통과해 허공으로 흩뿌려진 철조각이 그들을 둘러쌌고- 다시 한 번. 칼릭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흐르는 전류.”


파드지직!


파지지지직!


“커헉!”


“끄으, 으으윽!”


“흐르는 전류.”


파지지지직!


칼릭스는 화염 방벽을 만들어낸 순간부터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칼잡이들이 뒤로 물러나며 어느 방향으로 발을 뗄지 알 수 없었으니 마법의 범위를 넓히는 수밖에 없었다.


범위가 넓어지면 위력은 줄어든다. 하지만 평범한 마법사라면 그 방법 밖에 택할 수 없을 터다. 만약 범위를 넓히지 않았다가 마법이 적중하지 않는다면 마나만 낭비하는 꼴이 될 테니까.


하지만 칼릭스는 용병 마법사인 로즈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흐르는 전류를 준비하는 동시에 품 속에서 잘게 부서진 철조각을 꺼내 흩뿌렸다. 그리고 전류를 넓게 방출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류를 방출하면 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첫 번째 마법은 두 번째 캐스팅을 위한 안배였다. 파지직! 깔끔하게 두 갈래로 이루어진 흐르는 전류는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칼잡이 두 명의 신체에 직격했다.


“끄르르륵! 끅!”


그리고, 흐르는 전류는 조준만 확실하다면 사람 서너명 잡기에는 충분한 마법이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었다.


네 명 중 두 명이 남아있었으니까. 그리고 솟아올랐던 화염 방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었으니까. 칼릭스의 예상에 따르면 곧, 세 번째 칼잡이인 로그가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몰아치는 화염. 응집하라···”


그가 곧바로 다음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제페튼은 꽤 실력 있는 로그였다. 미궁도시에서 다른 직업도 아니고 로그로 살아남았다는 건 꽤 의미있는 일이었다.


로그는 일행의 첨병이요, 함정과 암습의 귀재다. 위험한 일이란 위험한 일은 다 도맡아 하는 직업이라는 뜻이다. 다른 직업보다 목숨을 반 개쯤은 더 걸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이다.


전투가 벌어지면 로그는 모습을 숨긴다. 그리고 적절한 때를 노려 확실한 일격을 박아넣는다. 당연히 제페튼 또한, 칼릭스가 화염의 방벽을 시전한 그 순간 몸을 숨겼다. 그림자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그는 공동을 따라 반 바퀴 쭉 돌았다. 그리고 칼릭스 시야의 사각을 살폈다.


왼 손으로 무언가를 꺼내 던지더니, 화염 파도를 통과해 전격을 흩뿌리는 애새끼였다. 파드지직! 새카만 통구이가 되며 비명조차 지르지 못 하고 죽은 두 명의 동료들.


그 모습에 순간 쎄한 느낌이 들었으나 멈출 수는 없었다. 지금이 기회였으니까.


그렇게 판단한 제페튼은 발소리를 죽이고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투척술과 연계한 공격으로 칼릭스를 끝장낼 생각이었다. 휘릭! 쓰로잉 나이프가 바람을 가르며 나아갔다. 쨍한 주홍빛을 머금은 쓰로인 나이프가 칼릭스의 눈두덩에 박히려던 찰나-


“얼음 송곳.”


티잉!


칼릭스의 손가락에서 튀어오른 얼음 송곳이 나이프의 궤도를 꺾었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나이프가 이레인 앞에 툭 하고 떨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없을 터였다. 어차피 저건 견제용이었으니까.


타탓.


제페튼은 허벅지에 힘을 끝까지 주고 땅을 박찼다. 이제 몇 걸음 남지 않았다. 불길이 일렁거리며 칼릭스와 자신을 비췄다. 곧, 화염의 물결이 사그라들며 틈이 생겼다. 그는 머릿속으로 검로를 그렸다.


위에서부터 점차 사그라지는 화염의 파도. 가슴팍까지 시야가 확보된다면 그대로 검을 휘두를 생각이었다. 종으로 길게. 그럼 머리통에 쩍! 하고 칼날이 박히겠지. 잠시 몸을 뺀 다음 그대로 이레인을 향해 달려가 목덜미를 길게- 그으면 마무리. 의뢰 끝이었다.


‘보인다.’


칼릭스의 머리카락 끄트머리가 보였다. 짙은 금발이 찰랑 흔들렸고, 제페튼은 검을 들어올렸다.


“죽어라-!”


제페튼은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그는 칼릭스가 우선 방어에만 급급하여 화염 방벽을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불길이 시야를 가리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칼릭스의 전면에 서있었으니, 칼릭스는 방금 공격으로 셋 다 잡았으리라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그건 틀린 가정이었다. 칼릭스는 제페튼을 보자마자 그가 숙련된 로그라는 걸 알아차렸고, 위치를 바꿔 기습할 것을 예상했다. 칼릭스가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제페튼은 알지 못 했다. 그렇기에,


“태워라.”


칼릭스의 손바닥 위에 두둥실 떠오른 압도적인 화염의 구체를 보았을 때.


‘저게, 왜? 완성된 상태로 손 위에?’


순간적으로 반응이 늦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투에서는 찰나의 순간이 생사를 가른다.


“화염구.”


그 순간 칼릭스의 손이 움직였고, 사람 머리통만한 화염구가 쏜살같이 쏘아졌다.


푸우우우-! 쐐액!


치지지직!


콰앙!


제페튼의 뱃속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 그의 시야가 부웅 떴다. 높아졌다. 천장에 닿을 기세였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작정하고 뛰어오른 게 아니라면 이 구도는 말이 안 되는데···


허공에서 반 바퀴쯤 회전한 제페튼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하반신만 남은 자신의 신체와 방벽 너머에서 몸을 웅크린 칼릭스였다. 투욱. 순식간에 추락한 시선은 칼릭스의 발치 아래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허리 아래가 뜨겁다. 뜨거운데 온 몸이 차가웠다. 더는 고차원적인 사고가 불가능했다. 죽어···? 내가 죽어···? 이대로? 제페튼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오직 의문 뿐이었다. 아,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지? 이대로 죽는다고···?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저벅, 저벅. 무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엘프의 발소리였다. 아까 날아갔던 쓰로잉나이프가 자신의 머리통을 향해 거칠게, 날아온다.


푹. 찌그극.


이레인이 제페튼의 목숨을 깔끔하게 끊어낸 걸 확인한 칼릭스는 곧바로 쓰러진 제페토의 상반신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화염 방벽이 가리지 않은 옆 부분을 향해 집어던졌다.


이에, 로거스 측 활잡이가 즉각 대응했다.


“거기냐-!”


파앙!


쐐액! 퓩!


쓰러진 제페튼의 눈구멍에 화살 하나가 틀어박혔다. 칼릭스는 그걸 통해 알 수 있었다. 상반신의 위치. 날아든 화살의 궤적, 아까부터 꾸준히 흩뿌려둔 마력의 흐름이 이질적인 지점까지.


화염 방벽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앞의 시야는 확보되지 않았지만, 적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시정 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가 손을 들어올렸다. 가볍게 마주잡은 손을 천천히 떼며, 중얼거렸다.


“얼어붙어라. 뭉치고 뭉쳐서, 뱀처럼 길게.”


쩌적, 쩌저저적.


칼릭스의 손아귀 위에 어느새 1m가 넘는 얼음 창이 들려 있었다. 허공에서 손을 놓자, 두둥실 떠오른 창이 정확한 표적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칼릭스는 일부러 크게 외쳤다.


“심장을 꿰뚫어라. 얼음창!”


쐐애애액!


폭발적인 속도로 솟구친 2위계 전투 마법, 얼음 창이 칼릭스가 계산한 정확히 그 지점으로 쇄도했다. 빠른 캐스팅 속도로 적을 견제하고, 의외의 허를 찌르기에 좋은 얼음 송곳과 다르게 얼음창은 같은 2위계 마법임에도 단일 파괴력에 집중한 마법이었다.


활잡이의 입장에서는 화염 방벽 너머에서 뭔가 번쩍 하더니 자신의 몸을 향해 뭔가 날아오는 모습이었다.


‘심장을 꿰뚫으라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투사된 마법은 하나겠지. 딱 봐도 저것만 피하면-.”


얼음창은 분명히 단일 파괴력이 강한 마법이다. 하지만 얼음 송곳에 비해 날아가는 속도가 느리다. 숙련된 레인저라면 회피할 수 있을 터다.


그렇기에 칼릭스는 마냥 얼음창을 날려보내는 것으로만 끝내지 않았다.


공격을 하기 전 적의 반응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최선의 수를 내놓는 것은 로즈에게 배운 기초 중의 기초였다.


“쪼개져라!”


쩌저적! 콰앙!


옆으로 몸을 던져 얼음창의 궤도에서 벗어나던 활잡이의 몸 위로 수십 갈래로 쪼개진 얼음 송곳이 쏟아졌다.


푹! 푸푸푸푹! 활잡이의 온 몸에 빼곡히 가시가 박혔다.


“크, 으으. 큭.”


화르륵, 화륵. 타탁. 탁.


“얼음 송곳.”


이제 방벽은 완전히 걷혔다. 칼릭스는 20m 너머의 쓰러진 활잡이를 겨냥하고 얼음 송곳을 세심하게 조각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한 번 튕겨, 정확히 눈두덩에 박아주었다. 활잡이는 단 몇 초만에 고슴도치가 됐다.


“끄뤽!”


그걸로 끝이었다. 칼릭스를 공격한 네 명의 로거스 암살자는 목숨을 잃었다. 공동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칼릭스는 잠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남은 마력의 양을 확인했다.


“절반 조금 넘게 썼네. 참, 사람을 죽이면 꼭 시체를 털어야 된다고 했었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시체를 뒤지는 칼릭스였다. 그런 칼릭스의 모습을 보며 이레인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게 열 살짜리 마법사라고?


이게?


로거스 길드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있는 집단이 아니었다.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하지는 못 해도 칼릭스가 상대한 놈들은 숙련자라고 불릴 만 했다.


게다가 제페튼. 그는 숙련된 걸 넘어 뛰어난 로그였기에 이렇게 간단히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이레인도 하지 못 했다. 자신 또한 가세해 싸울 생각이었는데, 칼릭스가 저 혼자서 순식간에 끝내버렸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인 거지? 이레인도 마법사는 여러 번 봤다. 하지만 이정도로 빠른 캐스팅 속도, 마법의 정밀성, 파괴력까지. 얼음 송곳을 저정도로 정확하게 날리는 마법사는 흔치 않았다. 아니, 아예 본 적이 없었다.


이레인은 칼릭스의 저력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저벅, 저벅.


그 때 주머니를 다 털어 돈 되는 것들을 챙긴 칼릭스가 이레인을 향해 다가왔다.


“가죠.”


“어, 어?”


“안 나갈 거에요?”


“어. 그래. 가야지. 가자. 응.”


그렇게 이레인은 끌려나가듯 칼릭스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두 사람은 곧 미궁의 출구로 진입할 수 있었다.


*


경비원 두 명이 칼릭스를 빤히 바라봤다. 들어간지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돌아오다니. 역시 나이에 걸맞는 실력인건가···생각하던 그들은 칼릭스의 뒤에 따라나온 피칠갑한 요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프리랜서 주제에 실력이 뛰어나 요즘 꽤나 유명한 요정 이레인 아니던가. 경비원들이 이름을 외울 정도라는 건 정말로 이 바닥에 소문이 자자하다는 뜻이었다.


“고마워. 칼릭스. 덕분에 목숨을 세 번은 살린 것 같아. 여기. 내 전재산이야.”


그런데 그런 요정이 칼릭스 덕분에 목숨을 구했던다. 아니, 마법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 요정 목숨을 구해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마법사였다고? 그건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레인이 건낸 돈주머니의 묵직함은 진짜였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칼릭스가 주머니를 받아 챙겼다.


“저도 즐거웠어요. 나쁜 요정 누나. 기회가 된다면 다시 봐요.”


“···그래. 며칠은 누워있어야 할 것 같지만 말이야. 다시 미궁에서 만나도 너는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혹시 마법사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하고 싶은데, 소속 있니? 칼릭스.”


“지금은 없어요. 우선은 아콘 길드에 찾아가보려고요. 연줄이 있어서.”


“기억해둘게. 그럼 안녕.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고마웠어. 너도 언제든 레인저가 필요할 때 날 찾아. 나는 짙은 그림자 거리에 머무르니까. 큼지막한 새우가 그려진 여관을 찾으면 될 거야.”


“알겠어요. 잘가요. 나쁜 요정 이레인.”


그렇게 이레인과 작별한 칼릭스는 아까부터 자신을 바라보던 경호원 둘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무시했던 경호원들이다.


“뭘 봐요?”


“크흠, 흠. 아니. 아니다. 갈 길 가려무나.”


“그럴 생각이었거든요.”


고개를 홱 돌리고 미궁 입구에서 벗어난 칼릭스는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몇 번 물어 아콘 길드의 지부에 찾아갔다.


꽤 큰 규모의 저택 몇 채, 성인 키는 될 법한 벽돌로 이루어진 담장이 넓은 안뜰을 둘렀다. 굳건하게 잠긴 문은 누구의 출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높고 거대했다.


“이게 아콘 길드 건물이구나.”


아콘 길드는 내실 있는 길드라더니, 헨리의 말이 과연 맞는 것 같았다. 여태껏 지나오며 봤던 길드 건물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웅장하고 멋있게 생겼으니까.


정문을 향해 다가가자, 거지 한 명이 바가지를 든 채 벽면에 걸터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배가, 너무 고파.”


배가 너무 고파요.


2년 전의 칼릭스가 구걸하며 매일 했던 말이다. 잠시 옛날 생각이 떠오른 칼릭스는 거지를 향해 빵 한 조각을 건네주었다.


“허, 허어. 빵. 얼마만에 보는 빵이냐. 고맙다. 고마워!”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드세요. 한 덩어리 더 드릴게요.”


칼릭스는 이 도시에 처음 왔다. 거지라면 본래 밑바닥 생태계에 대해 빠삭한 법이다. 거지의 호의를 얻어두면, 언젠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는 걸 로즈에게 배웠다. 물론 그 거지가 똑똑한 거지라는 전제가 필요했지만 말이다.


한 번 본 거지가 똑똑한 거지인지 멍청한 거지인지 판단할 수는 없으니 칼릭스는 일단 빵부터 주고 본 것이다. 옆의 벽에 등을 기대고 잠깐 앉아, 칼릭스는 거지 노인이 빵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남은 식량은 별로 없었지만 어차피 아콘 길드에서 보충할 생각이었기에 상관 없었다.


“고, 고마워. 젊은이. 젊은이라기보다 소년이라고 해야겠지만 어쨌거나. 고마워. 난 헥슨이야. 헥슨 영감이라고 보통 부르지.”


“반가워요 헥슨 영감님. 저는 칼릭스에요.”


“그래. 칼릭스. 너는 정말 착한 아이로구나. 그런데···이 도시에서 거지한테 적선해주는 사람은 드문데. 돈이 꽤 있나보구나. 뺏으려고 물어보는 건 아니야. 밥도 못 먹고 나이도 들어서 누굴 때릴 힘조차 없거든.”


“빵 하나쯤은 그냥 드릴 수 있으니 제 걱정은 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귀한 몸이라 돈을 많이 벌 수 있거든요.”


“귀한 몸? 귀족이라는 뜻이냐?”


“아니요. 저는 마법사에요.”


“마법······사?”


헥슨 영감의 동공이 거칠게 흔들렸다. 벌떡 일어선 그가 고래고래 외쳤다.


“왔다아아! 미친 마법사가 왔다아아아아! 모두 도망쳐어어!”


귀가 터져라 비명을 내지르며, 헥슨은 헐레벌떡 뛰어 칼릭스가 볼 수 없는 곳으로 도망쳐버렸다. 어이가 없어 잠시 그 쪽을 바라보던 칼릭스가 표정을 찌푸렸고,


“음···?”


아콘 길드의 접수원. 호차킨이 움찔거리며 낮잠에서 깨어나 칼릭스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 영감 또 지랄이군. 마법사가 왔다고? 그런데 아까랑 왠지 느낌이 다른데. 뭔가 쎄한 게 이거 진짜로 뭔 일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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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08.[미궁도시 카라텔.] 갱생의 여지가 있는 요정. 24.09.15 100 5 15쪽
7 007 [미궁도시 카라텔.] 좋은 요정 나쁜 요정. 24.09.14 104 8 12쪽
6 006. [미궁도시 카라텔.] 미친 마법사가 온다! 24.09.13 108 5 14쪽
5 005. [미궁 도시 카라텔] 남자의 자존심, 추락하다. +1 24.09.12 12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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