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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원 님의 서재입니다.

네오마르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주현우
작품등록일 :
2014.12.26 18:19
최근연재일 :
2015.01.23 19:56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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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04
추천수 :
736
글자수 :
192,638

작성
15.01.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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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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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네오마르스7-1돈방석

DUMMY

“저에 대해서 아시나 봐요. 하긴, 제가 만든 실탄을 쓰고 계시니…….”

그녀의 설명으로 고민에 빠지던 궁희성은 불연 듯 머리를 스치는 또 다른 진실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동추!

그가 이 진실을 안다면 적대모드로 돌변할 것이 분명할 터. 하지만 다행인지 그는 해리어 동체 속으로 들어가 엔진을 점검하기에 바빴다.

“이 사실은 당분간 저와 그쪽만 아는 비밀로 해주시겠어요? 저 친구는 종잡을 수 없는 성격입니다. 그 사실을 안다면 어떤 무리한 요구를 해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야, 금방 떠날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벨리댄서는 사람 좋은 미소로 느긋하게 답했지만 궁희성의 가슴속에선 열불이 나고 있었다.

‘보낼 수도 없고 사실이 들켜서도 안 되고. 미치겠다.’

판케이트의 말처럼 뇌가 더욱 활성화된 거 같지만 그렇다고 인생사를 해결할 묘책을 따로 가져다주진 않는다.

궁희성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저기, 근데 9써클 퀘스트는 뭐였나요?”

그는 급한 대로 질문을 통해 그녀의 귀환을 늦춰보기로 결심했다. 조급함을 최대한 감추어 만든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는다.

“네오마르스의 다섯 원소를 찾아내는 것이었어요. 물, 불, 공기, 흙을 찾고 마지막으로 마나를 맞추는 순간 이곳으로 떨어졌지요.”

“마나? 역시 네오마르스도 판타지는 판타지네요. 마나라는 가상의 힘을 그러한 중요한 시험의 답으로 삼다니요.”

“마나는 가상의 힘이 아니에요. 네오마르스는 물론 현실에도 존재하는 힘이라고요.”

여유를 찾고자 던진 말이었는데 돌아온 답은 상상이상으로 커진 벨리댄서의 음성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큰 목소리에 스스로 놀란 눈빛으로 그를 다시 바라본다.

궁희성은 그런 그녀에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현실에도 존재하다니? 마나가요?”

“그래요. 마나는 현실에도 존재합니다. 저는 네오마르스를 통해 확신을 갖고 과학적으로 이를 실생활에 응용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여기, 게임에 미쳐 돌아버린 사람이 또 하나 있었네. 생긴 게 아깝다.’

그는 그녀의 진실을 알아낸 순간 바로 핼쑥한 표정으로 변했다.

“아, 그런가요? 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궁희성의 슬금슬금 피하려는 눈치에 벨리댄서는 점점 울상으로 변해갔다.

“정말이에요. 저는 네오마르스를 통해 이 사실을 증명했고 이를 현실에 응용한 새로운 에너지체계의 엔진을 구상하고 있었다고요.”

“아, 그러셨겠지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주 놀라워요.”

그녀의 항변에 궁희성은 마음에도 없는 탄성을 내뱉으며 그녀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녀를 흔들어 약점을 잡으려는 의도로 말이다.

“저, 정말……!”

그녀는 궁희성이 전혀 믿어주는 기색이 없자, 독이 오른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정말 미친 것처럼 전투기를 점검중인 오동추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 뭐에요? 왜 이러는 거냐고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으악!!”

다짜고짜 오동추에게 달려들어 그를 전투기 밖으로 밀어버린 그녀는 전투기 동체를 미친 듯이 뜯어내기 시작한다.

“으아~ 무슨 짓이냐고요. 내 하나뿐인 전투기를…….”

“시끄러워요. 새것처럼 만들어 준다니까요.”

오동추가 그런 그녀를 보며 방방 뛰어보지만 그녀의 광기가 무서워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우당탕!! 꽈당! 땡, 땡그렁~

격납고가 시끄러워지며 사방으로 부품이 날아간다. 순식간에 전투기는 폐품처럼 뼈대만 남았다.

그녀는 분해를 마치자 다시 밖으로 나와 전투기 여기저기를 살펴봤다.

“엔진만 바꿔놓으면 의심의 눈으로 볼게 뻔하니 아주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드리지요.”

한손에 스패너, 다른 손에는 전동드릴을 든 벨리댄서가 의지에 불타는 눈빛으로 완전히 분해된 전투기 앞에 서있다.

“형님, 저 여자가 내 전투기를 완전히 폐품으로 만들었어요! 으아앙~”

궁희성이라고 다른 수가 있으랴.

그는 주저앉아 대성통곡하는 오동추와 완전히 미쳐버린 벨리댄서를 번갈아 바라보며, 그저 저 여자의 실토로 인해 오동추가 자신의 비밀을 알 일은 없을 거라는 작은 위로를 얻을 뿐이었다.

“의지여 타올라라! 힘줄 불끈 윤활유 팍팍! 업그레이드!!”

전투기 잔해를 불타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여자가 이상한 주문을 외우며 뼈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윙~ 윙~ 땅! 땅! 땅! 드드드드~ 쓱싹~ 쓱싹~

몸이 몇 개인 듯 정신없이 움직이며 전투기를 다시 조립하는 벨리댄서. 그녀의 잔상이 지나갈 때마다 전투기는 복원을 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되고 있었다.

“뭐야? 저 여자.”

한참을 울던 오동추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뀌며 입이 절로 벌어진다. 나중엔 정신이 빠져나간 듯 고개마저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전염병처럼 옆에서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궁희성에게도 이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전투기가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녀의 손길이 멎었을 때…….

“미치겠다……. 저건 어드밴스 해리어야. 스프릿 플라이트의 끝판 왕, AV-8V 어드밴스 해리어!”

단숨에 초급 코스에서 최종 테크트리를 타버린 해리어의 모습! 오동추는 감동을 넘어 경외어린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그의 새로워진 애기(愛機)에 다가간다.

“오~ 이건 예술이야. 예술이라고.”

번쩍거리는 기체의 표변을 세심히 쓰다듬는 오동추.

“겉만 변한 건 아니에요. 속은 더 놀라운 변화를 겪었지요.”

자랑스럽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벨리댄서의 당당한 목소리에 끌리듯 그는 그녀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렇게 둘은 눈빛을 마주쳤다.

“엔진을 마나구동엔진으로 개조했어요. 이제 연료문제에서 영원히 해결되었을 뿐더러 수리나 점검까지도 자동으로 이루어지지요. 한마디로 살아있는 엔진이 되었다는 것이에요.”

벨리댄서는 설명을 마치고 감동어린 오동추의 눈빛에서 떨어져 시선을 궁희성에게로 옮긴다.

“무한동력엔진! 물론 이 엔진은 네오마르스에서만 작동해요. 하지만 그 개념은 현실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지요. 저는 반드시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마나구동엔진을 만들고야 말거에요.”

그녀가 설명을 마치자 입을 벌린 궁희성의 눈동자에서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또로록 떨어졌다.

‘오라질 것! 이러면 안 되잖아. 이러면 오동추를 쥐어 짤 수가 없잖아. 내 돈……. 피 같은 내 돈~’

분통의 눈물과 함께 궁희성의 마음 깊은 곳 구석구석까지 추잡의 통곡이 울려 퍼졌다.

“어머, 그렇게 감동하실 것까지야……. 눈물까지 보이시면 제가 너무 민망하잖아요.”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이 벨리댄서에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


“아니, 작은 도련님. 못 보던 새 왜 이렇게 핼쑥해 지셨어요? 누가 우리 착한 도련님을?”

“사 이사. 이렇게 힘들 때 돌아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내 이 은혜 잊지 않을 게.”

음침한 밀실로 들어오는 60대 신사를 먼저 기다리는 장민수 사장이 반갑게 맞는다.

서울 외곽의 별장처럼 꾸민 고급요정은 사전에 예약이 된 듯 그들 이외에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5년 전에 독립하셨다는 소문은 흘러가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인 일로……?”

“응, 부탁할 게 있어서.”

뒤끝을 흐리는 장민수의 표정에 노신사는 내부를 둘러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오석찬 변호사야 전부터 집안일 하던 분이시고 저분은 누구신가요?”

“응, 하경섭 팀장이라고 우리 회사의 기술연구를 책임지는 사람이야. 이 회사를 상속 받고 처음으로 만든 내 사람이지.”

“그렇습니까? 반가워요.”

하경섭을 바라보는 노신사의 목소리는 맑았지만 그 눈빛은 한순간에 토막이라도 낼 것처럼 날이 선 것이었다.

서열싸움?

노신사는 분위기를 휩쓸며 순식간에 밀실의 2인자 자리를 꿰어 찬다.

“회사의 지배권이 흔들리고 있다 하셨습니까?”

“맞아, 회장이 노골적으로 나를 배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이제껏 내 이름 가지고 회사를 튼튼하게 만들었으면서도 ……회사가 성장하니까 말이야.”

“저런 불경한 것들. 감히 이 나라 경제의 실질적 주인인 장씨 집안에 대들다니요.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군요. ……그래, 주식배분은 어떻게 되나요?”

노신사는 마치 어린아이 어르듯 장민수의 비위를 맞추며 정보를 캐내고 있었다.

“35대 51.”

“정상적은 지분싸움은 힘들겠군요. 그럼 지분싸움보다 노사문제부터 뒤흔들어야겠습니다.”

“그런 다음엔?”

“일단 흔들어놓고 반응을 살펴보지요. 이 사고만.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강한 눈빛으로 장민수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던 장민수는 마음에 드는 표정이 되어 하얀 이를 보였다.

“좋아. 내일은 쉬고 모래부터 출근해. 직위는 어느 정도면 좋을까?”

“일단 노무담당 전무정도면 좋겠습니다. 전처럼 전결권을 주시면 더욱 좋고요.”

“그러지. 내, 사 이사 의견을 전부 들어주겠어. 대신 경영권은 확실히 빼앗아 와야 해. 이건 노다지라고. 우리 장용그룹의 전성기시절보다 더한 금맥을 찾았단 말이야.”

“알고 있습니다. 파란 커스텀의 갑작스런 성장. 미국에 있으면서도 그 활약상에 놀라워했는데 이런 내막이 있었군요.”

사고만은 입술을 훑으며 잔인한 표정을 만들었다.

“저에게 걸린 이상, 이 회사는 이제 도련님 것입니다. 그동안 장용그룹에 받은 은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갚아드리지요!”

“좋아,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확실하게 놀아보자고. 오랜만에 귀국한 기념으로 사 이사 회포는 오늘 내가 확실하게 책임지겠네.”

장민수는 밝은 목소리로 잔을 높이 들었다.


***


슈아아아~

지표에 닿을 듯 낮게 날던 전투기가 갑자기 고도를 높인다. 순식간에 치솟은 기체는 여러 번의 회전을 통해 그 안정성을 시험하고 있었다.

“죽여줘요! 출력이 두 배는 는 거 같아요.”

“그럼 이제 곡예는 그만두고 사냥을 나가봐, 실탄은 넉넉하지?”

“예, 희수누나가 기관포도 마나구동포로 바꿔 주었어요.”

오동추의 통신에 궁희성은 원망 가득한 눈길로 벨리댄서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의 눈빛을 감동의 그것으로 착각한 듯 부끄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런데 물리력이 없는 마나탄이면 화력이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니야?”

“그건 일단 시험해 볼게요. 그럼 갑니다.”

멀어지는 해리어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궁희성.

“위력은 비슷하거나 더 나을 거예요. 마나 압축정도가 네오마르스와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부끄러움에 소곤거리는 벨리댄서의 음성은 그런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도려파내고 있었다.

“이제 돌아 가봐야겠어요. 너무 오래 대장간을 비워 불안하기도 하고요.”

“이건 보통 이벤트가 아닙니다. 정말 마나의 비밀을 찾을지도 몰라요.”

궁희성은 벨리댄서의 작별멘트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느낄 수 없었던 심각한 음색으로.

“네? 무슨 말씀이신지요.”

“제가 알아본 바로 이 이벤트는 단순히 순위를 가리거나하는 거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한희수씨라고 하셨지요? 정말 여기서 희수씨의 열망을 찾을 지도 몰라요.”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가 지금껏 느껴온 분위기가 그런 것이었으니 말이다.

“희성씨 말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거절의 뜻이었지만 궁희성은 확신이 담긴 표정으로 그녀를 다시 바라봤다.

“현실에서의 마나. 요즘 저는 그걸 실제로 경험하고 있거든요.”

‘마나가 별거야? 초능력을 발휘하면 그게 바로 마나지. 그게 아니면 뭐냐고?’

“연구원이라고 그러셨지요. 그렇다면 비밀의 맹세를 해주세요. 그럼 제가 마나의 구동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궁희성의 의도는 간단했다.

새로운 시뮬레이터의 사용으로 활성화된 그의 육체를 보여주고 그녀를 이벤트에 묶어두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궁희성의 제안에 한희수는 일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거짓말 아니지요? 저는 정말 평생을 건 숙원이라고요. 단순히 게임 때문에 절 속이는 거라면…….”

“시뮬레이터에 동영상 기능 있지요?”

그녀의 의심을 끊는 그의 질문에 한희수의 눈동자가 동그래졌다.

“제가 보내드리는 동영상을 보고 판단하세요. 단! 어느 누구에게도 노출해서는 안 돼요. 오로지 희수씨만 봐야합니다. 그것이 어겨진다면 저는 희수씨를 저주할뿐더러 마나의 비밀마저 영원히 봉인하도록 할 거에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 나 해부 당할지도 모르잖아.’

궁희성은 엄포를 마치며 동영상을 전송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다. 그녀가 그가 보넨 영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게……?”

“이제 믿기십니까?”

“이게 조작된 화면이 아니라면…….”

“그건 제가 보장하지요. 어때요? 이제 저와 퀘스트를 해보는 것이?”

궁희성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고민에 머뭇거렸지만 그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그녀의 선택을 기다렸다.

“좋아요. 대신, 희성씨가 저의 연구에 적극 협조해주신다는 약속이 필요합니다.”

“그건 좋습니다만 저의 생활에 방해가 되어선 안 돼요. 전 할 일이 아주 많은 사람이거든요.”

“알았어요. 그럼 희성씨가 여유 날 때마다 도와두는 걸로 하지요. 우리 잘 해봐요.”

드디어 그가 내민 손을 그녀가 맞잡았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약속할 게 있어요. 서로의 프라이버시 같은 문제 말이에요. 비밀 약속 같은 거.”

궁희성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음성으로 조심스럽게 한희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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