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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JM
작품등록일 :
2022.05.18 12:31
최근연재일 :
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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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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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바랄 수 없는 존재

DUMMY

“결국 아무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스턴의 당황한 기색이 넘치는 말투로 데이비드에게 따졌다. 사무실은 네일러의 이빨과 피로 초토화된 상태였다. 네일러는 기절한 상태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가디언은 이마를 짚으면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데이비드는 어쩔수 없었다는 듯 그냥 웃어넘겼다.

“오히려 놈이 우리를 찾게되있어.”

“박사님은 알고 계세요?”

스턴이 물었다.

“무엇을 말이지?’

“베니가 플러스 알파를 이식한 인퍼가 되었다는 걸요.”

데이비드의 얼굴은 차갑게 식어갔다. 올라가있던 입꼬리는 빠르게 가라앉고 그의 심장의 박동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설마···.”

“제 누나가 가지고 있던 플러스알파를 그 새끼가 가져갔다고요!”

스턴이 데이비드에게 소리쳤다. 갑자기 그는 분노의 감정으로 뒤덮힌다.

“이 빌어먹을 전쟁이 우선이라고 제 누나를 어떻게 1년이나 넘게 방치할 수 있어요? 저는 어떻고요? 나도 죽을 뻔했었고! 누나는 그놈들한테 잡혀있다가 플러스 알파를 강제로 적출당하고, 지금 목숨이 위태로운지 아닌지 알 수도 없다고요. 제 아버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아버지가 박사님을 믿고 떠난게 아니었냐고요!”

데이비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스턴이 말하는 모든게 맞는 말이었으니까. 전쟁에서 패배하고 난 후 결국 인퍼 전체의 사기가 꺾이고 인퍼들이 사라져가는 시대에서 그는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저 스턴 그레이가 다시 깨어나기를 고대했던 걸 부정하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흥분한 스턴의 어꺠를 두들긴다.


“미안하네. 자네의 기대를 저버려서. 하지만··· 나도 노력은 해봤네.”

데이비드는 천천히 스턴의 옆을 지나쳐 밖으로 걸어나갔다. 스턴은 사무실 한가운데에 가만히 서서 한 숨을 내쉬었다. 스턴은 차라리 이 모든 게 처음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처음으로 데이비드를 만나러 온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그 때로 되돌리고 싶었다. 앞으로 일어 날 일을 완벽하게 흡수하고,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을텐데. 하지만 현실은 눈 앞에 빨간 머리 베니의 졸개가 전신을 부들거리다가 가만히 있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사실이야. 데이비드가 그냥 손 놓고 있던게 아니라고. 전쟁에서 패배한 후로 우리가 어떤 수로 리시를 곧바로 구해낼 수 있겠어? 데이비드는 그 후로 모든 걸 차근차근 설게했어. 은신처들을 재건하고 철저히 건설했지. 그리고 축적할 수 있는 자원은 최대한 모았지. 그게 최선이었어. 딱히 자칭 우리 리더도 할 수있는게 없었어.”

가디언은 우두커니 서있는 스턴의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모든 일들은 불가피했던 것이라 스스로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으면 화가 다시 치밀어 오를 테니까.

그 순간, 스턴의 인프를 통해 어떤 효과음이 그의 머릿속에서 울린다. 그리고 메시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 노란 빛으로 빛나는 텍스트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인프와 인프의 통신이 아니었다. 스턴은 알 수있었다. 심장이 꿈틀거렸다.

플러스 알파와 플러스 알파의 통신이었다.

스턴은 가디언을 뒤로하고 재빠르게 사무실을 박차고 달려나왔다.






*





‘안녕, 스턴 그레이. 마지막 게임을 시작해볼까? 혼자 오도록해. 안 그러면 네 소중한 년을 토막내주마.’

베니 스콜이 보낸 메시지였다. 스턴은 온 몸이 부들거렸다. 두 눈은 분노에게 지배된다. 그리고 곧바로 베니가 전송한 GPS가 노란 줄기로 뻗어져 스턴이 향할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게 함정인지 아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어차피 방아쇠를 쥔 건 빌어먹을 대통령이었으니까. 그냥 재빠르게 복도를 지나쳐 걸어나아갔다. 그리고 악몽같았던 사각 계단으로 들어선다. 가디언이 어느 순간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어딜 가는건지 말 해도 되지 않을까?”

가디언이 씩 웃으면서 말하자 스턴은 고개를 저으면서 그의 팔을 붙잡아 내렸다.

“잠시 바람 좀 쐬려고. 걱정 말고 있어. 누나한테도 말해주고.”

스턴이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가디언은 무덤덤하게 눈을 깜빡였다. 스턴이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지만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붙잡을 생각은 없었다.

“난 널 걱정 한 적이 없어.”

스턴은 가디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을 재빠르게 올라간다.

멀어져가는 걸음소리, 계단을 마치 승강기처럼, 그는 상승했고, 사라졌다.

가디언은 천천히 낡은 철문을 닫았다.

<쾅.>

경첩이 완전히 끊어져 철문이 바닥에 떨어진다. 가디언은 가만히 서있는 채 한 숨을 내쉬었다. 스턴을 혼자 보내는 게 맞는건지 의문이 들었다. 가디언 주변에 요비와 그레브, 리시가 다가와서 왠 소란인지 알아보러 왔다.

“스턴은 어딨어요..?’

리시가 순진한 눈동자로 가디언에게 물었다.

가디언은 애써 눈웃음을 지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기분 전환하러 나갔으니까 걱정 마.”

리시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동자로 동생을 생각하면서 가디언과 두 눈이 마주친다. 가디언은 자신을 멀리서 노려보는 카린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했다.



*



베니는 온 몸에 느껴지는 전율에 감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완전히 자신의 플러스 알파 인프와 물아일체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거대한 스크린 앞에 우두커니 서서 미사다 연구소가 다시 습격 받고 초토화 되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헬기에서 찍은 뷰는 불타는 연구소의 전경을 완벽하게 담아내었다.

“흥미롭군.”

베니는 심오한 표정으로 화면 속을 탐구했다. 스턴이 플러스 알파의 능력을 발현시켜 그의 목에 있던 억제기와 처형 기계들을 단숨에 박살내는 모습도 감시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그 화면이 교차되어 지나가자 뒤쪽에서 밧줄에 묶여있는 채 누워 있는 체렌이 활짝 웃었다.

“스턴이 살았네. 이거 어쩌냐?”

체렌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베니는 천천히 뒤돌면서 팔을 빙빙 돌렸다. 순간 체렌은 움츠렸다.

“그러게, 이걸 어쩌나?”

베니의 악랄한 조소에 체렌은 심장이 부들부들 떨렸다. 베니는 성큼성큼 걸어가 커다란 검은 가방을 어디선가 꺼내온다. 사람 한 명 이상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체렌에게 다가와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당겼다.

“꺄아아악!”


“넌 이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소품이란 말이지.”

순식간에 체렌의 몸이 붕 뜨더니 검은 가방 안으로 내던져진다. 체렌이 가방 안에서 몸부림을 쳐보지만 밧줄이 그녀의 신체를 완전히 조이고 있어서 큰 움직임을 할 수 없었다. 베니가 또 어디론가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청테이프를 들고온다. 체렌은 자신의 위에서 청테이프 찌익찌익 뜯고있는 악마를 바라보며 쌍욕을 내뱉었다. 베니는 가소롭다는 듯 웃으면서 쭈그려 앉아 곧바로 체렌과 눈을 마주했다.

“너도 솔직히 궁금하지 않나? 주인공이, 어떤 선택할지.”

“그냥 제발 투신해서 뒤져버려.”

체렌의 눈물 서린 눈동자를 무시당했고, 그녀의 입술은 청테이프에 짓눌린다.

“읍. 읍. 읍.”

“계속 짖어봐. 그런데 어쩌나? 네 주인은 나 인걸.”

체렌의 소리침이 억제되고, 베니는 곧바로 가방 지퍼를 잠가버린다. 그리고 그 큼직한 가방은 가뿐하게 한 손에 감아 쥐었다. 그리고 쥐불놀이 하는 것처럼 미친듯이 팔을 몇바퀴를 돌려댔다. 가방 안에 있던 체렌은 온 몸이 위 아래로 요동쳤고, 결국 정신을 잃고 축 늘어져 버린다. 더 이상 움직임이 없는 걸 확인하고 베니는 가방을 질질 끌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몇몇 간부들이 지나가다가 나가는 베니를 보고 멈춰선다.

“각하, 어디 가시는 겁니까?’

베니는 거대한 가방을 내려보고는 그들을 바라본다.

“ ‘마무리’ 단계다. 다들 매뉴얼은 알고 있겠지.”

베니가 말하자 그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충격에 대비하라.”

베니는 체렌이 감싼 가방을 질질 끌고 밖으로 나아갔다. 비좁게 있는 수많은 통로를 지나쳐 걸어와 푸른 색 천장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그리고 버튼을 몇 번 누르더니 문이 닫히고 상승한다.


곧이어 세명의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서서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커피를 한 손에 든 채 잡담을 하고 있었다.

“정신 나간거 아니냐. 아무리 생각해봐도 베니 각하는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그러니까.”

인조인간안티협회 직원들은 베니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붙잡은 인퍼들에게 제 2의 인격을 부여한거지. 진짜 대단하다.”

그들의 잡담이 이루어지는 사이, 올라갔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온다.

“뭐가 됐든, 나는 그 재수없는 네일러 새끼가 좆된게 꼴 좋아. 데이비드 동생이면서 솔직히 그 자자 있는 것부터 졸라 말이 안되지 않냐?”

“그렇긴 해. 하는 짓도 싸이코패스고. 같은 편과 적의 경계선이 없어.”

“걔도 존나 웃기지 않았었냐? 그 뭐더라? 그냥 인퍼도 아닌데 그 인퍼들 변호사로 나왔던 새끼말야.”

“아 그 새끼도 골 때리던데···. 이름이 뭐였더라···”

그 순간 그들 뒤에서 어떤 인기척이 느껴졌다.


<푸욱.>

열쇠가 직원의 귀를 뚫어버린다. 피가 터져 나오고 그대로 쓰러져버린다.

깜짝 놀라서 바닥에 자빠진 두 직원은 천천히 눈 앞에 나타난 존재를 올려다 보았다.

먼지와 피투성이로 가득한 민소매와 헐렁한 반바지를 입은 채 초췌한 모습한 제이슨이었다.

그를 보자마자 직원들은 곧바로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려 한다. 곧바로 제이슨은 열쇠를 쥐고 한 놈의 이마를 내리찍었다. 딱딱한 두개골이 작살날 때까지.


<빠각. 빠각. 빠각.>


열쇠가 박살 나버리고 직원의 이마에는 구멍이 뚫렸다. 피가 한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죽은 자는 두 눈을 그대로 뜬 채로 있었다.

제이슨은 헐떡이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움직이지 마···.”

남은 한 명이 부들부들 떨면서 권총을 쥐어 제이슨의 뒤통수를 겨누고 있었다. 제이슨은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당당하게 뒤돌았다. 길쭉한 그의 몸이 직원의 시야를 장악했다.

“움직이지 말라고!”

직원은 혼란으로 가득찬 눈동자로 제이슨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까 궁금하다 했죠? 멍청하게 인퍼를 변호하던 사람이 누구냐고. 바로 접니다. 제이슨 말론입니다.”

제이슨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에게 악수를 건넸다.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응시할 뿐이었다.

“뭐, 악수는 뭐 그냥 형식적인 거니까.”

제이슨은 뒤로 물러서서 시체의 정장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직원은 그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려움이 완전히 결여된 모습,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갈아입는 모습, 당당하게 악수를 건네는 모습.

“어쨌든 반갑습니다.”

제이슨은 어느새 정장으로 말끔하게 갈아입은 뒤였다. 사이즈가 조금 안맞았지만 제이슨은 그것대로 만족했다. 그리고 천천히 권총을 들고있는 직원을 향해 똑바로 바라보았다.


“쏠 거면 쏘세요.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넌 뭐야? 인퍼야? 인퍼가 아니고서 그렇게 당당할 수 있어?”

직원의 의심이 곧 공포로 번져나갔다. 눈 앞에 있는 존재가 혹시 모를 초월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깔끔하게 동료의 귀를 뚫어버리고 이마를 깨부순 존재.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코앞에서 미소를 띄고 있다. 순식간에 자신의 목덜미를 붙잡아 바닥에 박아 죽여버릴 수 있다고 제이슨의 명료한 눈빛이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면서 뒷걸음질 쳤다.


“살려···살려줘.”

이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직원은 제이슨의 눈치를 보더니 재빠르게 좁은 복도로 줄행랑 쳤다. 그의 처량한 뒷모습을 보며 제이슨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음?”

제이슨은 때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바라본다. 푸른 색 천장이 그를 반겼다. 제이슨은 당당하게 탑승했다. 그는 엘레베이터 거울을 바라보며 그는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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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살인의 밤 (1) 22.09.25 16 0 9쪽
106 행복 22.09.24 16 0 16쪽
» 무엇도 바랄 수 없는 존재 22.09.23 17 0 12쪽
104 검은 쇠철창 속에서 22.09.22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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