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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집사 님의 서재입니다.

귀촌 후 암흑술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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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집사
작품등록일 :
2024.03.11 00:59
최근연재일 :
2024.04.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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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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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현미애

DUMMY

119 구급대가 도착하는 시간을 보고, 가송리가 시골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늦어도 10분 내외면 도착했던 수원의 구급차와는 다르게, 구급대원은 환자의 상태를 물으며 늦어도 25분 안에는 도착하겠다는 말을 건넸다.


성범죄자 아들을 잃을까 호들갑을 떠는 강 씨의 푸념을 견디며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신고했는지 앰블런스보다 경찰이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도원리의 지서에서 헐레벌떡 도착한 오 순경과 김 순경은 사태를 파악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모르겠어. 우리가 여기 온 건 창림이가 와 보자고 해서 온 거거든. 솔직히 기흥이 놈이 동네에 왔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살아. 믿기는 힘들어도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아야 안심될 것 같다고 해서 말이야.”

“그런데요?”

“창림이가 강 가에게 좋게 이야기했거든. 아들을 감옥소에서처럼 가둬서 키울 게 아니면, 나와서 동네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 벌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라고. 그래서 강 가가 기흥이 놈을 불렀지.”

“그래서요?”

“무릎 꿇고 사과하더라고. 그걸 듣고 있던 창림이가 기흥이 놈 손을 잡고 일으켜 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지랄병을 떨면서 벼락 맞은 놈처럼 퍼덕거리더니, 저렇게 픽 쓰러지더라고.”

“맞다. 오 순경. cctv! cctv 달았잖아. 다 찍혔을 거야. 그리고 증인이라면 여기 쉰 명도 넘게 있고. 전부 사실이야. 아니면 저기 강 가에게 물어봐도 돼. 바로 옆에서 같이 지켜봤으니까.”


오 순경은 두서없이 떠드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첩에 차례차례 적더니, 곧 강기흥의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사실이 맞는지 물었다.


“강병구 씨, 지금 마을 분들이 한 말이 맞습니까?”

“맞긴한데, 뭔가 이상해.”

“네?”

“창림이가 손을 잡자마자 병도 없는 우리 기흥이가 저 꼴이 됐어. 혹시 무슨 일을 벌인 건지도 모르니까 창림이 몸을 이 자리에서 살펴봐 줬으면 좋겠어.”

“아니 뭔 개소리여. 그럼 아까 그걸 창림이가 했다는 말이여? 개방구 같은 아들을 낳아 놓더니, 눈도 개눈깔을 박았냐?”


마구 욕설이 쏟아졌다.

하지만, 강기흥의 아버지, 강 씨는 비난 따윈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듯, 내가 특수한 장치 같은 것을 써서 자기 아들을 괴롭힌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날 의심하는 증거를 말했는데, 내가 공공연하게 강기흥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말을 떠들고 다닌 걸 말했다.


오 순경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오 순경도 귀가 있는데, 동네 소문을 듣지 못했을 리 없다.

그저 불편하고 상대도 하기 싫은 강기흥에 대한 내 테러 예고를 ‘설마 저지르겠어?’하고 가볍게 여겼을 뿐이다.

오 순경 역시 내가 뭘 어떻게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창림아. 그리고 강 씨 아저씨 저기 때문 안쪽으로 좀······”

“뭐여? 오 순경. 설마 저 시러배 잡놈의 개소리를 믿는다는 거야 뭐야?”


내 몸수색을 요청한 강 씨보다 그걸 실제로 하려는 오 순경이 더 큰 욕을 먹었다.

하지만 오 순경도 물러서진 않았다.

자신도 그 소문을 들었고, 신고를 받은 이상 절차상 어쩔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대문 안까지 가볼 필요 뭐가 있어요. 살펴보세요. 아무것도 없어요. 핸드폰 말고는요.”


오 순경이 꼼꼼하게 나를 살폈지만,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건 핸드폰뿐이었다.


그때 엠블런스가 도착했고, 이미 의식이 없는 강기흥과 걱정스럽게 쓰러진 아들을 보살피던 강기흥의 엄마를 싣고 병원으로 떠났다.


강기흥의 아버지는 무리수를 던졌다.

내가 강기흥을 해칠지 걱정된다면서 7년이나 감옥에서 살다 온 범죄자인 자기 아들에 대한 신변보호 요청을 했던 것이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내 아들은 이미 7년 동안이나 감옥에 다녀왔어. 죄를 졌지만, 치를 벌은 이미 다 치뤘어. 나라도 이제 괜찮다고 풀어준 애야. 앞으로 일어날 일도 아니고 이미 다 지난 일로 사람을 겁박하고 폭행하려 든다는 게 말이 돼? 그것도 괴물같이 힘만 센 놈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창림이 놈은 우리 아들 곁 100미터 안에 못 들어오는 접근금지명령을 내려 줘.”


욕을 먹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오 순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강 씨에게 만약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싶으면, 경찰서가 아니라 법원으로 가야 한다며 절차를 알려줬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강기흥 씨가 건장한 남성인데다, 창림이가 강기흥 씨를 해칠 특별한 사유도 없어 보이고 강기흥 씨가 입은 피해 사례도 없어서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오 순경으로서는 자기가 할 말을 다 한 셈이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강 씨가 대문을 쾅 닫고 들어가자마자 오 순경을 엄청나게 몰아세웠다.


난 상황을 수습하고 경찰들과 함께 우리 집으로 가서 cctv의 sd카드를 제출했다. 그리고는 지서로 함께 가서 자세한 상황을 다시 이야기했다.

오 순경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나를 지서 밖으로 데려가더니 심각하게 물었다.


“정말로 네가 그런 거 아니냐? 나도 이야기는 들었거든.”

“아니에요. 때릴 마음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뻔히 cctv로 찍고 있는 데서 그러겠어요? 왜 그렇게 벼락맞은 개구리처럼 뻗었는지 정말로 저도 몰라요.”

“그런데 강기흥은 왜 패려고 하는 거야?”

“마음 편하게 살려고 내려온 건데, 그딴 새끼랑 한 동네에 살기 싫어서요. 소희 할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 개가 똥을 끊겠냐고요. 제 생각도 그래요. cctv 없는 데서 한 번 뒤지게 패고, 안동을 뜨게 만들고 싶어요.”

“그러지 마라. 너 우리나라 경찰력 무슨 홍어 좆으로 보이냐? 사고 나면 바로 너부터 용의선상에 오를 거야. 무조건 잡혀. 인마.”

“들켜도 벌금형 정도로 막아봐야죠. 연구 중이에요.”

“됐어. 여기까지야.”

“네?”


내가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뭘 검색했든 무조건 증거가 된다며, 일을 치더라도 적어도 한 달은 있다가 치라는 말을 무려 ‘경찰’이 했다.


강기흥은 경찰도 지켜주고 싶지 않은 놈이었다.


* * *


강기흥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겨우 의식을 찾았지만, 경련이 계속 됐다. 심장의 부정맥이 생기고 근육의 일부가 찢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강한 전기 충격을 받은 것 같은 증상이었다.


의사가 mri를 찍고 자세한 검사를 몇 가지나 한 뒤에 난 확실히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의사는 시판되는 전기충격기로는 절대로 이 정도의 증상을 만들 수 없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내 사건을 불송치 처리했는데, 의사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cctv 녹화 분량을 확인했을 때 내게 아무런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동네에 묘한 소문이 퍼졌다.

강기흥이 천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마른 벼락에 맞은 거 아니야?”

“벼락이요?”

“소리도 없고 빛도 없는 벼락 말이야. 간질도 아니라며? 온 몸이 떨리고, 다리 근육도 찢어졌다며. 적어도 벼락 정도는 맞아야 그럴 수 있잖아. 그리고 하늘이 있는데, 그런 놈을 그냥 내버려 두겠냐? 안 그래?”

“그나저나 병원이 걱정이네요.”

“병원은 왜?”

“제일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여자 환자들은 모두 퇴원하겠다고 했대요. 간호사들도 반대가 극심하고요. 그런데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어디 전원시킬 데도 마땅치 않나 보더라고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또랑물을 다 흐린다더니. 딱 그짝이야.”

“그래도 일단 우리 눈에 보이질 않으니, 뭔가 안심되기는 하네요.”

“너도 그러냐? 나도 그래. 퇴원하고 나면, 또 그 화상 걱정돼서 어떻게 살런지 모르겠어. 진짜 동네 회의라도 해서 쫓아내야 하는 거 아냐?”


난 송이 수매를 하기 위해 임협을 다녀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강기흥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제일 병원엔 가송리 출신의 간호사가 있었다.


“미애 누나. 여기요.”

“그래 오랜만이네. 왔다는 소식은 엄마에게 들었어. 요즘 너 엄청 잘 나간다며?”

“그렇지도 않아요. 그냥 죽을똥살똥 모르고 몸 써서 겨우 벌어 먹고 사는 거예요.”

“그런데, 여긴 왜?”

“강기흥 때문에요. 언제까지 입원인지 동네 어르신들이 알아 오라고 해서요. 그때까진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다고요.”

“적어도 2주는 입원해야 할 거야. 그런데, 원장님 특명으로 위험한 것만 일차로 넘기면 바로 통원 치료 시킬 거야. 앰블런스 타고 왔다갔다 할 정도만 되면 바로 퇴원시킨댔어.”

“그게 돼요?”

“어쩔 수 없잖아. 병원이 망할 수도 있는데.”


나는 오 순경을 통해 이미 강기흥의 생년월일시는 확보해 둔 상태였다. 필요한 것은 강기흥의 피가 묻은 옷조각이었는데, 난 바로 부탁하려다가 내 부탁이 아무리 생각해도 꽤 이상하고 수상한 부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일단 미애 누나를 적어도 동원이 형님 정도의 내 신봉자로 만드는 것이 먼저였다.


난 대강의 동태 파악만 하고 동네로 돌아와 동네 어르신들에게 강기흥의 상태를 알렸다. 생각보다 빨리 퇴원할 수도 있다는 미애 누나의 전언에 어르신들은 걱정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든 내보내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니까. 그 집 감나무만 300 그루잖아. 감 따고 곶감 팔고만 해도 손에 쥐는 게 한두 푼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러니께. 감나무 농사를 망칠려고 해도 방법도 없다니까. 근처에 가기만 해도 카메라에 찍히는 판이라서 말이야.”


그 순간 좋은 생각이 났다.

제웅을 통한 방자는 당장 쓸 수 없다.

하지만, 내겐 짹짹이가 있다.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짹짹이를 통해 감나무 집의 감에 피해를 입히는 일이었다.


난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짹짹이를 감나무 집으로 보내 잘 익어가는 감 150개를 절단 냈다.

일반 참새에 비해 훨씬 커진 짹짹이가 한번 쪼는 것만으로도 과육의 껍질이 단단하지 못한 홍시들은 단번에 상처가 났다.


짹짹이는 고작 10여 분 만에 자신의 일을 모두 마친 후 내게 날아와 냉장고를 문 위에 앉았다.

상으로 건조 밀웜을 다섯 개나 받아먹은 짹짹이는 내 어깨에 앉아 송이 채취에 나섰다.


난 이미 김씨 문중과 백창현 사장의 산을 손금보듯 모두 알고 있었다.

내 산행은 하우스에서 방울 토마토를 따듯 따지 않고 크길 기다렸던 송이버섯을 거두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난 매일 산행을 했고, 매일 엄청난 양의 버섯을 따냈다.

자연히 내 수매량은 화제가 됐고, 임협이 아닌 상인들이나 식당 주인들이 임협 앞에서 나를 기다리게 됐다.


“이번 송이로 얼마나 벌었냐?”

“쪼끔 벌었어요.”

“쪼끔은. 나한테까지 비밀이야?”

“괜히 소문나서 좋을 거 없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다들 사과 때문에 속상한데요.”

“창림이 너 말이야. 우리 미애 한 번 안 만나볼래?”

“미애 누나를요?”

“누나는 무슨. 너랑 겨우 1살 차인데. 미애가 병원에서 널 보고 나서는 네 이야기를 자주 해서 말이야. 우리 미애 정도면 어디다 내놔도 괜찮잖아. 안 그래?”


미애 누나라.

얼굴은 경미 누나보단 못했지만, 미애 누나의 똑단발과 흰 피부, 간호사복은 내 취향이었다.

나도 모르게 또 시험해보고 싶은 기술이 떠올랐다.


내가 떠올린 기술은 옥방비결(玉房秘訣), 방중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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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해장 +21 24.04.02 6,757 2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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