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땅에 버려진 비인족이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12.05 14:17
최근연재일 :
2023.12.05 21:54
연재수 :
6 회
조회수 :
57
추천수 :
6
글자수 :
28,444

작성
23.12.05 14:18
조회
8
추천
1
글자
3쪽

0.prologue

DUMMY

나는 집에서 떨어졌다.


‘떨어졌다’라는 말이 어떻게 들리는가.


그래 뭐, 무리에서 떨어졌다는 말도 된다.


그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 나는 무리에서 떨어지고, 집에서도 떨어졌다.


고래로부터 하늘 위에 살던 비인족, 조인족이라는 집단이 있었다. 그들은 사실 날개 따위는 없었고, 그냥 초첨단 과학 혁명이 몇 차례나 일어나서 하늘 위를 터전으로 삼은 집단의 후손이다.

‘후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도시 문명을 하늘 위의 부유섬으로 끌어 올린 그 때의 초과학적 기술들은 전부 사라졌다. 에브리띵. 올 더 띵. 넛-띵.


전부라는 말은 조금 심할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초첨단 과학 기술의 산지에서 사는 사람들치고는 빈약한 생활 수준은 맞았다.

그럼에도 꽤 살만했다. 나는 불만이 없었다. 집안에 대해서도, 도시나 사회에 대해서도.


그런데 떨어졌다.


이 부분이 참으로 환장할 노릇이다.


아니, 나는 그냥 그대로 살고 싶었다니까. 완벽히 만족하고 있었다니까.


“어쩌면 이것도 운명일지 몰라.”


아니 그게, 할 말입니까 어머니.


많은 수의 가족들, 일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래로 구멍이 숭 뚫려 있어 다소 위험하게 생겨먹은 집의 정원에서.


나는 툭 하고 떨어졌다.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이 빌어먹을 조인족 집단이 오랜 세월 기술을 잃고 떠돌면서, 이상한 사이비 종교 같은 게 생겨나서 인신 제사의 풍습이 만들어졌다는 게 사연의 전부다.

그렇게만 하면 영원 불멸의 부유섬이 될 거라는 어느 미치광이의 말이 관습이 되었고, 하필 우리 집안은 그걸 신봉하는 작자들이 몇 있었다.


그런 주도적인 흐름에 따라, 막내이자, 가장 작고 힘없고 모자란 내가 떨어져 나갔다.


딱히 어떤 언질을 주지도 않았다. 그냥 마당 딸린 집의, 2층 테라스에서 놀고 있던 나를 사람들이 우루루 들이닥치더니 휙 들어서 훅, 하고.


마지막에 들었던 목소리가 어머니의 그것이었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분위기를 읽었다.


인신 제사라고는 하지만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었는지, 비인족들이 땅에 일을 보러 갈 때 쓰곤 하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내게 달아는 주고 던졌다.


다만, 우리 문명은 예전의 기술력을 잃어서, 땅에 볼 일을 한 번 보러가면 다시는 못 올라온다. 고도가 더럽게 높거든.


나는 곧이어 아득해지는 속도감을 느끼면서, 압력에 의해 정신을 잃어버렸다.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가운데, 희미한 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펑.


긴급 낙하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소음이었다.


*


작가의말

가벼운 무언가를

써보고자 하는 시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땅에 버려진 비인족이 살아남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 005. 전투 23.12.05 10 1 11쪽
5 004. 낮잠 23.12.05 6 1 11쪽
4 003. 여행 23.12.05 11 1 12쪽
3 002. 핸드릭 용병대 23.12.05 8 1 14쪽
2 001. 땅에 떨어진 비인족이 살아남는 법 +1 23.12.05 14 1 12쪽
» 0.prologue 23.12.05 9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