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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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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정상호
작품등록일 :
2020.05.04 01:40
최근연재일 :
2022.03.19 23:50
연재수 :
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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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글자수 :
39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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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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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의혹의 숲 (4) 하인츠

DUMMY

하인츠 다이아르는 코를 찌르는 허브향 덕에 잠에서 깼다. 마이아르의 관리자는 딱딱한 대리석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몸이 아무런 말을 듣지 않았다.


“아, 깨어나셨군요. 다행입니다.” 낮고 쇳소리 섞인 목소리가 하인츠의 귀를 두드렸다. 하인츠는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이아르 저택의 집사 카를 아우스타르 경이 뒷짐을 지고 가볍게 절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하인츠가 말했다. “제가 얼마나 누워있었습니까, 경?” 관리자는 가슴에 덮인 붉은 붕대를 바라보았다.


늙은 집사가 천천히 주인에게 다가왔다. “흠··· 오늘로 이틀째입니다, 영주님.”


‘이틀이라···.’ 하인츠 다이아르는 자세를 고쳐 잡으려 했다. 그러자 뒤편에 있던 로나트가 도왔다. “제 상처가 깊습니까?” 하인츠는 지난밤의 일을 떠올렸다. 하인츠와 사생아 에리크, 그리고 필론트 아우스타르는 그날 사냥에서 거대한 짐승과 마주쳤다. 전신이 하얀 털로 뒤덮인 그 짐승은 덩치는 곰과는 비슷했지만, 호랑이보다도 날렵했다. 하인츠는 생전 그런 짐승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집사는 은쟁반 위에 놓인 컵을 건넸다. “일단 드시지요. 벌꿀을 넣은 양귀비즙입니다. 학자가 영주님께서 깨어나시거든 드리라 했습니다. 고통을 줄여준다더군요.” 양귀비즙은 하인츠의 입에 맞지 않았다.


‘고통을 줄여준다고···?’ 하인츠는 협탁에 컵을 올려두었다. “그래, 그럼 말해주시죠.” 로나트가 하인츠의 입가를 닦았다.


늙은 집사는 하인츠의 가슴팍을 뒤덮은 붉은 붕대를 쳐다보았다. 선황 게드브렌트 마이아르에 이어 프란토르 다이아르, 지금은 하인츠를 모시고 있는 집사의 얼굴에는 수많은 세월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지하무덤에 새로운 자리가 생길 뻔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갑옷이 치명상을 막아주었지요.” 집사가 말했다. “그저께 새벽 필론트가 황급히 저택으로 돌아왔습니다. 양쪽 견갑이 모두 으스러져 있었지요. 숲의 소식을 전해 들은 올루곤이 곧바로 병사를 꾸려 숲으로 향했습니다. 그들은 숲 어딘가에서 영주님과 에리크··· 도련님을 발견했고, 저택으로 데려온 겁니다. 네이겔 학자는 허브를 피워놓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어쩐지···. 덕분에 오랜만에 푹 잠들었군요.” 영주가 말했다. 하인츠는 붕대가 칭칭 감긴 왼쪽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오른쪽 다리에 비해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슴팍은 그렇다 치고, 제 다리는 어떻게 된 겁니까?” 대영주가 물었다.


“짐승의 발톱이 깊이 박혀있었습니다. 네이겔 학자가 급히 살을 쪼개고 발톱을 뽑아냈습니다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리셨습니다. 학자는 다시 걸을 수 있으실지 모르겠다. ···그리 이야기했습니다.” 집사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하인츠는 살짝 침을 삼켰다. ‘아니, 걸을 수 있을 거야.’ 하인츠는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여전히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로나트가 재빠르게 다가왔다. “날 건드리지 말게!” 하인츠가 소리쳤다. 시종이 절하면서 물러났다. 대영주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때 나헨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안주인은 본가인 몬디리스 가문의 문양인 초승달사슴의 은관을 쓰고, 수수한 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은관은 그녀의 아름다운 금발에 무척 어울렸다. 그녀의 미소는 프레이의 투박한 대초원보다는 루테네르의 평온한 바다를 담고 있었고, 하인츠는 그 미소를 무척 좋아했다.


“어찌 벌써 일어나려고 하십니까?” 나헨이 다그쳤다.


그럼에도 하인츠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일어서려 했다. 여전히 왼 다리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이아르 백작은 시종이 건넨 지팡이에 의지하여 겨우 일어섰다. “괜찮아, 나헨. 나는 아직 멀쩡하다고.” 하인츠는 너스레 떨며 말했다.


다이아르 부인은 남편을 믿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남편을 무시하고 집사에게 물었다. “남편의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가요, 카를 경?”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는 여러 생각이 담겨있었다.


“예, 마님.” 늙은 집사는 목례하며 말을 시작했다. “거대한 짐승이 백작님의 왼 다리를 짓이겨놨습니다. 가슴팍에는 커다란 발톱 자국이 남았지요. 불행히도 왼 다리의 상처는 정도가 심합니다. 어쩌면 영주님께서는···.”


“시끄러워!” 마이아르 관리자가 소리쳤다. “나는 괜찮소, 부인. 나는 다이아르의 지휘관이오! 다이아르의 지휘관들이 전장에서 겪었던 상처에 비하면 이깟 것은 애들 장난 수준이지.” 다이아르 공은 시종에게 지팡이를 건네받아 밖으로 나섰다. 나헨은 더 할 말이 남은 듯했지만 말이다.


허브향 가득한 방을 나서자 문 옆에는 시종 하란이 있었다. 어린 시종은 짧게 목례하고 바로 말했다. “기다렸습니다, 영주님. 네이겔 학자의 보고입니다. 영주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즉시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인츠는 곧바로 동의했다. “에리크 도련님 덕에 학자는 영주님을 습격한 짐승의 사체를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학자는 즉시 조사에 착수했고, 오늘 새벽쯤에 비로소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영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학자는 자신의 결과물을 영주님께 보여드리고 싶다더군요.” 하인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학자의 방으로 향하던 이들을 집사가 쫓아왔다. 카를 경이 말했다. “영주님, 이리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노인은 거친 숨을 골랐다.


하인츠는 말을 돌렸다. “필론트는 어찌하고 있습니까, 경?” 하인츠는 충직한 호위대장을 떠올렸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도 하인츠 못지않게 다쳤을 것이었다.


“필론트라면 아마 테오가 진찰했을 겁니다. 그까짓 상처는 영주님께서 입은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닌 상처뿐이었지요. 죄송스럽게도 말입니다.” 카를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아니,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의 아드님이지 않습니까?” 하인츠가 말했다.


“부족한 아들 때문에 영주님께서 그렇게 되셨으니 제가 어찌 맘이 편하겠습니까.” 카를은 계속해서 유감을 쏟아냈다.


카를 아우스타르 경은 충직한 마이아르 저택의 집사장이었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마이아르 저택의 관리자들을 섬겼다. 오래전에는 마이아르 가문을 섬겼고 마이아르 가문이 몰락했을 때는 라투스의 침략자들을 섬겼으며 지금은 마이아르 가문의 대리인인 다이아르 가문을 섬기고 있다. 그는 유능하진 않지만, 입이 무겁고 충직한 사람이었다. 그의 충성심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지금이 그랬다.


하인츠는 헛기침했다. “저는 슬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경. 그리 심려치 마십시오. 제 몸은 제가 가장 잘 아니까요.”


늙은 집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영주님.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때로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자신을 학대하지 마십시오. 선황께서도 그러했고, 프란츠 님도 그러했습니다. 그분들께서는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셨지요.”


“···고맙소.” 하인츠는 몸을 틀어 별관으로 향했다. 하란은 급히 뒤를 쫓았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영주님?” 하란이 물었다.


“괜찮다, 하란.”


하인츠는 지팡이에 의지하여 동쪽 별관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하란이 부축하려 했지만, 썩 내키지 않았다. 새벽의 달빛의 닿아있는 별관은 사용인들의 손길이 채 닿기 전인 듯했다. 밤 동안 저택을 밝혀준 양초들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있었다.


좁은 창문에 비치는 여명에 의지하여 하인츠는 복도를 나아갔다. 몇 차례 석재계단을 오르니 환한 방이 있었다. 학자가 있는 곳이 틀림없었다. 희미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한 걸음씩 방으로 다가갔다. 피비린내는 점차 진해졌다. 하인츠는 문이 없는 방으로 들어섰다. 거대한 탁자 위에 온몸이 난도질당한 새하얀 순백의 짐승이 누워있었다. 피로 뒤덮인 누더기를 입은 네이겔 학자가 있었다.


하인츠를 발견한 네이겔 학자가 마스크를 내리며 말했다. “아, 영주님. 이제야 오셨군요. ···흠, 상처는 이제 괜찮으신 겁니까?”


하인츠는 학자의 무례한 말투에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하인츠는 네이겔 같은 이들을 맘에 들어 했다. 네이겔은 무례하고 입도 가벼운 이였다. 출신도 명확하지 않았지만 유능했다. 하인츠는 입만 번지르르한 기사들보다는 차라리 이런 이들이 맘에 들었다.


“괜찮네.” 하인츠는 손을 내지르며 말했다. “결과나 말해주게.”


네이겔은 피로 물든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흠···. 아쉽습니다. 굉장히 아쉬워요. 알아낸 게 별로 없습니다, 영주님. 벌써 날이 밝았는데 말이죠.” 그는 실망감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괜찮네. 알아낸 거라도 말해보게.” 하인츠가 재촉했다.


“예, 알겠습니다. 영주님도 아시다시피 이 짐승은 호랑이입니다. 아니, 호랑이 같다고 해야 할까요. 성인의 곱절은 넘는 덩치에 웬만한 칼로는 상처도 나지 않는 단단한 피부, 털은 새하얗고 진은색 빛이 나지요. 어금니는 입 밖으로 훤히 드러나 있고요. 모두 다 들어본 적 없는 겁니다.” 학자가 말했다.


“그밖에 알아낸 건?”


“이 짐승은 이 숲에 없던 겁니다. 저보단 이곳에 계속 사셨던 영주님께서 더더욱 잘 아시겠지요.” 학자는 실망한 와중에도 꿋꿋이 설명했다.


영주가 말했다. “그렇지. 나도 본 적 없는 놈일세.”


학자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렇겠지요. 이놈은 아마도 도이니아르의 호랑이일 겁니다.”


‘도이니아르···?’ 도이니아르는 하인츠에게 사연이 많은 땅이었다. 프레이의 황제가 도이니아르 정벌을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 당대 프레이의 대장군이었던 프란토르 다이아르 역시 종군했다. 이후 대장군 대리로써 프레이루엘에 머물러있을 때 하인츠에게 프란토르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하인츠는 도이니아르에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었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그 땅에 엮인 이야기가 많았다. “그 호랑이가 왜 여기까지 온 거지?” 대영주가 물었다.


“글쎄요···. 저도 모르겠군요. 조금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학자가 답했다.


“그렇군. 그럼 계속 부탁하네. 나도 나대로 알아볼 테니.” 하인츠가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네이겔은 다시 마스크를 올렸다.


복도에는 하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인츠는 하란을 돌려보냈다. 피비린내 탓에 머리가 지끈거렸기에 홀로 산책하기로 했다. 그는 별관의 테라스로 향했다. 그곳은 마이아르 저택에서 가장 경관이 좋은 곳이었다. 머리를 정리하기엔 그보다 적합한 곳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들은 한 층을 더 올라가 테라스에 들어섰다. 간소한 석제 식탁 하나와 긴 석제 의자들이 있었다. 테라스 너머 정면에는 태양 바다가 있었다. 오른편에는 마이아르 해협이 보였다. 테라스 한가운데에는 멜리시아의 조각상도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테오가 있었다.


하인츠는 조각상에 다가가며 말했다. “필론트를 봐주었다면서. 어린 나이인데 대단하구나.”


테오는 황급히 일어서며 예를 표했고, 대답했다. “아뇨,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필론트 경은 그리 큰 상처도 아니셨고요.”


“그래, 호위대장이 큰 상처를 입지 않아 참 다행이지.” 하인츠가 말했다. ‘난 상처투성이인데 말이야.’


“유감입니다, 영주님.” 테오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하늘빛 눈은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하인츠는 다시 다리를 끌며 조각상을 향했다. 초승달 활을 든 멜리시아를 올려다보았다. 루테네르인들에게 라넥사르가 최고인 것처럼, 프레이인들에게 멜리시아는 최고의 신이었다. 프레이인들은 북방민족이었고 약 천 년 전 이 땅에 정착했다. 정착하기 전까지 그들은 깊은 산속에서 살았다. 그들을 이끌 프레이가 태어날 날을 기다리며.


“테오, 자네는 멜리시아를 믿나?” 하인츠가 물었다.


어느새 하인츠 옆까지 온 테오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예, 믿습니다. 그녀를 비롯한 아홉 신 모두요.” 이어서 그가 덧붙였다. “···저도 프레이인이니까요.”


‘프레이인이라···.’ 하인츠가 말했다. “나는 어떠하리라 생각하나?”


“···누굴 믿는지 말입니까?” 테오는 망설이며 물었다.


“그래. 솔직히 대답해주게.”


“제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영주님께서는 아무도 믿지 않으십니다. 멜리시아도 라넥사르도 에르칼도. 그 누구도. 지난 수년간 단 한 번도 영주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걸요.” 테오가 대답했다. 지난 수년간 그랬던 것처럼, 테오의 표정에서는 아무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하인츠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대답은 정확했다. 하인츠는 어느 신도 믿지 않았다. 그는 신을 믿을 수 없었다. 그가 어렸을 땐 신께 수없이 기도하곤 했다. 큰 형이 무사히 전쟁에서 돌아오기를 라넥사르께 기도했다. 쌍둥이 동생이 다시 저택으로 돌아오기를 라스티우프께 기도했다. 쌍둥이 동생이 아버지와 아무런 일이 없기를 말티네께 기도했다. 아버지를 다시 살려달라고 에르칼께 기도했다.


그러나 신들은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신들은 그저 말할 뿐이었다.


꽤 긴 정적이 흘렀고, 하인츠는 다시 말을 시작했다. “테오. 자네가 에리크의 검술 상대를 해준다고 들었네.”


“예. 시간이 남으면 종종 훈련을 도와드립니다.”


“대부분 자네가 이긴다고 들었네. 그대는 평소에 펜을 잡는 학자인데도 말이야.” 하인츠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검을 잡을 기회가 별로 없지요, 그런데도 저는 이상하리만큼 검과 익숙합니다. 검술을 배운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테오가 설명했다.


하인츠는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그래···. 참으로 신기한 일이구나.” 하인츠는 석제 울타리로 걸어갔다.


석제 울타리 아래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있었다. 태양 바다에서 몰아치는 파도가 절벽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해안에는 세 개의 탑이 세워져 있었는데 모두 저택과 이어져 있었다. 하인츠는 세 탑 중 온전히 남아있는 제일 왼쪽의 탑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무리하지 마라. 최대한 힘을 숨기려무나. 커다란 힘을 가진 것은 마냥 좋은 것이 아니란다.” 하인츠의 붉은 눈동자가 서글프게 타올랐고, 테오의 하늘빛 눈동자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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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의혹의 숲 (6) 아라기 20.05.04 40 1 16쪽
6 의혹의 숲 (5) 글라드 20.05.04 39 1 10쪽
» 의혹의 숲 (4) 하인츠 20.05.04 45 1 14쪽
4 의혹의 숲 (3) 프리아 20.05.04 43 1 12쪽
3 의혹의 숲 (2) 아라기 +1 20.05.04 94 2 21쪽
2 의혹의 숲 (1) 로이 +1 20.05.04 204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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