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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Star Dust)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제혼
작품등록일 :
2019.04.01 12:09
최근연재일 :
2019.05.11 00: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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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4
추천수 :
90
글자수 :
139,322

작성
19.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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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스타더스트 : 죽음의 폭우단 <무법지대편>

DUMMY

수천의 군사들이 백사자 도적단에 잠입하기 위해, 하르모스 절벽으로 향했다.


해안가 근처에 있는 매우 높은 절벽. 그곳에서 수척의 배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철썩인다. 절벽 밑,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곳에 ‘죽음의 폭우단’이 머물고 있다.


그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 츠오츠를 필두로 연합군들이 이곳에 당도했다.


“게 아무도 없느냐!”

츠오츠가 소리쳐보았지만, 사람의 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젠장, 이 망할 자식들이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일단 안으로 들어가지.”


미겔은 뒤따라오려는 군사들을 잠시 대기시켰다.



각 수장들과 한스와 로엔만이 ‘탄’을 대면하기 위해 들어갔다. 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보아도, 썩은 내만 진동할 뿐 사람의 흔적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백사자 밑으로 들어갔다더니, 아인델놈 집에서 가정부라도 하고 있는 모양이군.”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던 와중,

파사삭―!

커다란 거미가 한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카제스의 재빠른 반사 신경으로 괴생물체는 반으로 쪼개졌다.


“으악 이게 뭐야.”

바닥에 뒤집어져 죽지 않고 몸부림치는 그것을 보고 카제스는 순간 놀라자빠질 뻔 했다. 단순한 크기만 커다란 변이체인 줄 알았지만, 사람의 얼굴이 달려있던 것이다.


거미의 몸체에 사람의 얼굴이 덩그러니 달린 그 모습은 너무나도 기괴했다.


츠오츠는 당황했다. 괴생명체의 목에 ‘죽음의 폭우단’ 표식이 새겨져있었기 때문이다.


“‘탄’ 이 자식. 아인델에게 고개를 숙인 것도 모자라 부하들에게 대체 무얼 한 것이냐.”


계속해서 일행들은 절벽 안쪽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의 몸이 섞인 괴 생명체들의 사체들과 점점 더 강해지는 썩은 내는 도저히 사람이 머무는 곳의 환경이 아니었다. 이곳은 그저 폐허였다.

문득, 이곳에 과연 ‘탄’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렇게 한참을 걷자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썩은 내의 근원지는 이곳이었다. 츠오츠는 이 문 너머가 탄의 방이라고 했으나 문은 끔쩍도 하지 않았다. 두드리거나 소리쳐보아도 어떤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답답해진 츠오츠는 낫으로 문을 부셔버렸다.



그리고 방안에 서있는 한 남자. 탄이었다. 검은 수염과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핼쑥한 모습의 그는 어딘가 석연치 않아 보였다.


“이 자식, 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거냐! 부하들은 어디 있고, 이 썩은 시궁창 냄새는 대체 무엇이냐. 아인델의 뒤나 빨고 있던 게 아니었냐 말이다.”


“아아···츠오츠인가. 잘 왔네. 안 그래도 그녀가 배 고프던 참이었거든.”


“그녀?”

당황하는 츠오츠의 눈앞으로 진득한 액체가 떨어졌다. 일행은 모두 위를 바라봤다. 그곳엔 사람 열댓 명을 모은 것 보다 훨씬 큰 거미가 그를 보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츠오츠는 황급히 뒷걸음질 쳤다.


“이···이게 대체 무슨!”


거미는 큰 풍압을 일으키며 바닥에 내려앉았다. 여전히 그것의 입엔 고여 있는 침이 한 가득이었다.


탄은 천천히 거미의 옆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스체코를 몰라보겠나? 하긴 요즘 들어 많이 먹긴 했지. 네가 알던 모습과는 다를 수도···”


마스체코는 그의 아내였다.


“많이 먹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저건 그냥 큰 거미잖아. 어딜 봐서 이게 네 부인이라는 거야. 정신이 나간 게야?!”


여전히 생기 없는 눈으로 일행을 쳐다보며 탄이 머리를 긁적이며 알아듣지 못할 혼잣말을 해댔다.

“흠, 아아 그렇군 그렇군. 마스체코 인사해.”


탄이 거미의 척추부분을 만지자, 거미의 머리껍질에서 새하얀 여인의 상체가 스르륵 올라왔다. 하지만,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나타났던 거미들처럼 그녀의 눈은 흰자위밖에 없었으며, 도저히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자 이제 알겠지?”

“마스체코가 어째서 이런 모습이···!”


“자네 노망이 들었나. 궁금한 게 많아졌군. 자네가 알고있다시피 그녀는 오래전부터 매우 연약했다네. 그러다 몇 달 전, 그녀는 의식을 잃고 깨어나질 않았네. 다행히 숨은 붙어있었지만 말이야. 그러던 중, 쟝카가 나를 찾아왔지.”


그리고 그의 입에서 뜬금없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가 말하기를 자신들은 노아토피와 모종의 동맹관계랬어. 그들의 의술만 있으면 아내를 고치는 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쉽다며 제안해왔지. 마스체코를 구해줄 테니 자신들의 밑으로 들어오라고 말이야.”


한스는 노아토피라는 말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망할 녀석들이 네놈을 현혹시켰구나. 이건 그냥 괴물일 뿐이다.”


“아니, 실제로 마스체코는 깨어났고 이전과 달리 건강한 모습이었지. 그러던 그날 밤부터 그녀의 모습이 이렇게 변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내 부하들도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지. 바로 그녀의 아이로 말이야!”


“나도 팡을 잃었다. 시체가 되어버린 녀석은 트로크 그 미친 자식의 장난감이 되고 말았어. 정신 차려라 탄! 네 아내는 이미 죽었어. 백사자 X끼들이 그저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을 갖고 놀고 있을 뿐이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확실히 제정상이 아니었다.


“네 놈 말대로, 그녀가 단순한 괴물이라면 벌써 나도 먹어치웠겠지.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만은 이빨을 들이대지 않았다. 이전과 똑같이 날 사랑해주었어! ··· 그녀로 인해 우리 폭우단은 더 이상 배를 탈 순 없어도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벽 사이사이로 인면거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끼룩끼룩 소리 내며 다가오는 그것들이 주는 섬뜩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기괴한 공포.


탄은 창백한 마스체코의 입술에 입을 맞춘 뒤,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아···뭐 어찌됐든 이렇게 찾아주어 고맙다네. 마침 그녀의 배가 허기지던 참이었거든.”


거미들이 일사불란하게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 고작 다섯 명으로 저런 것들을 상대하는 건 불가능이었다. 일행들은 왔던 길을 향해 안간힘을 쓰며 황급히 뛰기 시작했다.


사투르누스와 블랙코어의 힘으로 견제를 했지만, 어디서 뛰쳐나오는 건지 그들의 노력이 무의미할 정도로 인면거미들이 더욱 몰려왔다. 게다가 맨 뒤에서 쿵쾅거리는 여왕거미의 발소리는 그들을 더욱 옥죄었다.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군대가 있는 입구까지 도달했다는 증거였다.


“샤키라씨! 폭탄, 폭탄!!”


한스가 헐레벌떡 그들에게 외쳤다. 땅에서 느껴지던 울림 때문에 그들도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샤키라는 얼른 폭탄에 불을 붙인 뒤, 곧바로 출입구를 향해 던졌다. 츠오츠의 수염이 흩뿌려진 불씨에 수염이 살짝 타들어갔다. 일행이 완전히 빠져나오자, 그가 뒤돌아 낫을 휘둘러 입구를 무너뜨렸다. 이어지는 폭발소리.


폭탄의 불꽃으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거미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빠져나온 일행들은 목숨을 건 마라톤에 나자빠져 거친 호흡만 내뱉었다.


“대장, 괜찮으십니까?!”

병사들이 그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였다. 봉쇄된 출입구가, 무너뜨렸던 돌들이 펑하고 튕겨 나왔다. 여왕거미가 힘으로 뚫어버린 것이다.


안쪽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하던 거미들은 곧 연합군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하칸. 거미는 괜찮아?”

가온이 그에게 물었다.

“닥쳐, 안 그래도 속 이상하니까. 사람얼굴은 또 왜 달린 거야. 씨···온다!”


날카로운 다리를 앞세우며 인면거미들이 매섭게 달려들었다. 그들 가운데에 탄이 있었다.

“붉은 바람의 츠오츠가 그렇게나 꽁무니를 빼다니! 내 라이벌이라는 타이틀이 우습구나!”


“큭, 미치더니 못하는 말이 없군.”

“대장 이대로는 백사자한테 가기도 전에 전멸하고 말 거야!”

이 생물체의 여덟 다리는 칼처럼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때문에 두려움 없이 몰려드는 이 거미들은 각자가 병기와도 같았다. 아직 죽은 이는 없었으나 이런 공격이 반복된다면 단원의 말처럼 전멸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별안간 한스의 머릿속에 방금 그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바다! 바다로 이동해요! 분명 아까 탄이라는 남자가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다고 했어요!”


“뭐? 그건 그냥 단원들이 모두 거미밥이 되었으니 한 말 아니었어?”

“쳇. 방법이 없어. 어차피 이대로는 모두 죽는다. 전군 바다로 이동하라!”

미겔의 호령에 다들 부리나케 바다로 달려 나갔다. 몇몇은 도망치지 못한 채, 꼬챙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더 이상 거미들이 그들을 공격하지 못하고 해안가에서 기웃거리기만을 반복했다.


“하하! 꼬맹이 네 말이 맞았구나.”


물에 흠뻑 젖은 츠오츠가 격하게 한스를 부둥켜안았다. 병사들은 최대한 거미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쉬지 않고 헤엄쳤다.


“거미들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정신 차리고 배에 올라타!”


그때! 짙은 그림자가 그들의 위로 지나갔다.


콰콰쾅―!


그림자의 주인은 바로 여왕거미였다. 도약한 거미는 곧장 사람들이 오르던 배로 떨어졌다. 배는 박살이 났으며, 병사들은 바닷물에 잠기고 말았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좋은 수였다. 새끼들은 바다에 잠겨 죽을 테지만, 몸이 완전히 잠기지 않는 마스체코라면 너희들 따위는 그저 사냥감에 불과하지!”

거미의 등껍질 위에 탄이 서 있었다.


진퇴양난이었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탓에, 제대로 된 공격도 방어도 할 수 없이 거미의 공격을 당해내야 했다.


속절없이 눈앞에서 단원들이 쓰러지자 한스는 절망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정신 차려 한스!”

라하드가 그에게 다가왔다.


“우리가 저 여왕의 배를 가른다.”

“무슨 수로?”

“연계다.”


라하드가 속삭이자, 한스는 흑곰 도적단 때의 일을 상기시켰다.


“츠오츠씨! 사투르누스를 여왕을 향해 베어줘!”


그는 갸우뚱했으나 자신감에 찬 한스의 표정을 보고 이내 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식. 이번에도 상황이 더 나빠지면 우리도 빠질 줄 알아!”


그가 여왕을 향해 낫을 휘두르자, 그녀의 행동이 잠시 멈칫거렸다. 한스는 라하드를 붙잡고 부스터의 출력을 최대로 높였다. 그리고 마치 로켓처럼 그를 쏘아 올렸다.


하늘 높이 뜬 라하드는 방패를 펼쳤고, 마치 부메랑처럼 되어버린 그는 그대로 거미의 배를 반으로 갈라냈다!


작가의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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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더스트 : 죽음의 폭우단 <무법지대편> 19.05.11 69 0 11쪽
36 스타더스트 : 탈출 <무법지대편> 19.05.08 46 0 8쪽
35 스타더스트 : 아인델의 첫째아들, 다모스 <무법지대편> 19.05.07 38 0 7쪽
34 스타더스트 : 쌍둥이 <무법지대편> +1 19.05.05 57 1 7쪽
33 스타더스트 : 전우를 위한 위령제(2) <무법지대편> 19.05.05 42 0 9쪽
32 스타더스트 : 전우를 위한 위령제(1) <무법지대편> 19.05.04 56 1 9쪽
31 스타더스트 : 네 팔의 트로크 <무법지대편> 19.05.02 55 0 11쪽
30 스타더스트 : 급습작전 (3) <무법지대편> 19.04.30 65 1 7쪽
29 스타더스트 : 다정 <무법지대편> 19.04.28 65 1 10쪽
28 스타더스트 : 급습작전 (2) <무법지대편> 19.04.27 63 1 8쪽
27 스타더스트 : 급습작전(1) <무법지대편> 19.04.26 64 1 8쪽
26 스타더스트 : 뿌리를 튼 꽃 <무법지대편> 19.04.24 65 1 8쪽
25 스타더스트 : 모의 <무법지대편> 19.04.23 67 0 8쪽
24 스타더스트 : 붉은바람단 츠오츠 <무법지대편> 19.04.22 65 0 7쪽
23 스타더스트 : 떠나는 가온 <무법지대편> 19.04.21 79 0 8쪽
22 스타더스트 : 抱痛西河(포통서하) <무법지대편> 19.04.20 72 0 10쪽
21 스타더스트 : 광기의 하칸 <무법지대편> 19.04.19 59 0 9쪽
20 스타더스트 : 공명자 <무법지대편> 19.04.17 77 1 9쪽
19 스타더스트 : 하얀 아이 <무법지대편> 19.04.16 72 0 9쪽
18 스타더스트 : 지하감옥 <무법지대편> 19.04.15 69 0 10쪽
17 스타더스트 : 아닉산의 달거미 도적단 <무법지대편> +2 19.04.14 90 2 9쪽
16 스타더스트 : 흑호랑이 도적단 하칸 <무법지대편> 19.04.13 77 3 9쪽
15 스타더스트 : 미네르바와 블랙코어의 힘 19.04.12 83 3 9쪽
14 스타더스트 : 양치기 소년 가온 19.04.11 118 3 9쪽
13 스타더스트 : 불곰도적단 19.04.09 154 4 8쪽
12 스타더스트 : 샤키라(2) 19.04.08 83 3 9쪽
11 스타더스트 : 샤키라 (1) 19.04.07 9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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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스타더스트 : 펠테니 (3) 19.04.05 11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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