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더스트 프롤로그: 종말의 전조 <수정본>
부웅―
핏빛과도 같은 새빨간 노을이 뒤덮은 하늘, 나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군사들이 진영을 갖춘 채 곧 일어날 전쟁을 기다렸다. 수많은 군인들 사이에는 도적단의 깃발도 보였다. 뿐만아니라 많은 동물들과 해괴한 변이체들도 그들과 함께 멀리 보이는 적의 군대를 응시했다.
커다란 뿔이 달린 사슴을 타고 선두에 서 있는 자가 바로 그들의 지휘관이다.
“전군 진군하라!”
장군의 부름에 초록의 깃발을 든 전사들이 진군하기 시작했다.
둥―둥―둥―
부대의 발소리에 맞춰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군대의 건너편 성벽 앞엔, 광휘의 괴물들과 기계 그리고 죽음에서 돌아온 시체들이 그들의 진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캬아”
괴물들이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시작 되었구나···.”
성벽 위에서 빛을 내뿜는 자가 그들의 진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얼마나 하찮은 조합인가···. 가소롭기 짝이 없군.”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신의 사자여···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보랏빛 눈을 가진 자가 그에게 다가와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 그래? 우리도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하지.”
신의 사자 또한 전장으로 향했다.
지휘관의 손짓에, 부대가 정지했다. 지휘관은 부대를 향해 돌아섰다.
“세계는 종말을 맞이할 위기에 봉착해있다.”
지휘관이 우렁차게 말했다.
“···”
신의 사자는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볼 것인가? 아니면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죽음에 빌어먹을 발악이라도 할 것인가!”
병사들은 이를 질끈 물었다.
“···어차피 쓸모없는 짓거리다.”
지켜보던 신의 사자가 말했다.
“오늘 그대들이 죽는다 한들, 종말을 이겨낸다면 그대들은 죽지 않을 것이다.”
병사들을 바라보던 지휘관은 고삐를 돌려 신의 사자를 바라보았다.
“그대들의 탄생과 삶은 옛날에도 그랬듯이, 모두 과거존재에 의해 구속받아왔다.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되는 미래는 모두 그대들이 써내려갈 것이다.”
각 부대의 통솔자들이 하나 둘 앞으로 나와 지휘관과 나란히 섰다.
“신이 있다고 믿는가? 세상에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운명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존재하는 건 오로지 자신뿐이다.”
병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헛소리. 내가 바로 신이다.”
신의 사자가 그를 향해 비웃었다.
“세상을, 소중한 이를, 자신을, 자기 자신이 내일로 이끌고 갈 것임을 믿어라! 지금부터 우리들은 역사가 될 것이다!”
지휘자는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전군, 돌격하라―!”
돌격하는 부대를 향해 신의 사자가 소리쳤다.
“와라. 나의 옛 동지여―!”
대지는 붉은 하늘처럼 새빨갛게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시작될 것들은 지금 우리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왜 이토록 발악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과거 24세기경, 자원고갈로 인한 인간들의 전쟁이 일어났었다. 이로 인해, 많은 인간들이 죽고 문명은 퇴보하였다. 그와 동시에 세상은 파괴되고 오염되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전쟁을 ‘자원전쟁’ ‘대전쟁’이라 불렀는데, 이 전쟁을 종결지었던 건 ‘SORP'라는 과학자 집단이 가진 스타더스트라는 신비한 힘이었다.
그와 함께 최악의 전쟁은 끝이 난 줄 알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400년이 흐른 2819년.
지금 우리가 맞이하게 된 이 거대한 종말의 이야기는, 레길 출신의 한 젊은 발굴꾼으로부터 시작된다.
※레길: 국경 없이 삶을 이어가는 소수 마을의 연합들.
- 작가의말
기존의 프롤로그< 황야>가 프롤로그로서 어울리지 않아, <종말의 전조>로 수정되었습니다. 기존의 프롤로그는 추후 에피소드가 맞는 시점에, 설명형식의 부록으로 업로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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