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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님의 서재입니다.

닥터 조의 배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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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작품등록일 :
2024.08.30 00:59
최근연재일 :
2024.09.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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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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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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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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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3화-진심 어린 충고

DUMMY

이연희가 주신혜에게 다가갔다.


손님의 머리를 감겨주던 주신혜가 이연희를 보고는 호들갑 떨며 인사했다.


“어머, 언니! 어떻게 오셨어요?”

“주혜 얼굴 보러 왔지.”

“잠시만이요.”


주신혜가 손짓하자 미용실 스태프가 그녀를 교대해 주었다.


“맘대로 자리 비워도 되는 거야?”

“저는 특별한 직원이니까요.”

“맞아, 200만 구독자를 거느린 미용사가 흔한가.”

“혹시 저한테 머리 받으러 온 거에요?”

“응, 맞아.”

“네~ 정말이요? 혹시 연애하다가 실연당했어요? 왜 저한테 머리를 받겠다는 거예요.”

“내가 아니라 우리 기획사의 1호 배우님이.”


조성일이 안경을 매만지며 주신예에게 다가갔다.


순간, 그녀는 입이 떡 벌어지며 놀랐다.


“우와~ 닥터 조가 걸어오는 줄······ 체격하고 걸음걸이, 분위기까지 완전 판박이에요.”

“목소리도 정말 비슷해.”

“안녕하세요? 이&조 기획사의 조민식입니다.”

“어머, 소름! 목소리 싱크로 100%. 성도 조 씨네요?”

“이전 직업 들으면 더 놀랄걸.”

“설마······ 의사 선생님?”

“맞아, 얼마 전까지 미국에서 외과의를 하셨어. 은퇴하고 배우가 되려는 거지.”

“대박~ 어쩜 이렇게 닥터 조를 닮았을까요.”


주신혜는 조성일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인사했다.


“저는 200만 인풀루언서 주신혜라고 해요. 초면이 이상한 부탁처럼 여겨지겠지만······ 인상 좀 찡그려 주시겠어요?”

“네?”

“미간에 또렷한 주름이 생기게 저를 노려봐 달라고요.”

“이렇게요······.”


조성일의 평상시에 짓는 표정이었다.


“어머, 어머, 어머, 어머!”


주신혜는 너무 좋아서 난리가 났다.


“이렇게 똑 닮은 분은 어떻게 구했어요? 닥터 조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찍는데요?”

“아직 그런 소식은 없고······ 나도 닥터 조의 추종자잖아. 조 박사님 보는 순간, 1호 배우로 키워야겠다는 강렬한 열망이 들더라고.”

“저는 어떤 느낌인지 이해되는 것 같아요.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이연희가 주신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래서 너를 찾아온 거야. 조 박사님이 미니 시리즈의 고정 단역을 맡았거든. 헤어 스타일링을 받아보려고.”

“어떤 작품인데요?”

“최승희 작가와 송영철 피디의 새로운 드라마야. 제목은 <기적의 병원>으로 확정되었고.”

“제목은 촌티 나는데,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네요. 조 박사님은 어떤 역할인데요?”

“오직 수술에만 관심 있는, 신경외과 과장.”

“어머나~ 조 박사님에게 딱이네요.”


주신혜는 자기가 역할을 딴 듯 기뻐해 주었다.


“네 생각엔 어떤 스타일이 좋을 것 같아?”

“닥터 조 스타일이요.”

“그건 어떤 스타일이지?”

“깔끔함에 상징.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닥터 조의 머리 스타일이죠.”

“좋아, 그걸로 해.”

“알았어요!”


주신혜가 조성일을 미용실 의자에 앉혔다.

거울을 보는 조성일은 아이러니한 기분이다. 그 스타일에서 벗어나려 일부러 머리를 길렀는데, 도로 그 스타일로 회귀하게 생겼다.


“볼수록 닥터 조를 똑 닮으셨네요······ 제가 미용사가 되면 닥터 조의 머리를 잘라드리고 싶었거든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분위기.

이내 주신혜가 분위기를 바꾸며 말했다.


“오랜만에 카메라 좀 켤까요? 조 박사님하고, 조 박사님이 출연하는 드라마 홍보해 드릴게요. 괜찮아요? 언니.”

“우리야 대박 고맙지.”

“잠시만이요. 바로 카메라 세팅하게요.”


주신혜가 자리를 떠나자, 조성일이 물었다.


“708호 환자였던 여자의 소원 풀어주러 온 거야, 내 스타일을 잡으러 온 거야.”

“둘 다요.”


***


조성일은 라이브 방송이 낯설지 않다.

실제로 그녀의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었었다.


-싹둑. 싹둑.


주신혜가 조성일의 머리를 자르며 물었다.


“조 박사님은 원래 의사였다면서요? 그것도 실력이 매우 뛰어난 외과의요. 명신 병원에서도 욕심냈다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직 수술만 했습니다.”

“왜 배우가 되려고 결심한 거예요.”

“어머니의 꿈이 배우였습니다. 뜻하지 않은 수술을 받아 은퇴하게 되었고, 인생 후반기를 배우로 살기로 했습니다.”

“다행이네요. 닥터 조는 수술을 받고 깨어나시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닥터 조 닮았다는 말은 듣지 않나요?”

“글쎄요. 저는 그다지······.”


게시판엔 엄청난 실시간 반응이 올라왔다.


-많이 닮기는 했음.

-마스크 쓰면 완전 똑같을 것 같음.

-나는 닥터 조가 어떻게 나왔지? 했었음.


“최승희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에 출연한다고 들었어요. 제목은 <기적의 병원>이고요.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수술에 목숨 거는 신경외과 과장입니다.”

“조 박사님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캐스팅이네요. 첫 촬영은 언제지요.”

“이틀 뒤입니다.”

“그런데 조 박사님, 많이 긴장하신 모양이네요. 양손을 계속 떨고 계세요.”

“이건 수술 후유증입니다. 예고 없이 이렇게 떨리지요.”

“촬영하는 데 지장은 없을까요?”

“지장 없게 해야지요. 그래야 프로 아닙니까.”

“자신만만한 모습이 아주 좋습니다. 이번 드라마 대박 날 것 같아요. 닥터 조 스타일로, 깔끔하게 잘라드릴게요.”


-싹뚝! 싸뚝!


그녀의 과감한 가위잘에 조성일은 경계하여 물었다.


“너무 많이 자르는 거 아닌가······.”

“아니에요. 이 정도는 잘라야 깔끔하다 할 수 있지요.”

“좌우 측 머리의 균형이 안 맞는 거 같은데?”

“아니에요, 균형 잘 맞고 있어요.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요. 완성된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잠시 후.


-후우아앙~.


주신혜가 헤어드라이어로 머리카락을 날렸다.

그러고는 자신 있게 조성일의 모습을 거울에 비췄다.


“······.”


순간,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주신혜는 입틀막, 조성일의 미간 주름은 꿈틀꿈틀, 이연희와 방송을 구경하던 미용실 스태프는 슬금슬금 뒷걸음쳤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게시판 반응은,


-깔끔하지가 않아······.

-조졌네.

-완전히 조졌어.

-진심 어린 충고. 다시는 가위 잡지 마요.


@


<기적의 병원> 첫 촬영 날.


조성일은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서둘렀다.


“의사 가운은 없어도 되나?”

“제작사에서 소품으로 나눠줄 거예요. 다른 가운은 절대 입지 마세요.”

“청진기는? 싸구려 소품보다는 내 것을 쓰는 게 낫지. 그래야 리얼리티도 살고.”

“음······ 듣고 보니, 그러네요. 청진기는 박사님 거 챙기세요.”

“그런데 왜 바깥이 소란스럽지?”

“105호 이사 왔잖아요.”


가정 폭력으로 수사받는 검사의 집이다.


“어제 이사 갔는데, 오늘 이사 왔다고?”

“여기 맨션 유명해요. 서로 들어오려고 아우성이죠.”

“검사 부인의 상태는 어때?”

“명신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고 있어요. 장동진 검사는 옷 벗는 게 기정사실이고요.”

“그놈이 잘리든, 말든 나하고는 상관없어······ 준비 끝났으면 나가자고.”

“이렇게 빨리요?”

“늦는 것보다는 낫잖아.”

“촬영은 오후부터 시작인데요?”


조성일은 정색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촬영자에 이 대표의 차로 이동할 거지?”

“당연하지요.”

“우리가 중요한 일로 이동할 땐 항상 교통사고가 터졌지. 이번에도 그러지 않는다는 법이 있나? 교통사고 정체와 응급 처치 시간을 계산하면, 지금 떠나도 이른 게 아니야.”

“그렇긴 한데······.”

“빨리 나와.”


조성을 가방을 들고 먼저 밖으로 나왔다.

청담 맨션 105호는 이사가 한창이었는데······.


“안녕하세요? 반장님.”


특별반 윤지나가 조성일에게 인사했다.


“아침 댓바람부터 왜 여기 있는 거지?”

“여기로 이사 왔으니까요.”

“뭐야······.”

“내가 여기 마음에 든다니까, 아빠가 장동진 검사에게 팔라고 설득했어요. 설득이 아니라 협박이었나······.”


곧이어 나온 이연희가 윤지나를 발견했다.


“어머, 여기로 이사 온 거예요?”

“네, 앞으로 잘 지내봐요.”

“좋은 이웃이 생겼네요. 불편한 거 있으면 언제라도 나한테 물어봐요.”

“알았어요. 그런데 오늘이 반장님 첫 촬영지요.”

“오후에 촬영인데, 이렇게 서두르시네요.”

“빨리 안 오면, 내가 운전한다.”

“미쳤어요!”


이연희가 황급히 뛰어갔고, 윤지나는 살랑살랑 손 흔들며 인사했다.


“조금 있다가 뵙지요. 반장님.”


조성일은 불안한 기색으로 조수석에 올랐다.


“왜 조금 뒤에 보자는 걸까······.”

“지수 씨도 이제 청담 맨션 주민이잖아요. 촬영 끝나고 보자는 것이겠죠.”


이연희는 바로 차를 출발시켰다.


@


최미영 이사장의 우려로 탄생한 방탄 차량.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가 심혈을 기울여 특수 제작한 것이다.


-부르릉.


병원 정문을 통과하자,

이연희가 조수석의 조성일에게 물었다.


“괜찮으세요?”

“뭐가? 내 머리말이야? 다행히 미용실 원장이 손 봐 주서 삭발할 상황은 면했잖아.”

“그게 아니라, 여기는 태강 병원이에요. 조 박사님을 괴롭혔던 살리에르가 병원장이죠.”

“난 그런 거 안 따져. 그보다 암 걸린 개는 어떻게 됐어? 꼭 암이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했지. 불치병 걸린 개를 찾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열심히 찾고 있어요. 불치명 걸린 개에 더해서 견주가 연기를 잘해야 하잖아요.”


-끼이익.


이연희가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그녀는 우뚝 솟은 신관 건물을 바라보았다.


“아직 개장하진 않았어요. <기적의 병원> TV 방송에 맞춰서 오픈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연희의 뒤를 따르는 조성일은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익숙한 곳으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었다.


“조 박사님의 배역은 다듬지 않은 원석이에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출연 비중이 확 늘어날 수도 있어요. 여기서 배우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거지요.”


-지이앙.


로비 자동문이 열리고,

이연희와 조성일이 안으로 들어갔다.


드라마 촬영진과 엑스트라는 일찍 도착한 상태다.

의사, 환자, 병원 직원으로 분장하여 돌아다니는 모습은 진짜 병원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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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화-진심 어린 충고 24.09.16 94 5 10쪽
22 22화-면접 +1 24.09.15 100 5 10쪽
21 21화-치사함의 끝판 24.09.14 106 5 15쪽
20 20화-죽이는 타이밍 24.09.13 119 7 13쪽
19 19화-촬영은 계속되어야 한다. 24.09.12 126 6 11쪽
18 18화-미끄러지다 24.09.11 134 6 11쪽
17 17화-그놈의 향기 24.09.10 140 7 13쪽
16 16화-하늘이 내려주신 캐스팅 24.09.09 145 5 12쪽
15 15화-특별반 24.09.08 162 5 11쪽
14 14화-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24.09.07 161 6 11쪽
13 13화-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24.09.07 169 6 13쪽
12 12화-갑시다. 24.09.06 184 5 10쪽
11 11화-1호 배우 24.09.06 240 6 12쪽
10 10화-새로운 시작 24.09.05 248 8 11쪽
9 9화-종교의 탄생 24.09.04 249 9 12쪽
8 8화-금단의 수술 24.09.03 268 9 13쪽
7 7화-로또 24.09.02 294 10 11쪽
6 6화-정신 개조 24.09.01 295 9 12쪽
5 5화-척살 +1 24.09.01 301 8 12쪽
4 4화-천재만 걸리는 병 +1 24.08.31 328 7 12쪽
3 3화-소원 풀이 24.08.31 388 9 12쪽
2 2화-상담 +1 24.08.30 440 10 13쪽
1 1화-닥터 조 24.08.30 530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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