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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조의 배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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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작품등록일 :
2024.08.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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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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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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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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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화-로또

DUMMY

주신혜의 예측이 정확히 맞았다.


명신 병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병원이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신경외과 머저리들은 지금 즉시 본관 708호 병실로 튀어 오시길 바랍니다.


안내방송이 끝나자마자,


“어우~ 씨!”


신경외과 의사들이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경주마처럼 달리는 대열에 한철수도 합류했다.


A급 전문의가 고개를 갸웃하며 달렸다.


“한 선생은 머저리 급이 아니잖아?”

“이사장님께서 닥터 조의 호출에는 무조건 참석하라 명령하셨습니다.”

“정말이지? 나까지 욕먹게 하지 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다다다다.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달렸고,

한철수가 먼저 708호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헉, 헉, 헉······.”


조성일이 가쁜 숨을 쉬는 의사들에게 말했다.


“척추신경 재건술은 왜 아직도 진척이 없는 거지?”


신경외과 부과장이 대답했다.


“워낙 정교한 수술이라 아직 보완할 점이······.”

“내가 언제까지 자네들의 실력이 늘기를 기다려 줘야 하는데? 당장 이 환자 1번 수술방으로 데려가.”

“!”


주신혜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


“정말로 저를 수술해 주시는 거예요?”

“왜······ 싫은 건가?”


주신혜는 울음 터진 음성으로 대꾸했다.


“아니요~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아요. 여러분~ 기뻐해 주세요. 제가 전생에 나라를 두 번 구했나 봅니다. 닥터 조의 수술을 또다시 받게 되었어요.”


실시간 방송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완전 대박!

-축하해요. 언니!

-빨리 수술받고, 걷는 모습 보여줘요!


신경외과 의사들은 수술 준비를 위해 황급히 뛰어나갔다.


홀로 남은 한철수를 조성일이 손짓하여 불렀다.


“이리 와.”

“네, 조 박사님.”


조성일이 양일권을 턱짓하며 당부했다.


“저놈도 수술실로 데려오고, 허튼짓 못 하게 철저히 감시해.”

“알겠습니다, 조 박사님!”


이연희가 주신혜를 부축하여 휠체어에 태웠다.


“내가 수술실까지 데려다줄게.”

“고마워요, 언니······.”


주신혜는 수술실로 향하면서도 방송을 계속했다.


“여러분, 환자들의 부러운 시선이 느껴지나요? 이곳이 바로 닥터 조의 수술실과 이어지는 복도입니다.”


조성일이 뒷짐 지고 앞서 걷고, 이연희가 휠체어를 밀면서 뒤따랐다.


“30미터 전방에 수술동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요. 정말 많은 구독자분이 축하해 주시고, 공통적인 질문을 하셨네요. 제가 보통 사람처럼 걷게 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거냐고요?”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저는요! 예전 남자친구를 찾아갈 거예요.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 저를 차고 떠났거든요. 당당히 제 발로 걸어가서, 그놈의 엉덩이를 뻥 걷어찰 거예요.”


구독자들의 ‘엄지척’이 줄줄이 달릴 때다.


-끼익.


이연희가 다급히 휠체어를 멈춰 세웠다.

조성일이 뒤돌아서 주신혜를 빤히 쳐다봤기 때문이다.


“왜, 왜, 왜요······.”


불안하여 움츠러드는 그녀에게 조성일이 말했다.


“방금 수술할 기분이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됐어. 예전 남자친구 걷어차는 거 인증샷 꼭 남겨.”

“당연하지요!”


-지이잉-.


조성일이 입구 버튼을 눌러 자동문을 열었고,


“만세~!”


주신혜는 번쩍 양손을 치켜들며 수술동 문을 통과했다.


@


성공적인 수술 며칠 뒤.


회복실에 있던 주신혜가 708호 병실로 내려왔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여러분, 제 발가락 움직이는 거 보이세요? 회복실에서 엄마·아빠가 양쪽에서 내 발 붙잡고 엄청 울었어요. 명신 병원 ‘척추신경 재건술’ 첫 번째 케이스고요. 닥터 조가 수술했으니, 성공 여부는 말할 가치도 없지요.”


그녀가 방송하는 모습을 이연희와 귀부인 스타일의 정순진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다.


“까아아악~!”


병실 밖에서 젊은 여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시청자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칼침 맞은 거 아니에요. 행복해 죽는 비명이지요. 저처럼 닥터 조가 수술 대상으로 지목한 거예요.”


주신혜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공식적으로 닥터 조가 은퇴한 것 맞아요. 그동안 닥터 조는 생명이 위태로운 최고난도 수술만 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애초부터 수술 대상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아무 환자나 지목해서 수술하고 있어요. 저희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일매일 로또 터지는 거죠.”


이어 그녀는 활짝 열린 병실 입구를 카메라에 담았다.


“오늘은 누가 로또 맞았는지 볼까요······.”


조성일이 뒷짐을 지고 지나가는 모습이 잡혔다.


“닥터 조는 사랑입니다. 존경입니다. 저에게는 신처럼 여겨지는 분이지요.”


-촤르르······.


곧이어 이동 카트 위의 여자 환자가 엉엉 울면서 지나갔다.


“720호 환자 같은데요······ 체조 연습하다가 떨어진 국가대표 선수요. 저처럼 하반신이 마비되는 증세를 보였지요.”


그녀는 정순진에게 확인을 구했다.


“맞지요? 금메달 유망주라고 매우 아쉬워했잖아요?”

“미안, 나 이제 저 거리에 있는 사람은 안 보여.”

“죄송해요, 언니······.”

“아니야, 나는 괜찮으니까, 어서 방송해.”

“······.”

“빨리 방송 안 하면, 나 진짜로 화낸다?”


주신혜는 위협에 굴복(?)하여 방송을 이어갔다.


“아직 수술실 행렬이 끝난 게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미스터리 맨’이 나타날 거예요.”


한철수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양일권을 밀고 지나갔다.


“대체 저 남자의 정체가 뭘까요? 제가 수술받을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명신 병원 보안요원이었다고 하는데, 왜 항시 휠체어를 타고 닥터 조를 쫓아다니는 걸까요? 국정원에 닥터 조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한 요원이라는 소문도······.”


이연희가 정순진에게 말했다.


“언니, 갑자기 상태가 너무 안 좋아지는데요?”

“어쩔 수 없지······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고.”

“순진 언니는 유명한 디자이너라면서요?”

“이제 나이 때문에 은퇴할 때도 됐지. 그동안 돈은 많이 모았으니까 괜찮아.”


이연희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물었다.


“전혀 가망성 없는 거예요?”

“응, 수술 성공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데.”

“그러면 조금이라도 늦춰야지요. 안경을 쓰면 어때요?”

“소용없어.”

“조금도 효과가 없어요?”

“응, 내가 실명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이니까. 그리고 난 안경은 죽어도 안 쓸 거야. 카리스마 눈빛은 디자이너 정순진의 상징이야. 나약해진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긴 싫어.”

“정순진 환자, 진짜 안경을 안 쓸 겁니까?”


이내 정순진이 깜짝 놀라 고개 돌렸다.


“닥터 조!”


조성일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고, 그 옆의 주신혜는 억울한 표정으로 연신 손짓했다.

자기는 닥터 조가 들어온 걸 말하려고 했는데, 조성일 막았다는 의미였다.


이연희가 의아하여 물었다.


“여기는 무슨 일이세요? 방금 지나가셨던 것 같은데.”

“다시 오기 귀찮아서.”

“뭐가요?”

“720호 환자 수술은 4시간이면 끝나. 다른 환자를 찾아서 다시 오는 건 번거롭잖아. 미리 준비시키고 수술 들어가려고.”


이어 조성일이 정순진을 보며 말했다.


“내 수술을 받으면 안경을 쓰셔야 할 텐데······.”

“예?”

“실명은 면하겠지만 시력이 0.1 이하로 떨어집니다. 콘택트렌즈도 안 되고, 평생 안경을 써야 하는데, 괜찮아요?”


정순진은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반문했다.


“저를 수술해 주실 겁니까······.”

“환자가 원한다면?”

“감사합니다~.”


이내 정순진은 울음이 터져서 말하는데, 조성일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뭐라고 하는지 전혀 모르겠네?”


이연희가 대신 대답해 주었다.


“조 박사님의 수술을 감사히 받겠다는 거예요.”

“그럼, 이 팀장이 늦지 않게 준비시켜.”

“네! 제가 책임지고 준비시킬게요.”


조성일이 병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까아아악~!”


주신혜가 정순진 대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


명신 병원 제1 수술실.


조성일의 수술은 새벽 1시까지 진행되었다.


그의 수술과 연관 있는 분야의 의사들이 참관실에서 지켜보며 대화를 나눴다.


“닥터 조가 미친 거 아니야? 오늘 4번째 수술이지?”

“나도 마찬가지 생각. 이건 재고 떨이 판매도 아니고, 은퇴하고 수술이 더 늘었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거잖아. 닥터 조가 수술하는 모습을 보는 게 흔한 기회냐고.”

“나는 괜히 봤다는 후회가 들어. 저게 인간의 속도야······.”

“너무 자괴감 느끼지 마. 교수님들도 닥터 조의 수술은 느린 화면으로 본다고 하더라고.”

“와~ 벌써 저 최고난도 끝냈다고!”


참관실의 의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수술실을 나가는 조성일을 행해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의 인사를 했다.


***


호텔 스위트룸처럼 꾸며진 환자 가족 대기실.


새로운 안내판이 붙었다.


-수술 잘됐냐고 절대 묻지 말 것.

-결과가 안 좋으면 가족들에게 먼저 말함.


이연희는 수술받는 환자 가족과 떨어져 있었다.


-지이잉-.


수술을 마친 조성일이 나왔다.

수술받은 환자 가족들은 순간적으로 얼음!


조성일이 아무 말 없이 대기실에서 나가는 순간,


“하이고, 감사합니다!”


환자 가족들이 몹시도 기뻐하는 모습이다. 아무 말도 없었으니, 수술은 대성공이다.


이연희는 조성일 따라 복도를 걸었다.


“드디어 마지막 수술이 끝났네요.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별것도 아닌 수술인데 뭐.”

“잠자고, 밥 먹는 시간 빼면 전부 수술 시간이잖아요?”

“나는 수술 빼고 달리 할 게 없어.”

“조 박사님도 따지고 보면 환자라고요. 최상의 컨디션인 상태에서 수술받으셔야죠?”

“나를 보통 사람하고 비교하지 말아 줄래? 내 몸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그런 말 하고 쓰러지는 사람 많이 봤어요. 내일부터 수술 횟수를 조금 줄이세요.”

“싫어. 내 마음대로 수술할 거야.”


조성일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어머, 이사장님?”


이제는 국정원 요원들이 지키는, 사적 공간 문 앞에서 최미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전화도 없이 밤늦게 들어오는 딸을 대하듯 조성일에게 물었다.


“지금이 몇 시지······.”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네요.”

“나랑 얘기 좀 하자.”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하면 안 될까요?”

“안 돼. 내 사무실로 오라는 말을 계속 무시했잖아. 어서 따라 들어와.”


최미영이 먼저 조성일의 사적 공간으로 들어갔다.


“조 박사님, 저는 이만 가볼게요.”


인사하고 뒤돌아서는 이연희를 조성일이 불러 세웠다.


“잠깐, 이 팀장도 같이 들어가지.”


그녀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제가 왜요?”

“나를 항시 보호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요?”

“큰 누님은 배구선수 출신이야. 방금 표정은 내 등에 스파이크를 작렬시킬 기세였고.”

“······.”

“내가 중학생 때였나······ 나를 괴롭혔던 일진을 한 방에 기절시키더라고. 그때의 분위기하고도 유사한 것 같아.”

“알았어요!”


이연희는 마지못해 조성일을 따라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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