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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조의 배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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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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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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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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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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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정신 개조

DUMMY

“죄, 죄송······.”


순간, 침입자는 사과할 뻔했다.

곧바로 그는 정신을 차리고 손에 쥔 칼로 위협했다.


“주둥이 닥쳐! 나는 이제 당신의 직원이 아니야.”

“나는 너 같은 직원 둔 적이 없는데?”


침입자는 계속 어처구니없는 반응이다.


“정말로 내 얼굴을 모른다고?”

“내가 꼭 알아야 하나?”

“난 이 병원에서 5년 넘게 보안요원으로 일했어.”

“그게 뭐? 나는 환자가 아니면 관심 없어.”

“나는 2년 동안 당신의 잠자리를 지켜줬다고? 4시간 전에도 인사했잖아!”


조성일은 침입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며 입을 열었다.


“문을 지키던 보안요원 중 한 명인가?”

“이제야 나를 알아보네······ 엎드려 절 받기라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내가 사과라도 해야 하나? 2년 동안 잠자리를 지켜주다가 갑자기 칼을 겨누는 네놈한테.”

“나는 당신을 죽이려는 게 아니야. 기회를 주는 거지.”

“무슨 기회?”

“최고 존엄을 모독한 죄악에서 벗어날 기회. 지금도 늦지 않았어. 우리 교주님을 수술해.”


조성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싫어. 여기서 꽤 오래 일했으면, 내 성격이 어떤지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최고 존엄을 모독한 죄를 죽음으로 씻는 거야.”


경호원이 서슬 퍼런 칼날을 조성일의 얼굴 가까이 들이댔다.


“!”


순간, 조성일은 눈을 부릅뜨는 반응이다.


“후후후, 네놈도 죽음은 무서운 모양이네?”


조성일이 놀란 건 그 때문이 아니었다.


“왜 칼에 피가 묻어 있는 거지?”

“멍청하네······ 여기는 두 명이 지키고 있었어. 내 말을 안 따르니 어쩔 수 없었지.”

“뭐라? 이 개념 없는 새끼야!”


조성일이 격앙된 음성으로 꾸짖었다.


“나만 죽이면 됐지, 왜 다른 사람까지 해치고 난리야! 네놈의 교주가 그렇게 가르쳤더냐!”

“주둥이 닥쳐! 어디서 교주님을 들먹이는 거야?”

“네놈이나 주둥이 닥쳐! 멀쩡한 사람을 칼로 찔러 놓고 존엄을 들먹여? 너는 미친 광신도일 뿐이야. 사이비 교주에게 놀아난 범죄자 새끼······.”

“닥치라고 했지!”


격분한 경호원이 조성일을 찌르려는 때다.


이연희가 뛰어들며 소리쳤다.


“조 박사님, 위험해요!”


경호원이 상관치 않고 끝장을 내려 했는데,

이연희가 던진 꽃병이 그의 뒤통수에 명중했다.


-퍼걱!


꽃병이 박살 나며,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경호원의 칼끝이 목표를 빗나갔다.


그사이 조성일은 침대에서 굴러 내려왔다.


경비원이 곧바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퍽!


이연희의 발차기가 그의 안면에 작렬했다.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는 경비원.

이연희가 그의 칼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펼쳤다.


물컹거리는 침대 위.

이연희는 수술 때문에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조성일이 위험해지는 상황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빼앗은 칼로 경비원의 허벅지를 찔렀다.


-푹.


“크아악~.”


경비원이 쓰러지면서 조성일의 침대가 붉게 물들었다.


이연희가 경비원이 등에 올라타며 조성일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조 박사님. 제가 정상 커디션이 아니라, 피를 봐야 했네요. 새 침대가 필요하겠어요.”

“멍청하긴······.”

“예?”

“1㎝만 위로 찔렀으면 불구를 만들 수 있었잖아. 그리 독하지 못해서 어떻게 국정원 요원을 했지?”


이연희는 경비원의 손을 침대보로 묶으며 대꾸했다.


“농담까지 하실 정도니, 괜찮으신가 보네요?”


조성일은 바로 역정 내며 따졌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사진으로 준 거 저놈이 아니잖아. 내가 얼마나 창피했는지 알아? 반드시 자신을 믿어달라 큰소리치더니······ 아니다, 믿은 내가 병~신이지.”


곧바로 조성일은 침대방에서 나갔다.


“조 박사님, 어디 가세요?”


이연희가 황급히 그를 따라갔다.


조성일은 문밖으로 나와 복도의 핏자국을 살폈다.


“미친놈한테 칼 맞은 경호원은 어디 있어?”

“저와 함께 왔던 요원들이 응급실로 옮겼어요.”

“이 정도 피를 흘렸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야. 응급실 머저리들을 어떻게 믿어. 당장 내 수술실로 옮기라고 해!”


@


다음 날 오전.


이연희는 정신과 병동 지하를 조사실로 썼다.

조성일이 습격받은 사건은 당분간 비밀이었다.


“양일권, 34세······ 국정원의 신분 검사도 통과한 보안요원이 진심교의 광신도일 줄이야. 누구의 사주를 받고 조 박사님을 죽이려 했지?”

“······.”

“솔직히 대답해야 형량이 줄어들어. 수술을 거부당한 진심교주가 시킨 건가?”

“······.”


휠체어 신체의 양일권이 묵비권으로 일관할 때다.


-끼익.


조성일이 수술복 차림으로 조사실에 들어섰다.


곧바로 양일권이 사나운 반응을 보였다.


“닥터 조, 네놈을 죽였어야 했는데······.”


조성일은 이연희 옆자리에 앉으며 대꾸했다.


“그게 살인죄를 면하게 해준 은인에게 할 소린가? 너 때문에 5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해야 했어······ 네놈이 찌른 경비원이 죽었으면, 사형까지도 당할 수 있었어. 물론, 집행은 되지 않고, 국민의 세금만 축내겠지만.”

“나는 사형이 두렵지 않아. 최고 존엄을 모독한 놈을 척살하지 못해서 분할 따름이지.”

“미친놈······.”

“주둥이 닥쳐! 네놈은 내가 꼭 죽일 거다.”

“완전히 돌았군. 그러니까 몇 년이나 같이 일한 동료의 몸을 잔혹하게 찔렀겠지. 망설임의 흔적도 없더라고.”

“최고존엄을 위한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응, 그래······ 내가 진심교주의 수술을 안 한 건 백만 번 잘한 결정이었어. 바로 너 같은 놈들 때문이지.”

“뭐라고!”


이연희가 조성일을 만류했다.


“그만 하세요. 확신범의 마음은 누구도 돌려놓을 수 없어요. 칼에 찔린 보안요원의 상태는 괜찮은가요?”

“내가 직접 수술했다고 했짆아?”

“충분히 안심되는 대답이네요. 조 박사님의 침대하고 이불은 싹 바꿨어요.”

“깨진 꽃병은?”

“당연히 쓰레기통에 버렸죠.”

“잘했군. 금세기 최고 현대 미술가 작품인데. 재능이 아까워 수술해 줬더니, 선물로 만들어 준 거였어.”


이연희는 식겁하여 물었다.


“도, 돈으로 따지면 얼마인데요?”

“그게 돈으로 환산이 되겠나? 금세기 최고 현대 미술가의 마지막 작품인데. 기껏 살려놨더니, 딱 10 작품 만들고 은퇴했어. 지금은 여행이나 다니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지.”

“무기로 쓸만한 게 그것밖에 없었다고요? 아니, 그 귀한 작품을 왜 꽃병으로 쓰는 건데요?”

“아직도 반성의 기미가 없네······.”


-탕.


조성일이 탁자를 내리치며 일어섰다.


“죄, 죄송해요. 제가 어떡하든 원상복구 해놓을게요.”


다급히 사과하는 그녀를 조성일이 뚱하니 쳐다봤다.


“이 팀장이 왜 죄송해? 꽃병 안 던졌으면 내가 죽었는데. 내가 말하는 건 저놈이야. 동료를 찌르고도 여전히 잘했다는 표정이잖아.”


조성일은 양일권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정신 개조를 시켜주지.”

“헛소리 집어치워. 너는 교주님을 또다시 모독했어.”

“이 미친놈이 계속 지랄하고 자빠졌네.”


조성일이 출입문으로 걸어가며 이연희에게 당부했다.


“저놈 당분간 경찰에 넘기지 마. 5시간 자고 일어날 테니까, 이 팀장도 준비하고 있어.”

“뭘 준비하란 거지요?”


-쿵.


조성일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에서 나갔다.


@


708호 여자병실.


이연희가 깨진 꽃병을 세심하게 붙이고 있었다.


옆 침대에서는 100만 팔로워 주신혜가 방송 중이다.


“여러분,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아세요? 바로 닥터 조 보유국이란 거지요. 핵무기를 가진 나라는 많아요. 그러나 신급 능력의 의사가 있는 나라는 딱 대한민국뿐이죠. 잠시만이요······ 시청자분들의 질문 하나 해결하고요.”


주신혜가 이연희에게 물었다.


“언니, 대체 뭘 조립하고 있는 거예요?”


이연희는 집중력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대답했다.


“조립이 아니라 원상복구······.”

“제 구독자가 그러는데, 언니가 원상복구 하는 그거요. 금세기 최고 현대 미술가 ‘에밀리’의 작품과 비슷하데요?”

“!”

“에밀리의 작품은 기본이 억대래요? 마지막 10개 작품은 가격조차 매길 수 없고요.”


-와르르.


순간의 떨림으로, 애써 복원했던 꽃병이 무너졌다.


“도저히 안 되겠다.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이연희가 주섬주섬 꽃병 조각을 챙기는 때다.


“으악!”


주신혜가 비명을 질렀다.


“닥터 조가 708호 병실에 또 방문했습니다. 이런 일은 정말 흔치 않은데, 계속 일어나고 있네요. 뭐라고요? 왜 갑자기 은퇴했는지 물어보라고요? 제가 어찌 감히······!”


그녀는 눈을 부릅뜬 채로 굳었다.

조성일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 뭐 하는 거지?”

“바, 바, 방송 중인데요······ 끌까요?”

“아니, 그럴 필요 없어. 그거라도 해서 돈 벌어야 병원비를 낼 거 아니야. 내 얼굴만 안 나오면 돼.”

“아, 알겠습니다. 목소리는 상관없지요?”

“그러든가 말든가.”


조성일은 주신혜를 지나쳐 이연희에게 걸어갔다.


“증거인멸이 한창이군.”

“아직 5시간 안 지났는데요······.”

“피곤이 일찍 풀렸어. 3시간 자니까 깨더라고.”

“그런데 무슨 일로, 저놈까지 데리고 오신 거예요?”


이연희가 눈짓하는 곳엔 양일권도 있었다.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보안요원들이 철저히 감시했다.


“내가 저놈의 정신을 개조시켜준다고 했잖아.”

“어떻게요?”

“나도 진심교 신자들을 만나 적 있어. 그들은 교주는 살아 있는 신이야.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소경이 눈뜨며,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킨다고 하지.”

“척 감이 오지 않나요? 예수님의 이적을 모방하는 거지요. 당연히 속임수가 있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나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거야.”

“네?”


조성일이 몸을 돌려 주혜신에게 물었다.


“외상성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가 된 거 맞지?”

“그건 닥터 조 선생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받은 적 있나?”


순간, 주신혜는 죄인 같은 목소리로 변했다.


“네······ 아빠가 절대 포기하지 말자면서······.”

“그래서 얻은 결론은?”

“제가 선생님의 치료를 받은 건, 삼대에 걸친 운을 모두 쓴 것과 같다는 거요.”


조성일의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종교가 뭐지?”

“무, 무교인데요.”

“민간요법이나 주술적인 치료는?”

“엄마가 아주 용한 무당이 있다면서······.”

“그래서 내린 결론도, 아무 효과가 없었다는 거지”

“네, 맞아요.”


조성일은 재차 확인받고 양일권에게 걸어갔다.


“눈깔 똑바로 뜨고 보고 있지?”

“······.”


대답을 기대하고 물어본 게 아니었다.

이어 조성일은 병동 간호사에게 명령했다.


“신경외과 머저리들 전부 튀어 오라고 전해.”


하필 그녀는 명신 병원에 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이었다.


“머저리들이 누구지요?”

“모르면, 내가 했던 말 그대로 방송하면 되는 거야.”

“알겠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뛰어나가고,

병원 전체 방송이 다급한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닥터 조의 긴급 호출입니다. 신경외과 머저리들은 지금 즉시 본관 708호 병실로 튀어 오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신경외과학 머저리들은······.


주신혜가 이연희에게 해석해 주었다.


“여기서 머저리는 욕이 아니에요. 닥터 조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의사 선생님을 가리키는 거지요. 지금쯤 데프콘 발동에 준하는 의사들이 달리기 경주가 펼쳐지고 있을 거예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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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24.09.07 162 6 11쪽
13 13화-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24.09.07 17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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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종교의 탄생 24.09.04 25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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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로또 24.09.02 298 10 11쪽
» 6화-정신 개조 24.09.01 297 9 12쪽
5 5화-척살 +1 24.09.01 303 8 12쪽
4 4화-천재만 걸리는 병 +1 24.08.31 330 7 12쪽
3 3화-소원 풀이 24.08.31 389 9 12쪽
2 2화-상담 +1 24.08.30 443 10 13쪽
1 1화-닥터 조 24.08.30 533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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