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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생강 님의 서재입니다.

신윤복의 월하정인은 스모킹건이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뿌생강
작품등록일 :
2021.09.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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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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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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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4. 축제는 다가오고.

DUMMY



“아냐, 아냐. 아아니! 좀 더 내려 봐. 어어. 됐어, 됐어. 됐다니까. 이 정도쯤이 맞아. 이쯤이라야 애들이 움직일 때 안 부딪혀.”


무대 정면에서 석우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로프 위치를 맞춘다고 객석 뒤쪽을 올려다보며 소리 치고 있었다.


강당 여기저기는 호객하는 상인들 마냥 부산스런 움직임과 소리들로 가득했다. 소란 속에서 모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더 열심히 목에 핏대를 세우고들 있었다.


“아! 쓰으읍, 아하하야.”

“야, 조심해. 그러다 손가락 해 먹겠다. 못에 망치질을 해야지, 손가락에 망치질을 하냐?”

“새캬, 어휴. 너도 손가락 찧어봐라. 그런 말이 나오나?”


손가락을 찧은 선재를 힐끗 돌아본 시훈은 잘 좀 하라며 한마디 툭했지만, 붓질하는 손을 멈추진 않았다.


“지선재! 넌 이런 취급받으면서 여기서 머슴노릇을 하고 있었던 거냐?”

“어, 선배, 여기 웬일이에요?”


“어흐흥, 선도 부장이 여기까지 웬 행차시래. 얘들아, 문 뒤에 좀비까지 달고 왔는지 한번 살펴봐. 안 그럼 몽둥이찜질 받을 지도 몰라. 아이고 무셔라.”


자신의 온몸을 떨며 오버액션을 하며 영훈이 혜명의 방문을 알은 체 해 왔다.

혜명은 웃음이 피식 솟아났지만 애써 감추려 했다. 대신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선재에게 용건을 이야기 했다.


“넌 어쩌자고 남의 집 일해주고 좋은 소리도 못 듣고 그러고 있냐? 가자! 우리 집일도 태산이다.”

“네?”

“임미숙 선생님이 축제 계획서 확인하시려고 너 찾고 계셔. 고3인 내까지 나서서 이렇게 찾으러 다녀야겠어?”


선재를 답답해하며 이야기 하던 혜명은 뒤쪽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에 고개를 휙 돌렸다.


“어머, 이번 축제 준비엔 선도부는 풀 뽑기 작업으로 열일 하나 봐요. 단정, 단정 강조하는 선도부장도 자기 머리에 이런 것이 붙어있는 것도 모르네, 아니면 선도부에서 하는 일을 간접 광고하는 건가? 하하하, 아∼ 그래, 그거 인간 광고판! 그거, 그거 맞죠?”


눈앞에 나뭇잎을 요리조리 돌리더니, 그것을 비벼 뭉개버리는 손가락이 보였다. 많이 건조 했던지 나뭇잎은 혜리의 손가락 끝에서 바스라지고 있었다.


‘턴다고 털었는데, 머리에도 붙어 있었나 보네.’


혜명은 동산에서 내려올 때 옷매무새를 정리한다고 했는데 머리 뒤쪽까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가벼운 열감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며 혜명은 혜리에게 살짝 고개를 까닥여 보였다.


“어머, 언니. 잠깐만요. 이쪽에도 뭐가 있어요.”


빈정거리던 혜리와 달리 다른 쪽 머리를 털어주는 은주의 손길에게서는 작은 호의가 느껴졌다.


“고, 고마워.”

“으으, 괜히 손만 버렸네. 우엑, 이게 뭐야, 찐득거리잖아.”


얼굴 가까이로 가져간 손가락을 살펴보더니 은주는 마치 더러운 오물이 잔뜩 묻어 있는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오만상을 찌푸리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은주야, 오늘은 이래저래 재수가 없나보다. 근데, 선배는 이런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달고 다니는 걸 보면 아무리 아닌 척해도 인철이 아저씨 딸이 맞긴 한가봐. 아저씨도 더러운 곳도 척척 앉더니···.”


저 혼자 중얼 거리며 투덜대는 혜리를 앞에서 바라보던 혜명이 아버지 오인철의 이름을 듣자 눈에 힘이 들어갔다.


“마혜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네? 제가 뭐라고 했는데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혜리와 달리 혜명의 얼굴은 눈에 띄게 굳어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더라. 음, 아아, 인철 아저씨가 더러운 곳도 척척 앉는 다는 이야기요?”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무섭게 왜 그래? 사람 쪼리게. 은주야, 호호호, 이거 선도부 신기술인가 봐. 생각보다 무섭다야.”


혜리를 노려보던 혜명이 혜리의 팔을 잡아챘다.


“아얏. 왜 이래요? 어제 인철 아저씨, 아니 선배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창고지기 다시 시켜달라고 매달리던데, 왜 나한테 그래요.”


혜명의 팔이 힘없이 혜리의 팔을 툭 떨어뜨렸다.

혜리는 팔목에서 풀어낸 수건을 혜명에게 던졌다. 수건은 혜명의 가슴팍을 맞추고 바닥에 떨어졌다.


“머리에 진액 같은 것 묻히고 다니지 말고 닦고 다녀요.”


“야! 마혜리 서은주, 여기가 화장실이야? 화장실 갔다 온다더니 여기서 노닥거리고 있어? 소품 좀 같이 옮기는 게 그렇게 힘들어?”


입구에서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데 수레가 마치 혼자 스스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수진의 소리는 그 수레 뒤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작은 수진의 키를 넘어 쌓아 올린 물건들이 수진을 가리고 있었다.


“어, 어어어. 인영아. 문 그만 잡고 나, 나 좀 잡아줘. 어어어. 엄마야!”

“잠깐만, 수진아. 기다려.”


당황한 인영의 목소리가 급히 내달리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입구에서 무대 쪽으로 기운 경사는 수레를 천천히 가속시켰다.

밀고 왔던 수레의 무게를 체구가 작은 수진 감당할 수 없어 수레에 질질 끌려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아악, 저 저것들이 미쳤나?”


뒤늦게 인영도 합세해 손수레를 잡았지만 이미 수레와 함께 가속 되고 있던 소품들이 자유를 외치며 수레를 탈출하기 시작했다.


“잡아, 인영아.”

“알았어.”


수레를 벗어나려는 물건들에 집착한 나머지 둘은 잡고 있던 수레를 놓으며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그 틈에 가뜩이나 무게 중심이 맞지 않던 작은 수레는 비틀 비틀 한쪽 바퀴를 축으로 그려내는 호에 맞춰 물건들을 이리저리 휙휙 뱉어 내고 있었다.


“아아, 누가 좀 잡아 줘요.”

“아이고, 조심해요.”


수진과 인영은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수레에 달려들었다.


구르던 수레는 무대 난간에 그 몸을 부딪치며 멈췄지만, 속에 담은 것들은 다 쏟아내고 난 다음이었다.


빠르게 구르던 물건 하나가 은주발치에서 멈췄다.


“하이고, 너희는 하루도 조용히 지나질 않냐. 어? 이제 아주 세트로 사고를 치냐?”


뒷목 잡을 것 같은 석우의 목소리에 은주 뒤에서 자라같이 혜리의 고개가 쏙 나왔다.


중앙 통로에는 쓰러진 수레에서 쏟아진 물건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인영과 수진은 서로 상대방 옷을 털어주고 있었다.


“하, 미친 것들은 상대를 말아야 해. 시훈아, 뭐 망가진 건 없니?”


혜리는 영훈과 함께 물건들을 챙기는 시훈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무슨 애들이 저렇게 조심성이 없대. 아주 컨셉이야 컨셉! 아, 어쩜 이거 어떻게 하냐. 찌그러진 것 같애.”


반응이 없는 시훈에게 열심히 이야기 하는 혜리를 보며 은주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 소란 속에서도 혜명은 선재가 다가와 어깨를 건드릴 때까지 가만히 서 있었다.


“선배. 가요.”


나직했지만 선재의 목소리는 멍하니 바닥을 보고 있는 혜명을 일깨우기 충분했다.


앞선 선재를 따르던 혜명이 뒤돌아 바닥 봤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바닥 손수건에 수놓인 보라색 꽃을 보는 혜명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 ◆ ◇


동산에서 올려 보았던 하늘은 어제보다도 한 뼘 정도 더 올라간 것 같았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그 한 뼘 만큼 작아진 것일지도.


혜명은 점심 급식 후 동산으로 올라가 종종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곧 그만 두어야 할 선도부 활동과 답답한 속마음에 오늘도 올라갔었다.


고3인 자신을 생각하면 선도부는 진즉에 그만 두어야 했다. 하지만 혜명은 당분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었다.


집에 계시는 아버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주 취해 계셨다. 어제는 아버지는 속에 것들을 결국 게워내고서야 마시던 술병을 손에서 놓았다.

제대로 씻어 내지 못한 채 거실 쇼파에 쓰러지듯 누워 버린 아버지는 꿈에서도 울고 계신지 간간히 헐떡이다 막히는 숨을 기침을 하며 뚫어내곤 하셨다.


“쿠우울럭, 커험컥, 허허으으으음.”


나무 아래에서 앉아 있던 혜명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흡사 어제의 아버지 기침소리가 같았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었다. 어제 저녁 기침을 하다 사례가 들어 목을 긁어대던 소리가 바로 옆에서 나는 것 같았었다.

잘못 들은 것인가 갸웃거리던 순간 바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그 뒤를 잇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기이껏, 쫒아버릴 방법을 알려 줬더니···. 히히힛, 고까짓 것도 제대로 못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 달라? 크크크. 히히힛.”


남자 목소리인지 여자 목소리인지 구별할 수 없는 크지 않는 소리는 계속해서 소름끼치게 웃고 있었다.

낄낄 대다 숨이 차는지 간간히 기침을 해댔었다.


몸을 쭉 훑고 가는 소름에 혜명은 몸이 더 웅크려 졌다. 바짝 몸을 눕히고 나무 아래로 소리가 나는 쪽을 살폈다.


빽빽이 심어진 향나무들 사이에 우연히 생겨난 이 틈과 같은 공간은 혜명에게 유일하게 큰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곳이고 자신만의 비밀 장소였다.

엎드린 혜명은 나무 밑 둥 사이를 통해 반대편을 살폈었다.


학교 한 구석에 있는 이 작은 동산은 학기 중 학생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바스락, 자박, 자박.”

“아아하뇨! 하라는 대로 해었어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무언가를 막고 말하는 지 목소리는 웅얼거리며 또렷하지 않았다.

혜명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틈 쪽으로 몸을 더 가까이 가져갔었다.


“딱, 툭.”

“뭐? 뭐라고? 이년아. 똑바로 말해. 가리고 말하면 킬킬킬 커억, 퉤. 알아들을 수가 없잖아.”


나무 지팡이를 바닥에 짚으면서 무거운 발을 끌고 있는 발걸음의 주인은 성별을 구별하기 어려운 노인인 것 같았다.

노인은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이 웃긴지 말하는 중간 중간 계속 킬킬 거렸다.


“자구, 오지 마고 거기서 이야기해요. 그 기지배가 거기서 살게 될 줄 모랐어요. 그 년이 또바로 못 해서 그래요.”


관목들 사이로 뒷걸음 치고 있는 발이 보이기 시작했었다.

복장단속에 걸리지 않게 굽이 감춰 진 신발은 주인이 꽤 영악한 함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나더러 다른 방법을 달라. 헤헤헤. 헤헤. 아무리 봐도 내가 얻는 게 너무 적어.”

“거기, 거기 드러 가게 해 주께요.”

“호오, 그으래, 그래. 착한 아가, 헤헤헤. 그럼, 크크 크 그럼 우리가 그 애에게 줄 선물 마련하자꾸나. 아주 뜨거운, 그래, 그래. 그러자. 키킥.”

“아아학. 어이쿠. 아하아하악!”

“헉업.”

마주 다가오는 발걸음에 뒷걸음치던 걸음은 결국 엉덩방아를 찧으며 비명을 질렀었다.

혜명은 비명을 튀어 나오는 입을 꼭 틀어막았었다.

구멍으로 보이는 바닥을 짚은 손은 손수건을 꼭 틀어쥐고 있었다. 손이 멈칫하더니 움직임이 없었다. 조용해졌다. 짧지만 정적의 순간은 무거웠었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젊은 것들은 지 멋대로 지. 이 늙은 것을 여기까지 올라오게 하고선···. 이 따위 곳 쥐새끼 단속도 못하는 곳에···.”


말이 멈춰졌었다.

혜명의 숨도 멈춰졌었다.


‘쿵, 쿵쿵. 쿵쿵쿵.’


미친 듯이 뛰어 혜명의 귀에도 울리는 이 심장의 소리가 지금 다른 사람에겐 들리지 않을까?

혜명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미칠 것만 같았다.


“이년아! 정말 원하는 것이 너를 미치게 하면, 그 때 네년이 나를 찾아와. 쥐어주는 것만 쳐 먹는 년이, 원하는 것 저를 미치게 하는 거 쥘 줄도 모르는 년이 말귀는 알아듣나 몰라. 하∼차암.”


탁, 툭. 거리는 정기적인 발걸음 소리가 천천히 멀어져 갔다.

압박감에 쉴 수 없던 숨이 새어 나왔었다.


일어나려던 혜명은 보라색 꽃 손수건을 쥔 채 꼼짝도 않던 손이 천천히 손수건을 움켜쥐는 것을 보았었다.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내내 다리가 후들 후들 떨렸다. 오후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 지 한 참이 지났다.


‘아무 것도 아니야.’


혜명은 나머지 발 주인이 멀어지고도 한참 그 자리에 있었었다.


혜명은 자신이 왜 이렇게 긴장하고 얼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되짚어 보면 딱히 아주 문제가 되는 상황은 없었다.

축제기간에는 낮 동안 외부에서 동산으로 바로 올라 올수 있는 문이 일반에도 개방이 된다.

어떤 이유로 문은 열려 있었고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재학생이 동산에서 미리 약속이 되어 있던 사람과 만났을 뿐이었다. 자신은 우연히 그 만남의 장소에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 자신의 귀를 긁어대던 그 웃음소리와 목소리에 혜명의 신경은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었다.


‘위험해. 납작 엎드려 있어 저런 것에 괜히 말릴 필요 없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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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술 21.11.05 26 0 12쪽
42 42. MT 21.11.04 23 0 12쪽
41 41. MT 21.11.03 25 0 12쪽
40 40. MT 21.11.02 21 0 12쪽
39 39. MT 21.10.29 18 0 11쪽
38 38. 너 입술에 피나. 21.10.28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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