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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5882_dnfvnfldh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JIB
작품등록일 :
2020.08.27 18:56
최근연재일 :
2020.09.13 22: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21
추천수 :
18
글자수 :
101,608

작성
20.09.01 22:30
조회
38
추천
1
글자
12쪽

8. 죽기 위해 가는 길 (1)

DUMMY

[퀘스트 완료!]

[완료 보상: 900포인트]

[15분 안에 퀘스트 완료!

[추가 보상을 획득합니다.]

[3. 2. 1.]

[‘바람의 검객 제루시 드폴’(A급)을 획득하셨습니다.]

[바람의 검객 제루시 드폴]

등급: A

갑자기 등장해 제국의 희망이라고 불리던 기사를 쓰러뜨린 인물.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검술에 상대는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다고 한다.

바람과 같이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기사가 된 후에도 기사단을 만들지 않고 홀로 다녔다고 한다.

바람의 세기에 비례하여 강해진다.




**



- 카카쿳!


쿵. 푸억.

보물을 찾기 위해 촌장의 집에 들이닥친 고블린들은 창고 안의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마당에 던져놓았다. 마굿간도, 창고도 문이 부서져 안을 훤히 내놓았다.


“앗! 말도 되지 않는 이자 대신 가져갔던 우리 소!”

“용병들이 내지 않은 술값 대신 좀 챙겨갑니다!”


구경 왔던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건들을 챙겨갔다.


“으아악! 이놈들아! 당장 내려놔!”


촌장이 고래고래 소리를 쳐보지만 민심을 잃어버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더욱 열심히 마당에 버려진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길 뿐이었다.



**



고블린들이 그렇게 집과 농장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이에 말을 훔쳐 타고 마을을 빠져 나왔다.


“그런데 정말로 고블린들의 보물이 촌장님의 집에 있어요?”


달리는 말이 무서운지 뒤에서 허리를 꼬옥 잡고 꺄아아아 소리만 지르더니.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모양이다.


“글세. 집도, 농장도 넓으니 어딘가에는 있겠지.”

“에? 그게 뭐예요.”

“뭐, 일종의 정의 구현이라고 할까? 그보다 이 길을 따라가라고 했었지?”

“네. 저기에 있는 저 산맥을 넘어야 하나 봐요.”


그러고 보니 저 산맥을 넘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좋아. 꽉 잡아. 더 빨리 간다. 이랴!”

“꺄아악!”


우리를 태운 말이 산맥을 향해 속도를 높였다.



**



산맥에 속한 숲에 들어섰다. 그리고 날은 저물고, 밤이 되었다.


-푸르르륵.


완전히 지쳐버린 말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터벅터벅 걷는 말의 입에서 침이 길게 늘어진다.

쉴 곳이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나무와 풀 뿐이다. 어둠을 잔뜩 머금은 숲은 섬뜩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긴 이런 곳에서 마을을 기대할 수가······.


“음? 저기 불빛이 보여요!”

“응? 어디?”


이렇게 깊은 숲에 불빛이라니. 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불빛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네? 형제님, 저기 있잖아요. 저기.”


루나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뭘 본 거지?


“일단 알겠어. 그쪽으로 가보자.”

“네, 형제님. 이쪽이에요.”


루나의 안내를 따라 어둠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조금 더 가다보니 정말로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눈이 얼마나 좋은 거야?


“어때요? 정말이죠? 에헴.”


으쓱해하는 루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곳으로 향했다.

가까워질수록 밖으로 새어나오는 불빛이 점점 커진다. 허름한 작은 집 한 채가 자그마한 공터에 덩그러니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낡은 집이었다.

말에서 내려 대충 묶어두고 쉬게 해주었다.


“실례가 아닐까요?”


실례일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똑똑.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조금 더 세게.

똑똑똑.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누, 누구슈?”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겁을 먹은 듯한 힘 없는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밤이 늦어서 그러는데 잠시 신세를 져도 될까요? 보상은 드리겠습니다.”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길게 설명을 했다.


“······여긴 정말 가져갈 것이 아무것도 없소. 늙은 몸 하나 뿐이니, 나쁜 생각 말고 어서 가슈.”


여전히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할머니, 너무 배고프고 피곤해서 그래요. 아침이 되면 바로 출발할게요. 네?”


옆에서 듣고 있던 루나가 끼어들었다.

끼익.

잠시 고민을 하던 문이 낡은 소리를 내며 살짝 열렸다.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이 그 사이로 나타났다.


“정말이유?”

“그럼요. 발도르 신께 맹세하고 다른 뜻은 없어요.”


할머니의 두 눈이 우리를 훑었다.


“발······뭔 신인지는 모르겠고. 그렇다면 일단 들어와요.”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낡긴 했지만, 꼭 필요한 것들만 정갈하게 정리된 집이었다. 할머니는 우리가 들어오고 나서도 한참 밖을 살펴보다가 문을 닫았다.


“이 주변에 치안이 별로 좋지 않은가 봐요?”

“어휴, 말도 마유. 이 주변에 악랄한 도적 떼가 지랄을 하고 다닌다우. 늙은 몸 하나 뿐인데 조심해야지.”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저렇게 나이 드신 할머니가 이런 숲속에 혼자 살고 있다니.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하지만 차마 물어볼 수가······.


“그런데 할머니는 왜 이런 숲속에 혼자 살고 계신 거예요?”


······.

물어볼 수가 있구나. 루나······너란 여자는 참.

눈을 반짝거리며 묻는 그녀를 보며 할머니는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했다.


“영감과 하나뿐인 아들은 그 도적들에게 살해 당했다우. 곧 3년이 되어가는구먼.”

“······.”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있던 루나가 작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걱정마세요. 할머니. 저희가 그 도적들을 꼭 없애드릴게요. 약속해요. 그렇죠, 형제님?”

“응?”


하아.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것은 딱 질색인데.

할머니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저 눈을 마주하며 차마 싫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응. 응. 그래야지.”


마지못해 대답을 하는 날 보며 할머니가 작게 웃었다.


“일단 배고플텐데 뭐라도 드슈. 잠시만 기다려보오.”


할머니는 우리를 작은 식탁에 앉히고 주방으로 갔다.

이 작고 낡은 식탁에 온 가족이 앉아 식사를 하다가 혼자 앉게 된 할머니를 생각하니 괜히 짠해진다.

달그락거리며 무엇인가를 준비하던 할머니가 그릇 두 개에 스튜를 담아 가져왔다. 건더기는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따뜻해 보였다. 마을을 출발하고 나서 쭉 굶어서인지 군침이 돈다.

루나도 많이 배가 고팠는지 숟가락을 들어 이미 스튜를 떠먹고 있었다. 나도 숟가락을 들어 스튜를 떠 입으로 넘겼다.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있던 할머니가 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별거 없는 스튜지만, 그거라도 먹고 있으우. 난 밖에서 열매라도 몇 개 따서 올 테니.”

“잘 먹을게요.”


할머니가 나가고 나서 스튜를 입에 더 넣어 버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들어가지 않는다.


“풋.”


서자인 주제에 꼴에 귀족이라고, 이 와중에 음식 투정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아 쓴웃음이 나온다.


“음? 흐으음.”


털썩.

나와는 달리 한참 맛있게 스튜를 먹던 루나가 식탁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뭐야, 루나? 루나야!”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으읏.”


빙글.

세상이 돌았다. 갑자기 밀어닥치는 어지러움에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마비된 것처럼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후읍.”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콰직.

입술을 콱 깨물자 비릿한 피맛과 함께 찢기는 고통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 스프를 거의 먹지 않아서인지, 서서히 마비에서 풀려나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쿵쿵쿵.

바깥이 시끄럽다.

웅성거리는 말소리와 웃음 소리, 금속 소리가 섞여 만든 소음 사이로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쿵쿵쿵.

문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두드린다. 다가가서 문을 열었고.

퍽!

기다렸다는 듯 거친 발길질이 복부를 강타했다.


“큭.”


[피해를 입었습니다.]

[패시브 ‘호신강기’가 적용됩니다.]

[체력이 9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긴급 퀘스트 발생!]

[도적 무리를 처치하라!]

[완료 보상: 300 상점 포인트]

[산채를 찾아낼 경우, 특별 보상 획득!]


“와, 독을 먹고도 이렇게 움직여? 거참, 튼튼한 놈이네.”

“음식에 제대로 독 탄 거 맞아, 할멈?”

“당연하지. 내가 이 일을 한 두 번하는 것도 아니고. 저 정도면 바로 죽었어야 했는데.”


할머니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의 얼굴에서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크크크크. 하여간. 어떻게 보면 할멈이 우리보다 더 악랄해.”


속았구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와, 저것 봐. 또 일어나는데?”

“엄청 튼튼하네, 저 녀석.”


‘제루시 드폴 빙의권 사용.’


[바람의 검객 제루시 드폴 빙의권을 사용합니다.]

[지속 시간: 5분.]

[능력치가 올라갈수록 지속 시간이 길어집니다.]

[24시간 후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A급이라서 그런지, 지속 시간이 짧다.

하지만.


“눈 안 깔아 이 새끼-컥!”


발로 걷어 찼던 도적의 목이 몸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고대의 영웅 제루시 드폴이라면.

소환된 검을 치켜들고 도적들을 향해 튀어나갔다.

5분이면 충분하다.


“으아앗!”

“온다! 조심해!”


도적들이 무기를 치켜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제대로 반응을 하기도 전에 맨 앞에 있던 도적 세 명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방어 따위는 필요 없었다. 어차피 내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녀석은 한 명도 없었다.


“으아아악!”

“뭐야! 뭐야! 도망쳐! 엄청 강해!”


노도처럼 몰아치는 연격.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도적들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이들을 죽였을 도적들에게 자비 따위는 필요 없었다.


“으아아! 살려줘!”


마지막 남은 녀석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이름 모를 도적의 검을 발끝으로 차 날렸다.

쉐에엑.

공기를 찢어내는 속도로 날아간 검이.

푹.


“컥! 커억.”


도망치던 도적의 등을 꿰뚫었다.

도적들을 모두 해치웠지만 아직도 빙의 시간은 남아있다.

이제 남은 사람은 한 명. 어디에 숨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들오들 떨고 있는 할머니 뿐이었다.

우리가 죽으면 묻으려고 했는지, 파놓은 구덩이 속으로 이미 백골이 된 시체 몇 개가 보인다. 모두 같은 방법으로 당한 사람들인 모양이다.


“사, 사, 살려주슈! 도적들에게 협박을 당해서. 크헉!”


퍽.

무릎 꿇고 빌던 할머니의 가슴팍을 걷어 찼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을 몇 바퀴 굴렀다.

기가 찼다.

독을 먹여 놓고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던 것이 불과 몇 분 전의 일인데, 뭐?


“당장 일어나. 그러지 않으면 그 다음은 검이다.”


죽은 것처럼 쓰러져있던 할머니가 금세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짙은 핏물을 한 움큼 토해냈다. 그러면서 애처러운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런 모습에 약해지지는 않는다.

뒷덜미를 잡고 집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갔다.

이제 바닥에 완전히 쓰러져있는 루나의 모습이 보인다. 안색이 창백한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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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죽기 위해 가는 길 (7) 20.09.07 27 1 12쪽
14 죽기 위해 가는 길 (6) 20.09.06 25 1 12쪽
13 죽기 위해 가는 길 (5) 20.09.05 31 1 11쪽
12 죽기 위해 가는 길 (4) 20.09.04 31 1 12쪽
11 10. 죽기 위해 가는 길 (3) 20.09.03 34 1 12쪽
10 9. 죽기 위해 가는 길 (2) 20.09.02 37 2 11쪽
» 8. 죽기 위해 가는 길 (1) 20.09.01 39 1 12쪽
8 7. 간단한 심부름 (7) 20.08.31 42 1 11쪽
7 6. 간단한 심부름 (6) 20.08.30 44 1 11쪽
6 5. 간단한 심부름 (5) 20.08.29 56 1 11쪽
5 4. 간단한 심부름 (4) 20.08.29 52 1 11쪽
4 3. 간단한 심부름 (3) 20.08.28 59 1 11쪽
3 2. 간단한 심부름 (2) 20.08.28 72 1 11쪽
2 1. 간단한 심부름 (1) 20.08.28 106 1 11쪽
1 0. 프롤로그 20.08.28 15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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