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150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04 06:00
조회
230
추천
7
글자
7쪽

50화. 그놈이여, 그놈!

DUMMY

“······.”


“시간 새벽 6시 11분, 집에서 잤다는 분 승용차가 왜 여기 있을까?”


“··· 아, 뭐, 잠깐 산책 삼아 나갔겠죠.”


“차를 타고 산책? 그 새벽에?”


김종호는 껌을 계속 씹으며 ‘그래서, 그게 뭐?’하는 표정으로 박 경사를 쳐다보았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 이 땅 어디는 못 가요? 아, 찍힐 수도 있지. 찍힌 게 범죄예요?”


박 경사가 김종호를 한참 노려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당신 이 시간에 여기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거네. 이게 같은 날 6시 10분이야. 응? 그런데 말이야, 찍힌 게 범죄로 연결된 증거가 있다면?”


딴 짓하던 김종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당시 이지영을 납치했던 위치는 카메라의 위치를 벗어난 도로변이었다.


때문에 박 경사가 조사를 했을 때 이지영을 납치하던 장면이 찍힌 곳은 없었다.


하지만 새벽에 지나간 차량이 많지 않기에 회색과 검은색 차량이 촬영된 인근 CCTV 영상은 다 모아두었던 상태였다.


박 경사는 순덕이 찍었던 사진 2장을 포함해 몇 장의 사진을 나란히 내밀었다.


박 경사가 손가락으로 이지영의 발목이 나왔던 부분과 밤색 치마, 검은 모자를 쓴 그의 모습, 차 넘버 등을 짚어주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때? 이래도 아니라고 할래? 여기, 이 사진보면, 이야, 아주 모습까지 제대로 나왔어. 보이지? 차 넘버는 아주 광고를 했어요, 광고를. 이 사진만이 아니야. 너도 모르게 네 동선 따라서 찍힌 CCTV 다 확인했어. 다른 증거도 보여줘?”


그랬다.


순덕의 사진 덕분에 김종호가 이지영이 말한 장소까지 갔던 도로를 예측하기 쉬웠고,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CCTV에 잡힌 그의 차 사진도 있었다.


김종호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전과 3범이라···, 술자리 시비 포함해서 폭력 2건, 절도 1건, 그래도 여태 여자 납치, 이런 건 안 했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왜 그랬어? 새벽에 대로변에서 버젓이 부녀자 납치에, 고의로 발로 차서 태아 유산까지? 심지어 여자 지갑에서 돈도 챙겼던데?”


김종호가 박 경사의 시선을 피해 눈을 내리깔았다.


“형법 제277조,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여 가혹한 행위를 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어때? 너한테 해당 될까, 안 될까?”


“···.”


“거기다 말이야. 칼까지 들어 위협을 했단 말이지. 네가 그 여자 목에 칼을 대고 위협한 바람에 상처가 아주 잘 남았고. 너도 잘 알지? 특수폭행, 어? 형법 제261조,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서 폭행을 저지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그 여자는 하필 추운 겨울에 네가 산에 버리면서 죽을 위기까지 넘긴 거야. 형법, 제250조,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아마 이 조항에 준해서 살인미수는 인정이 될 거야, 안 그래? 이야, 아직 다 나열도 못 했는데 이 정도야. 이거 너 아주 푹- 썩다 나오겠다, 그지? 어때? 마음에 들어? 뭐, 아직 상황판단 안 되면 국선 불러줘?”


“저기, 저는 해치려고 한 게 아니고, 그냥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거든요.”


“뭘 시켰는데? 살인?”


“아, 아, 아뇨, 아닙니다. 그게 아니고요. 그냥 애만 떨어지게···요.”


“미친···. 누구야? 사주한 게?”


결국 김종호는 박 경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놨다.


김종호가 시인한 이름 차영재, 순덕이 그토록 궁금해 하던 그 이름이었다.


겨우 돈 1000만원에 하마터면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이 될 뻔 했던 사건이었다.


***


차영재는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벌써 4년째다.


피가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닌지 여자 문제에 대한 부분만큼은 제 아버지인 윤범을 쏙 빼 닮았다.


영재는 지영을 병원에서 만났다.


잠시 즐기던 여자가 떨어지려 하지 않자 싸움이 붙었고, 여자가 집어든 유리잔에 손을 깊이 베였다.


급하게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잠시 VIP병실에 입원하면서 만난 것이 이지영이었다.


지영은 성실하고 순진한 여자였다.


영재의 어설픈 꼬임에 쉽게 넘어올 정도로 쑥맥이었다.


영재에게 지영은 첫사랑도 뭣도 아니었다.


그저 잠시 즐기고 버릴 여자였다.


그런데 엄한 일에 발목을 잡혔다.


임신이라니!


아버지 차윤범이 알면 또 야구방망이로 맞을 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면 아버지 사업체는 모조리 영미에게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래서 김종호에게 일을 맡겼다.


어디 가서 애만 제대로 유산시키라고.


목숨을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지니까.


그런데 이 새끼가 납치현장이 어느 할망구의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힌 거 같단다.


스마트폰이라면 흔적이 남을 수 있었다.


먼지만큼의 흔적도 남겨선 안 된다.


나는 아버지의 사업체는 물려받아야 하니까.


‘개새끼, 그깟 일 하나 제대로 처리를 못해서 흔적을 남겨?’


벌써 일을 맡기고 한 달이 다 되가는데 망할 스마트폰을 찾았다는 소리가 없다.


영재는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했다.


‘개새끼, 돈을 처먹었으면 깔끔하게 처리를 해야 할 거 아냐.’


불안한 마음에 사무실을 왔다갔다 하며 손톱을 물어뜯던 영재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김종호의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어떻게 됐어? 찾았어?”


“···.”


“왜 대답이 없어, 새꺄! 돈을 받았으면 제대로 처리를 해야 할 거 아냐?”


- 차영재 씨?


김종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 차영재 씨, 여기 남부경찰서 형사과 박 경사입니다.


영재는 그 자리에서 전화를 끊었다.


당황한 영재가 머리를 쓸어 올리고, 다시 손톱을 물어뜯었다.


‘젠장, 어쩌지? 어쩌지? 일단 해외로 가자, 가서 아버지한테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면 돼.’


영재가 사무실을 빠져나오려 문을 연 순간이었다.


이미 문 밖에 박 경사와 조 경장이 대기하고 있었다.


김종호의 대포폰이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


인한 남매와 순복은 어제 김종호가 잡혀간 뒤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오히려 가슴이 훵 뚫린 것처럼 허한 느낌도 들었다.


검은 모자가 집에 들어왔던 사건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더 이상 누군가 집에 침입할 거라는 위기를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점심을 넘기고 3시가 다 넘었음에도 식당에는 손님이 꽤 많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순덕을 위해 인희는 제 스마트폰을 거치해놓고 순덕과 함께 뉴스를 봤다.


순덕 역시 그냥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보다 이편이 훨씬 좋았다.


“어제 저녁 형복유통 차윤범 사장의 장남 차영재 씨가 결혼을 약속한 B양이 임신 중인 태아를 A씨에게 강제 유산시키도록 청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


편안하게 뉴스를 듣던 순덕의 귀가 번쩍 뜨였다.


자기도 모르게 제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섰다.


‘차영재’라는 이름이 들리자 마치 전기가 통한 것 마냥 찌르르한 자극이 심장을 관통했다.


‘그놈이여, 그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61화. 예방접종(2) +10 21.06.09 204 10 7쪽
60 60화. 예방접종(1) +5 21.06.09 198 9 7쪽
59 59화. 검둥이야, 악바리야? +6 21.06.08 221 7 7쪽
58 58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3) +6 21.06.08 227 8 7쪽
57 57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2) +5 21.06.07 227 8 7쪽
56 56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1) +6 21.06.07 227 7 7쪽
55 55화. 성묘 가서 생긴 일(3) +11 21.06.06 241 9 7쪽
54 54화. 성묘 가서 생긴 일(2) +6 21.06.06 222 7 7쪽
53 53화. 성묘 가서 생긴 일(1) +9 21.06.05 227 8 7쪽
52 52화. 제가 물으면 대답해줄까요? +6 21.06.05 220 6 8쪽
51 51화. 내말 들려? +10 21.06.04 234 10 7쪽
» 50화. 그놈이여, 그놈! +5 21.06.04 230 7 7쪽
49 49화. 이 승용차 당신 것이 맞죠? +9 21.06.03 228 10 7쪽
48 48화. 검은 모자를 잡아라 (1) +5 21.06.03 211 7 7쪽
47 47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3) +14 21.06.02 221 12 7쪽
46 46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2) +4 21.06.02 207 9 7쪽
45 45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1) +10 21.06.01 233 10 7쪽
44 44화. 범죄현장이 찍힌 거 같아요. +6 21.06.01 234 9 7쪽
43 43화. 이거 때문에 우리 집에 온 거야 +12 21.05.31 225 11 7쪽
42 42화. 너 누구야! +6 21.05.31 232 10 7쪽
41 41화. 내가 저 얼굴을 어디서 봤더라? +11 21.05.30 223 11 7쪽
40 40화. 이거 승하 전 남친 아냐? +5 21.05.30 226 9 7쪽
39 39화. 이게 주문이었어? +6 21.05.29 223 9 7쪽
38 38화. 그 새끼가 너 찍었어(2) +1 21.05.29 201 7 7쪽
37 37화. 그 새끼가 너 찍었어(1) +9 21.05.28 230 10 7쪽
36 36화. 내가 다 예쁘게 망쳐줄게 +3 21.05.28 229 9 7쪽
35 35화. 승하의 남친 +5 21.05.27 239 9 7쪽
34 34화. 박 경사의 기억(2) +1 21.05.27 240 7 7쪽
33 33화. 박 경사의 기억(1) +8 21.05.26 241 8 7쪽
32 32화. 승하의 신고(2) +2 21.05.26 231 7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