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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155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5.28 06:00
조회
229
추천
9
글자
7쪽

36화. 내가 다 예쁘게 망쳐줄게

DUMMY

승하는 돈 많은 사람이 좋았다.


현수는 승하 눈에는 최고의 킹카였다.


승하가 벨을 누르자 대낮부터 한 잔 하고 있던 현수가 문을 열었다.


승하가 현수에게 입 맞추려 하자 현수가 고개를 돌렸다.


“왜 이래?”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승하의 마음이 꼬였지만 자기가 애교를 부리면 금방 넘어올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승하는 현수가 연 문 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왜 또 왔어? 너 학교 안 가?”


입을 연 현수에게서 훅 술 냄새가 풍겼다.


술이 올라 얼굴이 벌겋게 변한 현수가 머리를 쓸어 올리자 머리카락 사이로 오래된, 작은 상흔도 술기운에 붉어져있는 것이 보였다.


“응, 이제 안 가려고. 며칠 있으면 방학이잖아.”


“참···, 너도 너다.”


‘한심하다.’는 말을 꺼내려다 말을 돌렸다.


자기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였으니까.


“내가 너 그만 오라고 했잖아! 앞으로 오지 마.”


승하가 못 들은 척 짧은 상의를 벗어 의자에 아무렇게나 휙 던졌다.


상의 안에 있던 짧은 배꼽티가 드러났다.


승하가 소파에 앉은 현수 옆으로 바짝 다가와 앉았다.


“올 건데? 오빠 나 사랑한다며, 아냐?”


현수가 기가 막혀 피식 헛웃음을 지었다.


“지랄한다. 너 사랑한다고 한 적 없다. 쪼그만 게 사랑 타령은 더럽게 하네. 네 나이나 생각하고 말하는 거냐? 이제 겨우 중딩인 주제에, 정말 가지가지 한다···.”


승하의 얼굴이 목까지 벌겋게 변했다.


승하를 내려다보는 현수의 표정에는 경멸감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승하가 이를 악물고 현수를 노려봤다.


“분명 사랑한다고 했어. 그런데 어떻게 두 달을 못 넘겨? 그거 혼인빙자간음이야!”


승하의 말을 듣던 현수가 능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천천히 승하 앞에 섰다.


승하의 코앞에 선 현수가 오른손 검지를 들어 승하의 이마를 툭툭 밀며 말했다.


“이야, 너 머리 나쁜 건 알아줄 만 해. 그 말을 믿니? 내가 너처럼 발랑 까진 년이 좋겠어? 사실 말이야. 너도 즐겼잖아. 우리 집이 돈 많다고 하니까 달라붙은 거잖아. 이 거머리야. 너 머리는 장식이지? 넌 내 나이가 얼만데 결혼을 생각해? 너 제 정신이야?”


현수에게서 술 냄새가 훅 풍겼다.


“이씨, 너 인희 년 때문에 마음이 변한 거야? 내가 그년 어제 아예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어디 두고 봐. 그년 내가 죽여 버릴 거야.”


죽일 듯이 현수를 노려보고 일어나 상의를 챙겨 나가는 승하를 현수가 확 잡아채 몸을 돌렸다.


현수의 표정이 무서울 정도로 굳어 있었다.


“아파, 놔!”


승하가 팔을 빼려 몸부림 쳤지만 현수의 억센 힘을 풀지 못하고 안쪽으로 질질 끌려들어갔다.


의자에 팽개쳐진 승하의 멱살을 잡은 현수가 승하를 코앞으로 끌어당겼다.


현수의 입에서 다시 술 냄새가 확 덤벼들었다.


“너 그거 무슨 말이야, 엉?”


“왜, 궁금해?”


쫘악!


그때 승하의 눈앞에 별이 번쩍 하며 고개가 뒤로 홱 돌아갔다.


“죽기 싫으면 제대로 말해.”


놀란 승하의 입이 어벙하게 벌어졌다.


맞은 뺨이 붉게 부풀어 올랐다.


그런 놀라움도 잠시 현수의 손이 다시 승하의 뺨에 작렬했다.


승하의 입안에서 피가 터졌다.


“너 하나 죽이는 거 쉬워. 이미 사람을 죽여 봤거든. 아무도 몰라. 흐흐흐. 너도 죽.여.줄.까?”


승하는 현수의 눈에서 진심을 보았다.


사람을 죽이겠다는, 아니 자신을 충분히 죽일 거라는 진심이었다.


현수가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어 승하의 목에 댔다.


날카로운 칼날이 닿은 승하의 피부가 살짝 베였다.


베인 상처에서 한 줄기 피가 주르륵 흐르며 승하의 옷으로 스며들었다.


살이 베인 감각이 승하에게 전해지며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승하의 몸이 잘게 떨렸다.


“더 이상 안 봐준다. 나 꼭지 돌면 나도 어쩌지 못해. 셋 셀 거니까 그 안에 말해.”


칼을 승하의 목에 가져다 댄 현수의 눈빛을 보며 승하는 현수가 진짜로 맛이 간 새끼란 생각을 했다.


승하가 떨리는 목소리로 어제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현수가 인희를 좋아하는 것 같아 어제 잡아 팼고, 나중에 인희가 큰 개를 사주해서 자기 허벅지를 물었다는 이야기였다.


조용히 다 들은 현수가 승하에게 음산하게 깔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인희네 집에는 개라고 해봤자 좀 큰 강아지 한 마리가 다야. 불개? 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야? 말을 꾸미려면 좀 제대로라도 해, 등신아. 그래, 그랬다고 치자. 근데 왜 그랬어, 응? 인희한테. 이유가 뭐야?”


“···그야 오빠가 계속 인희 얘기만 했잖아. 나하고 자 놓고도 계속 그년 얘기만 했잖아!”


“그래서? 넌 네가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너는 그냥, 일회용이야. 병신아.”


결국 승하가 울음을 터뜨렸다.


현수가 승하의 멱살을 던지듯 놓았다.


TV밑 서랍에서 오만 원 권 한 뭉치를 꺼내 승하에게 던졌다.


“꺼져. 다시 나타나면 진짜 죽여 버린다. 경고하는데 네 부모 끌어들일 생각 마. 너희 집 밀어버리는 거, 일도 아니니까 병신 짓 하지 말고. 그리고 아주 만에 하나 말이야. 기적이 뿅 일어나서 네가 우리 집에 들어온다 치자. 너한테 우리 집 돈이 십 원 한 장이나 갈 거 같아? 네가 돈을 재벌처럼 싸가지고 오는 거 아니면 넌 그냥 며느리라는 이름의 종년인 거야. 등신아. 어디서 거지같은 게 감히 주제도 모르고 빨대를 꽂으려고 해.”


승하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차라리 어제 그 불개가 더 자비로웠다.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일어선 승하는 바닥에 떨어진 돈 뭉치를 보았다.


저도 모르게 눈에서 후두둑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


승하가 돈과 제 물건을 챙겨 나갔다.


쾅 소리와 함께 문이 잠겼다.


눈물이 눈앞을 가렸다.


소매로 쓱쓱 훔쳐보지만 눈물이 멈출 생각을 안 했다.


‘나는 저 새끼한테 진심이었나? 아니면 모욕당한 것이 분하고 슬퍼서 눈물이 나나?’


승하 스스로도 판단이 되지 않았다.


승하는 골목에 기대어 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를 한 모금 들이켜자 조금씩 벌렁거리던 심장이 가라앉았다.


남자애들은 모두 현수 패거리다.


그들을 불러서 현수를 팰 수도 없었다.


‘그래, 머리? 있으면 내가 벌지, 너 같은 새끼 만나겠니? 그래서 돈 있는 남자를 찾는 거잖아. 새끼야. 등신은 바로 너야. 네 생각대로 될 거 같지? 내가 다 예쁘게 망쳐 줄게.’


마지막 한 모금을 깊이 들이켠 승하가 현수가 있는 오피스텔을 노려봤다.


눈빛으로는 건물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


돌아선 승하가 학교로 향했다.


***


현수는 승하가 나가자 마시던 맥주 캔을 입으로 가져갔다.


기분이 더러웠다.


‘승하, 이 미친년이 감히 인희를 건드려?’


씩씩거리던 현수가 맥주 캔을 손으로 찌그러트려서 바닥에 던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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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화. 예방접종(2) +10 21.06.09 204 10 7쪽
60 60화. 예방접종(1) +5 21.06.09 198 9 7쪽
59 59화. 검둥이야, 악바리야? +6 21.06.08 222 7 7쪽
58 58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3) +6 21.06.08 227 8 7쪽
57 57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2) +5 21.06.07 227 8 7쪽
56 56화. 검둥이와의 첫 만남(1) +6 21.06.07 228 7 7쪽
55 55화. 성묘 가서 생긴 일(3) +11 21.06.06 241 9 7쪽
54 54화. 성묘 가서 생긴 일(2) +6 21.06.06 222 7 7쪽
53 53화. 성묘 가서 생긴 일(1) +9 21.06.05 227 8 7쪽
52 52화. 제가 물으면 대답해줄까요? +6 21.06.05 220 6 8쪽
51 51화. 내말 들려? +10 21.06.04 234 10 7쪽
50 50화. 그놈이여, 그놈! +5 21.06.04 231 7 7쪽
49 49화. 이 승용차 당신 것이 맞죠? +9 21.06.03 228 10 7쪽
48 48화. 검은 모자를 잡아라 (1) +5 21.06.03 211 7 7쪽
47 47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3) +14 21.06.02 221 12 7쪽
46 46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2) +4 21.06.02 207 9 7쪽
45 45화. 내일 당장 미국으로 가! (1) +10 21.06.01 233 10 7쪽
44 44화. 범죄현장이 찍힌 거 같아요. +6 21.06.01 234 9 7쪽
43 43화. 이거 때문에 우리 집에 온 거야 +12 21.05.31 225 11 7쪽
42 42화. 너 누구야! +6 21.05.31 232 10 7쪽
41 41화. 내가 저 얼굴을 어디서 봤더라? +11 21.05.30 223 11 7쪽
40 40화. 이거 승하 전 남친 아냐? +5 21.05.30 226 9 7쪽
39 39화. 이게 주문이었어? +6 21.05.29 223 9 7쪽
38 38화. 그 새끼가 너 찍었어(2) +1 21.05.29 201 7 7쪽
37 37화. 그 새끼가 너 찍었어(1) +9 21.05.28 230 10 7쪽
» 36화. 내가 다 예쁘게 망쳐줄게 +3 21.05.28 230 9 7쪽
35 35화. 승하의 남친 +5 21.05.27 239 9 7쪽
34 34화. 박 경사의 기억(2) +1 21.05.27 240 7 7쪽
33 33화. 박 경사의 기억(1) +8 21.05.26 241 8 7쪽
32 32화. 승하의 신고(2) +2 21.05.26 231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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