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이띠 님의 서재입니다.

싸움질만 할 줄 아는데 영웅으로 환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제이띠
그림/삽화
제이띠
작품등록일 :
2024.01.08 16:21
최근연재일 :
2024.05.08 13:43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15,039
추천수 :
383
글자수 :
435,741

작성
24.04.02 18:20
조회
52
추천
2
글자
11쪽

063 | 국경 도시 칸타라(2)

DUMMY

"아리스 아가씨. 말씀하신 말과 건량이 준비되었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집사장이 준비해 준 말에 라크와 엘다가 올라탔다.


"집사장 할아버지. 저희 가볼게요. 아빠한테 연락 오면 칸타라로 간다고 전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다녀 오십시오."


라크 일행은 영주성을 빠져 나와 칸타라가 있는 서쪽으로 향했다.


"아리스. 근데 너 칸타라에 가봤냐? 내 기억에 그런 일은 없는데?"

"라크. 너가 내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도 비밀이 있는 여자라고."

"아니. 다 알아. 모르는 거 없어."

"... 맞아. 칸타라에 가본 적 없어. 아빠가 말해줘서 아는 거야. 거기 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 피곤한 놈이 있다고 하셨던가..."

"거 봐. 다 안다니까."


엘다는 둘의 대화를 들으며 '도대체 얘네들은 무슨 대화를 하는 거야? 부부야? 가족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라크 일행은 칸타라 방향으로 말을 달리며 중간 중간 마을에 들려 국경 상황에 대한 소문을 수집하였다.


"여기가 마지막 마을이라고 했지?"

"응. 여기서 말로 한나절 정도 달리면 칸타라에 도착할 것 같아."

"다행히 소문은 별게 없었다. 그치?"


아리스가 다소 안심이 되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게. 소문만으로 보면 단순한 국지 도발인 것 같아 보여."

"그래도 그 미친 왕은 조금 신경 쓰이기는 하더라."


라크가 말하는 미친 왕은 지난 해 가르투 왕위에 오른 새로운 왕을 말한다. 그는 즉위식에서 자신의 반대파에 속하는 대신 100여 명을 몰살시키는 만행을 저지른 이후로 가르투에서 조차 미친 왕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 이후에도 미친 왕이 저지른 크고 작은 기행이 세간에 회자되고 있었다.


"소문대로 진짜 미쳤거나 아니면 그 반대일지도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보통 사람은 아니겠지."

"그런가? 어떤 얼굴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오늘은 여기 마을에서 쉬고 내일 일찍 칸타라로 출발하자."


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선 라크 일행은 정오가 조금 지나서 칸타라의 입구에 설치된 검문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가 맞는 거지?"

"응. 지도 상으로는 저기가 칸타라 검문소야."

"뭔가 좀 애매하다?"


칸타라는 라크가 상상했던 국경 도시의 모습과는 차이가 많아 보였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이웃 나라의 끊임없는 도발에도 국경을 수호하는 고독한 요새! 라크가 상상한 것은 이런 모습이었다.


물론 칸타라는 거대하고 견고한 석벽과 감시탑이 도시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는 관문은 두터운 철문으로 되어 있었으며 그 앞에 설치된 검문소에서는 무장한 경비병들이 방문객 하나 하나를 빠짐없이 살펴보고 있었다.


다만 경비병들이 대놓고 뒷돈을 받고 검문소를 통과시키는 모습이 다른 점이었다.


"다음!"


조금 기다리다 보니 라크 일행의 차례가 되었다. 호명하는 경비병은 얼굴색이 붉고 눈도 흐리멍텅하게 풀어진 것이 어디서 술을 한 잔 거하게 걸치고 오신 듯 하였다.


"허걱! 오우거!"


성큼 앞서 나간 라크를 보고 경비병이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흠흠... 놀랬잖은가! 방문 목적이 무엇인가?"

"구경왔수."

"... 흠."


경비병은 라크를 위 아래로 훑어 보고는 엘다와 아리스도 살펴 보았다. 그러고는 살짝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들어가요?"


라크가 눈을 부라리며 경비병을 쳐다보았다. 흠칫 놀란 경비병이 통과를 외치려던 순간 눈이 반짝였다.


"거기 아가씨 옆에 있는 거! 그거 다이어 울프 맞지! 몬스터는 통과 안돼!"


경비병이 의기 양양한 눈빛으로 라크를 쳐다 보았다. 한 손으로는 엄지와 중지를 비비는 손동작을 취하며 라크에게 보이고 있었다.


"리꼬. 밖에서 기다려. 적당한 숲에서 놀고 있어."

"킁—"


라크의 말에 리꼬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들어가요?"


라크가 경비병을 보며 눈을 부라렸다.


"이이익— 안돼! 건방진 녀석! 칸타라 경비병을 뭘로 보고 태도가 이따위야! 본때를 보여주겠어."


경비병이 갑자기 바락 바락 소리를 질러댔다. 주변의 다른 방문객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어느새 멀리 떨어져 구경꾼이 되어 있었다. 더욱이 가관인 것은 검문소의 다른 경비병들이 스물 스물 움직여 라크 일행을 포위하였다는 것이다.


"여기 뭐 이따구냐... 걱정된다. 걱정돼. 국방 경비는 개뿔..."

"네 이놈! 아직도 주둥이가 살아있구나! 내 니놈을 군법으로 다스릴 것이다!"


심드렁한 라크의 표정과 말투에 더욱 흥분한 경비병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허리춤의 칼을 뽑아...


쩍! 휘리리릭— 쿠다당탕—


라크가 솥뚜껑보다 큰 손으로 경비병의 귀싸대기를 후려쳤다. 경비병은 빙글 빙글 회전하여 멋지게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는 바닥에 떨어지며 나뒹굴었다.


"어디서 칼을 뽑아. 디질라고."

"하아..."

"라크. 잘했어. 속이 다 시원하다."


라크 일행을 포위한 다른 경비병들은 멍하니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라크가 바닥에 널브러진 경비병에게 다가갔다.



짝— 짝—


라크가 누워있는 경비병의 얼굴을 툭툭 쳤다.


"아저씨. 일어나."

"으으으..."

"빨리 안 일어나면 한 대 더 들어간다."

"일어났다! 지금 일어났어!"


쓰러져 있던 경비병이 벌떡 일어나더니 차렷 자세로 섰다.


"아저씨. 각 잡고 있을 필요는 없고. 소속하고 이름."

"... 그냥 지나가면 안 되겠나."

"거기 아저씨들— 움직여도 되는데 잘 생각하고 움직이셔."


라크가 일행을 포위한 채 움찔거리고 있는 경비병들에게 소리쳤다.


"그래서 소속하고 이름이 뭐라고?"

"... 부탁하네. 그냥 지나..."

"그래서 뭐라고?"

"칸타라 경비대 2대대. 아르망일세."


쩍— 쿠다다당—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야. 빡치게. 가자—"


라크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검문소를 통과하였다.


"라크. 어쩌려고 그런 거야. 일 커지면 어쩌려고..."


엘다가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짚으며 라크에게 물었다.


"괜찮아. 괜찮아. 뒷돈 챙겨 먹는 짭새는 일 크게 못 키워. 저게 지들 밥줄인데? 큰일 나지."

"아... 니가 제일 잘 알겠구나."


라크가 대답 대신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검문소에서는 칸타라에 크게 실망한 라크 일행이었지만 놀랍도록 잘 조직되어 있는 도시 내부를 보고는 평가를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칸타라는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상점, 여관, 대장간, 군사 시설 등이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칸타라의 건축물은 대부분 견고한 돌과 목재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도시 한쪽에는 훌륭한 시설과 규모의 군사 훈련장도 위치해 있었다.


"여기 사람 참 헷갈리게 하네... 미스터리하구만."

"왜 아무도 없냐? 시설은 좋은데 쓰는 사람이 없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전투를 대비하고 있는 국경 도시라면 훈련장에서 칼과 창을 다루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할 것인데 칸타라의 훈련장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백작님한테나 빨리 가자. 우리 영지 사람들은 어디 있으려나."


라크 일행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며 루스카 영지의 마법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루스카 부대는 칸타라 외곽에 위치한 왕국군 막사의 연병장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누구냐!"


막사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비병이 라크 일행을 보며 소리쳤다.


"어? 아르망? 빨리 일어났네?"

"히끅—"


막사 입구를 지키고 서 있던 경비병은 우연찮게도 아르망이었다. 아르망의 얼굴은 전체적으로 푸르딩딩한 색깔이었고 군데 군데 붉게 얼룩져 있었다. 입술은 퉁퉁 부르튼 채 터져 있었다.


"여긴 어쩐 일이냐! 이십니까!"

"볼 일이 있어서. 수고해라."

"들어가시면 안 되는..."


라크는 아르망의 어깨를 툭 쳐주며 안으로 들어섰다.


"아르망 수고해!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좋다."


아리스가 아르망의 등을 팡팡 두드려 주고는 라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언제 데리고 왔는지 리꼬도 타고 있었다.


"아빠! 아리스 왔어요!"


아리스가 루스카 부대 막사의 문을 걷어 젖히며 소리쳤다.


"아리스? 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냐?"


루스카 백작을 비롯해 참모 회의 중이었던 우리에크와 수석 마법사가 아리스의 예상하지 못한 등장에 눈을 껌뻑였다.


"걱정돼서 왔습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잖아요."

"백작님을 뵙습니다."


아리스를 뒤따라 라크와 엘다가 막사로 들어섰다.


"아들!"


우리에크가 라크를 보고는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도 가르투 측은 도발만 할 뿐입니다. 그 외 다른 움직임의 흔적이 포착되지도 않았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참여할 일이 없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당최 무슨 꿍꿍이 속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쳐들어 올 것 처럼 몰려와놓고는 도발만 하고 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라크 일행의 등장으로 잠시 중단 되었던 참모 회의가 끝이 났다.


"아빠! 별 일 없는 거죠?"

"보다시피 아무 일도 없단다. 게다가 마법 부대는 전투가 벌어져도 후방에 배치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소문의 그 미친왕 때문인가요?"

"가르투의 왕이 바뀐 후에 국지 도발의 횟수가 부쩍 늘었으니 맞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가르투의 군세가 대단치는 않으니 도발이 많아진들 문제가 되진 않을게다."


루스카 백작의 설명에 따르면 가르투 병력은 한 달이 넘도록 도발만 이어오고 있었고 병력의 숫자도 그리 대단치 않은 정도였다. 따라서 전혀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요지였다.


"엣헴. 루스카 백작 있는가?"


안에서 대답을 하기도 전에 막사의 문을 열어 젖히며 누군가 들어왔다.


"졸라 사령관님. 어쩐 일이십니까?"


루스카의 지휘부 막사를 찾은 것은 졸라 사령관이라는 사람이었다. 졸라 사령관은 비어버린 소갈머리를 덮고 있는 몇 가닥의 머리를 아주 소중히 쓸어 넘기고는 권하지도 않은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유난히 튀어 나와있는 배 위에 얹었다.


"아버지. 손님 오신 것 같으니까 저희 갈게요."

"우히히힉— 오우거!"


라크가 말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본 졸라 사령관이 기겁을 하며 허둥거리다가 뒤로 의자 채 넘어갔다. 문 옆에 서있던 라크를 들어올 때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우히힉! 루스카 뭐 하는가! 저 괴물을 어찌 좀 해보게나!"


곧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루스카 백작을 나무라는 졸라 사령관을 뒤로 하고 라크 일행은 막사를 빠져 나왔다.


"아버지. 저 사람이 사령관이에요?"

"응. 졸라 사령관이라고 3년전 쯤에 칸타라로 부임했지. 백작님의 아카데미 동기라고 하시더라."

"아! 저 아저씨가 졸라 새끼구나! 아빠가 엄청 피곤한 녀석이라고 했던 그 사람!"

"백작님이 그 정도로 말씀하셨다면 완전 개진상인데..."


라크는 졸라 사령관을 떠올리며 어쩌면 칸타라의 미스터리가 풀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싸움질만 할 줄 아는데 영웅으로 환생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가의 귀가 얇아 제목을 변경하였습니다. 24.04.17 34 0 -
90 089 | 전쟁 속으로(5) +1 24.05.08 23 0 9쪽
89 088 | 전쟁 속으로(4) 24.05.07 16 0 11쪽
88 087 | 전쟁 속으로(3) 24.05.06 17 0 11쪽
87 086 | 전쟁 속으로(2) 24.05.03 23 0 11쪽
86 085 | 전쟁 속으로(1) 24.05.02 24 0 11쪽
85 084 | 다시 칸타라로(3) 24.05.01 21 0 11쪽
84 083 | 다시 칸타라로(2) 24.04.30 25 0 11쪽
83 082 | 다시 칸타라로(1) 24.04.29 27 0 11쪽
82 081 | 시련(5) 24.04.26 29 0 11쪽
81 080 | 시련(4) 24.04.25 25 0 11쪽
80 079 | 시련(3) 24.04.24 27 0 11쪽
79 078 | 시련(2) 24.04.23 33 1 11쪽
78 077 | 시련(1) 24.04.22 34 1 11쪽
77 076 | 네아흐(2) 24.04.19 30 1 11쪽
76 075 | 네아흐(1) 24.04.18 39 2 11쪽
75 074 | 영주성 난입(5) 24.04.17 37 2 11쪽
74 073 | 영주성 난입(4) 24.04.16 40 2 11쪽
73 072 | 영주성 난입(3) 24.04.15 39 1 11쪽
72 071 | 영주성 난입(2) 24.04.12 35 2 11쪽
71 070 | 영주성 난입(1) 24.04.11 45 2 11쪽
70 069 | 아이럼 조사(3) 24.04.10 38 2 11쪽
69 068 | 아이럼 조사(2) 24.04.09 42 2 11쪽
68 067 | 아이럼 조사(1) 24.04.08 41 2 11쪽
67 066 | 칸타라 전투(2) 24.04.05 50 2 11쪽
66 065 | 칸타라 전투(1) 24.04.04 46 2 11쪽
65 064 | 국경 도시 칸타라(3) 24.04.03 50 2 11쪽
» 063 | 국경 도시 칸타라(2) 24.04.02 53 2 11쪽
63 062 | 국경 도시 칸타라(1) 24.04.01 57 2 11쪽
62 061 | 천공의 섬광(4) 24.03.22 67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