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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이야기

깊은 상흔의 잔향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철의대화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5
최근연재일 :
2023.02.28 15:54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8,256
추천수 :
478
글자수 :
747,868

작성
20.12.28 18:48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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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7쪽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1)

DUMMY

노빌리스크에서 사흘을 더 지내게 되는 동안, 카니엘은 이자벨이 자신있게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자벨은 그 마법 능력으로 여관의 식수나 생활용수를 끓여주는 일을 했는데, 한 건당 몇푼 안되는 일임에도 하루에 수 십건을 하다 보니 꽤 큰 돈이 모였던 것이었다.


특히 ‘전 객실 온수 제공’, ‘매일 삶아 청결한 침구’ 등의 광고 아래 바타만을 도와줌으로 머무는 숙박비를 절반으로 할인 받은 것은 굉장한 소득이었다.

여기에 카니엘 또한 ‘신체향상 용병 상시 대기’란 미드갈의 광고로 일일 할당량을 모두 채운 『카르미나 부라나』용병단에 소속되어 단기간에 상당한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사흘째 되는 날의 밤.

카니엘과 벨리안느는 그 동안 모은 돈을 여관방에 풀어놓고 셈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꽤 괜찮게 모은거 맞지?”


침대위에 흩어져 있는 돈을 내려보며 카니엘은 순간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같은 돈을 바라보던 벨리안느는 카니엘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응. 이제 카릿치오스로 떠날 준비는 다 됐다고 봐야지.”


정체를 들킬까 어쩌다 방문한 소도시에서도 이틀 이상 머문적이 없었던 그녀였다.


때문에 노빌리스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불안은 커져만 갔고, 조건만 갖춰지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결국 그 방법 밖에 없는건가.. 하지만 단장님도 곧장 카릿치오스로 갈만큼 충분한 물자는 없었는데..”


“렌소협곡에서 노빌리스크까지 가장 먼 길로 온다고 해도 어제 도착했어야 했어.”


“그럼 우리가 아직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것은 아닐까?

모든 정보가 그 즉시 클레이 루트에 풀리는 것은 아니잖아.

만일 단장님께서 어제 도착했다면 하루나 이틀은 지나서야 그 사실이 확인될 것 같은데.”


“하지만...”


최소 이틀은 더 머물자는 말에 벨리안느는 고개를 떨구면서 뒷말을 흐렸다.


“만약.. 벨로나가 다른 도시에서 물자를 공급했다면? 그래서 모레까지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면?”


그 되물음에 말문이 막힌 카니엘은 순간 자신이 여정을 떠나는 것을 주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벨로나 단장님 없이 카릿치오스를 지나 흑표군단이 있는 곳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아무리 월영군 수색대 출신이라고는하나 그런 카니엘에게도 카릿치오스는 너무나 낯선 곳이었다.

때문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벨로나와 함께,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그녀의 행적을 확인한 이후에 그 뒤를 따라 쫓아가는 방법을 택하고 싶은 그였다.


“정말 벨로나가 카릿치오스로 향했다면.. 내가 무조건 찾아낼게.”


그 순간 들려온 이자벨의 작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


그 말에 고개를 들어 이자벨을 올려본 카니엘은 그녀의 결의에 찬 눈빛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언제부터 이자벨에 대한 신뢰가 쌓인걸까?’


그런 생각과 동시에 자신 혼자하는 여정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동시에 이자벨과 함께라면 설사 기약없는 여정을 하더라도 괜찮을거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좋아. 우선 내일은 맡은 일이 있으니까.. 모레 카릿치오스로 떠나자.”


그렇게 한가지 중대한 결정이 내리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홀가분해졌고, 그 때문인지 아니면 나름 서로가 편해졌기 때문인지 다시 돈을 한데 모으면서 나누는 대화 또한 스스럼없었다.


“내일 맡았다고 한 용병 일.. 성밖에서의 일이야?”


“아니. 어느 높은 귀족이 클레이 루트를 방문하는데 호위를 맡아달라 해서.. 아마 하루종일 도시안에 있을거야.”


“높은 귀족?”


“음.. 그게 확실치는 않은데.. 하인이란 사람이 대신 왔었거든? 그런데 뭐랄까.. 하인이라 믿어기지 않을 정도로 훤칠한 외모와 기품이어서 당연히 그런 자의 주인이면 지위가 꽤 있을거라 생각했지.”


“고위 귀족이라면 별도 정보책이 있을텐데.. 그냥 둘러볼 목적인가.”


“이유야 어쨌든 나야 잘됐지. 클레이 루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도 얻고, 돈도 벌 수 있을테니까.”


카니엘의 긍정적인 태도에 벨리안느는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별다른 토를 달진 않았다.


“그럼 넌?”


“이 여관 저 여관에서 물 데워달라고 부탁받아서 하루 종일 여관들을 돌아다닐 것 같애.”


“인기가 많구나.”


“늘 그렇지 뭐.”


이자벨이 무덤덤한 말투로 그렇게 답하자 카니엘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처음에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는 이런 농담도 받아주다니..”


“······”


카니엘의 짖궂은 지적에 이자벨은 살짝 얼굴을 붉혔고, 마침 돈 정리를 끝낸 카니엘은 웃음띤 얼굴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이자벨의 새로운 모습을 조금더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기회의 장을 마련코자 했다.


“아참. 이전에 말했던 오늘 저녁 식사.. 생각해봤어?”


“아.. 오늘 입단 환영식을 한다 했었지..”


그랬다.

카니엘의 ‘카르미나 부라나’ 입단 축하라는 명목으로 용병단 창단이래 가장 돈을 많이 벌었다는 미드갈이 반 강제적으로 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던 것이었다.


“난.. 그런 자리에 익숙치 않아서.. 혼자 알아서 먹을게.”


예상했던 반응이었지만 이자벨의 굳은 표정에 잠시 의지가 흔들린 카니엘이었다.


하지만 반드시 이자벨을 데려오라는 미드갈의 당부는 둘째치더라도 자신 또한 이자벨과 함께하고팠기에 조금더 욕심을 내보기로했다.


“어디 멀리서 먹는 것도 아니고, 바로 여기 1층에서 먹을 예정이야. 그러니 굳이 혼자 먹는 것 보다 잠시 자리를 같이 해서 공짜 저녁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괜히 참석해서 민폐를 주는건...”


“미드갈이 네가 참석하면 이곳 여관의 최고급 음식과 술을 쏜다해서 모두들 환영할거야. 그리고...”


주저하는 이자벨의 모습에 카니엘은 새롭게 알게된 그녀의 약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아까 바트만과 확인했는데 여기 최고급 음식에 노빌리스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염수어 구이와 튀김 등이 제공된다고 하더라고.”


육류보단 어류를, 그중에서 민물고기보단 염수어를 더욱 좋아하는 이자벨의 식성.


하지만 노빌리스크가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만큼 염수어 전체 요리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고, 때문에 손가락만큼 튀겨나오는 정식으로 아쉬움을 달랬던 것을 떠올린 카니엘은 그녀에게 거부 할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무혼 반란이후 처음으로 염수어 한마리를 통으로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벨리안느는 저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린채 카니엘을 바라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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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3화_ 변화의 틀(1) 21.05.17 38 0 8쪽
124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2화_ 카릿치오스 (3) 21.05.06 36 0 11쪽
123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2화_ 카릿치오스 (2) 21.04.30 43 0 7쪽
122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2화_ 카릿치오스 (1) 21.04.28 41 0 9쪽
121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1화_ 필멸지 (2) 21.04.22 42 0 12쪽
120 [3권] 10장. 미지(未知)에서_ 1화_ 필멸지 (1) 21.04.19 58 0 9쪽
119 [2권. 끝]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끝) 21.04.13 53 1 10쪽
118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7) 21.04.01 60 1 7쪽
117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6) 21.03.26 55 1 12쪽
116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5) 21.03.16 51 1 9쪽
115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4) 21.03.09 52 1 10쪽
114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3) 21.02.24 113 1 8쪽
113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2) 21.02.09 55 1 7쪽
112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3화_재회(1) +1 21.01.26 56 2 8쪽
111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5) +1 21.01.22 94 2 9쪽
110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4) +1 21.01.22 53 2 10쪽
109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3) +1 21.01.22 64 2 7쪽
108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2) +1 21.01.22 64 2 8쪽
» [2권] 9장_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2화_얽힘(1) +1 20.12.28 52 2 7쪽
106 [2권] 9장-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1화_클레이 루트(5) +1 20.12.17 61 2 7쪽
105 [2권] 9장-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1화_클레이 루트(4) +1 20.12.16 53 2 9쪽
104 [2권] 9장-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1화_클레이 루트(3) +1 20.12.14 56 2 10쪽
103 [2권] 9장 -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1화_클레이 루트 (2) +1 20.12.08 59 2 7쪽
102 [2권] 9장 -자유, 도시 그리고 재회_ 1화_클레이 루트 (1) +1 20.12.08 48 2 8쪽
101 [2권] 8장 -여정_ 4화_죄인의 바램 (5) +1 20.12.02 52 2 11쪽
100 [2권] 8장 -여정_ 4화_죄인의 바램 (4) +2 20.11.20 57 3 7쪽
99 [2권] 8장 -여정_ 4화_죄인의 바램 (3) +2 20.11.11 62 3 10쪽
98 [2권] 8장 -여정_ 4화_죄인의 바램 (2) +2 20.10.28 58 3 8쪽
97 [2권] 8장 -여정_ 4화_죄인의 바램 (1) +1 20.10.26 54 1 9쪽
96 [2권] 8장 -여정_ 3화_ 달무리 작전 (3) +1 20.10.21 57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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