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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수 님의 서재입니다.

21세기 용궁의 후계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제인수
작품등록일 :
2019.04.01 10:26
최근연재일 :
2019.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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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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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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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글자수 :
495,447

작성
19.06.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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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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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정보 상인 트리위키 2.

DUMMY

탕! 탕!


“아무도 없어요? 여보세······,”


벌컥!


“저녁에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뭐야? 안 사!”


쾅!


현관문을 열고 나온 금발의 10대 후반 소년이 문 앞에 주르륵 서 있는 창룡과 조, 사오정을 보더니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뭐야? 뭘 안 산다는 거야? 오정아, 금방 쟤가 뭐라고 한 거야?”

“우리가 잡상인처럼 보였나 본데요, 형.”

“뭐? 그럼 저 자식이 우리를 방판으로 봤다는 거야? 이런 썩을 놈의 자식이!”

“크! 젠장! 오해받을 만하네. 초이, 우리 꼬라지를 좀 봐. 며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먼지를 뒤집어썼더니 아주 가관이야.”

“그래도 그렇지, 이 자식이! 에이!”


쾅! 쾅! 쾅!


벌컥!


“아니 이 거지 같은 것들이, 야! 안 산다고 했잖아! 조금 있으면 주인님 주무실 시간인데 빨랑 안 꺼져!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와서 행패야, 행패가!”

“아니 근데 이 자식이 계속 사람을 거지 취급을 하네! 야!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이렇게 잘생긴(?) 거지 봤어?”


눈을 부라리며 자신에게 대거리를 하는 창룡을 힐끗 훑어본 소년의 말투가 조금 누그러졌다.


“뭐······,에요? 그럼. 뭐 팔러 온 거 아니에요?”

“팔긴 뭘 팔아! 당장 여기 주인 나오라고 해! 아주 아랫것들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

“잠깐 비켜봐, 초이. 이봐, 자네 이름이 뭔가?”

“제, 제 이름요? 세바스티안이라고 하는데······, 무슨 일로 오셨는지······?”


창룡을 제치고 나선 조가 한껏 근엄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소년은 그제야 조금 켕기는지 창룡 일행의 용무를 물어왔다.


“가서 네 주인에게 다크 캐슬의 조 파르게르가 왔다고 전해라.”

“다, 다크 캐슬이라면······!”


소년도 다크 캐슬이 어떤 곳인지 아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문을 닫는 것도 잊어버리고 부리나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에헴! 다들 봤지? 내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이라고. 초이, 샤, 형이 있을 때 잘해라.”

‘놀고 있네! 헛소리하지 말고 뚱땡이 너는 나중에 바네 만나면 혼 날 각오나 해라.’

“혼, 혼나다니 내가 왜?”

‘몰라서 묻냐? 네가 바네가 사랑하는 드라큘라 백작을 성주 자리에서 쫓아내고 억지로 수면에 빠트렸었잖아, 바네가 그걸 알게 되면 널 가만히 놔두겠어?’

“아니, 그거야 어제 바네에게 대충 설명했는데 뭐가 문젠데?”

‘말 그대로 대~충 설명했잖아. 그리고 너한테 얘기 듣는 거랑 직접 본인에게 듣는 거랑 기분이 같냐? 나 같으면 확 열 받을 거 같은데······.’

“초이, 샤, 니들이 나중에 바네 만나게 되면 말 좀 잘해줘. 내가 나쁜 마음으로 그런 게 아니라고 말이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유~명하신 분이 우리같이 하찮은 애들한테 무슨 그런 부탁을 하시나? 안 그래? 오정아.”

“그러게요, 형. 우리야 뭐 유명하지도 않은데 바네 누나한테 말발이 먹히겠어요?”

“······.”


괜히 잘난 척을 하다 궁지에 몰린 조가 막 변명을 늘어놓으려는 순간, 안으로 뛰어 들어갔던 소년이 다시 나오더니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


“주인님께서 모셔오시랍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3.


소년은 창룡 일행을 건물의 3층으로 안내했다.

여러 개의 문이 있는 긴 복도를 지나 맨 안쪽의 문 앞에 도착한 소년이 조심스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주인님, 아까 말씀드렸던 분들이 오셨습니다.”

“안으로 모시거라.”

“네, 들어가시죠.”


소년은 듬직한 음성이 들려 온 방의 문을 열고서 창룡 일행을 안으로 안내했다.

꽤 넓적한 방안은 어떤 이의 집무실로 쓰이는 듯 커다란 사무용 책상이 방 중앙에 놓여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여러 종류의 서류철이 깔끔하게 정리된 서가(書架)가 자리 잡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다크 캐슬의 성주, 아니 이제는 전 성주인가? 미스터 파르게르.”


책상 앞에 놓인 나무 의자에 앉아있던 사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조에게 아는 척을 했다.

단순한 디자인의 셔츠와 바지에다 검은 가죽 장화를 신고 있는 사내는 아주 장신이었다.

거의 2m에 달하는 키에 보디빌더처럼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는 사내는 특이하게 긴 백발을 길게 길러 머리 뒤로 완전히 넘기고 있었다.

나이는 한 30대 중반? 머리카락 색과 비슷한 하얀 피부에 회색빛 눈동자를 가진 호남형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쪽이 트리위키라는 분인가 보군, 정보 상인이라더니 그 말이 맞나보네. 아직 내가 다크 캐슬의 성주 자리에서 내려온 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텐데 잘 알고 계시네.”

“그것만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당신이 미들랜드에서 넘어온 어떤 물건을 찾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


백발 사내, 트리위키의 말을 들은 조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자신이 성배를 찾아 언더월드로 온 것을 아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는다. 그것도 최근 들어서.

그런데 생면부지의 사내가, 아무리 정보 상인이라지만 자신이 성배를 찾는 것을 알고 있으니 조의 신경이 곤두선 것이다.


“아, 아, 그렇게 경계하실 것 없습니다. 당신이 다크 캐슬의 성주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제가 평소에 81명의 로드의 동향(動向)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당신이 어떤 물건을 찾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일을 조사하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니까요.”

“트리위키 씨, 당신의 입이 무겁길 바라야겠군······.”

“제 입은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거울 겁니다. 아, 이런! 손님을 계속 세워뒀군요. 일단 이리로 앉아서 계속 대화를 나눠볼까요?”


트리위키는 서가의 반대편에 있는 접대용 테이블과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미스터 파르게르, 앉으시죠, 거기 같이 온 분들도요.”

“그냥 ‘조’ 라고 부르시오. 룰은 따지지만, 격식을 따지는 건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말이오. 더구나 지금은 성주도 아니고 야인의 신분이니.”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리죠. 그 대신 저도 편하게 트리위키라고 불러주시면 서로 공평하겠군요.”

“그럽시다. 야, 니들도 어서 앉아. 거기 서서 뭐해?”

“응? 그, 그래. 오정아, 가서 앉자.”

“네? 네, 네.”


트리위키가 권하는 의자에 앉은 조가 창룡과 사오정을 손짓으로 부르자, 평소에 보기 힘든 조의 카리스마에 놀라 멀뚱히 서 있던 창룡과 사오정이 정신을 차리고 얼른 다가왔다.


‘이야! 조 저거 다시 봐야겠는데, 얼치기로 봤는데 저런 면도 있구나······.’

‘그러게요, 형. 흑룡의 후계자라고 해서 형을 포함해서 용궁의 후계자들은 다 모자란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뭐 이 자식아! 그럼 내가 모자란 놈이란 말이야? 이게 죽을라고! 니가 요즘 여의봉 맛을 안 봤지? 나가서 한 따까리 하고 올까?’

‘존경하는 형님, 아우가 잠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고정하시지요.’

‘야! 둘 다 좀 조용히 안 할래? 조가 간만에 밥값(?) 하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뭐 하는 짓이야? 도대체 니들은 언제 철들래? 한심한 것들 같으니라고······.’

‘······.’

‘······.’

“크크크! 큼! 미안하오, 트리위키. 갑자기 목에 뭐가 걸려서, 요즘 밖에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음! 음!”


오랜만에 여의주의 칭찬을 받은 데다 창룡과 사오정이 혼나는 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키득거리든 조는 다시 분위기를 잡고 트리위키를 쳐다봤다.


“세바스티안, 가서 차를 내오너라. 자, 그럼 이제 저를 왜 찾아오셨는지 이유를 들어볼까요?”


트리위키가 비어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며 두 눈을 반짝였다.


4.


“흐음······. 조, 먼저 저를 믿고 이런 민감한 내용의 이야기를 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려야겠군요. 초면에 밝히기 어려운 내용도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도 이카로스가 소개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모든 걸 말하지는 않았을 거요.”

“저 두 사람이 이카로스와 형제 사이라는 건 아까 보여준 이카로스의 신물(神物)로 증명이 됐으니 서로 믿어야지요.”

“저기, 트리위키 씨. 근데 이카로스하고는 어떤 사이에요? 저한테는 그냥 믿을만한 사람이라고만 말을 하고 더 이상은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요. 나머지 궁금한 부분은 가서 직접 들으라고 했는데······.”


창룡의 질문을 들은 트리위키는 잠시 뭔가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휴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카로스와 형제로 지내기로 했다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려야겠군요.”


잠시 자세를 고쳐앉은 트리위키가 조금 전 세바스티안이 내온 맑은 색의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초이와 샤처럼 저도 이카로스와는 친형제 같은 사이입니다.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말이죠.”

“형제 같은 사이요? 이카로스 말에 의하면 트리위키 씨는 조인족이 아니라던데······?”

“초이도 그냥 트리위키라고 불러도 됩니다. 이카로스와 형제면 저와도 형제나 마찬가지니까요.”

“헤헤! 그럴까요? 그럼, 트리위키도 저한테 말을 놓으세요. 이카로스나 시카리오도 그렇게 하거든요.”

“저한테도요!”

“하하! 그럴까? 알았어, 이제부터는 편하게 말할게.”


트리위키는 창룡과 사오정을 보며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는 이카로스와 친형제 같은 사이지만 조인족은 아니야, 나는······, 호인족이야.”

“호인족! 트리위키가 호인족이라고요? 그 언더월드 5대 종족 중 하나라는 호인족? 정말?”

“와! 상당히 보기 힘들다고 그러던데 오늘 우리가 보는 거네요!”


창룡과 사오정은 트리위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카로스나 라이키에게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실제 호인족을 눈앞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듣기로 호인족은 엘프와 같이 상당히 폐쇄적인 종족이라 언더월드에서 꽤 시간을 보냈던 조나 원주민인 라이키도 아직 호인족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호오! 트리위키가 호인족이라니 놀랍군, 나도 말로만 들었는데 이제야 보게 됐구먼.”

“하하! 초이나 샤는 여기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거고, 조야 내가 알기로는 언더월드에 온 이후로 로드의 정기회합 이외에는 바깥나들이를 잘 하지 않았으니 볼 수가 없었겠지.”

“그럼 이 집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트리위키처럼 호인족이에요? 아까 3층에 올라오다 보니 세바스티안 말고도 몇 명 눈에 보이던데.”

“그렇진 않아, 초이. 지금 이 집에서 호인족은 나 혼자뿐이야.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다 인간들이지.”

“다른 사람들은 다 인간들이라고요? 그럼 호인족도 이카로스 형제의 조인족처럼 다 죽고 트리위키 혼자 남은 거예요?”

“그건 아냐, 지금 이 집에 없다뿐이지 우리 종족은 꽤 많이 살아있어. 대부분은 원래 우리 종족의 영역인 동쪽 설산 지대에 있고, 따로 내 일을 도와주는 13명의 전사(戰士)만이 언더월드 이곳저곳을 다니며 정보를 수집해서 나에게 가져다주곤 하지.”

“트리위키,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괜찮나?”

“뭐든지, 조. 편하게 물어보게, 이미 나는 그대들을 남으로 여기지 않으니까 말이야. 우리 호인족은 한 번 가까워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관계를 맺고 나면 죽을 때까지 먼저 등을 돌리지 않는다네.”

“우리도 마찬가지야. 일단 내가 알고 싶은 건 다른 게 아니라 자네들 호인족이 언제부터 중립지대에서 정보 상인 일을 했냐는 걸세. 내가 아무리 다크 캐슬에서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어도 아까 자네가 말했듯이 찾아야 할 물건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여기서 정보를 좀 모았었거든. 그런데 트리위키라는 정보 상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말이 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지? 지금부터 10여 년 전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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