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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시에라님의 서재입니다.

트윈 시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쓰리시에라
그림/삽화
시에라
작품등록일 :
2016.12.24 10:05
최근연재일 :
2017.12.26 12:18
연재수 :
367 회
조회수 :
78,757
추천수 :
1,212
글자수 :
2,407,547

작성
17.12.16 14:43
조회
108
추천
2
글자
13쪽

355. 항전

DUMMY

“대체 밖에 뭐가 온거에요!? 으아ㅡ!”

“몰라ㅡ! 알면 이러고 있겠냐!”

목소리가 크다고 힘이 세지는 건 아니겠지만 악을 지른 덕분에 문을 버티고 설 수 있는 것만 같았다. 등에 망치질을 당하는 듯한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으... 오래 못버티겠어요! 미친 거 아니에요? 왜 병영에서 깽판이냐고ㅡ,. 구경 못가서 서러워 죽겠는데!”

축일날 또 도시 순찰병으로 군무를 서야한다는 매정한 근무편성 담당관의 말에 막내라서 차별하는 거 아니냐고 불평하며 병영 안에 남아 있던 타이리는 더욱 어처구니없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쉼터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로비 안내인이 뛰어 오더니 문을 걸어 잠궈 버린 것이다. 안에는 그녀와 동료 순찰병 3명, 당직 의사, 심부름꾼 소년 둘이 있었다. 축제에 참가하지 못한 한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떠들자고 한 덕에 모두 모여 노는데 갑자기 안내인이 나타난 것, 그리고 문을 걸어 잠그자마자 문이 부서질 듯 두들겨 맞기 시작한 것이다. 다급히 문에 들러붙어 열리지 않게 버티고 부서지지 말라고 문자체에도 방벽을 치고 있었다.

“아저씨, 밖에 누군데요!?”

문에 등을 대고 버티는 안내인에게 묻자 그도 답답한 듯 소리쳤다.

“몰라ㅡ 바라디스 놈들이었어!”

“왜 이러는데요!?”

“모른다니까!”

다시 크게 쿵하고 부딪혀 문이 크게 흔들렸다. 문에 붙어 있는 모두의 등이 아려오는데도 떨어지지 않았다. 문이 열리면 험한 꼴을 겪게 될 것이란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다시 쿵하고 울리자 등이 저려왔다. 해머나 그 정도 무게의 마법으로 두들기고 있는 듯 했다.

“으...대책 없어? 막기만 하면 무너질 거라고.”

최고참병인 놀이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마땅찮았다.

“어쩌겠어요. 왜 이러는지도 모르는데!”

반트가 소리치고 의사 미렌도 불만을 터뜨렸다.

“병사들이 더 잘 알겠지. 놀씨 방법 없어?”

“내가 영웅도 아닌데 어찌 압니까? 으악ㅡ!”

다시 쿵하고 울리자 잠깐 모두가 튕겨 나갔다. 재빨리 문에 붙었지만 문 상태가 위태로웠다. 문에 방벽을 거는 미렌이 초조하게 말했다.

“지..지금...경..경첩이 박살 날거 같..거든..? 어..떡해?”

“좀 진정하쇼ㅡ 계집애 마냥 징징 거리지 말고!”

“아니ㅡ 난 여자라고ㅡ 무섭단 말야!”

미렌의 말에 타이리가 불만을 터뜨렸다.

“여자인 게 뭔 상관이에요!? 꺅! 좀 잘해보라구요!”

“뭘 어쩌라구우...”

다시 쾅하고 문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놀이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우리 네 명 싸울 수 있지? 상대 몇 명이었어?”

아낸인에게 묻자 그는 도리질 치며 말했다.

“몰라.. 내가 본건 20명도 넘어.,..”

“스물...”

놀이 입을 쩍 벌렸고, 거기에 반트가 불에 기름을 끼얹는 말을 했다.

“밖에 더 들립니다. 스물은 족히 넘길 겁니다.”

심부름꾼 소년 하나가 창문을 열어 보더니 병영 주변을 빙 둘러 싸고 있다고 말했다.

“이..이거...항복해야 돼.. 못..버텨..”

미렌이 중얼거렸다.

“지원..지원은 없나?”

놀이 희망을 담아 물었지만 반트가 힘없이 말했다.

“축제날이라 대부분 비번입니다. 무기를 죄다 두고 나갔을텐데... 밖에 적이 깔린 거 아닙니까.”

“미친... 그래도 이 정도로 난리면 누군간 눈치 챘겠지. 이렌 경이라도 오시면 되는데...”

다시 쿵 거리는 소리에 미렌이 주저앉았다. 머리끝이 잿빛으로 탈색 되어 있었다.

“나..못해...곧 깨진다구...”

“아줌마 진짜 짜증나게 하네...”

놀이 짜증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혼자 방벽을 치고 버티는 거라 금방 지쳤다. 그대 한 마디도 하지않던 포르가 중얼거렸다.

“밖에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비명? 누가 도우러 왔나? 병영 내에는 우리만 있었잖아?”

놀이 확인하듯 묻자 안내인이 답했다.

“내가 알기론 그래.”

그때 포르의 말대로 비명소리가 복도를 타고 들렸다. 그러더니 밖에서 지시하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멀어졌다.

“누군가 왔어! 우리도 도와야지!”

놀이 기쁜 듯 소리쳤다. 비명소리와 쇠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에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시 활기가 찾아왔다. 놀이 지시했다.

“미렌은 단 한번만 막고 애들이랑 멀리 떨어져 있으쇼. 반트, 포르는 문을 열고 나랑 타이리가 덥친다. 도우러 온 사람들이 가까워. 밖엔 얼마 없고. 알겠지?”

놀의 지시에 다들 알겠다고 했다. 미렌은 단 한번 문을 치는 걸 막아내고서 바로 안으로 들어가 심부름꾼 소년들을 안고서 한쪽 구석으로 들어갔고, 포르 반트는 다시 문들 두드리려고 무언가를 내려치는 그 순간을 노려 문을 열었다. 밖에 있던 무거운 쇳덩어리를 조종하던 병사는 순간 공기를 가르자 무게를 못 버티고 안쪽으로 고꾸라졌고, 그걸 놀이 재빨리 찔러 죽엿다. 바로 타이리가 방벽을 펼치고 짧은 기합과 함께 문 밖으로 돌진해 병사 하나를 벽에 박게 하고 불덩이를 소환해 오른편에 있던 적병에게 날렸다. 왼쪽에 있던 적이 창을 내질러 타이리를 찌르려는데 놀이 방벽을 켜고 튕겨내고서 단검을 휘둘러 뒤로 물러나게 했다.

“개자식들!”

타이리가 벽에 몰아붙인 적병이 버둥거리더니 방벽째로 타이리를 들어 올려 바닥에 내려꽂으려 했는데, 포르가 그녀를 잡아주고 반트가 오른편을 맡아 방벽을 펼쳐 창으로 적병을 견제했다.

“우...와... 10명인데요..? 그래도 우리보다 많아요...”

타이리는 적병을 계속 밀면서 중얼거렸다. 놀쪽인 왼쪽에 둘, 반트쪽인 오른쪽에 7명이 있었다. 바로 타이리가 단검으로 적병의 옆구리를 찔러 줄이긴 했지만 두 배 넘는 전력 차이이긴 했다. 포르는 재빨리 놀쪽으로 붙어 왼쪽의 적을 줄이는데 동참했고, 반트는 방벽을 펼친 채 좁은 복도에서 버티기만 했다. 오른 편에 타이리도 합세했다. 왼편의 적들은 적의 등을 노리려고 방어 대신 공격을 퍼부어 창을 내지르고 한명은 놀과 포르를 넘어 반트의 등을 노리려 푸른 창을 생성시켜 날리려는데 갑자기 단검 하나가 날아와 그의 미간에 꽂혔다.

“워ㅡ!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날아온 단검에 놀란 남은 적병을 놀이 단검으로 찔러 처리하고 바로 오른 편에 붙었다. 놀은 적들 너머 복도에서 검 3개가 춤추듯 나는 걸 봤다.

“이렌 경이다! 좋아. 버티기만 해도 이겨!”

놀이 이렌시스가 나타났다고 하자 순식간에 적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오른 편에 있던 적 3명이 뒤돌아보더니 이렌시스 쪽을 막으러 갔다.

“창피하게... 우리도 가자고요!”

타이리가 방벽을 풀고 불덩이를 던지자 포르도 호응해서 푸른 창으로 적들을 두들겼다. 반트도 방벽을 풀고 적에게 어깨로 밀어 붙여 단검으로 옆구리를 찌르고 쓰러뜨렸다. 좁은 골목에서 한쪽 귀퉁이가 열리자 적들은 쉽게 밀리기 시작해서 타이리도 앞에 있던 적병에게 다시 불덩이를 날렸다. 옷소매를 스치더니 이내 불이 커졌다. 뜨겁다면서 날뛰기 시작하자 그 틈으로 포르가 파고들어 그 병사를 찔러 죽였다. 기세를 탄 네 명은 적병을 몰아쳤고, 앞뒤로 협공 당한 적병은 전의를 쉽게 잃었다. 이렌시스가 마지막 적병을 단검으로 처리하고 나서야 안쪽과 접촉했다.

“잘 버텼다. 다친 사람 있나?”

이렌시스가 멀리서 묻자 놀이 소리쳤다.

“없습니다! 모두 쉼터에 있다가 버텨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자세한건 나중에! 아직 병영 안에 적이 있을 수 있으니 모두 소탕하고 무기고를 열어라. 수비대에게 무기가 필요해!”

“알겠습니다. 가자.”

놀은 동료 3명을 데리고 이렌시스와 같이 1층으로 내려갔다. 복도 가장 안쪽 숙식실과 그 앞에 사용 중인 무기를 보관하는 방이 있었다. 이전에 바라디스 병사 몇 명이 병영에서 지내본 적이 있어 숙식실과 무기 보관실의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곳들은 이미 열려 있는 상태였다. 축제날에 방심하고 있던 탓에 바로 대처를 못했지만 병영이 비어 있던 덕분에 아무 저항도 못하고 제압당하는 일은 없었다. 놀과 반트가 숙식힐로, 타이리와 포르가 무기 보관실로 들어갔는데, 양쪽 다 이렌시스가 등장했단 말을 듣고서 적병들이 그를 막으러 갔는지 비어 있었다. 놀과 반트가 먼저 나오고, 타이리와 포르는 조금 늦었다. 놀이 무기 보관실 두 명에게 물었다.

“남은 적은?”

“없어요. 무기 보관함을 부수려 한 건지 많이 찌그러져 있던데요.”

타이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고, 포르도 마땅치 않는 듯 말했다.

“함몰이 심해서 2개함을 열 수가 업습니다. 다행이 나머지 10개는 열 수 있습니다.”

“당장 쓸 걸로는 충분해. 함 끌어서 로비에 두고 열어두자.”

놀은 긍정적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동료 3명은 아니었다.

“아직 적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잖아요. 꺼내놨다가 다시 공격 받으면 못 막을걸요?”

“타이리 말이 맞습니다. 적들이 무기를 뺏으려는지 파괴하려는지는 몰라도 적에게 보일 건 아니지 않습니까.”

“흠...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럼 키만 가지고 있다가 한명이라도 오면 그때 전부 개방하고 앞으로 끌어두자. 한명이라도 오면 주변이 안정됐다는 거겠지.”

놀이 탄식을 내뱉었다.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데 이렌시스가 2층을 모두 둘러보고 내려왔다. 2층에 적이 더 있었는지 피가 낭자해 있었다. 놀이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자 이렌시스가 그러라고 했다. 이렌시스는 숨을 돌리려고 모든 마나의 유실을 멈췄다. 복제된 검이 소멸하고 그가 든 검 하나만 남았다. 그는 포르에게 자기 방으로 가서 단검과 도끼를 가져와 달라고 하고 타이리를 불렀다.

“지금 바로 영주님의 저택으로 가라. 거기로 가면 입구에 넝쿨이 자란 게 있어. 그 넝쿨잎을 딴 뒤 다시 여기로 와.”

“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갑자기 잎을 따오란 말에 타이리는 이해를 못했다. 피를 본 탓에 사고가 멈추기도 했지만 이렌시스는 머리가 멀쩡할때 들어도 이해하기 힘들듯 했다. 하지만 이렌시스는 딱 잘라 말했다.

“시간 없어. 바로 가. 적이 대로로 움직이니 몸을 숨기고 골목을 타고 가. 최단거리 알지?”

“그야 순찰을 도니 알죠. 알겠습니다.”

타이리는 더 이상 토 달지 않고 명령을 따랐다. 긴박한 순간에 쓸데없는 명령을 내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렌시스는 포르가 깨끗한 무기를 가져오자 소서러의 검을 버리고 단검과 도끼를 챙겨 들었다. 이렌시스는 다시 동쪽문으로 나아가 선백작과 조우하려 했고, 가는 길에 타이리가 갈 길을 찾을 때까지 호위하기로 했다. 병영에서 나온 두 사람은 다시 대로를 타고 동쪽문으로 이동했다. 엘리사의 저택은 광장을 지나가는 게 제일 빠르지만 이미 그쪽으로는 적병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동쪽으로 가서 전략적으로 필요 없는 별장구역을 지나는 게 좋다는 타이리의 말을 따른 것이다. 주변에 적어도 5명 이상이 한 조로 된 적들이 드문드문 보였지만 신경 쓰지 않고 병영에서 100걸음 정도 떨어진 네 갈래 길까지 타이리를 호위했다.

“가는 길에 막는 적이 없네요... 이상한데요?”

“이상할 거 없어. 상대는 노려야 하는 곳을 잘 알고 있는 거야. 이 주변은 병영 밖에 중요한 시설이 없어. 조금 아래 병기창하고 저택 근처 마굿간 같은 곳을 차지하겠지. 길목은 지킬 필요가 없는 거고.”

“수비병들이 무장하는 걸 막는 거군요?”

이렌시스는 끄덕이고 사거리에서 타이리가 갈 북쪽 방향을 바라봤다. 적병은 아무도 없었다.

“적이 없을 거라고 판단되지만 조심해라. 혹시 모르니까.”

“경도 조심하셔요. 제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중에 알려주셔야 해요.”

타이리는 그대로 북쪽으로 향해 달려갔다. 이렌시스는 왼쪽 건틀릿에 단검 8개를 연결하고 도끼를 들었다. 이대로 동쪽 문까지 아무 적도 없겠지만 동쪽 문이 닫히지 않게 지키는 적 병력이 있을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렌시스는 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적이 광장을 공격하는데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압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하고 병영부터 회복하고 이 일의 원흉인 선백작을 만나려 한 건데, 그의 판단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었다. 엘리사에게 닥쳐 올 위협은 외부가 아니라 바로 옆에 있었다는걸 알아 채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이렌시스는 거침없이 동쪽 문으로 갔고, 그가 거기에 갔을 땐 그 어느 누구도 없었다. 바라디스 병사도, 성문을 지키던 병사도, 하물며 시체조차 남은 게 없었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걸 보고 그는 뭔가 잘못된단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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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364. 서약 17.12.25 148 2 13쪽
365 363. 복수 17.12.24 129 2 16쪽
364 362. 단죄 17.12.23 105 2 8쪽
363 361. 차디참 17.12.22 123 2 8쪽
362 360. 적막 17.12.21 112 2 6쪽
361 359. 집행 17.12.20 143 2 8쪽
360 358. 끔직한 17.12.19 106 2 15쪽
359 357. 필사적 17.12.18 94 2 17쪽
358 356. 연극 17.12.17 88 2 13쪽
» 355. 항전 17.12.16 109 2 13쪽
356 354. 소란 17.12.15 112 2 9쪽
355 353. 축일 17.12.14 113 2 8쪽
354 352. 흐름 17.12.13 144 2 10쪽
353 351. 미움의 이유 17.12.12 120 2 8쪽
352 350. 사과 17.12.11 123 2 8쪽
351 349. 후속 17.12.10 107 2 13쪽
350 348. 재판 17.12.09 90 2 11쪽
349 347. 안락 17.12.08 111 2 12쪽
348 346. 의아한 징조 17.12.07 88 2 15쪽
347 345. 능청 17.12.06 137 2 18쪽
346 344. 선긋기 17.12.05 109 2 12쪽
345 343. 대립 17.12.04 101 2 15쪽
344 342. 공갈 17.12.03 98 2 13쪽
343 341. 인질극 17.12.02 102 2 12쪽
342 340. 반역 17.12.01 129 2 14쪽
341 339. 생명 17.11.30 113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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