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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의 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토종토박
작품등록일 :
2018.07.02 17:38
최근연재일 :
2018.08.19 18: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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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07
추천수 :
615
글자수 :
268,917

작성
18.08.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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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견우의 꿈 46화

DUMMY

현실은 냉혹해서 해소미가 지니고 있는 재주로는 21세기에서 쉽게 돈벌이를 할 만한 사업이 별로 없었다.

연예계에 대한 뉴스들을 쳐다보니 얼굴과 몸매가 충분하니 연예인이 되면 큰돈을 벌 것도 같은데 그건 너무 어려운 사업이다.

‘신분이 불확실하니 연예인이나 모델도 할 수 없고. 뭐해서 돈을 벌지?’

설사 얼굴이나 몸매가 되어 스카우트가 되더라도 연기력에서 문제가 있고 남들 앞에 자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는 자체가 매우 곤란했다.

연예인도 상당히 유명해져야 돈을 많이 버는데 그러려면 외부에서 부지런히 활동해야 한다.

견우 오라버니가 연예인이 되어 돈을 번다는 일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렇지 않아도 미남이라 주변에 항상 수많은 여자들이 꼬이는데 연예인이 되면 바람 잘 날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견우는 과거에 도핑테스트사건으로 네티즌들에게 너무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어 대중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하기를 싫어하는 편이다.

여기서 머물 시간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아 연예인을 하기도 힘들다고 판단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 봐야 해.’

연예인이 되는 것을 시도조차해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떠나고 난 뒤에 견우 오라버니에게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같이 터널 안에서 있다가 갑자기 사라진 오리히메 때문에 지금도 가끔 형사들도 찾아오고 이상한 남자들이 여기까지 찾아와 기웃거렸다.

오리히메가 납치된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으니 여전히 견우 오라버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수시로 형사들이 주변을 돌아보며 감시했다.

‘견우 오라버니와 같이 살던 유명해진 나까지 갑자기 어디론가 감촉 같이 사라져 버리면 또 다시 크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곳으로 와서 살다가 보니 일본여대생인 오리히메가 왜 도망칠 꿈도 꾸지 않고 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는지 잘 알 것 같았다.

그녀가 힘든 삼태성신전의 비천한 노비로 살면서도 떠나지 못한 이유는 똑똑하지만 그곳에서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워 자신과 똑 같이 다른 곳으로 가서 살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벌이에 집착하던 해소미는 드디어 좋은 사업 구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 연화주를 만들어 팔면 돼.’

삼태성신전에서는 신녀들이 사비시대 최고의 술인 연화주(蓮花酒)를 만들어 각종 제례에서도 쓰고 일부는 사비왕궁으로 보냈다.

해소미는 신녀들의 우두머리인 금화라 전통주조비법을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그 비법을 사용해 연화주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먼저 견우에게 자신의 사업 구상을 설명해주어 기분 좋게 승낙을 받았다.

견우와 같이 신암리로 찾아가 어머님을 만나 제안했다.

“어머님, 저 술장사를 할래요.”

갑자기 찾아와 술장사를 한다니 어머님은 기절하듯이 놀랐다. 술장사를 한다니 유흥업소인 단란주점을 차린다는 소리로 알아들었다.

그러자 견우가 이내 설명했다.

“소미가 연화주를 만드는 새로운 전통주조비법을 알아서 술을 만들어 판매하자는 이야기에요.”

“어머! 그 소리야. 나는 또.”

안도의 숨을 토해낸 어머님은 하필이면 연화주를 만든다는 말에 다소 이상하다는 듯이 자신의 이름을 거론했다.

“내가 김연화인데 연화주를 만들어 판다니 조금 이상하네.”

“어머나, 그렇구나. 어머님, 더 잘됐네요. 연화라는 이름을 가진 어머님께서 연화리에서 전통곡주인 연화주를 만들어 팔면 더 의미가 깊어지겠네요.”

이런 일을 계기로 해소미는 아버님의 성함도 정확하게 알았다.

‘서배달이라, 무척 독특한 이름이야. 아마도 배달민족이라고 해서 지은 모양이지.’

해소미의 생각에는 오래전에 연화리에는 백제시대부터 연꽃이 많이 자라는 큰 연못이 있어 연화리라 그 근처에 연화주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서배달은 공장을 운영해 보자는 거창한 말이 너무 걱정되어 물었다.

“꼭 연화리에서 주조공장을 세워야 되나?”

“예, 꼭 그래야 되요. 아버님.”

재력이 별로 없으니 현실적으로 주조공장까지 만들기는 너무 힘들다. 일단 신암리에서 연화주를 소량으로 만들어 판매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해소미는 극구 고집을 부려 연화리에 있었다는 연못이 있던 지역의 논을 구매해 달라고 주장했다.

서배달은 돈도 없는 상태에서 논을 사자고 요구하니 더욱 걱정되어 물었다.

“아가! 왜 거기의 논을 사야 하는데?”

“아버님, 그냥 그곳의 논을 꼭 사세요.”

해소미가 고집스럽게 주장해 결국 서배달은 인삼농협으로 찾아가 대출을 받게 되었다.

아직 생산되지도 않은 인삼을 납품하기로 약속하고 농협으로 찾아가서는 표고버섯을 모조리 납품하는 조건으로 각각 5000만원씩 대출받게 되었다.

대출을 받고 그동안 모아둔 견우의 결혼 자금이나 집을 사주려고 모아두었던 자금을 총동원해 평당 5만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3필지로 나뉜 3500평을 매입할 수 있었다.

경지 정리된 농지의 경우 보통 6만원이고 한 필지에 1000-1200평사이라 조금 싸게 견우 명의로 매입했다.

대출 받은 돈이 어디로 금방 달아나는 일도 아니고 논으로 남기 때문에 부모님은 처음에는 매우 걱정하다가 그나마 싸게 매입해 큰 농토가 생기자 무척 좋아했다.

많은 농지를 매입하고 나자 해소미는 견우에게 당부했다.

“오라버니, 내가 떠나고 난 뒤에 반드시 저곳의 중앙에 커다랗게 우물을 파보세요.”

“우물을 파라고?”

“예, 되도록 크게 우물을 파보세요.”

경지정리가 잘된 멀쩡한 논에 커다란 우물을 파라니 이해하기가 힘든 요구다. 견우는 이제 아내라고 생각되는 해소미가 부탁하자 들어줄 심산으로 물었다.

“정확하게 어디를 파라는 거야?”

“오라버니, 저쪽 바위산의 정상에서 저쪽의 계룡산과 연결되는 선과 다른 산을 연결하는 선을 그은 곳을 넓고 깊숙하게 파면 되요.”

“혹시 여기에서 온천수라도 품어져 나오나?”

“그렇지는 않아요.”

해소미는 파야할 위치를 보다 더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종이에 주변의 산자락을 지목하며 여러 개의 선을 그려가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삼각 측정 방법으로 선이 교차되는 지점을 선택해 우물을 파보라고 부탁했다.

이런 일을 끝내고 나자 해소미는 신암리로 가서 어머님께 전통방식으로 연화주를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며 전수해 주었다.

혹시 몰라서 한글로 제조 과정을 상세하게 적어 주며 말했다.

“어머님이 개발한 연화주라고 남들에게 말씀하세요.”

어머님께서 은근히 걱정되어 물었다.

“내가 어떻게 이런 비법을 알게 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변하고?”

“그야 꿈속에서 산신령께서 나타나 알려줬다고 적당히 답하시면 되죠.”

“그렇게 답해도 되나?”

“보통 흔하게 담그는 동동주 주조방식과 비슷하니 새로운 동동주 개발 연구에 너무 몰두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하면 남들도 충분히 이해할 거예요.”

연화주는 본시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연잎 또는 닥나무 잎 등을 항아리 밑에 깔아 야생곰팡이와 야생효모를 생성시켜 만든 주본에 덧술하여 담근 술이다.

그러나 해소미가 담그는 방법은 보통의 동동주 주조방식과 흡사했으나 중간에 처리하는 방법이 독특했다.

연화주 제조에 꼭 필요한 연꽃잎이나 줄기는 장암에 있는 굿뜨래 로컬푸드 종합유통센터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을 얻어다가 사용했다.


어느새 2022년 음력 정월초하루인 설날이 되자 연화주(蓮花酒)는 제조가 완료되어 맛을 보게 되었다. 아버님께서 제사를 올리고 나서 음복하면서 맛을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평했다.

“와아! 맛이 너무 독특하고 향기가 강하네.”

“정말요?”

견우 역시 연화주를 맛보더니 매우 놀랐다.

“진짜 맛이 너무 특이하네.”

본래 사비시대에는 연화주에 양귀비꽃을 조금 넣는데 지금은 혹시라도 마약성분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해 인삼가루를 조금 넣어서 제조했더니 더욱 맛이 좋았다.

새로운 방식으로 주조되는 전통곡주로 품질검사를 받고 특허청에서 특허권을 발급받으면 굿뜨래 연화주라는 명칭을 사용해 대량생산으로 판매가 가능했다.

충분히 특산품으로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가족들은 이내 면사무소를 찾아가 면장님을 대동하고 굿뜨래 로컬푸드 종합유통센터로 가게 되었다.

새로운 방법으로 제조한 연화주를 맛본 품질검사원들도 다들 놀랐다.

“특이한 맛이 나고 훌륭하네요.”

“그럼 특허를 신청해도 되겠네요.”

“빨리 특허권을 신청하세요. 뭐든 적극적으로 협조해 드리죠.”

“봄이 되어 싱싱한 연꽃잎으로 연화주를 담그면 맛이 더 좋아 질 거예요.”

“그건 특허를 내는 과정에서는 문제될 수 없어요. 특허를 내게 된 연화주 제조 방법이 똑 같고 품질이 앞으로 더욱 좋아지는 일이니까요.”

이렇게 되어 서민인 견우에게는 해소미 때문에 전혀 새로운 삶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해소미는 근처에 있는 비닐하우스로 찾아가 새로운 농사법을 배우며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남에게 공짜로 빌린 밭을 400평까지 늘려 텃밭을 가꾸고 있었다.


이윽고 2달이 지나 품질검사와 동시에 견우 앞으로 특허권을 신청해 창업자금 대출심사까지 끝내게 되어 큰 변화가 생겼다.

전통의 계승발전을 매우 중시하는 중앙정부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하는 전통곡주의 보급을 장려한다는 의미로 무려 5억원이나 지원해 주었다.

상품과 상표특허권까지 받게 되자 중앙정부에서 1억원은 무상지원이고 4억원은 저리의 부지 매입과 시설투자에 필요한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인 담보대출자금이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큰돈을 만지는 일이라 서배달은 무척 당황했다.

“아가야! 이런 큰돈을 어떻게 처리하지?”

“아버님, 주식회사를 설립해야죠.”

천재인 해소미는 어느새 견우의 책장에 비치되어 있는 경영학개론까지 대략 읽어보아 주식회사의 설립이나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었다.

전통술 주조로 상품과 상표 특허권을 받았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지자 부여와 대전지역의 많은 재력가들이 주조사업에 동참하겠다고 나섰으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더구나 대기업에서 찾아와 특허권을 넘겨 달라며 10억원이란 거액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소미는 절대로 대기업에게 특허권을 넘기면 안 되고 직접 회사를 운영하자고 주장했다.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모여 심사숙고해 연화식품(蓮花食品) 주식회사를 설립해 자본금 총 5억원으로 주식 10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한 농사꾼인 서배달이 직접 공장을 운영하고 회사를 관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를 대신 운영해줄 경영사장과 상무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문제가 대두되자 해소미는 다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아버님, 기본적으로 회사는 자금 운용에 따라 승패가 달렸으니 은행에서 근무해 금융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로 잘 아는 분이 좋겠네요.”

“그럼, 사업장을 운영하던 농협의 상무 출신이 적당하겠군.”

“아버님, 그런 정도의 능력이면 충분하죠.”

가족회의 결과 초촌면 출신으로 농협에서 상무를 그만둔 지천명과 최인범을 참여시켜 경영사장과 상무로 임명하고 주주를 모두 10명으로 정했다.

주식배분은 전통술인 연화주의 상품과 상표특허권을 소유한 견우가 40퍼센트, 서배달 10퍼센트, 김연화 10퍼센트, 지천명 사장이 10퍼센트, 나머지 30퍼센트는 연화리를 비롯한 부여에서 사시는 이사들이 5퍼센트씩 차지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액면가를 주당 5000원씩 발행했지만 사장과 이사들이 모두 견우가 가진 상품특허권을 인정해 주당 1만원으로 매입해 총 4억원이 회수되었다.

3억원으로 공장부지 2000평과 비어 있던 조립식공장시설과 사무실을 포함해 매입하고 1억원으로 최신기계 설비를 들여오고 1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놔두었다.

이렇게 되어 정부지원 자금인 5억원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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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견우의 꿈 38화 18.08.06 423 13 12쪽
37 견우의 꿈 37화 +1 18.08.05 458 12 11쪽
36 견우의 꿈 36화 18.08.04 473 15 12쪽
35 견우의 꿈 35화 18.08.03 439 12 12쪽
34 견우의 꿈 34화 18.08.02 434 14 12쪽
33 견우의 꿈 33화 +1 18.08.01 470 15 12쪽
32 견우의 꿈 32화 18.07.31 462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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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견우의 꿈 29화 18.07.28 459 13 12쪽
28 견우의 꿈 28화 18.07.27 524 13 12쪽
27 견우의 꿈 27화 18.07.26 449 13 12쪽
26 견우의 꿈 26화 18.07.25 459 10 12쪽
25 견우의 꿈 25화 18.07.24 461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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