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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의 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토종토박
작품등록일 :
2018.07.02 17:38
최근연재일 :
2018.08.19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006
추천수 :
615
글자수 :
268,917

작성
18.07.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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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견우의 꿈 28화

DUMMY

한편 가림성에서 구율활동을 펼치고 훌쩍 떠난 도침 스님은 오합사(烏合寺)에 도착해 이곳에서 벌어진 귀사가 사실인지 확인했다.

“해천 스님, 오합사에서 흰말이 죽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본시 너무 늙은 말이라 주인이 전장에서 죽고 나서 부인이 타고 다니며 여기로 와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가 우연히 죽은 것에 불과한데 이상한 소문이 나더군요.”

“말이 불우를 돌았다고 하던데요.”

“그것은 누가 꾸며서 퍼트린 이야기죠.”

“그렇군요.”

도침 스님은 이런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견우가 말한 역원 제도를 사비도성으로 보내도록 하고 바로 임존성으로 가게 되었다.

이동하는 내내 도침 스님은 이상한 소문이 난 이유를 생각해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누군가 민심을 어지럽히기 위해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자 아무래도 신라에서 백제 땅으로 많은 첩자를 보내서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했다.

‘김유신이나 김춘추의 농간일 수 있어.'

본시 음모술수에 매우 능한 김유신과 김춘추라 그들이라면 백제 땅으로 많은 첩자들을 보내 이런 일은 충분히 벌일 것으로 짐작했다.

도침 스님은 북방(北方)인 임존성(任存城)에 도착해 견우의 조상들이 살았던 흔적을 찾다가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조사하다가보니 본래 견우가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새로운 사실만 드러났다.

견우가 고조부 때 위례성에서 임존성(任存城)으로 이사를 왔다고 주장하고 임존성(任存城) 향(鄕) 정(靖)으로 적고 조부는 문(文)으로 적어 주었다.

그런데 조부 문(文)의 흔적은 전혀 없고 고조부와 이름이 똑 같은 서정(徐靖)이란 인물은 있었다.

그런데 수많은 서적을 살펴 겨우 찾아낸 서정의 행적도 매우 애매모호해 일설에는 성명왕의 서자로 서정이란 인물만 발견했다.

‘이상하군. 성명왕의 서자이면서 왜 굳이 서씨 가문의 양자로 들어갔지?’

사실은 견우가 거짓으로 토설한 조상들이라 도침 스님이 서정(徐靖)이란 인물은 견우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설마 거짓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도침 스님은 달리 판단했다.

수많은 기록을 뒤져보다가 왕실족보편람에 적힌 왕실의 족보 내용까지 들추어 보다가 서정(徐靖)이란 한자가 똑 같은 이름을 지닌 성명왕의 서자를 찾아 낸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서정(徐靖)은 은둔생활을 하며 지낸 도교 신봉자로 부인도 없으며 후손도 없었던 인물이다. 흔히 그런 세상을 떠도는 도사에게는 조금 신비로운 낭설이 주변에 떠돌게 된다.

서정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정도로 도력과 무력이 아주 뛰어난 인물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다소 황당한 소문들이 떠돌았다.

내공을 오래 수련해 도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서 하늘을 훨훨 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높은 경지에 오른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그만큼 뛰어났던 인물인가 보군.’

자신이 발견한 이런 사실을 조정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도침 스님은 이미 전에 적어준 내용이야 소상하게 알기 때문에 그 신분증명서 내용에 자신이 알아낸 내용을 추가했다.

‘일설에는 고조부 서정은 성명왕의 서자라고 백제의 왕실 족보를 적은 백제왕실 족보편람이란 서책에 나타나고 가문의 학문으로 도학을 이어감.’

흔히 사람들은 거짓은 또 다른 거짓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도침 스님은 다양한 방면에서 지식이 너무 많다고 보니 민담처럼 떠도는 이야기를 사실로 믿는 아주 커다란 오류를 범했다.

도침 스님이 임존성을 떠나 다시 사비도성으로 향했다.

급하게 움직여야 할 행보가 아니기 때문에 임존성 주변에 있는 모든 성이나 또는 사찰들을 돌아다니며 천천히 이동하는 중이다.


이 무렵 중촌의 마방 명칭을 천마부대(天馬部隊)로 바꾸고 견우가 입산수도를 하기 위해 갑자기 산속으로 떠나버린 금마저군에는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금마저군의 군장인 진수창은 남별궁 수비대장인 직성중을 만나 한창 조정에서 논의되는 새로운 통신체계에 대해 상의했다.

진수창은 매우 신중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네가 보기에 서견우가 처음 제안했다는 새로운 역원제도는 시행될 것으로 보나?”

“예, 저는 반드시 그 제도가 시행된다고 판단됩니다. 왕사이신 해천 스님과 도침 스님이 제안한 새로운 제도라 폐하께서 받아들인다고 봅니다.”

“성충 병관좌평도 찬성하고 있으니 시행하게 되겠지?”

“그렇습니다. 조정에서 반대하는 대신들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직성중 수비대장이 이렇게 답하자 진수창 군장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수비대장, 기왕이면 금마저군에 역보다는 원을 만드는 것이 좋겠지?”

“군장님, 그거야 당연하죠. 원으로 설치되면 주변의 군이나 현들에 설치될 역을 관할로 두니 금마저군은 일대의 중심지로 더 크게 발전하게 되니까요.”

백제의 지방조직인 군(郡)의 우두머리인 군장(郡將)도 4품 덕솔만 임명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큰 군의 경우에는 3품 은솔로 군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진수창은 기왕이면 금마저군을 더욱 발전시켜 은솔(恩率)인 군령(郡令)으로 오르기를 원했다.

군에는 3명의 군장이 임명되고 있지만 은솔이 군장이 될 경우에는 호칭을 군령(郡令)이라고 부르게 된다.

관료란 어떤 세상이고 진급에 목을 매고 살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진급을 위해서도 금마저군에 원(院)이 설치되길 원했다.

새로운 통신수단인 역원제도(驛院制度)가 실시된다는 점에 의견을 통일한 두 사람은 중촌의 천마부대 옆에 역관(驛館)을 짓고 50필의 말을 사육하는 마방을 건설하는 작업을 미리 시작했다.

금마저군에 거의 상설시장과 같은 상가도 생기고 5일장이 서는 난전에서 건물 사용료로 거두어들이는 새로운 조세 수익도 늘어났다.

두 사람은 의견이 합쳐지자 과감하게 사비도성에서 기관을 설치하라는 명령이 내려오기 전에 관련된 모든 시설을 먼저 착공했다.

만약 조정에서 역원 제도를 시행하지 않으면 시설들이야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미리 공사를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역원에서 필요한 군마를 비롯해 기마병을 미리 양성하기로 정했다.

진수창은 직성중에게 지시했다.

“우선 향군들 중에서 100명을 차출해서 천마부대로 보내 기병을 양성하도록 하지. 그중에 금마원에서 필요한 기발병으로 20명을 배치하고 나머지 80명은 인근에 생길 역으로 보내도록 하고.”

“잘 알겠습니다. 기병으로 양성될 향군은 저희 남별궁의 수비대에 속한 향군들 중에서 선발하죠.”

“그게 좋겠군.”

7품 장덕으로 있는 직성중은 금마원이 금마저군에 생기게 되면 자신도 6품인 나솔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현재 사비도성에서 논의 중인 역원제도가 시행되면 원장은 7품인 장덕, 부원장은 8품인 시덕으로 임명하기로 거론되었다.

규모가 작은 군이나 현 또는 성에 설치될 예정인 역장의 경우 8품인 시덕으로 임명하고 부역장은 9품인 고덕으로 임명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래서 7품 장덕이 수장으로 임명되는 금마원을 관리하게 되는 남별궁 수비대장인 자신도 지금보다 관등이 한 단계가 올라 6품인 나솔이 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이런 결정으로 금마저군에서는 일찍부터 향군을 선발해 기병을 양성하고 원에서 사용할 마방과 역관시설을 미리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런 조치로 천마부대에는 100명이나 되는 많은 향군이 출퇴근하는 형식으로 찾아와 기병 훈련을 받게 된다.

낮은 관등의 경우 군장이 향직으로도 줄 수 있기 때문에 진수창 군장은 물었다.

“천마부대의 교관이나 조교는 어떤 관등이 적당하겠나?”

“부소대장을 향직인 좌군으로 임명하시죠.”

“알았네, 그렇게 하지.”

진수창 군장의 이런 결정으로 천마부대의 부소대장인 금천마는 기마병을 양성하는 교관이란 자격으로 향직인 14품 좌군, 조장인 분대장들은 15품 진무, 나머지 조교들은 16품 극우가 되었다.

마방 시설들이야 지붕만 건설하는 간단한 공사라 아주 빠르게 시설이 완공되어 50필의 말들이 새롭게 들어오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천마부대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40필을 포함해 총 90필의 말을 보유하고 기병양성에 전력을 다했다.

천마부대에 합류한 장정들은 비록 향직에 불과하지만 모두 벼슬을 받게 되자 신이 났다.

“앞으로 잘하면 또 오를 수 있겠어.”

“당연하지. 역원제도가 시행되면 기발병들은 모두 우리와 똑 같은 16품인 극우로 만든다니 조교인 우리도 최소한 향직으로 한 단계는 또 오르게 될 거야.”

금마저군에는 견우가 나타나서 제안한 난전인 상가건물 건설에 이어 새로운 통신제도인 역원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발 빠른 움직임이 벌어졌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추운 겨울이 해동하기 시작하는 정월대보름이 되었다.

사비도성의 뒤에 있는 삼태성신전에는 의자왕을 비롯한 좌평, 달솔, 은솔들이 모여 삼태성각 앞마당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삼태성각은 들쇠를 이용해 위로도 여닫이문이 열리기 때문에 3칸의 문은 모두 위로 활짝 열려 있었다.

사당 안에는 공간이 좁기 때문에 삼태성각 앞마당에는 아주 커다란 차일이 처지고 의자왕은 건물 안에서 제례를 올리고 있다.

수많은 신하들은 마당에 넓게 펼쳐놓은 조릿대로 만든 돗자리에 도열해 절했다.

“재배!”“삼배!”

백제왕실의 종묘라고 볼 수 있는 장소는 사비왕궁의 후원 내에 따로 있었다.

백제왕국은 불교정토를 꿈꾸기 때문에 사찰이면서 종묘인 왕실사당으로 활용되는 사비사(泗沘寺)는 부소산의 서쪽 산기슭에 있다.

사비사는 백제왕실에서 왕족들이 무역선을 타고 멀리 외국으로 떠날 때는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항해사찰의 역할도 수행했다. 사비사에는 모든 대왕폐하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지만 이곳은 가장 중요한 3대왕폐하들만 따로 모셔서 제사를 지냈다.

고구려의 남침에 밀린 백제왕국은 웅진에서 사비로 천도하며 남부여(南夫餘)로 국호를 바꾸게 되자 새로 건국한 것과 같아 성명왕을 다른 대왕폐하와 약간 다르게 예우했다.

의자왕께서 삼태성각 안에서 금화의 도움을 받아 술을 올리고 나서 절을 마치자 이어서 태자(太子)로 확정된 효(孝)가 술을 올리고 절했다.

그동안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결국 군대부인 은고의 아들인 효가 태자로 책봉되었음을 널리 알리는 의미 깊은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의자왕은 죽은 아내가 낳은 장성한 자식들 보다는 살아 있으며 옆에서 자신을 돌보고 있는 아내의 어린 자식들에게 더 마음이 쏠렸다.

‘태자 책봉도 끝냈으니 융은 당나라로 보내야 되겠어.’

의자왕은 그동안 태자로 있던 융은 적당한 기회를 봐서 멀리 당나라로 보낼 예정이다. 왜에는 이미 풍 왕자도 가서 외교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다른 왕자도 있었다.

신라에서는 당나라에 김춘추의 둘째 아들인 김인문이 인질인 숙위(宿衛)로 가있었다. 김인문은 아버지인 김춘추를 닮아 외교술이 매우 능란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당나라가 신라와 연합군을 결성하는 일은 막아야 해.’

의자왕은 젊어서야 매우 공격적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차츰 수세적인 마음으로 변해가기 때문에 자꾸만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태자 책봉 신고식을 겸한 모든 제례 절차가 끝났다.

삼태성신전의 마당에는 의자왕은 푸짐하게 주안상이 차려지고 커다란 가마솥에서 끓인 소고기국과 같이 식사를 했다.

이곳에서 지내는 9명의 신녀들은 의자왕의 주변이나 많은 대신들 옆에서 음식을 가져다주면서 정성을 들여 시중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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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견우의 꿈 43화 18.08.11 396 11 12쪽
42 견우의 꿈 42화 +1 18.08.10 410 11 11쪽
41 견우의 꿈 41화 18.08.09 399 12 11쪽
40 견우의 꿈 40화 18.08.08 424 14 12쪽
39 견우의 꿈 39화 18.08.07 446 14 12쪽
38 견우의 꿈 38화 18.08.06 423 13 12쪽
37 견우의 꿈 37화 +1 18.08.05 458 12 11쪽
36 견우의 꿈 36화 18.08.04 473 15 12쪽
35 견우의 꿈 35화 18.08.03 439 12 12쪽
34 견우의 꿈 34화 18.08.02 434 14 12쪽
33 견우의 꿈 33화 +1 18.08.01 470 15 12쪽
32 견우의 꿈 32화 18.07.31 462 12 12쪽
31 견우의 꿈 31화 18.07.30 481 10 12쪽
30 견우의 꿈 30화 18.07.29 467 10 11쪽
29 견우의 꿈 29화 18.07.28 459 13 12쪽
» 견우의 꿈 28화 18.07.27 524 13 12쪽
27 견우의 꿈 27화 18.07.26 449 13 12쪽
26 견우의 꿈 26화 18.07.25 459 10 12쪽
25 견우의 꿈 25화 18.07.24 461 12 12쪽
24 견우의 꿈 24화 +1 18.07.23 514 13 11쪽
23 견우의 꿈 23화 18.07.22 480 11 11쪽
22 견우의 꿈 22화 +1 18.07.21 521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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