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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새로 님의 서재입니다.

아시나요


[아시나요] ‘해보다’와 ‘해 보다’

‘그깟 맞춤법 좀 틀리면 어때?’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생각 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다른 분은 어떨지 모르지만, 제게는 틀린 맞춤법이 마치 가수가 음이탈 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리듬감도 좋고, 감성도 풍부한 가수가 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결정적인 순간에 삑사리를 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가수에 대한 평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재도 신선하고 묘사와 대화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낫다’와 ‘낳다’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네가’를 ‘너가’라고 쓴다든지 ‘ㅐ’와 ‘ㅔ’를 구별하지 못해 ‘재대로’, ‘현제’, ‘결제’ 등으로 쓴다든가 ‘일부러’를 ‘일부로’로, ‘함부로’를 ‘함부러’로, ‘비로소’를 ‘비로서’로 쓰면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집니다.


그 가수가 노래는 잘 부른다는 것을 알지만,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는데 그것을 게을리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람 생각은 다 다른 법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작품에 애정을 지닌 작가라면 한 번 더 살펴보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해보다’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대들어 맞겨루거나 싸우다.’입니다.


“나랑 해보자는 거야?”

이런 식으로 쓰지요.

그런데 본용언 ‘하다’와 보조용언 ‘보다’를 합쳐 ‘해 보다’처럼 쓸 수도 있는데 이때는 ‘~을 시도하다.’의 의미를 갖습니다.


“한번 해 봐?”

“한번 해봐?”

두 예문은 말할 때는 비록 같지만, 글로 써 놓으면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위의 문장은 ‘한번 시도해 볼까?’라는 뜻이고, 아래 문장은 ‘한번 싸워 봐?’의 의미입니다.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 띄어쓰기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뭐, 그렇다구요. ^^



댓글 3

  • 001. Lv.1 [탈퇴계정]

    13.01.22 17:15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002. Personacon 용세곤

    13.01.27 15:50

    오 그렇군요.

  • 003. Personacon 릿티

    13.01.31 16:33

    오오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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