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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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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연재수 :
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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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79,228

작성
17.09.19 23:56
조회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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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그놈이 돌아왔다.

DUMMY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윤병우의 재소환조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검찰청 앞에서 대기중인 수십 명의 기자들, 하지만 분위기 때문인지 검찰청에서 윤병우가 계속 나오지 않자 기다림에 지친 한 여기자는 푸념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아~ 미치겠네 정말! 편집장님은 뭐라도 안물어오면 감봉이라고 윽박지르시는데 윤병우는 하루종일 안나오고.....”

“이봐 강기자, 그쪽 편집장은 그나마 양반이야. 우리 편집장은 아예 사표 쓸 각오하라더라.”

“TSC도요? 에효! 그쪽 편집장님도 조사실 창문 사진을 보셨나보네요.”

“지금 인터넷이 그 사진 때문에 난리인데 보기만 했겠어? 니네들은 대체 검찰청에서 하는게 뭐냐고 지랄을 해대는데 아주 그냥.... 젠장! 주기자 그 자식은 그런 대박을 대체 어떻게 잡은거야?”

“그러니까요, 솔직히 검찰이 윤병우를 함부로 못 건드리는거야 알고는 있었지만 조사실에서까지 그 정도로 깍듯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러자 옆에서 둘의 말을 듣고 있던 또 다른 기자 하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기자, 강기자, 이건 내 생각인데 말이야.... 혹시 주기자가 검찰에 줄을 대고 있는게 아닐까?”

“주기자가 검찰에 줄? 에이~ 윤기자, 그건 가도 너무 갔어! 주성한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몰라? 죽으면 죽었지 어디에 줄 대거나 뭐 받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거, 윤기자도 잘 알지 않아?”


말도 안된다는 듯이 윤기자의 의심을 일축하며 고개를 젓는 김기자, 하지만 윤기자는 더욱 의심스러운 눈빛을 하며 김기자에게 물었다.


“김기자, 자네도 그 사진을 봐서 알지 않아? 그 사진의 선명함이나 구도를 보면 맞은편 건물에서 조사실 창문을 향해 카메라를 맞춰놓고 몇 시간이고 잠복을 한게 확실하다는거 말이야.”

“그야 당연한거 아냐? 그렇게 높은 해상도로 찍은 사진이 단번에 나왔을 리가 있겠어? 근데 그게 뭐 어쨌다는건데?”

“답답하기는..... 이봐 김기자, 윤병우가 언제 조사를 끝내고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곳 서울지검 앞을 포기하고 맞은편 건물에 올라가서 몇시간씩이나 조사실 창문을 노리는 대한민국 기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아? 이건 분명히 그 조사실의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갈거라는 것을 예상한 사람이 주기자에게 알려준거야. 그게 아니라면, 그걸 아는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어서 주기자에게 보내준거겠지.”

“윤기자, 그럼 누가 알려줬다는건데?”

“저 안에서 윤병우가 받는 대접을 본 검사나 수사관이 아니겠어? 아니면 꽤나 이름날리던 전직검사였을수도 있겠지. 하여간 주성한 그놈, 안 그런척 하더니만 뒤로는...”

“윤기자님, 지금 윤병우가 나오는데요!?”

“뭐?? 카, 카메라 당장 이리와!! 윤병우씨! 윤병우씨!!”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주성한을 시기하며 의심하던 세 명의 기자들은 조사를 끝내고 나오는 윤병우를 발견하자마자 지옥과도 같은 취재경쟁 속에 다시 몸을 던지고 있었다.

단 한마디라도 더 듣고, 얼굴 몇 초라도 더 잡기위해 그들이 이곳에서 기다렸던 시간은 무려 18시간, 그런 그들이 주성한을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어느새 주성한에 대한 의심따위는 한줌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의 눈 앞에 나타난 윤병우의 말 한마디라도 더 마이크에 담는 것, 그들의 머릿속에는 그 생각뿐이었다.











청와대, 대통령의 집무실.


-윤병우씨, 수사과정에서 특혜가 있었습니까?

-윤병우씨, 도저히 검사와 피의자라고는 볼 수 없는 조사실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었는데요, 그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윤병우씨!!!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묵묵부답으로 서울지검을 벗어나는 윤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을 뉴스를 통해서 지켜본 이주한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집무실의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쾅!


“이보게! 이게 어찌된 일인가!!? 별 무리없이 넘어갈거라며!!”

“그런 사진이 찍힐줄은....”

“이런 염병할....! 옥기황 그 새끼는 이 타이밍에 특검법까지 발의했다며?”

“네 각하, 덕분에 지금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은 윤병우와 검찰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으며, 특검을 발의한 한국당의 지지율은 최소한 5퍼센트 이상 오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윤병우를 애초에 민정수석으로 임명했었던 각하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이보게 비서실장! 누가 그걸 지금 몰라서 이러나!? 좀 희망적인 얘기는 없냔 말이야!”

“그... 그나마 다행인게 하나 있긴 합니다! 그것은 바로, 특검보 후보 6명중에 3명을 각하가 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명망 있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 중에 쓸만한 인물 3명을 간추려서 후보로 내보내면, 여당인 홍익당이 지정하는 후보까지 포함해서 총 4명의 후보가 각하의 편이나 마찬가지이니 훨씬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4명이라..... 하긴, 이 나라의 대통령인 나와 여당인 홍익당이 지정하는 후보가 4명씩이나 되는데 그중에서 특검보가 뽑히지 않을리는 없겠지. 당장 특별검사가 될만한 후보들을 물색해보게! 어서!”

“네, 각하!”


대통령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집무실 밖으로 나온 비서실장은 긴 한숨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윤병우 그 망할자식이 결국 각하의 발목을 또 다시 붙잡는구만 그래, 이래서 내가 그놈을 멀리해야한다고 각하께 신신당부를 했었건만....”

“각하께 다시 말씀드려보는게 어떻겠습니까?”

“이보게 경호실장! 자네 미쳤나? 저렇게 윤병우 그놈을 싸고 도는 각하께 윤병우를 내치라고 말하라고? 나는 못하겠네.”

“특별검사 후보는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그거야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설마 이 대한민국 변호사들 중에 쓸만한 변호사 3명이 없겠나? 가만, 근데 자네는 왜 나오는것인가? 각하 옆을 지켜드리는게 자네의 임무 아니었던가?”


경호실장인 박유건이 자신을 따라서 집무실에서 나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 비서실장, 그러자 박유건은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비서실장에게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조금 일찍 퇴근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

“조금 전에 와이프가 출산을 했다고 연락이....”

“아! 그러고 보니 산달이 거의 다됐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군. 그래, 아들인가? 딸인가?”

“딸입니다.”


비서실장은 껄껄 웃으며 박유건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하! 축하하네 박실장!”

“감사합니다. 사실 타이밍이 너무 안좋아서 말씀드릴까 말까를 고민했었는데, 다행히 각하께서도 혼쾌히 가보라고 해주셔서....”

“분위기는 분위기인거고, 자네가 아빠가 된 것은 당연히 축하를 받아야겠지. 난 할 일이 많아서 이만 가보겠네, 나중에 돌잔치 때 보세나.”

“네, 비서실장님.”


비서실장과 헤어진 박유건은 그제서야 딱딱한 표정 뒤에 숨어있던 미소를 드러내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여의도 모처의 산부인과.


똑똑!


“네, 들어오세요.”

“나 왔어! 당신, 몸은 좀 괜찮아?”

“당신 왔어요? 나중에 와도 된다니깐....”

“미안해, 내가 옆에서 있어줬어야 했는데....”

“당신 하는 일이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을 지키는건데 당연히 내가 이해해야죠. 그리고 나 생각보다 꽤 강한 여자라는거, 누구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아요?”

“고마워 성미야, 널 만난게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일거야.”

“치~! 말은 그렇게 해도 막상 우리 공주님 보게 되면 난 두 번째로 밀려나게 될걸요?”

“수고했어 성미야, 이리와.”


아내인 김성미를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당기며 꼬옥 끌어안는 박유건, 무엇보다도 푸근한 그 품에 쏘옥 안긴 김성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유건에게 말했다.


“이제 난 엄마가 되었고, 당신도 아빠가 되었어요. 우리가 어떤 부모가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아이한테만큼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보.”

“그래, 반드시 그렇게 할게 성미야. 누구보다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아빠.... 반드시 될게.”

“그럼 얼른 가서 딸 얼굴이나 보고와요, 인큐베이터실은 저쪽으로 쭈욱 가면 있으니까.”


김성미의 말에 따라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인큐베이터실을 찾아간 박유건은 유리창 너머에 있는 간호사에게 안겨있는 자신의 딸을 보며 함박미소를 지었다.


“네가 내 딸.... 보이니? 내가 네 아빠야! 내가 아빠라고! 하하하하!”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박유건, 그런 그의 머릿속에 아내 김성미의 말 한마디가 맴돌았다.


‘적어도 이 아이한테만큼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보.’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부모....”


자신의 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박유건의 표정이 갑자기 미묘한 표정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내더니 그 속에 있던 명함 하나를 꺼내는 박유건, 그 명함에는 ‘기영란’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혀있었다.











강남모처의 한 레스토랑.


나름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레스토랑에 들어선 민가영은 잠시 크게 쉼호흡을 하고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다.


“저기....”

“네, 손님. 무슨일이시죠?”

“제가 누굴 좀 만나러 왔거든요.”

“예약자 성함은요?”

“강시후...”

“강시후씨라... 여기있네요. 제가 직접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한 테이블에 도착한 민가영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강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저기... 시후씨?”

“응? 아! 가영씨 오셨어요? 죄송해요, 제가 잠시 생각할게 있어서...”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뭐.”

“자, 이쪽으로 앉으세요.”


친절하게 의자를 뒤로 빼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강시후의 얼굴을 바라본 민가영은 수줍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근데 무슨 생각을 그리 하셨어요?”

“아, 한국을 떠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있던 친구를 오늘 만났거든요. 근데 그 친구가 지금 많이 아픈 상황이라 걱정이 좀 되네요.”

“저런, 친구분은 많이 아프신거에요?”

“그건 나중에 얘기하죠, 가영씨하고 있을 때는 기쁜 일만 얘기하고 싶거든요.”

“네? 아니 뭐 그렇게까지....”


강시후는 마치 머리 끝까지 붉어진 듯한 민가영의 얼굴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며 물었다.


“가영씨 뭐 드실래요? 송아지 스테이크? 아니면 봉골레 파스타?”

“저야 시후씨만 좋다면 아무거나 먹어도...”

“그럼 스테이크로 하죠. 굽기는 어떤걸로 할가요? 미디움?”

“네, 미디움이요. 시후씨도 미디움이에요?”

“아뇨, 전 레어를 좋아해서요. 웨이터!”


잠시 후, 간신히 핏기 정도만 가신 레어 스테이크와 적당히 익은 미디움 스테이크가 나오자 강시후는 입맛을 다시며 와인잔을 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영씨와 비행기에서 만났다는 것도 행운인데, 이렇게 저녁까지 같이 하게될줄은 몰랐네요. 가영씨, 우리 건배해요.”

“네, 좋아요.”


쨍!


유리가 부딪히는 맑은 소리와 함께 잔 안에서 출렁거리는 붉은색의 와인, 마치 피처럼 붉은 듯한 그 색감에 잠시 매료된 표정을 짓고 있던 강시후는 이내 와인을 내려놓고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서걱! 서걱!


나이프로 베어질때마다 하얀 접시위로 붉은 핏물을 뱉어내는 레어스테이크, 그러자 좀 전과 같이 흠뻑 매료된 표정으로 붉은 색의 핏물을 잠시 바라보던 강시후는 윗입술을 핥으며 포크에 꽃힌 고기조각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법무법인, 여인.


영란은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정말로 고마워요 박대위님, 안 그래도 지금 당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 아 그렇다고 긴장 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그저 아주 간단한 것만 저에게 알려주면 되는 일입니다. 일단 발의안이 통과한 다음, 다시 연락드리죠.”


전화를 끊은 기영란은 한시름 놓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옥대표님, 이쪽은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당장 밀어붙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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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트리니티(trinity) 17.10.31 377 4 14쪽
237 트리니티(trinity) 17.10.27 408 5 15쪽
236 트리니티(trinity) +1 17.10.26 384 6 15쪽
235 트리니티(trinity) 17.10.24 415 5 17쪽
234 그놈이 돌아왔다. +1 17.10.19 594 5 20쪽
233 그놈이 돌아왔다. 17.10.17 423 5 20쪽
232 그놈이 돌아왔다. 17.10.14 434 6 20쪽
231 그놈이 돌아왔다. 17.10.12 443 4 16쪽
230 그놈이 돌아왔다. +1 17.10.10 433 9 14쪽
229 그놈이 돌아왔다. 17.09.29 453 3 17쪽
228 그놈이 돌아왔다. 17.09.28 433 4 16쪽
227 그놈이 돌아왔다. +2 17.09.26 426 5 16쪽
226 그놈이 돌아왔다. +1 17.09.21 746 5 17쪽
» 그놈이 돌아왔다. 17.09.19 435 6 12쪽
224 그놈이 돌아왔다. 17.09.15 413 4 18쪽
223 그놈이 돌아왔다. 17.09.12 479 3 14쪽
222 그놈이 돌아왔다. 17.09.08 441 3 14쪽
221 그놈이 돌아왔다. 17.09.05 452 5 14쪽
220 그놈이 돌아왔다. 17.09.01 458 4 18쪽
219 그놈이 돌아왔다. 17.08.30 457 3 16쪽
218 그놈이 돌아왔다. 17.08.24 685 3 14쪽
217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6) 17.08.22 517 3 23쪽
216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5) +2 17.08.19 410 3 18쪽
215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4) 17.08.17 376 3 17쪽
214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3) +1 17.08.15 440 4 17쪽
213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2) 17.08.05 361 3 19쪽
212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1) 17.08.03 422 3 16쪽
211 [외전]도미령과 장인우(10) 17.08.01 418 4 14쪽
210 [외전]도미령과 장인우(9) 17.07.27 380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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