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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의 서재

시메트리[생각을 읽는 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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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거지
작품등록일 :
2016.03.15 16:14
최근연재일 :
2019.01.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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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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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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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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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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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플랜B - 유프라테스

DUMMY

칼을 빼어든채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천리안을 본 이근상은 뒤쪽으로 기어가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다...단목아... 내가 잘못했다, 그러니 제발....”

“.....”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채로 기어가던 이근상의 등에 닿는 차가운 벽,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근상의 얼굴엔 짙은 공포가 내려앉았다.

그런 이근상의 앞에 우뚝 멈춰서는 천리안, 그의 오른손에 들려있던 검이 천장에 닿을락 말락할 정도로 높이 들어올려졌다.


캬아아앙!


“....왜 방해하는거지?”


이근상의 목을 향해 내리치려던 천리안의 검을 막아서는 또 하나의 검, 그것은 블라인드의 검이었다.


“한심한 놈, 한낱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속이고 있으면서, 이젠 그 자존심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살인을 하려하는구나.”

“그럼 나보고 대체 어떻게 하라고!!!”

“모두 비워라.”

“비우라고? 뭘?”


블라인드는 검을 다시 검집에 넣으며 말했다.


“스파이어에서의 기억은 물론, 네 사부 유순철에 대한 마음도, 그리고 네놈의 그 알량한 자존심마저도 모두 비우거라. 잡념이 모두 사라지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가 되었을 때 네놈의 마음이 향하는 곳, 그곳이 바로 너의 정의가 있는 곳이 될테니 말이다.”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설령 내 정의가 스파이어쪽이 아니라고 해도, 센터로 갈 일은 없을테니 괜한 망상은 집어치우는게 좋을거야.”

“내가 지금 네놈더러 스파이어를 떠나라고 이러는 줄 아느냐?. 내가 바라는 것은 네놈이 스파이어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진짜 원하는 정의가 뭔지를 제대로 보라는 것이다! 한번 잘 생각을 해보거라. 너의 정의가 무엇인지, 너의 신념이 어떠한 것인지를 말이다.”

“내가 왜 그래야하지?”

“마음을 비워봐도 여전히 스파이어에 마음이 있다면, 너에게는 오히려 잘된일이 아니냐?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스파이어를 위해 검을 휘두른 것이 허사가 아니라는 증거가 될테니 말이다.”

“.....”


아무런 말이 없는 천리안, 블라인드는 다시 말을 이었다.

“왜 아무런 말이 없는게냐? 설마 두려운 것이냐? 마음을 비우고 너의 정의를 찾게 되면, 그게 스파이어의 정의와 다를까봐?”

“입 닥쳐! 당신 말이 맞다고 해도 그건 내 스스로의 정의일 뿐이야! 사부나 당신이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그래, 그건 이 세상에서 오직 딱 한명, 오직 너만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잘 판단해보거라, 어차피 밑져야 본전일테니.”

“.....”


블라인드를 잠시 쏘아보더니 그대로 검을 거두며 출구로 향하는 천리안, 그가 나가는 소리를 듣고 있던 블라인드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로 멍청하면 다시 말해주기라도 할텐데, 다 알아들으면서 모른척하고 있으니 답답하구나. 하긴, 내가 아무리 답답하다고 해도 유순철만 할까....”

“쿨럭! 고..고맙습니다...심정용... 제발..부탁하건대....구급차 한 대만...불러주십시오...”


이근상은 출혈로 인해 아득해져가는 의식을 간신히 붙잡으며 블라인드에게 말했다. 하지만 수백명의 사범과 제자가 쓰러져있는 12층을 쭉 둘러본 블라인드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이근상에게 말했다.


“구급차 한대?”

“그..그렇습니다. 심사범이 구급차 한대만...불러준다면, 내 톡톡히 사례를...”

“참으로 속까지 썩어버린 놈이로구나. 네놈 말고도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이리 많거늘, 자신의 휘하에 있는 사범들과 제자들의 안전은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다니....”


블라인드는 이근상의 목에 자신의 검을 갖다대며 말했다.


“네놈을 죽이려는 단목이를 말리는 모습을 보고 크나큰 착각을 했나보구나. 내가 그 아이를 말린 것은 어디까지나, 아직 악에 물들지 않은 그 아이의 검에 너 같이 더러운 놈의 피가 묻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 하지만 내 칼은 그렇지 않지, 이미 악하고 더러운 놈들의 피가 수도 없이 묻은 혈검(血劍)이니 말이야.”

“자, 잘못했습니다. 제가 실언을....”

“하지만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단목이가 살려놓고 간 네놈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단, 저놈이 네놈에게 베푼 만큼은 나도 베풀어주고 가마.”

“그게 무슨...”


서걱!


“끄아아아아아!!!! 심정용!!! 이런 망할...으아아!!”


남은 하나의 팔마저 블라인드의 검에 잘려버린 이근상은 귀가 찢어질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비명을 들은체 만체하며 출구로 향하는 블라인드, 할 일을 마친 그의 은색 검이 스르릉! 소리와 함께 검집으로 들어갔다.













천리안이 청광검도회 소속의 검사 수백 명을 쓰러트린 그 시각, 중국 사천에서는 또 한명의 시메트러가 수십에 달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타타타타타타! 타타탕! 탕! 탕!


팅!팅!팅!



“이런 망할! 야 이 새끼들아! 뭐라도 좀 해봐!”

“총알도 다 튕겨내는 괴물 같은 년입니다! 어떻게 할 수가.... 크헉!”


공중으로 높이 뛰어오르더니 머신건을 들고 있던 사내들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여인, 긴 생머리를 나풀거리며 착지한 그녀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다음 타겟을 찾았다.


“이제 그쪽 한무더기만 정리하면 모두 끝인가? 중국 최고의 인신매매 조직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는 영 싱겁네.”

“네년은 대체 누구냐!? 누구길래 우리를...”

“나? 그냥 지나가다 잠깐 들른 사람인데?”

“.....”


무지막지한 괴력을 발산하며 총알조차도 통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여인, 그녀를 잠시 노려보던 사내는 옆에 있던 사내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저번에 그거...아직 있나?”

“안 그래도 재빠른 놈 하나를 골라 그걸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지금쯤이면....아! 저기 있군요.”


조직원들과 대치중이었던 여인의 뒤쪽 구석에서 조용히 상체를 일으키는 한 사내, 그의 어깨 위에는 대전차 로켓포가 얹어져있었다.

여인의 바로 앞에 서있는 두목을 바라보며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는 사내, 뒤이어 그의 손가락 하나가 접혀지며 손가락은 두 개가 남게 되었다.


“둘, 하나...지금이다! 엎드려!!”


대전차 로켓포를 들고 있던 사내의 손가락이 모두 굽혀지자 재빨리 바닥에 엎드리는 두목과 조직원들, 그러자 사내의 손에 들려있던 대전차 미사일이 여인을 향해 발사되었다.


“큭! 대체 뭐가 있길래 자꾸만 내 뒤를 보나 했더니.... 고작 이런 장난감을 믿고 그랬던거야?”


촤라라라락!


아무것도 없는 민소매였던 여인의 팔이 순식간에 아르타늄으로 뒤덮여졌다.


치이이이이익!


“뭐..뭐지? 미사일이 터지는 소리가 나야하는데....”

“두..두목!! 저기....!!”


고개를 든 조직원들은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검은색 아르타늄으로 뒤덮인 여인의 손이 대전차 미사일을 꽉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저건...대체...”

“신기하지? 내 무기이자 갑옷인 ‘철권’이야. 사천에 살고 있는 내 사부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지.”


끼이익! 투두둑! 툭!


기다란 대전차 미사일의 뇌관을 단숨에 분리해버리며 바닥으로 던진 여인은 서슬퍼런 눈빛으로 두목을 향해 말했다.


“아까 내 이름을 물었었지? 내 이름은 곽수빈이야. 닉네임은 원래 키커였지만 최근에 바꿨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굳이 말해줄 필요는 없겠어. 네놈들은 이 자리에서 모두 죽을테니까 말이야.”


화르르르르!


수빈의 오른손에 푸른색의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영광으로 알도록 해. 사부에게 이 기술을 배운 이후로 처음 써보는 상대가 바로 너희들이니까 말이야. 지뢰진(地雷陳)!”

“뭐...뭔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쳐! 어서!!”


파아아악! 콰과과과과과!


푸른 불꽃에 휩싸인 수빈의 손바닥이 바닥을 내려치자 두목과 조직원들의 발밑에서 솟아올라오는 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푸른색의 빛기둥들, 그것에 몸을 궤뚫리며 죽는 동료들의 모습을 본 조직원들은 앞 다투어 그곳을 벗어나려 했지만, 족히 백개는 넘는 듯한 그 기둥들을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거의다 클리어했는데....이제 돌아가면 되려나?”


30분도 되지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에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의 모습, 그 모습들을 본 수빈은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발길을 돌렸다.












유순철, 장형랑의 집.


평상에 앉아 닭고기볶음을 보며 군침을 흘리던 장형랑은 맞은편에 앉은 유순철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사부, 아무래도 수빈이는 늦나본데, 일단 먼저 먹는게 어떻겠습니까?”

“장사범, 아무리 그래도 수빈이가 없는 사이에 우리끼리 먹는다는건....”

“그 인신매매조직이 단 몇십분 안에 정리가 되겠습니까? 수빈이가 오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으니, 우리끼리만...”

“험험! 그럼 잠깐 맛만이라도...”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닭고기 볶음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킨 두 노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다투어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문 쪽에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 그것은 수빈이었다.


“동작 그만! 치사하게 이러기에요?”

“수, 수빈아, 너 설마 벌써 그 조직을 다.....”

“벌써라니? 시시해 죽는줄 알았구만.... 근데 치사하게 매번 이럴거에요? 나 없는 사이에 닭고기 볶음을 둘이서 홀랑 해치우시려고?”

“해치우긴 누가 해치운다고 그래!? 그냥 잘 익었는지 맛만 보고, 너 오면 다시 사줄려고...”

“네~ 퍽이나 그러시겠네요~”


어떻게든 변명을 해보려했지만 수빈의 매서운 눈빛에 기가 죽었는지 고개를 푹 숙이는 장형랑, 그러자 수빈은 맞은편에서 젓가락을 들고 있던 유순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사부한테도 실망이에요! 장사부야 늘 그랬으니까 넘어간다고 쳐도, 어떻게 유사부까지...”

“크험! 그, 그것이....미안하다 수빈아, 근데 정말로 잠깐 맛만 보려고... 그런데 정말 벌써 그 조직을 끝장내고 온 것이냐? 내가 듣기로는 그 조직원 수만 백명이 넘는다고 들었는데...”


수빈은 평상에 앉으며 말했다.


“그깟 허접한 놈들 때려잡는데 뭐 얼마나 걸린다고....아무튼, 시킨대로 놈들도 다 정리했으니 이제 다 끝난거죠?”


장형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았다.”

“또? 장사부, 고작 권법 몇개 가르쳐놓고 너무 뽕뽑는거 아니에요? 나 한국은 언제 가라고!”

“고작이라니! 내가 평생에 걸쳐 연구한 비기들을 모두 전수했는데, 당연히 이정도 일은 해야하지 않겠느냐!”

“칫! 검색해보니까 다 인터넷에 나오는 권법이더만,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런것들은 그저 단련을 위해 공개된 초보자용 초식들이라고 내 몇 번을 말했느냐! 그리고 어차피 마지막 일은, 한국에 있는 놈들을 처리하는 일이기 때문에 네가 한국에 돌아가는건 지장이 없을게다.”

“한국? 거기 뭐가 있는데요?”

“놈들이 최근에 어린애들을 수입해서 팔아먹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놈들에게 어린애들을 공급하는 놈들이 한국에 있다고 하더구나. 마침 네가 한국에 갈때가 되었으니, 귀국과 함께 겸사겸사 처리하면 되겠지.”

“애들을 넘겼다고? 그런 쓰레기들이 한국에 있었단 말이야? 그런 개자식들을 아주 그냥...사부, 걱정마요! 내가 가자마자 다 조져버릴테니까!”


애들을 팔아넘긴 조직이 한국에 있다는 장형랑의 말을 들은 수빈은 자신의 두 주먹을 으스러질 듯이 쥐며 의지를 활활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남수인과 헤어지고 센터로 돌아온 도혁은 아기침대에 고이 눕혀져있던 원해를 번쩍 안아들며 말했다.


“아이고~ 우리 왕자님께서 어찌 이리 무거워 지셨나? 오늘도 밥 많이 먹었어요?”

“아바부바바..”

“어? 원해야, 지금 뭐라그랬어? 아빠?”

“아브브브브.”

“영희씨, 봤어요?”

“뭐가요?”

“지금 우리 애가 나한테 아빠라고 했잖아요! 캬~ 아무리봐도 우리 애는 천재인가봐. 벌써 말을 다하고....”


서영희는 피식웃으며 말했다.


“그냥 옹알이일 뿐이에요. 도혁씨, 그렇게 안봤는데 너무 팔불출아니에요?”

“아닌데, 분명히 아빠라고 했는데.... 원해야! 아빠라고 해봐! 아!빠!”

“아부바브브브브..”

“아하하! 봤죠? 아빠라고 하는거!”

“네~ 아빠라고 했다고 쳐요.”

“영희씨, 이렇게 또박또박 말하는데도 자꾸 그럴거에요? 두고봐요, 우리 원해는 나중에 정말 멋진.... 하아!”


갑자기 말끝을 흐리더니 원해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짓는 도혁, 그러자 영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도혁씨, 왜 그래요?”

“아니 뭐 그냥.... 우리 원해가 나를 너무 닮으면 어쩌나 해서요.”

“에이~ 도혁씨 닮으면 너무 좋죠. 이렇게 멋진 남자가 또 어디있다고요~ 전 오히려 원해가 도혁씨를 너무 안닮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인데요?”


미래에서 온 원해를 잠시 머릿속에 떠올린 도혁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그리 걱정안해도 될거에요.”

“네? 왜요?”

“아, 그냥... 느낌이 그래요. 내 성격을 아주 빼다 박을 것 같은 그런 느낌....”

“호호! 그래요, 이렇게 잘생긴거 보면 도혁씨를 아주 쏙 빼다 박은 모습으로 자랄거에요.”

“성격은 좀 덜 닮아도 되는데....”


♪뒤에 있는 나에게 넌 상처만 안겨줬지~ 나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 듯이 그렇게~


“도혁씨, 전화오는데요?”

“또 누가 전화를....여보세요? 하이바? 벌써 조사가 끝난건가? 알았어, 자세한 보고는 복귀후에 듣도록 하지.”


도혁이 전화를 끊자, 옆에서 통화내용을 듣던 서영희는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물었다.


“하이바라면, 그 미래에서 온 사람 말하는거죠? 지금 온대요?”

“네, 뭐....근데 왜요?”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물어보고 싶은거요? 그게 뭔데요?”

“그냥요, 저는 미래에서 어떤 모습일지, 우리 원해는 잘 크고 있을지, 또 미래에는 어떤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는지... 뭐, 그런것들이요.”


영희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도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영희씨, 그런건 물어보지 않는게 좋을거에요.”

“네? 왜요?”

“그게....나비효과, 그거 때문에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나비효과? 아~ 아주 작은 변화를 주어도 미래가 아주 심하게 변할 수 있다는 그 이론이요?”

“네.”

“하긴, 과거를 바꾸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도 꽤나 심각한 문제로 바뀔 수 있을테니...아쉽네요, 궁금한게 참 많았는데... 그럼 지금 시간대에서 그 사람은 어디에서 뭘하고 있대요? 설마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으려나?”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 일이 다 끝나면 알려준다고는 했었으니, 그때 직접 물어봐요.”“네, 그래야겠네요. 그때가 되면 우리 원해가 얼마나 잘컸는지도 꼭 물어보고....참! 근데 그 사람은 이제 공간이동을 못쓴다면서요? 그건 왜 그런거에요?”“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영호 실...아니, 처남은 우리가 스페이스를 죽이지 않고 사로잡았기 때문일거라고 하더라구요.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놈이 죽고 하이바가 컴플리터가 되어야 했지만, 하이바가 과거를 바꾸는 바람에 스페이스가 죽지 않고 우리에게 붙잡혀버렸거든요.”

“흠.....그러니까, 공간이동능력을 갖고 있는 스페이스가 살게되는 바람에 그 사람은 컴플리터에서 시메트러로 바뀌었다는거네요?”

“그렇죠.”

“근데 그 하이바라는 사람이 뭘 했길래 스페이스가 죽는 미래가 바뀌어버린거에요?”


‘그건 영희씨가 살았기 때문에...’ 라는 말을 순간적으로 할뻔 했던 도혁은 말을 가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


“나중에, 나중에 직접 물어보면 알거에요. 영희씨, 난 해야할 일이 있어서 집무실로 가봐야겠어요. 이따 밤에 다시 올게요.”

“또요? 네, 알겠어요....”


도혁이 나가자 또다시 원해와 단 둘이 남게 된 서영희는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원해에게 말했다.


“아가, 네 아빠는 오늘도 바쁘신가보다. 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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