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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일기장] 낮고 무거웠던 하늘

먹구름이 잔뜩 몰려온 하늘은 여느 때보다 낮았다.

밤새 눈이 내렸다.

여름날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처럼 하염없이 내렸다.

아침에 바라본 세상은 온통 하얬다.

눈이 아팠다.

마음이 저렸다.

내게 흰색은 그 어떤 색보다 강렬하다.

흰색은 너무나 쉽게 변질된다.

그래서 온전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흰색은 너무나 강렬하다.

내게 하얀 세상과 마주하기란 그만큼 쉽지 않다.

어쩌면 나는 아주 오래 전에 ‘순수’를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여전히 낮고 무거웠다.

그 아득한 무게에 내 영혼이 짓눌릴 것만 같았다.

두렵다기보다는 가슴이 먹먹했다.

그것은 더는 갖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었다.

 

 

 

                                                                                             2010년 1월 6일 눈내리던 날에

 

snow.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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