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 합체'가 아니라 '3단 변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나의 화장 기술은 오늘도 날로 발전하는 중이다. 진하게 그린 아이라인도 풍성하게 올린 속눈썹도 가짜로 만들어 낸 쌍꺼풀도 일단 내 얼굴 위에 있으니 내 모습이다.
이런 나의 화장 기술은 나의 결점을 감춰주고, 남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준다. 화장을 지운 얼굴로 다닌다는 건 때로는 예의가 없다는 말도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예쁘고 좋은 면만 보고 싶어하니까.
그래서 나는 예의를 차릴 때 화장을 더 진하게 한다. 더 꼼꼼하게, 완성한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나의 결점을 온전히 보여줘 버린다.
그런데 나를 떠난다면, 별 수 없지. 그 사람 앞에서는 화장을 진하게 하는 수 밖에. 덮어버린 결점이 있다고 해도, 새로 그려진 모습이라고 해도, 결론은 그 것도 나이다.
가슴 아프긴 하지만 별 수 없지.
난 오늘도 화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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