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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드리 님의 서재입니다.

시골에서 맺어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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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드리
작품등록일 :
2018.06.16 21:09
최근연재일 :
2018.08.21 08:0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310
추천수 :
1
글자수 :
87,490

작성
18.06.16 21:17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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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이방인

DUMMY

'이럴 때가 아니야. 하연을 구해야 해.'


비령은 성 안으로 걸어갔다. 지하 감옥에서 고생했는지 평소보다 느린 속도였다. 모두 제물제를 구경하러 간 건지 경비병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물제가 열렸으니 당연히 사람들이 몰렸을 것이고 사람들의 대화때문에 소란스러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 제물제는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하연은 제단 위에서 사지가 묶여 있었다. 루미는 단검을 꺼냈다.


"신이시여. 당신께 이 제물을 바치니 이 대륙에 모든 생명을 굽어 살피고 보살펴 주소서."


그녀는 기도문을 낭송했다. 비령은 제물제를 보러온 인파를 헤치며 하연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경비병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었다. 하연은 두려움때문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도와주지 않았다.


"도와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비령은 하연의 목소리를 들으며 무력감에 빠졌다. 이런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루미의 낭송이 멈췄다. 그녀의 단검이 하연의 가슴을 찔렀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갈라버렸다.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아파!"


그녀의 가슴에서 나온 피가 제단을 적셨다. 그녀의 비명 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곧 그녀의 비명이 그치고 루미는 그녀의 가슴 속을 뒤져 심장을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안 돼!"


비령이 외쳤다. 그는 무슨 힘이 생겼는지 경비병을 밀치고 제단으로 뛰어갔다. 경비병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서로를 보았다. 비령은 제단 위로 올라갔다. 루미가 그의 앞을 막았고 그는 그녀를 밀었다. 그녀는 그의 생각지도 못한 힘에 제단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신성법으로 몸을 보호해 떨어질 때 받는 충격량을 줄였다.


그녀가 추락함과 동시에 그녀는 들고 있던 심장을 놓쳤다. 심장은 땅과 부딪혀 터졌다. 심장 안에 있던 피는 땅을 적셨다. 넥퓨런과 경비병이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습니까?"


넥퓨런의 물음에 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비령은 하연을 안았다.


"아파.. 아파.."


하연은 작은 목소리로 비령의 귀에 속삭였다.


"하연, 내가 도착했어. 조금만 참아. 금방 치료해줄테니깐."


비령은 울먹였다.


"엄마, 보고..."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비령은 가슴에 구멍이 뚫린 그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수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눈 앞의 시체였다.


'내가 강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는 이를 갈았다.


'그래. 내가 약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나때문에 내 나약함때문에.'


그는 자신의 약함을 저주하고 분노했다. 그의 몸에 각인된 문신이 서서히 푸른빛을 띄었다.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분노는 사람들에게 이어졌다.


'내가 약해서 만만해 보여서 그런 거야. 내가 강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불렀다. 괴물은 무서운 존재이지만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얕보고 혐오하는 생각이 팽배했다. 그는 주먹을 쥐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하연을 지키지 못한 분노, 자신의 약함에 대한 분노, 성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그의 가슴에서 울컥 올라왔다.


비령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경비병은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오고 있었고 넥퓨런은 루미와 함께 제단에서 떨어져 있었다. 비령은 하연의 가슴을 찔렀다. 하연의 몸이 푸른 불에 타 재가 되었다. 그는 그 재를 손으로 잡고 입에 넣어 잘근잘근 씹어 삼켰다.


'잊지 않겠다. 이 고통을. 이 치욕을. 괴물이 된다. 괴물이 되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는 하연의 죽음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괴성을 지르자 청염이 뭉쳐 여러 개의 장벽을 형성했다. 장벽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경비병은 장벽에 맞아 불에 타올랐고 그 광경을 보던 사람들은 놀라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원하는대로 괴물이 되어주지. 아니, 애초에 난 괴물이었어."


그는 청염을 보며 담담하게 중얼거렸다. 말 속에 그의 분노가 녹아 있었다. 사람들은 괴물이다를 외치며 비령에 대한 공포를 드러냈다. 비령은 사람들이 도망가는 것을 보았다. 하연의 죽음을 방관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나섰다면 하연이 죽지 않았을지도 몰랐다.그는 성에 사는 사람들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는 점프하여 도망치는 사람들 한 가운데에 떨어졌다.


"여기서 죽어라!"


그의 몸에서 푸른 불길이 퍼져 나오며 사람들을 죽였다. 그들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으아악. 사람 살려."


"살려줘!"


사람들이 타면서 절규하는 소리가 비령의 귀에 들어갔다. 그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현재 그에게 남은 건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분노였다. 그는 불길을 멈췄다. 탄 내가 나는 시체들이 곳곳에 보였고 살아남은 사람도 눈에 들어왔다. 그는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 도망치다가 넘어진 아이를 발견했다.


그 아이는 그를 괴롭힌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그 아이에게 걸어갔다. 아이는 비령을 보고 몸을 떨었다. 그는 공포에 질려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비령은 그를 내려다 보았다. 아이는 비령을 보며 입을 열었다.


"괴, 괴물."


"맞아. 난 괴물이야. 그런데 왜 두려워하지? 너희들은 날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두려워하지 않은 용감한 아이들이잖아?"


아이는 비령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살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는 비령에게 생명을 구걸했다.


"잘못했어. 살려줘."


"괴물은 자비가 없어."


비령은 아이의 얼굴을 잡아 손에 힘을 주었다. 아이의 얼굴이 찌그러지더니 터져버렸다. 그를 처리한 비령은 정면을 보았다. 경비병이 그에게 달려왔다. 비령은 손바닥을 펴고 앞으로 내밀었다.


흑무


일장


그의 손바닥 앞에 푸른 구체가 나타났다. 그는 구체를 경비병에게 발사했다. 구체가 폭발하며 경비병을 덮쳤고 도망치는 사람들까지 휘말렸다. 비명 소리가 디오스 성을 가득 메웠다. 사람이 타면서 나오는 연기가 하늘을 찔렀다. 비령은 고개를 돌려 내성을 보았다.


'까먹고 있었군.'


그는 자신의 건망증을 책망했다. 그는 손가락을 호랑이 발톱처럼 구부렸다. 그는 몇 번 도약하여 내성에 도착했다. 그는 팔을 힘껏 휘둘렀다.


흑무


호환의 발톱


거대한 호랑이가 할퀴고 지나간 것처럼 내성의 앞면이 무너졌다. 내성 안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 패닉에 빠지거나 앞면이 무너진 것에 휩쓸려 밑으로 떨어져 죽었다. 비령은 발에 힘을 주고 튀어 올랐다. 그의 목표는 하연을 괴롭힌 카타야였다. 카타야는 비령이 튀어나오자 놀라 비명을 질렀다.


"꺄악!"


그녀 근처에 있는 하녀들은 도망치려고 했으나 비령의 손이 더 빨랐다. 그들의 목이 공중으로 비산했다. 비령의 손에 청염으로 이루어진 검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캍야에게 걸어갔다.


"나가. 저리로 가. 이 괴물아!"


비령은 손에 있던 검을 놓았다. 검이 희미해지며 사라졌다. 그는 카타야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팔을 뜯었다.


"으아악!"


"조용히 해."


카타야는 비령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 그녀는 아까 전에 비령에게 죽었던 아이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


"살려줘."


"그럼 내 발을 핥아라."


"싫어!"


카타야가 말했다. 귀족인 그녀가 농노의 발을 핥는 것은 치욕이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싫어라는 말을 내뱉었다. 비령은 그녀의 멱살을 잡고 그녀를 끌고 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부서진 내성의 끝이었다. 과장해서 내성 아래에 풍경이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아찔한 높이였다.


비령은 그녀를 들어올렸다. 그녀는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그의 팔을 잡고 당겼지만 소용없었다.


"카타야!"


내성으로 가고 있던 넥퓨런이 이 광경을 보았다. 비령은 그를 슬쩍 보다가 한 발자국 걸었다. 카타야는 밑을 보았다. 그녀의 밑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서 비령이 손을 놓으면 추락사를 당할 수 있었다. 비령은 넥퓨런을 보고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동생을 죽이는 제물제를 도운 그에게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줄 생각이었다.


"놔!"


카타야가 발버둥쳤다. 비령은 중얼거렸다.


"사람들은 남을 괴롭힐 때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잘 가라."


그는 손을 놓았다. 카타야는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 그녀의 등이 땅에 닿고 척추가 부서졌다. 그녀의 사지는 기괴하게 뒤틀렸으며 피범벅이 되었다. 비령도 그곳에서 떨어졌다. 그의 발이 카타야의 배와 충돌했다. 그녀의 배가 터지며 내장이 흘러나왔다. 넥퓨런이 딸을 잃은 통곡이 섞인 괴성을 지르며 비령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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