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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님의 서재입니다.

금강반야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임산
작품등록일 :
2021.12.26 20:47
최근연재일 :
2022.01.25 18:2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7,362
추천수 :
447
글자수 :
101,834

작성
22.01.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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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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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7. 사령혈마신(邪靈血魔神)

DUMMY

단은 요추의 척수를 통해 계속 올라간 후 흉추까지 뚫고 나아가 협척에 이르렀다.

협척은 이미 통한 바가 있어,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저항은 오히려 대추에서 일어났다.

대추는 흉추의 제일 윗마디로 경추와 연결되는 곳이다.

온갖 사기가 모이는 곳으로, 하단전에 축적된 기운이 약한 사람이 여기를 뚫으려 하면 뚫지 못하고 기운이 양쪽 어깨로 흩어져 버린다.

그러므로 저항이 심하면 뚫을 생각하지 말고 그저 은은히 보고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검의 경우는 달랐다.

대추에서 약간의 저항이 있다 싶으니, 곧바로 중단전에 머물던 단까지 가세하여 곧바로 대추를 관통해버렸다.

다음은 옥침관.

그러나 여기도 이미 열어놓은 상태라 아무런 저항도 없이 통과하여 곧장 백회로 올라갔다.

뇌환궁 상단전에 있던 단까지 합세하자, 백회가 환히 열리며 하늘 기운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백회를 통해서도 동굴 내에 있던 사기가 들어왔으나 지금은 달랐다.

마치 하늘과 직접 연결된 듯 하늘의 그 청량한 기운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 것이다.

마치 폭포수가 온몸을 적시듯 쏟아져 내리는 기운으로 상체가 가득 기운으로 충만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니 임맥의 소통은 거의 자동이었다.

백회에서 인당으로, 인당에서 상단전 니환궁으로 가서, 니환궁에 하나의 단을 남겨놓고, 바로 중맥을 탔다.

이어 아래 하작교에 대응하는 상작교(上雀橋)를 건너 혀끝으로, 다시 혀뿌리를 타고 목으로 향해 십이중루를 통하여 천돌(天突)로 이어졌다.

회음과 미려관 사이의 항문을 잘 건너는 일을 하작교를 건넌다고 하는 것처럼, 임독맥이 서로 통하는 것을 일러 상작교를 건넌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임맥이 시작되는 승장혈과 독맥의 끝 은교혈이 서로 통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수행상의 혈과 한의학상의 침혈(針穴)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다.

수행상의 혈은 훨씬 더 깊고 위치도 다르다.

그러므로 상작교란 혀끝과 니환궁에서 중맥을 타고 내려온 부분이 서로 맞닿은 곳에 기운이 통하는 것을 말한다.


천돌에서 전중을 통하고, 전중에서 다시 또 하나의 단이 중단전으로 들어가 안착하고, 남은 단이 아래로 향하여 뚫고 내려가다가 기해(氣海), 석문(石門), 관원(關元)을 거쳐 치골로 내려갔다.

치골에서 성기를 잠시 거치는 듯하다가, 회음을 경유해 하단전으로 돌아왔다.

성기를 거치는 그 잠시 동안, 성기가 우뚝 섰다.

그 기세가 하늘을 뚫을 듯하였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그 어떤 성적 욕구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현상은 마치 어린 아이들이 새벽이면 아무런 성적 욕구도 없이 우뚝 서는 것과 같았다.


이 모든 일이 발생하는 데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저녁에는 팔다리의 맥까지 뚫어내었다.

이 또한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단이 스스로 움직여 뚫어버렸다.

너무도 짧은 시간에 소주천과 대주천까지 이루어낸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세맥을 뚫어내는 일뿐이었다.




***




삼단전이 열리고, 중맥과 임독맥, 삼대맥까지 모두 연결되자 상서로운 청자색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뇌가 있는 머리에서 피어나 후광을 이루더니, 아주 천천히 전신으로 퍼져갔다.

마침내 서기가 손끝과 발끝까지 뻗어간 순간, 꿈틀! 손가락이 움직였다.

조금 지나자 발가락이 꿈틀! 움직였다.

미칠 것처럼 기뻤으나, 정검은 그 기쁨도 차분히 알아채고 관조하였다.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기쁨은 중요한 과정이 다 끝나고 나서 느껴도 될 일이다.


드디어!

아무리 애를 써도 떠지지 않던 눈꺼풀이 움직였다.

천천히 정검의 눈꺼풀이 열리고, 드디어 보이는 눈동자에 잠시 청자색 서기가 어리는 듯하다가 사라졌다.

또렷한 검은색 눈동자가 서서히 움직였다.

입술도 움직여 보았다.

움직였다.

코를 찡긋거리고, 콧구멍도 벌렁벌렁 크게 했다 작게 했다 해보았다.

눈동자도 눈꺼풀도 입술도 콧구멍도 모두 다 움직였다.

성대를 움직여 소리도 내 보았다.


“아! 아!”


너무도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던 성대여서인지 쇠를 긁는 듯한 거친 목소리였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도 손가락 관절을 풀었다.


꾸욱!


주먹을 강하게 쥐자, 쥔 주먹에 가득 기운이 뻗치는 것을 느꼈다.

팔을 천천히 들어 편 손을 눈앞에 가져갔다.

긴 손가락을 가진 강한 느낌의 손이었다.


“사내다운 손이군.”


정검은 현재 자신이 차지한 이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기억을 훑어도 육천후의 눈을 통한 기억이라 타인만이 보일 뿐, 육천후 자신의 몸을 본 기억은 없기 때문이다.

강물에 비추거나 면경을 보았을 수도 있지만, 그 기억은 흐릿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손만 봐도 그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다.

길지만 마디가 굵은 손가락은 고고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을 보는 듯했고, 손바닥 곳곳에 만들어진 굳은살은 그가 얼마나 성실하게 수련한 무인인지 알 수 있었다.

양손을 다 그렇게 움직여서 살핀 후,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어깨도 돌리고, 고개도 돌렸다.

그제야 동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동굴 석실은 육천후의 기억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아마 아무도 없는 동굴의 황량함 때문일 것이다.

동굴은 인위적인 손길이 닿아 전체적으로는 육방형의 석실이었다.

꽤나 커서, 집 한 채가 통째로 들어앉은 크기였다.

위를 보았다.

반원형으로 이루어진 천장이었다.

그 천장에는 온갖 색으로 채색되어진 악마도로 빽빽이 채워져 있었다.

그것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지옥이었다.

악귀들은 인간들을 찢어죽이고, 그 인육을 먹고, 등을 밟아 터뜨리며 광소를 터뜨리는 등 온갖 잔인한 모습을 표출하고 있었다.


“미친놈들이군.”


동남동녀를 죽인 일이나 금무성 가족들의 죽음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집단은 지옥을 현세에 구현하려는 미친 목표를 가진 자들인 듯하였다.

아마도 대법의 이름에 있는 것처럼 삿된 사령으로 하늘을 피로 적시려는 사교집단인지도 몰랐다.

지옥을 그려낸 악마도들은 육방의 벽에도 가득했다.

앞쪽으로 보이는 벽 앞에는 살짝 단을 높인 공간이 보였다.

아마도 사악한 소음을 만들어내던 악기들을 연주한 곳 같았다.

시선을 내렸다.

묵혈색(默血色)의 끈적한 느낌의 액체가 보였다.

턱 바로 아래까지 액체가 보였다.

머리 부위를 제외한 나신의 몸 전체가 액체에 담겨져 있었다.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마르지 않았군. 이게 그 사혈정(邪血精)인가?’


육천후의 기억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사혈정이란 사령혈천대법을 위해서만 제조된다는 특수한 약액(藥液)이자 독액(毒液)이다.

동남동녀 각 열 명씩의 피를 주성분으로, 온갖 종류의 영약과 독약을 섞어 만든다는 그 사혈정.

당장이라도 박차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정검은 참았다.

이 사혈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육천후의 기억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삿된 사기를 이겨낼 수만 있다면 최고의 영약이라고 했지.”


사혈정의 역할은 완벽한 신체를 만드는 것이다.

금강불괴보다도 더 강한 신체.

아예 조문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신체.

그 완벽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엄청난 재물을 들여 만들어낸 액체이다.

사령혈천대법도 대법이지만, 이 사혈정도 대법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면 대상자의 인성을 사악하게 물들이고, 파괴적인 충동을 느끼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사령혈천대법의 용도 이외에는 들어간 재물이 아까울 정도로 다른 용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 액체로 완벽한 신체를 만들고, 대법으로 대상의 영혼을 소멸시키거나 오염시켜 사악하고 잔혹한 탐욕만으로 채워진 정신세계를 구축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병의 이름은.


사령혈마신(邪靈血魔神).


제대로 연성된다면, 화경의 무인조차 찢어죽일 수 있다는 저주의 악마.

말 그대로 피바다를 만들어낼 사(邪)의 신(神)이 실제 현실에 구현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혈정이 얼마나 귀한지 알 수 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아이들의 희생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정검은 이 사혈정을 완벽하게 흡수할 계획이었다.



또 이 사혈정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아무리 사령혈마신(邪靈血魔神)으로 연성되는 중이라 해도, 육천후의 신체가 대법을 받은 지 이미 사 년이 넘었다.

물론 정검의 감각 상 그렇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런데도 육천후의 신체는 대법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무언가를 섭취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굶어죽지 않고 있는 원인이 바로 이 사혈정이다.

사혈정이 육천후의 신체를 유지하는 영양소 공급원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생존을 위해서는 일단 이 사혈정을 이용해야 한다.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흡수해주마.”


작가의말

비축분이 거의 끝나 갑니다.

스토리아레나에 연재했던 작품, ‘이것저것 다 해보지 뭐’가 제 예상과 달리 너무도 과분한 성적을 기록중이라 고민이 많습니다.

유료 전환의 시기인데, 금강반야는 하필이면 또 비축분 고갈.

본래의 제 약속과 다르게 현실적으로는 ‘이것저것 다 해보지 뭐’에 집중해야 맞습니다.

저도 전업작가라서, 경제적인 것은 생각을 해야 하고요.

고민을 좀 더 해보겠습니다.

다만 혹시 제가 이 작품을 연재중단 하더라도, 완전한 연중은 아닐 겁니다.

띄엄띄엄이라도 반드시 올리겠습니다.

함께 고민해 주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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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사혼마존(邪魂魔尊) 나뢰(那顂) 22.01.25 669 14 10쪽
18 18. 드디어 두 발로 서다 +1 22.01.21 891 21 10쪽
» 17. 사령혈마신(邪靈血魔神) +2 22.01.20 869 19 9쪽
16 16. 중맥(中脈)을 뚫다 22.01.19 964 17 9쪽
15 15. 상대맥(上帶脈)이 뚫렸다 +2 22.01.18 945 16 10쪽
14 14. 해결책을 찾았다 22.01.14 966 17 9쪽
13 13. 사령혈천마공(邪靈血天魔功) 22.01.13 967 17 9쪽
12 12. 변화 22.01.12 943 17 9쪽
11 11. 동혈영신주(童血靈神呪) 22.01.11 992 14 9쪽
10 10. 지관쌍운(止觀雙運) 22.01.07 1,098 16 9쪽
9 9. 빙의(憑依) 22.01.06 1,114 16 10쪽
8 8. 사령혈천대법(邪靈血天大法) +1 22.01.05 1,167 13 10쪽
7 7. 불설대안반수의경(佛說大安般守意經) +1 22.01.04 1,277 18 9쪽
6 6. 또 하나의 수식법, 수식법(隨息法) +2 21.12.31 1,309 17 9쪽
5 5. 지독하게 사악하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천재적이다 +1 21.12.30 1,437 23 9쪽
4 4. 수식법(數息法) +1 21.12.29 1,654 24 10쪽
3 3. 설마 뇌사? +1 21.12.28 1,860 28 9쪽
2 2. 제발 그 읊조림을 멈춰! +1 21.12.28 2,057 30 10쪽
1 1. 정검, 의인으로 죽다 21.12.28 2,764 3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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