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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평장 님의 서재입니다.

현대 중국은 왜 남북으로 갈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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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평장
작품등록일 :
2022.11.21 22:37
최근연재일 :
2023.02.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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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33

작성
23.01.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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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5. 월남전 이야기 (1)

DUMMY

중간고사가 끝나고 서서히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진행되던 시기였다. 기온은 갑자기 낮아졌다. 특히 황해도과 강원도 이북 지역은 그 극심한 겨울 날씨로 악명높다. 저 북쪽 무산의 기온은 벌써 영하권에 돌입했다.


조금 상황이 낫다지만 평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제 단풍은 서서히 가시고 모두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러나 캠퍼스는 학교 앞 부벽루부터 대학로, 중앙도서관까지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수업은 계속된다. 김 교수는 수업을 시작하면서 사진을 한 장 보여줬다.


“이곳은 덕천 폭포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남중국 광서성 부근이죠. 경치는 좋죠? 하지만 이곳은 남북중국 접경지대와 더불어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위험한 지대 중 하나로 꼽힙니다. 바로 남중국과 베트남의 국경지대입니다. 육로로 베트남을 방문할 수 있지만 굉장히 엄격한 입국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죠. 개인적 경험을 얘기하자면 남중국에서 티베트, 혹은 라오스를 가려고 할때 입국 심사가 상당히 널럴했습니다. 반대는 불체자 문제 때문에 조금 엄격하긴 했어도 베트남처럼 그렇게 살벌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진을 또 보세요. 덕천폭포 근처 마을인데 베트남어 간판들이 눈에 띄죠? 이건 그런데 베트남이 아니라 남중국입니다. 이 가게들은 자유를 찾아 베트남에서 남중국으로 도망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입니다. 국경을 중심으로 이런 ‘자유민’ 마을들이 널려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베트남은 북중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도입했어도 정치적으로는 계속 공산당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서방 진영의 선봉 국가 중 하나죠. 이러한 이념적 차이와 더불어서 고대부터 이어진, 그리고 최근에는 30년 가까이 진행된 전쟁을 통해 남중국과 베트남은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그리고 이념과 별개로 베트남인들은 자기들이 미국과 남중국을 모두 전쟁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건 남중국에 사는 자유민들도 은근히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남중국과 베트남은 1975년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90년대 초까지 저강도 분쟁을 이어갔다는 겁니다. 1992년에 들어서야 군사 충돌이 완전히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국경 지대 분위기는 살벌하죠.


오늘부터 얘기할 것은 그래서 월남전에 관한 얘깁니다. 미국과 남중국의 사회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죠. 특히 남중국은 점진적인 민주화라는 정치 변화까지 이어졌죠. 지금은 간략하게 요약하고 다시 자세한 전개 과정을 얘기합시다. 그 전에 혹시 여러분 할아버지 중에 월남전에 참전하신 분이 계시나요?”


학생 몇 명이 손을 들었다.


“혹시 학생 할아버지는 남한 출신이신가요, 북한 출신이신가요?”


“남한입니다. 황해도 황주입니다.”


“혹시 북한 출신 중에 월남전에 참전하신 분 계신가요?”


손을 든 학생은 없었다.


“제가 왜 굳이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에서 월남전에 대한 기억은 사실 남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베트남에 파병을 보냈던 남한과 달리 북한은 제대로 지원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기껏해야 전투기 조종사를 파견한 정도였죠. 일부 군수 물자를 지원하긴 했지만 그 물량은 미미했습니다. 사실 시도를 여러번 하긴 했는데 북한 선박이 북베트남으로 가려면 지나가야 하는 서해와 남중국해는 각각 남한과 남중국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죠. 66년에 무역선으로 위장한 북한 선박이 북베트남으로 향하려다 홍콩 근처에서 남중국에 의해 나포된 일도 있었죠.


애초에 북베트남은 공산 진영의 지원을 받기에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위로는 남중국이 있었고 공산권과 직접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았죠. 그런데 어떻게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지난번 술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은 알겠지만 운에 운이 겹친 일이었죠. 사실은 운뿐만 아니라 서방 진영이 너무 방어적으로 나와 공세를 꺼린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게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설명하죠.


일단 잠시 과거로 돌아가서 1945년 시점으로 돌아갑시다. 베트남이 독립하자마자 호치민이 베트남 북부를 장악합니다. 당시 국민당은 바로 내전이 재개되어 베트남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 전쟁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나라가 세나라 있습니다. 바로 소련, 인도와 미얀마지요. 무기 루트인데 구체적으로 따지면 소련이 위구르스탄 영공을 거쳐 인도에 무기를 보내면 인도는 버마와 라오스를 통해 북베트남에 무기를 지원한거죠. 이것이 호치민 루트 중 하나입니다.


미국과 남중국이야 당연히 북베트남을 멸망시키고 싶어했습니다. 사실 위험을 감수하면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었죠. 남쪽에서 미군이 북쪽에서 남중국이 육로로 군대를 보내면 하노이는 함락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요?


외교 문제였죠. 북베트남이 이미 소련의 승인을 받고 독립한 상황에서 소련, 그리고 북중국은 서방 진영의 북베트남 점령시 가만두지 않겠다며 핵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특히 남중국의 경우 북베트남 침공시 북중국이 전력 공백을 틈타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죠. 이래서 북폭 이외에는 직접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대신 국경에서 국지전으로 북베트남을 괴롭히는 전략을 취했죠.


이렇게 되면 질문할 학생도 있을겁니다. 국경에서 남중국이 계속 괴롭히면 북베트남 역시 남베트남에 군을 보낼 여력이 없지 않나요? 네 맞아요. 그런 효과는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남베트남은 그런 호재를 온전히 살릴 수 있을만큼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기억하세요. 월남전 내내 남베트남은 북베트남과 직접 싸운게 아니라 남베트남 내 자생하는 공산 게릴라들과 싸우고 있었고 이것도 매우 버거운 일이었다는걸요.


그러니까 이건 애초에 서방 진영이 스스로의 선택지를 모두 묶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할 수가 없는 거였죠. 문제의 근원은 북베트남과 게릴라인데 게릴라는 민중 사이에 섞여 제대로 토벌할 수가 없었고 계속 뒤에서 사보타주하는 북베트남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남베트남에 군대만 파견하고 있으니 이길 수가 있었을까요?


대신에 북폭은 꽤 많이 했다죠. 그런데 문제는 같은 연합군이긴 해도 이 당시 핵개발로 인해 남중국과 미국이 갈등이 매우 심해 각자 독자적으로 작전을 했다는 거죠. 일례로 주중 미군이 있긴 했어도 남중국은 자국 영토 내에서 미국 폭격기가 북베트남으로 작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남베트남에서도 서로 작전을 잘 공유하지 않아 아군 간 오사도 잦았다죠.”


교수는 목에 무언가가 걸렸는지 잠시 헛기침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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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월남전 이야기 (1) +2 23.01.05 62 2 7쪽
14 14. 식사 자리에서 핵무기 비사를 얘기하다 +2 22.12.27 71 3 8쪽
13 13. 회식 자리 +2 22.12.25 70 3 8쪽
12 12. 번외: 티베트의 독립 +2 22.12.11 85 2 9쪽
11 11. 북중국의 전쟁 개입 미화 +2 22.12.05 91 3 9쪽
10 10. 양 중국은 한반도에서 어떻게 싸웠는가 +2 22.12.03 102 3 9쪽
9 9. 두 영화 +2 22.12.01 86 3 7쪽
8 8. 남중국은 어떻게 생존했는가 +2 22.11.30 97 3 10쪽
7 7. 회하에서 공산당의 진격을 저지하다. +2 22.11.29 110 3 12쪽
6 6. 장개석, 휴전을 파기하다 +2 22.11.28 111 3 12쪽
5 5. 위구르의 분리 그리고 웨드마이어 +2 22.11.25 117 3 9쪽
4 4. 브란덴부르크 문에 성조기를 건 미군 +2 22.11.24 138 3 12쪽
3 3. 분단 과정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다. +2 22.11.23 177 4 11쪽
2 2. 오리엔테이션 (교수가 수업을 시작하다) +4 22.11.22 188 5 10쪽
1 1. 프롤로그 +2 22.11.21 302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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