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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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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이아빠
작품등록일 :
2019.10.25 19:39
최근연재일 :
2019.11.19 10:0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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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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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5,452

작성
19.11.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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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Brooke Soccer 아카데미(3)

DUMMY

[13화]


[Play (경기시작 1분전)]

- 시즌 : 친선 경기

- 상대팀 :Brooke Soccer U-15 써드 클래스(3군)

- 등급 : B+등급

- 회수 포인트 : 6P


“허엇!”


오랜만에 뜬 메시지는 나를 놀라게 하려는 듯 깜빡이도 안 켠 채 두둥하며 등장했다.

아직도 적응하기 힘든 저 글귀 들.

폰트 크기를 작게 해달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래도 아카데미 첫 경기를 이제 막 시작할 나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존재이다.

이 정도는 감수해줘야지.

다만 오늘 경기에서 적시 적소에 메시지가 떴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바람이었다.

첫 경기인 만큼 나의 존재를 확실히 드러내야 여기에 남거나 승격 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회수 포인트를 다 쓰는 한이 있더라도.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7번 공격수의 백패스로 우리 팀의 선공이 시작됐다.

그 공은 고스란히 나에게로 굴러왔고 순간 앞으로 달려가는 우측 윙어가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디딤발을 크게 짚고 공 안쪽으로 발목을 깊숙이 넣어 그대로 밀어버렸다.


퍼-엉


상대편 미드필더 키를 훌쩍 넘긴 공은 완벽한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윙어가 달려가는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톡 투두둑


윙어의 발에 맞은 공은 불안정한 상태로 앞으로 튕겨 나갔다.

깔끔한 퍼스트 터치는 아니었지만, 수비수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벌어져 있어 공은 아직 소유 중인 상태.

상대 팀 수비수가 달라붙으려 하자 노련한 개인기로 가볍게 제친 윙어는 앞으로 나가며 중앙을 쳐다봤다.

우리 팀 중앙 공격수와 그 뒤로 세컨드 스트라이커가 빠르게 골대 쪽으로 달려들어 가는 것을 보고는 그대로 낮은 얼리 크로스.

공의 방향과 속도로 봐서는 골대로 달려가는 공격수에게 정확히 배달될 것만 같은 상황.

이대로 공에 발만 갖다 댄다면 공은 골대 쪽으로 향해 골망을 흔들···

그런데.


퍼-억


우리 팀 공격수 발끝에 공이 닿기도 전에 상대편 골키퍼가 몸을 날려 펀치로 공을 차단해버렸다.

펀치에 맞아 속도가 제법 붙은 공은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 있던 세컨드 스트라이커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며 정확하게 내 앞으로 굴러왔다.

나는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는 수비가 밀집된 상황.

중거리 슈팅을 하기에는 먼 거리였지만 조금만 망설이면 앞, 뒤로 포진된 수비수에게 압박을 당해 슈팅, 패스 둘 다 타이밍을 놓칠게 뻔한지라.




굴러오는 공을 발바닥으로 방향만 반대로 바꾸어 슈팅 공간을 만들었다.

숨을 짧게 들이쉬고는 마지막 디딤발에 힘을 싣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 후 그대로 슛.


퍼-어엉


발등에 묵직한 느낌과 함께 대포 소리를 내며 달아간 공은 그대로 골대 쪽으로 향했다.

상대편 골키퍼는 공의 시야가 수비수에 의해 가려졌는지 공의 방향과 정 반대쪽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석하게도 공은 어느새 골대로 빨려 들어갔고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철-썩


“Oh, my!”

“Gosh!”

“Hurrahh!”


벤치에서 외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나의 슛에 놀란 공격수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쪽 진영으로 고개를 돌리자 누군가가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해맑게 웃으며 다가오는 토미는 내가 당연히 넣을 줄 알았다는 듯한 눈빛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두 손을 번쩍 위로 올렸다.


“Whoa! 엽! 방금 미친 슛이었어! 거기서 슈팅할 생각을 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판단력이었어! 우리 팀에 들어온 걸 미리 축하할 게 킥킥킥”

“고마워 토미!”


토미 어깨 뒤로 보이는 우리 팀 선수들은 나의 골을 축하해 주려 달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칭찬 한 바가지를 먹은 후에야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

후우.

꽤 산뜻한 출발이다.


전반전 10분이 지난 상황.

우리 팀 수비수들은 상대편 피지컬에 밀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공을 소유하기 위한 어깨싸움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거니와 속도 면에서도 크게 뒤처졌다.

현재는 상대 팀 중앙 미드필더가 공을 돌리고 있는 상황.

나는 상대 팀의 갑작스러운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섣불리 공을 뺏으러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자리를 지키며 빈틈을 물색했다.

그때 상대 팀 윙백이 중앙으로 공을 돌렸지만, 공을 약하게 찬 탓인지 공의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공을 향해 전진했다.

이 속도로만 간다면 인터셉트를 할 수 있는 공의 위치.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의 발끝에 먼저 걸린 공은 속절없이 터치 라인 밖으로 흘러갔다.

속도의 계산은 정확했으나 문제는 내 다리 길이였다.

조금만 더 키가 컸더라면 공을 빼앗아 완벽히 뚫린 수비공간으로 침투했을 텐데.

득점 상황까지 만들 완벽한 기회를 날려버렸다.


“히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스로인을 하기 위해 공을 잡는 순간.


[Pause (경기 멈춤)]

회수 하시겠습니까?

- 회수 포인트 : 6P


오!

반가운 회수 메시지가 튀어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시간이 멈추며 모든 이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듯 그대로 멈춰있었다.

이 재미난 광경을 마냥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 생각을 바로 접어 두고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회수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히 생각했다.

회수 메시지가 떴다는 건 조금 전 상황에서 인터셉트 기회를 만회할 수도 있다는 뜻이리라.

하지만 판단이 좀처럼 쉽게 서지 않았다.

회수해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 순간의 판단은 어쨌든 내 몫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성공하리라는 확신조차 없었다.

답답한 마음이 스리슬쩍 자리 잡으려 하는 찰나.

무심코 입 밖으로 나온 한마디.


“아 어쩌지···”


그러자


[시물레이션 기능을 사용하시겠습니까? 현재 데모 버전입니다.]


허엇!


익숙한 전자 음성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내 말에 응답한 건가?

아니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뜨는 자동 음성메시지 같은 건가?

나는 궁금한 마음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다른 말로 바꿔서 말했다.


“···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시물레이션 기능을 사용하시겠습니까? 현재 데모 버전입니다.]


확실히 내 말에 응답했다.


“오호!”


신기한 마음에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었지만 이쯤에서 꾹 참기로 했다.

지금 한가하게 인공지능(?)과 잡담할 때가 아니니.

일단 시물레이션 기능이 뭔지는 알아야겠다 싶어 조심스레 대답했다.


“네···”


[시물레이션 기능 데모 버전을 실행합니다. 다음 시물레이션 기능 사용 시 회수 포인트 3포인트가 사용됩니다. ]


헉.


가는 떡이 커야 오는 떡도 큰 법이라 했던가.

소중한 회수 포인트 3포인트를 버리면서까지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일단 데모 버전이라 하니 마음 놓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봤다.


[첫 번째 시물레이션입니다.]


[시물레이션 #1]

- 난이도 : 하

- 성공률 : 34%

- 필요한 기술 : 빠른 스피드, 과감한 슬라이딩을 할 수 있는 자신감


앞에 있던 회수 메시지가 사라지더니 새로운 글귀가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멈춰있던 주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누군가 공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근데 자세히 보니···

저거 나잖아?!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지.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 나(?)는 슬라이딩을 하며 몸을 날렸다.

그러자 공에 발이 간신히 닿았고 그(?)는 황급히 일어나 자신 앞에 놓인 공을 몰고 앞으로 나갔다.


[첫 번째 시물레이션 종료]


다시 시간이 멈추며 이어서 두 번째 3D 영상이 시작됐다.


[두 번째 시물레이션입니다.]


[시물레이션 #2]

- 난이도 : 중하

- 성공률 : 55%

- 필요한 기술 : 빠른 스피드, 순간적인 압박 움직임


아까 전 상황으로 돌아온 상태.

또다시 내가 등장했고 이번에는 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공을 받으러 가는 수비수에게 달려갔다.

당황해하는 수비수는 공을 한번 자신 쪽으로 접으려 하자 빠르게 달려가는 나의 발에 정확히 걸린 공은 수비수 다리 사이로 지나갔다.

그리고는 나는 공을 몰고 다시 골대 쪽으로 전진했다.

이내 다시 시간이 멈추었다.


[두 번째 시물레이션 종료.]


이거다.

첫 번째 시물레이션 보다 덜 무식해 보이고 무엇보다 내가 자신 있는 압박 플레이가 연계된 움직임이다.

게다가 수비수의 다음 모션까지 알아버렸다.


[시물레이션 데모 버전이 완료되었습니다. 다음 시물레이션 사용 시 회수 포인트 1포인트가 차감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다음 시물레이션이 어떤 상황으로 풀어갈지 궁금하긴 했지만, 나의 대답은.


“놉!”


그러자 처음에 나왔던 메시지가 뜨며 전자 음성 소리가 물었다.


[회수 하시겠습니까?]


시물레이션을 보고 내가 가능한 걸 선택하여 회수 후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되는 건가.

방금 같은 상황은 사실 그렇게 크리티컬한 문제가 나올 만한 장면은 아니었다.

하지만 축구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 무질서투성이다.

이런 기능 하나 유용하게 써먹는다면 예측 불가한 상황도 나에게는 결정적인 기회로 올 터.

자 그럼 새로운 기능도 사용해봤으니 이제 기념으로 축포를 쏘아볼 차례.


“회수 고고!”


[Resume (경기 재시작)]

회수를 시작합니다.

남은 회수 포인트 5P 입니다.


[회수를 시작합니다. 쓰리, 투, 원]


다시

상대 팀 윙백이 중앙으로 공을 돌리려 할 타이밍.

이미 내 뒷발꿈치는 지면에서 떨어졌고 몸은 공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당황한 중앙 미드필더도 공을 향해 뛰어들었다.

수비수는 공을 터치하자마자 두 번째 시물레이션에서 봤던 장면 그대로 공을 접으려 했다.


‘오호’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공에 발을 살짝 갖다 댔다.

수비수 다리 사이로 빠진 공은 뒤돌아 서 있는 수비수 뒤 공간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그대로 내 소유가 된 공은 쉬지 않고 굴러갔다.

시물레이션 상황과 동일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장면에 놀랄 틈도 없이 나는 빠른 전개를 이어갔다.

열려있는 수비 공간으로 빠르게 치고 달려가 어느새 골키퍼와 1대1 정면으로 맞닥뜨린 상황.

골키퍼가 각을 좁히며 앞으로 다가왔다.

그때 내 왼쪽 등 뒤에서 들려오는 작은 외침.


“엽! 엽!”


토미의 목소리였다.

뒤를 돌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감(感)이라는 게 있었다.

상대편 최후방 수비수가 앞질러 가는 토미의 꽁무늬만 쫒고 있을 거라는 감.

나는 바로 오른발 인사이드 패스로 왼쪽 비어있는 공간으로 공을 보냈다.

그러자 뒤에서 달려오던 토미가 그대로 강하게 슛.


철-썩


공이 어찌나 빠르던지 골키퍼가 몸을 날려 지면에 땅에 닿기도 전에 골망이 흔들리고 있었다.


“Gooool!”

“Attaboy!”

“Jesus!”


동료들이 토미를 향해 소리쳤지만 토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달려와 두발을 내 허리에 감싸며 안겼다.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았지만 고마움을 몸으로 표현하는 녀석에게 그만 내려가라고 할 수는 없는 법.


“엽! 너의 어시스트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어. 어떻게 그 상황에서 침착하고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할 수 있었는지··· 진짜 대단해!”


물론 내 패스가 절묘한 패스였던 건 맞지만 토미의 슛도 만만치가 않았다.

굴러가는 공을 향해 달려가 그대로 슈팅해서 골로 연결하기는 성인 선수들도 쉽지 않다.

자칫하면 공이 뜨거나 헛발질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디딤발을 제대로 밟고 자세를 낮추어 슈팅하는 토미의 모습은 슈팅의 기본기가 제대로 다져진 느낌이었다.

한동안 나에게 매달려있던 토미는 주심이 빨리 본인 진영으로 가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그제야 내려와 제자리로 뛰어갔다.


삐-익


경기가 재개되자 상대편 선수들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며 우리 진영으로 다가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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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FC바르셀로나 후베닐 A(1) +2 19.11.14 1,053 29 11쪽
23 우리는 다 같이 스페인으로 간다!! +6 19.11.13 1,088 23 13쪽
22 유럽 아카데미 리그(7) +3 19.11.12 1,088 23 12쪽
21 유럽 아카데미 리그(6) +3 19.11.11 1,053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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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Brooke Soccer 아카데미(5) +3 19.11.06 1,430 23 13쪽
14 Brooke Soccer 아카데미(4) +3 19.11.05 1,469 27 13쪽
» Brooke Soccer 아카데미(3) +2 19.11.04 1,508 25 12쪽
12 Brooke Soccer 아카데미(2) +5 19.11.03 1,613 21 12쪽
11 Brooke Soccer 아카데미(1) +2 19.11.02 1,727 29 13쪽
10 해외 축구 유학 프로젝트(feat.MOL) +4 19.11.01 1,792 30 12쪽
9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2 19.10.31 1,819 25 13쪽
8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5) +4 19.10.30 1,906 33 14쪽
7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4) +2 19.10.29 1,956 37 12쪽
6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3) +3 19.10.28 2,107 31 13쪽
5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2) +4 19.10.27 2,295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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