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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승 님의 서재입니다.

로그시티 : 흑단목함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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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승
작품등록일 :
2023.04.10 21:02
최근연재일 :
2023.04.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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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24

작성
23.04.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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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부 / 1화. 이상한 수임(受任) (3) - 작전 기획

DUMMY

깜깜한 방 안에서 잠시 후 휴대전화기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방안을 환하게 비추었다.



스마트폰 화면 허공에 3차원 홀로그램 로딩화면이 구현되며 ‘불러오기 중’이라는 단어가 나타났다.



“도착 요청하셨던 시간이 아침 7시 30분 맞죠?”



“네, 0730시 맞습니다. 그때까지 해당 지점에 도착해야 합니다.”



팀장 루셀이 홀로그램 화면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푸른색 눈동자에 홀로그램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반사되어 반짝였다.



로딩이 완료되자 휴대전화 위 공중에 지도 같은 도면이 출력됐다.



현도가 멀찍이 떨어져 스마트폰과 연동된 자신의 손목시계를 조작하자 홀로그램의 사이즈와 해상도가 맞춰지기 시작했다.



신조플라자 건물과 주변 구조물을 3D로 구현한 CAD( 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 지원 설계를 의미하며 ‘캐드’라고도 읽는다. 스케치, 소묘, 설계를 통해 2D, 3D, 영상 등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 툴이다) 도면 파일이었다.



“자, 그럼 이제 정리를 해볼게요. 07:30 시에 거래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 내일 오전 7시에 여기서 두 개의 팀으로 나눠서 출발할 겁니다. 좀 전에 올라오셨던 1층 복도에서 만나도록 하고요··· 말씀하신 작전 장소는 여기, 이 신조플라자 북문 앞 광장입니다.”



자신의 손목시계를 조작해 홀로그램 도면을 움직여가며 설명을 이어가던 현도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흥미 가득한 얼굴로 루셀과 요원들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자, 그럼 이쯤에서 여러분께서 제게 말씀해주실 게 있을 것 같은데요?”



그의 표정과 달리 심각한 얼굴의 루셀은 후- 하고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일단 현도 탐정님은 내일 저희를 신조플라자 북문 광장으로 데려다주시기만 하면 돼요. 나머진 저희에게 맡기세요.”



“팀장님 그건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블랙앵커스 분들이시니 실력에야 의문이 없습니다만, 여긴 ‘로그시티’라고요. 정부도 포기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무법 도시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전 계획을 짜려면 꼭 알아야 합니다.”



현도는 루셀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무실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눈은 루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여러분이 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우리는 한배를 탄 겁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되도록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해요. 그 작은 차이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이게 바로 로그시티라고요. 이 정도의 정보도 없이는 제가 더 이상 팀장님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현도가 꽤나 단호하게 말하자 루셀은 잠시 고민하더니 결심한 듯 입을 뗀다.



아마도 그에게 어디까지 얘기를 해야 할지 망설였던 듯하다.



“저희는 거기서 ‘거래’를 할 겁니다.”



“거래? 로그시티에서 블랙앵커스가 거래할만한 게 있나?”



책상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던 웨이드가 일어나며 끼어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로그시티에는 더 이상 무언가 가치 있는 생산품이 없었다.


기껏 해봐야 뒷골목 갱단인 밴디츠들이 자체 제작한 조악한 불법 사제 총기 몇 자루, 제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는 불법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급조폭발물 혹은 사제폭탄. 정식으로 제조된 것이 아닌 비규격 폭발물 모두를 총칭한다. 화염병에서부터 불발탄의 뇌관을 조작한 폭탄, 공장용 Semtex 폭약 등이 포함된다),


목숨을 걸고 투약해야 하는 저품질 등외품 마약들과 바닥을 치는 땅값 덕분에 조성된 소규모 공장단지(그마저도 오염에 민감한 위쪽 신도시의 반발과 로비 때문에 환경 보호라는 미명하에 지금인 공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단순 조립 및 제조 공장 허가만 겨우 살아있는 실정이다)에서 조립만 해서 나오는 싸구려 공산품이나 완구가 전부였다.


“팔 물건을 가지고 온 것 같진 않은데? 블랙앵커스가 밴디츠 들의 저질 마약을 취급하진 않을 테고··· 그렇다고 밴디츠가 블랙앵커스 용병을 고용할 돈은 더더욱 없을 것 같은데···”


웨이드는 요원 셋의 복장을 휘 둘러보며 말했다.



탄알집 몇 개가 조끼 파우치에 걸려있는 게 다였다.



블랙앵커스는 마약에 특별히 더 엄격한 민간군사기업이었다.



세계 각지로 파견된 요원들이 마약에 빠져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런 블랙앵커스가 마약을, 그것도 군용 마약도 아닌 로그시티의 저질 일반 마약을 구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마약 이외에 판매할 것이 없는 로그시티, 그렇다면 그 로그시티에게 블랙앵커스가 유일하게 ‘거래’할 명목이 있는 것은 그나마 자신들의 무장 용병 인력을 파견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용병의 수임 비용은 길거리 밴디츠 들이 충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고액이다.



게다가 그만한 돈이 있었다면 차라리 밴디츠 들은 마약이나 총기를 구매하거나, 신체 개조에 투자해서 스스로를 지키는 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아, 정보 칩 정도면 가지고 다닐 수도 있겠네. 그런데 로그시티에서 누가 그런 걸 사겠냐고. 그렇다면 결론은 블랙앵커스에서 뭔가 구매할 게 있다는 건데?”



웨이드가 어둠 속에서 예리한 눈초리로 루셀 분대를 응시하며 말했다.



현도가 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대답했다.



“그렇겠네요, 그래서 저희를 고용하려고 했던 거죠. 로그시티의 길 안내와 물건 운송까지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거래처. 윤현도 탐정사무소.”



“맞아요, 우린 그걸 ‘화물(Cargo)’이라고 불러요. 여기까지만 알려드릴게요, 웨이드. 이 이상은 정말 곤란해요.”



루셀이 연이은 기밀 누출에 피곤한 듯 웨이드의 말을 끊었지만, 현도는 마치 주문을 외우듯 혼잣말 비슷하게 자신의 논리를 중얼거렸다.



“판매자는 밴디츠··· 혹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자들이겠군요. 그래서 장소를 로그시티로 정한 거야! 비밀스럽게 거래하기에는 로그시티만 한 곳이 없을 테니까요.”



“그만 그만, 이 이상은 노코멘트 할게요. 서로 일하는데 필요한 정보만 교환하자구요, 아시겠죠?”



웨이드는 루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현도의 추정에 자신의 가설을 덧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화물’이라는 게 꼭 진짜 화물이 아닐 수도 있어. 인질 같은 인적 자원이나 HVT(High Value Target; 고가치 표적.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하거나 공격해야하는 부대, 시설, 정보, 장비, 인적자원 등의 자산을 폭넓게 의미한다)일지도 모르지.”



현도와 웨이드의 꼬리의 꼬리를 무는 브레인 스토밍식 토론에 루셀이 낮은 신음을 내며 마른세수를 했고 잭과 존은 곤란하다는 듯이 서로를 잠깐 마주 보았다.



“제 생각엔 무기 같은 걸지도 몰라요. ‘발해산업(Balhae Industry; 로켓이나 미사일 등을 비롯한 최첨단 군용 무기 전문 제조업체이자 기가폴리스를 비롯한 여러 폴리스에도 방위산업 물자를 납품하는 유명한 글로벌 방위산업체다)’에서 개발한 최신··· 아 이런, 죄송해요. 저희가 좀 과했네요. 상상력이 지나쳐서 탈이라니까.”



신나서 대화하던 현도와 웨이드는 블랙앵커스 현장팀의 따가운 시선에 그제야 화들짝 정신을 차린 듯했다.



현도가 민망한 듯 목덜미를 긁으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미안함을 표현하자 옆에서 웨이드도 거들었다.



“이것도 직업병이지 뭐. 우리 일이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수라서 말이오. 가끔 이렇게 대화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거든. 윤 탐정, 그럼 이번 건은 정식으로 수임 하는 건가?”



“네, 좋습니다. 팀장님이 제 의문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셨으니 저로서는 더 이상 마다할 이유가 없네요.”



현도의 호쾌한 대답에 루셀을 비롯한 그녀의 팀원들 표정이 약간 밝아진 듯하다.



웨이드도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현도에게 손짓하며 재촉했다.



“아주 잘 됐구먼, 자 그럼 좀 전에 하던 컨설팅부터 마저 해 드리자고.”



“아 네네, 흠흠···”



현도가 목을 가다듬으며 잠시 분위기를 환기하고는 다시 자신의 손목시계를 조작해 도면을 움직이며 설명을 이었다.



“아까 차량 두 대로 나눠서 이동할 거라고 말씀드렸었죠? 우리는 알파와 브라보, 두 개의 팀으로 나눠서 차량에 탑승할 겁니다. 알파 팀은 신조 플라자에서 실제 거래에 참석하게 됩니다. 브라보 팀은 600m 정도 떨어진 인근 빌딩에서 광장을 내려다보며 알파 팀을 지원할 거고요.”



“···그럼 팀별 구성원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팀장님께서 거래를 직접 진행하셔야 될 테고, 제가 안내와 중재를 담당해야 하니까 저희 둘 다 알파 팀에 소속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브라보 팀 안내는 웨이드 사무장님께서 해주실 거고요.”



현도가 웨이드를 향해 손바닥을 올려 보이며 그를 가리켰다. 웨이드가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올리더니 눈썹 끝부분을 손끝으로 살짝 찍으며 가벼운 경례를 통해 사람들의 주목에 호응했다.



“사무장님도 사격에 일가견이 있으시니까 지원조이더라도 많은 도움이 되어주실 겁니다. 그건 제가 보장하죠. 저의 탐정사무소의 웨이드 F 메이슨 사무장님은 바로 ‘이중생환자(二重生還者(Double Survivor))’이시거든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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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 1화. 이상한 수임(受任) (3) - 작전 기획 23.04.13 17 0 10쪽
3 1부 / 1화. 이상한 수임(受任) (2) - 사무장(事務長) 23.04.11 16 0 9쪽
2 1부 / 1화. 이상한 수임(受任) (1) - 블랙앵커스 현장팀 23.04.10 19 0 12쪽
1 프롤로그 - 전쟁의 유산 23.04.10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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