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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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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2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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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3.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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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화 황후가 되고 싶은 소녀(2)

DUMMY

세옥은 완아와 함께 이충을 만났다. 이충이 마차에서 내려 환하게 웃었다. 하음현에 있는 강가다.

대나무가 무성했다.

“연경부인이 잘 대해 주었니?”

이충이 세옥과 완아를 살피면서 물었다. 대나무 잎사귀가 무성하여 서늘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예.”

세옥이 대답했다.

“얼굴도 많이 좋아졌네.”

“연경부인이 진기를 넣어주었어요. 몸이 가벼워졌어요.”

세옥의 얼굴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다행이구나. 나는 아직 진기를 보내줄 정도로 무공을 수련하지 못했어.”

이충은 스스로의 무공이 연경부인보다 약하다고 실토했다.

“저는 적의군이 의원에 데려가서 치료해 주었어요.”

완아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잠시 골똘하게 생각에 잠겼다. 완아도 아팠으나 적의군이 의원에게 데리고 가서 치료해 주었다.

“적의군?”

“연경부인이 태자비래요. 적의군의 대장이에요.”

“그럼 태자 시영의 부인?”

이충의 얼굴이 흐려졌다.

반란군의 한쪽에서는 세옥을 찾아서 죽이려고 하고, 한쪽에서는 온정을 베풀고 있었다.

“네. 돈도 주고 옷도 사주었어요.”

완아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완아의 옷이 단정했다. 부명화는 세옥의 옷도 사주었다.


새 옷을 입으니 귀티가 나는구나.


세옥은 예쁘장한 소녀 같았다.

이충은 태자비인 부명화가 아이들을 돕고 있는 것이 의아했다.

“연경부인이 원하는 것은 없었냐?”

“해씨보전에 대해 물었습니다.”

세옥이 대답했다.

“해씨보전?”

“무림비급입니다.”

무림비급에는 관심이 없다는 투다.

“음.”

부명화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해씨보전이 상고의 무림비급? 어쩌면 무림에 커다란 풍파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황궁서고에서 도둑맞았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이충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충은 대나무숲에서 쉰 뒤에 태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태원으로 가는 길은 곳곳에서 군사들이 삼엄하게 기찰했다. 그러나 세옥은 부명화가 준 태자비 영패가 있었다.

영패를 본 군사들은 곧바로 통과시켜 주었다.

세옥은 영패를 보여주면서 성문을 통과하여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렸다.


밤에는 객잔에서도 자고 마차에서도 잤다.

그들이 3일 동안 마차를 달렸을 때 기찰이 더욱 심해졌다.

군사들도 많아져 있었다.

전쟁이라도 일어날 듯이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여기에 왜 군사들이 많습니까?”

이충은 마차를 세워 놓고 난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태원과 접경지역에 있는 영주산 아래의 마을이었다.

“태원의 하동절도사 유숭이 대노했어요.”

바둑을 두고 있던 중년문사가 대답했다.

“왜요?”

“유숭의 아들을 황제로 추대한다고 데리고 가다가 살해했어요. 유빈이라고 일곱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거든요.”

다른 사람이 말했다. 그는 머리가 짧고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있었다.

“잔인한 놈들이야.”

바둑 두는 걸 구경하던 사람들이 혀를 찼다.

세옥은 옆에서 듣고 있다가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런데 왜 군사들이 많습니까? 전쟁이 일어납니까?”

“유숭이 나라를 세웠어요. 국호를 한(漢)이라고 하고······.”

“또 한 나라야?”

중국에 한(漢)나라라는 이름의 나라가 여럿이었다.

모두 유(劉)씨 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세웠다. 유숭이 세운 한나라는 훗날 역사가들이 북한(北漢)이라고 부른다.

“그럼 전쟁이 일어나는 겁니까?”

세옥이 물었다.

“표기장군 조광윤이 5만 군사를 끌고 오기는 했는데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아.”

“왜요?”

“주나라가 건국되었으니 왕조를 안정시켜야지.”

중년문사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곽위가 황제인 주나라도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한나라와 주나라가 서로 눈치를 보고 있구나.’

세옥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광윤은 조가군(趙家軍)을 거느리고 있었다. 조가군은 수많은 전쟁으로 혁혁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정예군이다.

“국경은 넘을 수 있습니까?”

이충이 물었다.

“당분간은 넘을 수없을 거요. 조가군이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니까.”

“관문에 경비가 삼엄해.”

머리 짧은 사내가 말했다.

이충은 세옥과 완아를 데리고 관문이 있는 마을로 갔다. 관문 일대에 조가군이 가득했다.

이충은 관문을 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관문을 통과하지?


이충은 머리에 쥐가 나는 기분이었다.

고민을 하고 또 고민을 했다.


머리가 하얗게 되겠네.


이충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춘추전국시대 초나라군에 쫓기던 오자서가 노나라로 가기 위해 국경인 소양관을 넘으려고 할 때였다.

소양관에 대규모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어서 천하제일의 맹장인 오자서도 넘을 수가 없었다.

동고공이라는 의원의 집에 머물면서 밤을 새웠다.

동고공이 이튿날 아침에 문을 두드리고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오자서의 머리가 서리가 앉은 듯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아니 대관절 밤새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동고공이 당황하여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이 사람을 보고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오자서는 어리둥절했다.

“하룻밤 새에 그대의 머리가 하얗게 세었소.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으나 어찌 이런 일이 있다는 말이오.”

오자서는 동고공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석경을 들여다가 보았다. 과연 그의 머리가 하룻밤 새에 백발이 되어 있었다.


오자서는 거울을 팽개치고 대성통곡했다.

백발삼천장이란 근심이 쌓여 머리가 하얗게 세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백(李白)의 시 <추포가(秋浦歌)>에서 유래되었다.

“일을 성사하기도 전에 머리가 먼저 세어지다니 하늘이 무정하구나! 하늘이여! 정녕 이 오자서를 버리려 하시나이까?”

오자서는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다. 동고공이 애잔한 눈빛으로 혀를 찼다.

“그대는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고 슬퍼하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소. 머리가 하얗게 되었으니 누가 그대를 오자서라고 생각하겠소?”

동고공이 유쾌하게 웃었다.

과연 오자서가 나무꾼으로 위장을 하고 소양관 관문에 이르자 군사들이 흰 머리만 보고 통과시켜주었다.


이충은 조광윤의 군대가 지키는 영주산을 넘을 방법이 없었다. 이충이 여러 가지 생각을 했으나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북쪽으로 가요.”

객잔에서 점심을 먹을 때 세옥이 말했다.

“북쪽은 왜?”

“먼 북쪽으로 가서 멀리 돌아 태원으로 들어가요.”

이충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가군이 지키는 곳으로 굳이 넘어갈 필요가 없었다. 북쪽으로 가서 태원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


이충은 세옥이 밥을 먹는 것을 보았다.

태원에서 2백리 떨어진 마을의 객잔이다.

영주산 관문에서 150리 정도 떨어져 있었다.

“암살자가 쫓아오지 않아 다행이다.”

완아가 말했다.

“아직 몰라.”

세옥이 밥을 먹다 말고 이충을 쳐다보았다.

“뭐?”

“군사가 아니라도 무림인들이 쫓아올 수도 있잖아요?”

세옥의 말에 이충은 멍한 기분이 되었다.

세옥의 말이 옳다. 전 왕조의 황자는 새 왕조의 걸림돌이다. 반란군은 반드시 그들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다.


이충은 식사를 마치자 아이들을 마차에 태웠다.

태원까지만 가면 아이들은 무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랴!”

이충은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마차가 빠르게 달려갔다.

이충은 마차를 달리면서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세옥의 말이 자꾸 신경에 쓰였다.


*


잠은 마차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객잔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하루에 한 번으로 제한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녀석들 남매 같네.’


마차 안이 비좁아서 완아와 세옥은 꼭 끌어안고 잠을 잤다.

대량성에서 태원을 향해 달리는 동안 서로 의지하고 있었다.

“우리 앞날은 예측할 수가 없구나. 그래도 이렇게 인연이 되었으니 너희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충은 낮게 말했다.


산속에 있는 마차 안이었다. 빗발이 추적대고 있었다.

불도 켜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르신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완아가 말했다. 세옥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그래. 비가 오니까 일찍 자거라.”

이충은 눈을 감았다.

빗소리가 청승맞았다.


비는 이튿날에도 왔다.

날이 밝자 건량으로 아침을 먹고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길이 질퍽거려 마차를 달리는 일이 힘들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다.


“이랴!”


이충은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차를 몰았다. 그가 10리도 달리지 않았을 때였다.


“젠장······.”


이충은 얼굴을 찡그렸다.

대로에 커다란 나무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워!”

이충은 말을 세우고 마차에서 내렸다.

나무를 치워야 마차가 지나갈 수 있다.

그는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치우기 시작했다.

나무가 꽤 커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간신히 치울 수 있었다.


쇄애애액······.


그때 그를 향해 화살이 빗발치듯 날아오기 시작했다.


“앗!”


이충은 소스라쳐 놀랐다.

양쪽 풀숲에 흑의인들이 매복해 있다가 그를 향해 활을 쏘고 있었다.

“완아야, 네가 마차를 몰아!”

이충은 화살을 피하면서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세옥이 예측한대로 무림인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충은 화살을 피하면서 검을 뽑아 들었다.

흑의인들이 숲에서 뛰어 내려와 이충을 에워싸고 검을 휘둘렀다.

이충은 흑의인들과 맹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이랴!”

그때 완아가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마부석에 앉아서 앙칼지게 채찍을 휘둘렀다.

“잡아라!”

흑의인들이 마차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충은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흑의인들을 향해 맹렬하게 검을 휘둘렀다.


“아아악!”

“아악!”


흑의인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이충은 절대고수가 아니었으나 나름대로 무림에서 명성을 떨쳐왔다.

이충과 흑의인들은 처절한 혈투를 벌였다.

그 틈에 완아가 마차를 전력으로 몰았다.


마차가 흑의인들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갔다.

흑의인들은 마차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 황급히 옆으로 굴렀다.

“이랴!”

완아가 흑의인들을 돌파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쫓아라!”

흑의인들이 마차를 추격했다.


*


흑의인들이 마차를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첩첩 산의 능선이었다.

분하현이라는 마을이었다.

철갑군사들 수십명이 도열하여 능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형님!”

조광의가 조광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태원과의 국경인 영주산에서 주둔하고 있다가 척후병들의 보고를 받고 마차를 추격해 온 것이다.

“공격해라!”

조광윤이 명령을 내렸다.

“형님, 왜 저들을 돕는 것입니까?”

조광의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광윤이 조광의를 쏘아보았다.

눈에서 푸른 서슬이 뿜어졌다.


조광의는 움찔했다.

조광윤을 얼핏 보면 청수한 중년문사의 얼굴을 갖고 있었으나 이따금 눈에서 서슬이 뿜어졌다.

“알았습니다. 군사들은 나를 따라라.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조광의가 군사들을 이끌고 산비탈을 달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마차를 추격하는 흑의인들에게 달려가 맹렬하게 공격했다.


후한의 정예부대.

조가군(趙家軍)이었다.

그것도 패배를 모르는 철갑군사들이었다.

흑의인들이 황급히 맞섰으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조가군은 천둥번개가 몰아치듯 흑의인들을 사납게 도륙했다.


“아아악!”

“으아악!”


흑의인들이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그때 앞에서 맹렬하게 달려가던 마차가 덜컹하면서 바퀴가 빠져나오고, 마차가 산비탈을 향해 구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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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묵가의 제자(5) 24.03.28 191 2 12쪽
29 29화 묵가의 제자들(4) 24.03.28 198 2 12쪽
28 28화 묵가의 제자(3) 24.03.27 207 2 12쪽
27 27화 묵가의 제자(2) 24.03.27 232 2 12쪽
26 26화 묵가의 제자(1) 24.03.27 242 2 12쪽
25 25화 만두가게 서생(6) 24.03.27 227 2 12쪽
24 24화 만두가게 서생(5) +1 24.03.26 210 2 11쪽
23 23화 만두가게 서생(4) 24.03.26 210 2 12쪽
22 22화 만두가게 서생(3) 24.03.26 204 2 12쪽
21 21화 만두가게 서생(2) 24.03.26 210 2 12쪽
20 20화 만두가게 서생(1) +1 24.03.25 222 2 12쪽
19 19화 황후가 되고 싶은 소녀(4) 24.03.25 216 1 11쪽
18 18화 황후가 되고 싶은 소녀(3) 24.03.25 204 2 12쪽
» 17화 황후가 되고 싶은 소녀(2) +1 24.03.25 216 2 12쪽
16 16화 황후가 되고 싶은 소녀(1) 24.03.24 221 2 11쪽
15 15화 거지황자(6) 24.03.24 219 2 13쪽
14 14화 거지황자(5) 24.03.24 212 2 11쪽
13 13화 거지황자(4) 24.03.24 209 2 13쪽
12 12화 거지황자(3) 24.03.23 219 2 13쪽
11 11화 거지황자(2) 24.03.23 213 2 12쪽
10 10화 거지황자(1) 24.03.23 231 2 11쪽
9 9화 황제의 아들(7) 24.03.23 252 2 13쪽
8 8화 황제의 아들(6) 24.03.22 260 2 12쪽
7 7화 황제의 아들(5) +1 24.03.22 271 1 12쪽
6 6화 황제의 아들(4) +1 24.03.22 275 2 12쪽
5 5화 황제의 아들(3) 24.03.22 303 2 11쪽
4 4화 황제의 아들(2) +1 24.03.21 374 2 12쪽
3 3화 황제의 아들(1) +2 24.03.21 51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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