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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팡 님의 서재입니다.

희빈 장씨 일을 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윤팡
작품등록일 :
2023.04.20 08:36
최근연재일 :
2024.03.16 19:5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4,872
추천수 :
78
글자수 :
179,588

작성
24.03.16 19:50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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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우암

DUMMY

우르르 쾅쾅 !!!

아침부터 번개가 치고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방이 어두웠다. 한 낮인데도 마치 저녁인 것 같았다.

"무슨 비가 이리 많이 올꺼나..

아이고 참! 마마가 부르셨지."

조상궁은 잊었던 일이 금방 생각난 듯 부리나케 몸을 움직였다.


"마마! 부르셨습니까?

번개가 치어 무섭지 않으셔요?"

"무서워.. 무슨 날씨가 이래?"

장소의는 그 예쁜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그러게요..마마.. "

조상궁은 장소의에게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이어갔다.

" 혹시 귀신의 장난이 아닐런지요?

예전부터 구중 궁궐에는 한 많은 귀신들이 많다고 들었사와요.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날이 옵니다"

조상궁은 심각한 얼굴로 음산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말도 안돼.. 조상궁은 무슨 귀신 타령이야.."

장소의는 어어 없어 하였지만 등 쪽이 오싹해져 왔다.

"아니옵니다.. 궁궐에 귀신을 보았다는 궁녀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몇 해전에 어떤 궁녀가...."

"아니.. 무슨.. 그런 얘기 그만해.. 무섭단 말이야.."

"예 마마.. 송구하옵니다"

조상궁은 머리를 조아리며 말을 멈추었다.


"조상궁.. 그건 그렇고.. 날씨가 이래서 미안하긴 한데

송이 좀 오라고 해줘.. 오래간만에 수다 좀 떨게.."

"미안하시다니요? 무슨 그런 말씀를..

예..얼른 다녀오겠나이다.."



이순은 숙종으로 2회 차 인생을 살아 간 지도

일 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간 어설프게 임금 노릇을 하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진짜 이순보다 더 합리적이고 융통성이 있고

남을 배려하는 부드러운 성격 탓에

문무 대신들과 마찰이 현저히 줄어 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상선은 좀 의아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성숙하고 노련해 지는 것이라고 여겼다.

상선의 근무 환경이 좋아지다 보니 퇴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내가 저런 분을 모시다니..내 말년 복이 있나보네 허..허.."

상선은 요즘 혼자서 웃는 날이 많아졌다.


"상선.. 게 있는가?"

"예 전하."

상선은 혼자 실실 웃다가 짐짓 진지한 모습을 지었다.

"이리 가까이 와 보게.."

이순은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상선을 바라보았다.

"예 전하"

"상선은 과인의 업무 능력을 어찌 평가하는가?"

"예? 소인이 감히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겠나이까?"

"아니, 상선은 여러 임금을 모시지 않았나?

인조,효종,현종임금이르기까지 말이야

그럼 비교 평가 할 수 있는 혜안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물어보는 것이네"

" 하오나 소신은 일개 상선일뿐이옵니다.제가 어찌 감히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사옵니다"

"그래.. 내 질문이 상선을 당황케 했나 보이.

내가 괜히 미안해지는구먼"

"미안하시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하옵니다"

"아니네..허..허.."

이순은 환갑을 바라보는 노인이 어쩔 줄 몰라하니

더 미안해졌다.


'역시 우리 주상께선 성군이 되실 분이야..

상선 따위에게 저리 대우를 해주시다니..

정말 감동이구나'

상선은 너무 좋아서 또 혼자서 실실 웃었다.



그날 저녁 취선당 전각

송이는 저녁 식사까지 하고 내내 수다를 떨다가

돌아갔다.

"역시 송이랑 수다 떨고 노니까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네.."

장소의는 날씨 때문에 우울했는데

송이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항상 명랑하고 걱정이 없어 보였다.

"마마 주상전하 듭시옵니다"

"주상께서?..알았다.."

장소의는 얼른 일어나 임금을 맞이하였다.




"오빠.. 오랜만이야"

조상궁과 나인들을 다 물린 후에 목소리를 낮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래..도연아.

업무가 생각보다 많아서 자주 볼 수가 없네"

"오빠. 힘들지?"

"그래도 이제 익숙해져서 할만은 해"

"그래.. 너무 다행이야..어떨 땐 내가 오빠한테 괜히 미안해지더라고"

"아니야.. 그러지마.. 난 괜찮아

그건그렇고 너는 어때?"

"나도 아직은 별 문제는 없지만

날이 갈수록 두려워져.. 역사가 씌여 진 대로 될까 봐

맘이 조마조마해"

"제일 문제는 남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이야.

인현왕후와 희빈장씨를 등에 업고 서로 정권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

지금은 서인이 집권을 하고 있지만 장희빈이 아들을 낳으면

세자 책봉 문제로 서인들이 축출 되고 말거든"


"그럼 장희빈과 남인들의 세상이 오는 거겠지?"

"맞아.. 그 시기 역사에서는 장희빈이 중전까지 차지하게 돼

그러다 숙종이 또 다시 왕권 강화를 위해 장희빈과 남인을

내 쫒고 인현왕후와 서인을 복귀시키는 갑술환국이 일어나게 돼.

몇 년 뒤 장희빈은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하게 되고"

"어떡해? 나 죽기 싫어. 아직 젊은 나이잖아

어떡하면 되는 거지? 오빠? 응?"

"도연아 진정해.. 그래서 우리가 온 거잖아.."

"오빠! 무슨 방법이 있어?"

"차근차근 하나 씩 풀어가려고.. 우선 남인 서인 갈라져 있는게 문제야

숙종은 왕권 강화에 정치의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신하들을 숙청 하는

환국정치를 하게 된 거지만 나는 달라..

서인 남인 숙종.그리고.인현왕후 장희빈까지

공공의 이익을 뭔 지를 생각해봐야지.. 모두 잘 살 수 있는 그 무엇을..

쉽진 않겠지만"

"멋지다.. 역시 똑똑한 오빠야.."

장소의로 회귀한 도연이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왜 그래.. 쑥스럽게.."

"나도 잘 해볼게"

"그래 도연아.."




이순이 처소로 돌아갔다.

혼자 남은 장소의는 생각에 잠겼다.

'역시 이순 오빠랑 오길 잘했어.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야.. 함께 잘 할 수 있겠지'

요즘 걱정이 많아서인지 잠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잘 잘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부터 무섭게 오던 비도 늦은 밤에서야 수그러들었다.



다음날 아침

조상궁이 급한 전갈이라며 호들갑을 떨며 들어 왔다.

"마마 큰일났사옵니다. 대비마마께옵서

승하하시였다하옵니다."

"뭐라고? 대비마마께서?"



대비 명성왕후는 1683년 42살의 나이로

한 많은 세상을 떠나갔다

숙종이 22살 되던 해였다.

기세등등하고 강성하기로 이름난 대비가

이렇게 허무하게 스러져 가다니 인생 무상이었다.



6개월 후

" 상선..어마마마께옵서 돌아 가셨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구나..'

이순은 아직도 하얀 상복을 입고 있었다.

"전하.. 송구하옵니다"

상선은 진심 임금이 안타까웠다.

스무살이 넘은 장성한 나이일지라도

부모와 인연이 끝났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었다.

"왜 상선이 송구한가?

내가 너무 감상에 빠졌네 그려.. 다음 업무를 보도록 하지"

"예, 전하"



명성왕후가 떠나간 후로 서인들은 동요하기 시작하였다.

대비가 든든한 배경이 되어 그들은 점점 권력의 힘을

더해갔었다.

그들은 견고해진 권력을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었다.

"대감,이거 큰일이지 않습니까?

대비께서 돌아가셨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중전의 부친 민유중은 송시열을 찾아갔다.

송시열은 서인의 거두이며 지금은 70세가 넘은 나이지만

아주 정정하였다. 키도 장신에다가 몸집도 컸다.

"뭘 어찌하누? 별 타격은 없을 테니 걱정 말게

우리한테는 중전 마마가 계시니 말일세"


민유중은 어이가 없었다.

"중전마마께옵서 무슨 힘이 있으시다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지금은 그냥 기다릴 수 밖에.. 이럴 때 일수록 자중하시게"

"중전께서 얼른 왕자를 생산하셔야 할 터인데

그게 걱정입니다"

민유중의 힘없는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자중 또 자중하시게.. 지금은 그것이 길이네"

송시열은 눈빛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고고히 앉아

민유중을 다독거렸다.



민유중은 누구보다도 장소의가 눈에 가시였다.


'고것이 우리 마마를 힘들게 하고 우리 서인을

말아 먹을년이로고

어찌하면 좋누.. 우리 불쌍한 중전마마..'


민유중의 마음이 쓰려왔다.

"여봐라.. 나갈 채비를 해 다오 마마를 뵈러 가야겠다"

민유중은 갑자기 딸이 보고 싶어졌다.

얼굴이라도 보고 와야 맘이 편할 것 같았다.



중전의 처소


"마마..민유중대감께서 듭시옵니다"

"뭐? 아버님께서?"


"마마, 그동안 평안하시었나이까?"

"예,아버님 어쩐 일로 늦은 시간에 오셨습니까?"

"예 마마, 그냥 마마가 보고 싶어 이리 왔습니다"

중전은 아비의 말에 눈물이 났다.

' 나 때문에 괴로우신가 보다. 어찌 할꼬.. '

"왜 눈물을 보이십니까? 마마..

이러시면 그냥 돌아가렵니다"

민유중은 딸의 눈물의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왔다.

"아닙니다. 아버님 이제는 안 웁니다.. 저도 어엿한

이 나라에 국모이니까요"

중전 민씨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민유중을 안심시키려했다

"그러셔야죠..마마 기특하십니다..허..허.."

민유중의 쓸쓸한 웃음소리가 방 안을 떠돌고 있었다




민유중이 돌아가고 중전 민씨는 한참을 울었다.

'그래.. 이게 다 장소의 탓이야.. 그년 때문에 내 신세가

이리 된 게야 아버님 맘을 아프게 해드린 것도 다 그년 탓이고

어찌하면 좋을 꺼나..어찌하면..'

중전 민씨는 종전의 기품 있는 성품이 점점 퇴색 되고 있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이순은 업무가 모두 끝나가고 있었다.

"상선 이제 오늘 한일은 다 끝났지?"

"예, 전하 일 처리가 빠르셔서 항상 일찍 끝나십니다"

"뭘.. 이걸 갖고.

.과인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네"

"예 일이 일사천리이시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상선에게 칭찬을 받으니 더 일을 하고 싶네 그려 허..허"

이순의 웃음소리가 업무실에 가득 채워졌다.

"상선 내일 우암 송시열 대감이 독대를 청하였다고?"

"예, 마마 그러하옵니다"

"알겠네.. 그리 알고 있겠네"


'서인의 거두 송시열이 무슨일로?

송시열은 기사환국에 장희빈의 아들 세자 책봉에 반대해서

사약을 받아 죽게 된다.. 지금이 1685년이니 얼마 안 남았어

기사환국은 1689년에 일어나니.. 기사년에 사사.

안타까운 일이네...'

이순은 송시열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다음날

이순은 업무를 시작하였다.

얼마 후에 우암 송시열이 독대를 청하였다고 하였다.

이순은 갑자기 가슴이 뛰었다. 현세에도 이름을 남긴 대학자이며 동시에 이름난 정치가인 인물을

만나는 것이 꿈만 같았다.

오늘 따라 시간이 더디 가고 있었다.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냐? 일이 손에 안 집히네..'



잠시 후

드디어 송시열이 들어왔다.

체구가 크고 머리가 허연 사내가 머리를 조아리며 이순에게 절을 하였다.

"전하. 그동안 강녕하셨나이까?

"그렇소 과인은 잘 지내고 있소..

우암은 어찌 지내고 계시오? 건강은 어떠신게요?"

이순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하며 위엄 있게 안부를 물었다.


"예. 전하 소신은 전하의 은덕으로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전하께서 소신의 근황을 물어봐 주시니 황공할 따름이옵니다"


그 순간 송시열이 고개를 들었다

이순은 그제서야 송시열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 어? 이 사람..어디서 본 얼굴인데? 분명 어디서 봤더라?'

이순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아니..저 노인이 왜. ..여기에 있지?

설마? 그 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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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도연 23.05.22 72 1 11쪽
28 소의 23.05.18 76 1 11쪽
27 자영 23.05.17 80 1 11쪽
26 전지적 연정시점 23.05.16 83 1 11쪽
25 전지적 이순시점 23.05.15 88 1 11쪽
24 전지적 도연시점 23.05.13 99 1 11쪽
23 복귀 23.05.12 103 1 11쪽
22 남인 23.05.11 98 1 11쪽
21 세력 23.05.10 100 1 11쪽
20 단풍 23.05.09 109 1 11쪽
19 상선 23.05.08 124 2 12쪽
18 숙정 23.05.07 126 2 11쪽
17 재회 23.05.06 135 2 12쪽
16 누이 23.05.05 137 2 11쪽
15 온희 23.05.04 144 3 12쪽
14 서신 23.05.03 140 4 11쪽
13 차단 23.05.02 143 3 11쪽
12 미움 23.05.01 158 4 11쪽
11 화해 23.04.30 175 4 12쪽
10 왕권 23.04.29 159 4 11쪽
9 흐름 23.04.28 184 5 11쪽
8 모함 23.04.27 18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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