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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22.02.17 07:58
최근연재일 :
2022.03.30 13:3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55,165
추천수 :
961
글자수 :
189,812

작성
22.02.19 12:50
조회
2,731
추천
39
글자
11쪽

이번에는 깨부숴주겠어

DUMMY

스톤 골렘은 지체 없이 공격해왔다.


콰과광!


“쳇······. 몸집답지 않게 더럽게 빨라서는······!”


녀석이 연속으로 양팔을 내려치듯 휘둘러댔다. 돌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하며 온몸을 때렸다.


재빠르게 [가속]을 발동해 녀석과의 거리를 벌린다.


방금은 기습이었던 탓에 공격이 빨랐지만, 처음 봤던 대로 녀석은 움직임 자체는 굼뜬 편이다.


물론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체 무게 때문에 속도가 상상 이상이지만.


「오래 끌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녀석은 지치지 않는 괴물이니까.」

“······그건 나도 알고 있어.”


골렘을 상대하기 까다로운 건 높은 방어력 때문만은 아니다.


루미르네가 지적한 대로 골렘은 체력이란 게 존재하는지 의문일 정도로 지치지 않는다.


싸울 수 있으면 계속 싸우기 때문에 장기전은 압도적으로 헌터 쪽이 불리하다.


정석적인 공략법으론 단번에 결판을 보던가, 아니면 공격 수단을 빼앗아 무력화를 시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슝! 쾅!


다시금 내려치는 두 팔을 [가속]으로 피하며 녀석의 측면으로 돌아 벽을 차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가속]!


챙!


“젠장······!”


곧바로 핵이 있는 뒤통수를 향해 날아가 단검을 휘둘렀지만, 저번과 마찬가지로 녀석의 손에 가로막혔다.


날 떨쳐내려고 휘두른 골렘의 팔을 발판 삼아 차듯 뛰면서 물러나 태세를 정리했다.


상대하기 진짜 까다롭다.


홀로 싸워야 하는 만큼 쓸 수 있는 공략법이 하나라는 전제가 녀석에게 뻔히 수를 보여주는 거나 다름없다.


이래서는 저리 머리 좋은 녀석을 쓰러뜨리기 힘들다.


「호오, 머리가 꽤 돌아가는 개체구나.」

“네가 봐도 그래?”

「그렇다. 골렘은 소환자의 지능보다 떨어지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 골렘의 주인이었던 자는 굉장히 똑똑한 녀석이겠지.」


처음 아는 사실이었다.

골렘이라는 게 소환자가 있는 몬스터였다니.


근데 얘는 그걸 어떻게 하는 거지?


「본녀는 신이라 하지 않았던가. 신이 모르는 게 있을 리 없잖느냐.」

“······그거 아직도 주장하고 있는 거냐고.”

「주장이 아니다, 엄연한 사실이다.」


사실이라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걸.


아무튼, 잘 알고 있다면 쓰러뜨리는 방법도 알고 있는 거겠지?


「녀석을 쓰러뜨리는 방법이야 쉽다, 핵을 깨버리면 된다.」

“······.”


그 노력하면 다 되요 같은 불성실한 대답 뭔데?

장난하냐? 누가 그걸 몰라서 그래?


「흠. 왜 본녀가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구나.」

“아, 그러셔. 아주 뻔뻔하게 나오겠다 이거구만.”

「이상하구나. 답이란 건 애초에 간단한 거고, 그걸 가능하게 하냐 안 하냐가 진정 실력인 것을.」


아니, 그걸 누가 모르냐고.


단순히 시험이었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테지만, 지금은 엄연히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거든.

이거 까딱 잘못하면 죽을지 모른다고.


「당황하지 마라. 본녀에게 다 방법이 있으니.」

“뭐?”

「아까처럼 녀석의 뒤를 잡아라. 나머지는 내가 돕겠다.」


순간 믿어야 할지 고민했지만 더는 여유가 없었다.


골렘이 다시금 붉은 눈을 빛내며 주먹을 날려댔고 재빠르게 몸을 비틀어 피하면서 움직였다.


다시금 스킬을 사용하여 녀석의 뒤를 잡았다. 공격 타이밍이다.


뒤통수에 내가 목표로 하는 은빛이 은은하게 빛나는 핵이 보인다.


곧바로 공격에 나서려고 했지만.


쿠쿵!


“큭······! 이 자식······!”


땅을 박차려는 동시에 골렘이 발을 굴렀다.

던전 전체가 요동치며 순간 자세가 무너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녀석이 다시금 공격을 날렸다.


젠장!

이 자세에서는 [가속]을 살릴 수 없다.


코앞까지 다가온 골렘의 주먹을 눈앞에 충격을 대비한 순간.


- 스킬 발동 [???]


촤라락, 쿵!


“······뭐?”


시야를 단절하듯 검은 벽이 생겨났다.


단단한 돌벽쯤은 한 방에 박살 냈던 골렘의 주먹이 철제 벽이라도 만난 듯 단단히 막혔다.


갑자기 나타난 알 수 없는 현상에 주위를 살펴보자 벽을 이루고 있는 검은 기운이 내 그림자와 연결된 게 보인다.


그러고 보면, 계약 때 내 몸을 덮었던 예의 검은 기운과 같았다.


「뭘 놀래는 것이냐. 본녀가 돕는다 하지 않았더냐.」

“야··· 이런 게 가능했으면 진작에 하라고.”

「후후, 이건 어디까지나 서비스다. 그리고 설사 본녀가 돕더라도 실제 놈과 싸우는 건 그대이지 않은가. 이길 가능성도 없다면 본녀가 직접 움직이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지.」


그럼 이길 가능성이 없었으면 어떻게 할 작정이었는데?


「그건 애초에 상정해 두지 않았다. 본녀가 아무나 계약 상대로 선택할 거라 생각한 것이냐.」


신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무나 계약을 맺진 않는다.


나름 루미르네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날 계약 상대로 선택한 거겠지.


물론 그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난 그냥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헌터 보조 나부랭이란 말이지.


「본인에 대해 그리 박하게 평가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그리고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집중해라, 현석.」


잠시 생각에 빠진 사이, 루미르네가 만들어낸 검은 장벽에 변화가 생겨났다.


매끈한 표면이 요동치더니 내게 그랬던 것처럼 검은 기운이 골렘의 팔을 감싸기 시작한다.


쩌저적!


나를 몇 번이고 죽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녀석의 팔이 모래처럼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뭐······?!”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원래 모래를 뭉쳐놓았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쩍쩍 갈라졌다. 곧 모래 알갱이가 되어 흩어지며 흔적도 없이 녀석의 팔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이한 현상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골렘의 팔을 타고 점점 퍼져나갔다.


녀석이 뒤늦게 떨쳐냈지만 이미 팔 하나가 완전히 사라진 뒤였다.


뭐야, 이거면 내가 움직일 것도 없이 그냥 쓰러뜨릴 수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당연한 의문을 가지자 루미르네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후, 본녀가 온전한 힘을 쓴다면 그럴지 모르겠구나. 허나, 지금은 이게 한계다.」

“······.”

「뒤는 맡기겠다.」


아니, 멋들어지게 말해봤자 전혀 안 멋지거든?! 이왕 몰아붙인 거 마무리까지 하라고.


“뭐, 거기까지 맡기면 너무 날로 먹는 거겠지.”


진짜 한계인 듯 더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한동안 회복에 집중하는 걸까.


“그럼 그 사이, 이 녀석을 정리해 볼까.”


팔 하나를 잃고 제대로 균형도 잡지 못하는 골렘을 본다.


남은 팔을 휘적이며 어떻게든 서 있으려고 노력하는 한심한 꼴을 보면 지금까지 왜 그렇게 고생했나 싶다.


왼손에 단검을 들고 자세를 낮췄다.


- 스킬 발동 [가속]


골렘이 남은 팔로 땅을 짚어 균형을 잡는 사이, 난 녀석의 후방으로 이동했다.


다시금 핵이 있는 뒤통수를 향해 땅을 박차며 [가속] 스킬을 발동했다.


챙!


“하, 끝까지 저항한다 이거지.”


휘둘렀던 단검이 튕겨 나왔다.

균형을 잡고 있던 팔로 재빠르게 핵을 감싼 거다.


하지만 이전처럼 위기감은 전혀 없었다.


“반격을 못 하면 그냥 샌드백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래, 녀석의 팔은 이제 하나다.

날 떨쳐낼 수단이 전혀 없었다.


핵을 보호하고 있는 팔만을 집요하게 노렸다. 반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면 그냥 녀석은 샌드백인다.


“아나, 더럽게 단단하네······!


하지만 역시 방어력 하나는 끝내주는 골렘답다.


이전보다 강해진 상태로도 녀석의 몸에 기스 하나 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기라도 제대로 된 거라면 어떻게 했을 텐데.”


어디까지나 호신용인 단검.

공격을 겸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내구성이 좋은 장비다.

공격에 쓸 무기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뭐, 장인은 도구를 따지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유명 S급 헌터도 장비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거라 말했다.

진짜 무기는 자기 자신이라고 한창 TV 유명 프로그램에 나와 인터뷰한 게 기억났다.


당시에야 개소리라며 일축했지만, 루미르네와 계약으로 달라진 지금에선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기게 된다.


헌터에게 있어 장비는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뿐이지. 어디까지 기본적인 강함은 가진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내가 가진 건······.”


잠시 공격을 멈추고 골렘과 거리를 벌리며 현재 가진 수단을 점검한다.


내가 공격을 멈추자 골렘은 영리하게 공격에 나선다.

버텨서는 이기지 못한다는 걸 아는 듯 이쪽은 붉은 눈으로 날카롭게 주시한다.


한쪽 팔이 없어진 가운데 녀석이 할 수 있는 공격이라곤 몸통으로 들이받는 것 정도다.


몸을 앞으로 숙여 금방이라도 달려갈 듯 자세를 취하는 걸 보면 99% 확실하다.


“좋아. 정면으로 붙고 싶다면······ 응해주지.”


나도 바라는 바다.

길게 끌 거 없이 여기서 끝장을 본다.


탁!


마력을 오른발에 집중에 폭발시킨다.

축이 되는 왼발 밑이 깊게 파인다.


시야가 급속도로 좁아지며 막 돌격을 개시한 골렘의 정면을 향해 박차고 뛰쳐나갔다.


방어력이 높은 골렘을 단독으로 정면에서 상대하는 건 미친 짓이다.

단단한 벽에 몸을 들이박는 거나 다름없다.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


골렘의 붉은 안광이 확연히 보일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을 때,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녀석의 머리를 향해 쏘아지듯 날아간다.


이미 몇 번이나 부딪쳐 봐서 상대에게 내 공격이 안 통하는 것쯤은 잘 안다.

만약 여기서 공격이 실패하면 나는 그대로 녀석에게 치여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대미지를 입겠지.


하지만 더는 벽 앞에 좌절하고 싶지 않다.


“······이번에는 깨부숴주겠어.”


- 스킬 발동 [가속]

- 스킬 발동 [가속]

- 스킬 발동 [가속]

······.


남은 마력을 모두 [가속]에 때려 박는다.


이전에 가진 마력으론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스킬은 연속으로 사용하면 발동시 필요한 마력양이 불합리할 정도로 대폭 상승한다.


연구에 따르면 몸이 스킬에 익숙해져서 더 많은 양의 마력을 요구하게 된다는 데, 아무튼 이 때문에 보통은 스킬을 연속으로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공격으로 끝내야만 하는 내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크윽······!”


[가속]이 몇 번이나 중첩된 주먹이 통제를 벗어났다.

감히 생각하지 못할 속도로 뻗어나가는 주먹을 멈출 수도, 방향을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그게 내가 오로지 바라는 딱 하나니까.


콰광!


이건 주먹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골렘의 머리가 폭발하는 소리였다.


인지의 속도를 벗어난 주먹을 맞고 무쇠보다도 단단했던 골렘의 머리는 그야말로 폭발하듯 박살이 나 산산이 흩어졌다.


심장이나 다름없는 핵이 땅바닥에 떨어지자 집채만 했던 덩치가 힘을 잃고 쿵 쓰러졌다.


“으아아······ 겁나 아프잖아!”


하지만 이를 확인하고도 해냈다는 기쁨보단 아픔이 먼저 몰려왔다.


[가속]을 중첩으로 몰아넣었던 팔이 그야말로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고 하지만, 이건 뼈도 아작 난 것 같은데······.


“어이, 루미르네. 혹시 치료 스킬 같은 건 없냐?”

「······아무리 본녀라고 해도 만능은 아니다. 그대가 선택한 부상 아닌가.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


꽤나 계약자 취급이 안 좋은 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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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말했다시피 신이다만 22.02.17 3,190 48 14쪽
2 순순히 당할 생각은 없어 +1 22.02.17 3,314 53 14쪽
1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22.02.17 3,914 6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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