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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님 헌터는 S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19.07.01 08:35
최근연재일 :
2019.07.24 22:0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168
추천수 :
101
글자수 :
137,231

작성
19.07.20 22:08
조회
144
추천
3
글자
11쪽

022화 마족의 뒤통수

DUMMY

던전 입구가 가까워져 오자 오크들이 등장했다.


“모두 전투 준비!”


적이 나타날 걸 예상한 만큼 준비만은 만전이다.


“모두 각자 자리를 지켜! 너무 나가도 안 되고 물러나도 안 돼!”


어디까지나 상대가 예상할 움직임을 보여줄 뿐, 이건 미끼다.

그렇다면 최대한 맛이 좋도록 움직임을 보여줘야 상대도 덥석 물겠지.


“온다!”


제일 앞에 선 헌터 중 하나가 소리쳤다.

후방에 선 헌터들이 장전된 활과 석궁을 겨누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쪼록 잘되길.’


마음속으로 기도하듯 속삭이며 최아라는 주먹을 들었다.

이윽고 후방에서 지원하는 헌터의 사격이 시작되고,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


“쿠르르, 주군이시여. 적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부하가 보고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메멘토는 벌떨 일어났다.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하하, 역시······. 지들이 숨어봤자 얼마나 있을 수 있다고. 지금 당장 모든 전력을 이끌고 쓸어버려라. 더는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쿠르르. 넵!”


부하가 나머지 오크들을 이끌고 던전으로 돌입했다. 이제 입구에 남은 건 몇 안 되는 호위 오크들만 남아 있었다.


호위 오크들은 오크들 중에서 꽤나 실력 있는 자들을 모아 놓은 집단이다. 솔직히 이들도 밀어 넣어 빠르게 적들을 쓰러뜨려야겠지만, 메멘토는 그리하지 않았다.


이제 자신은 마왕이 될 자.

여기서 호위까지 보내는 체면이 깎이는 짓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유 있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만들어놓은 무대의 결말을 천천히 구경하면 될 뿐이다.


“자, 순순히 초석이 되어라. 인간의 전사들이이여.”


승리는 확정되어 있어 보였다.

메멘토의 앞길을 막을 존재는 없었다.


슉─.

“쿠륵?!”

“크헉!”

“컥!”


“응? 무슨 일이냐.”


눈앞에 승리를 목도할 때였다.

호위하던 오크의 한 측면이 동시에 무너졌다.


흙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져 가는 오크들의 모습을 보며 메멘토는 얼굴을 찡그렸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연극을 하느냐는 투로.


“이게 무슨······.”

“꽤나 함정을 잘 팠더군. 설마 이쪽에 배신자까지 이용해서 말이야.”

“너는······.”


쓰러지는 오크를 넘어 한 인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완벽했던 메멘토의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


마족이 파 놓은 함정.

앞뒤로 퇴로가 막힌 상황에 배신자의 등장.


여기서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그리 많지 않다.


내부에 분열이 일어난 이상, 나머지 헌터들끼리 모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싸울 거라 생각하기 힘들다.


애초에 남은 전력은 소수. 그리고 상대는 약하지만 머리가 꽤나 돌아가는 마족의 지휘를 받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면 꽤나 고생할 건 뻔하다.


“그래, 상대가 원하는 판으로 기어 올라가는 건 멍청한 짓이야.”


판을 깐 건 상대다.

그리고 거기에 휘둘리다가 유리한 지점을 모두 잃어버린 건 이쪽이다.


이미 얼얼할 정도로 뒤통수는 맞은 상황이고, 이제는 정면으로 대결을 벌이거나 항복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근데 여기서 항복은 없다. 마족은 인간을 살려주지 않는다.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뿐이다.


그래,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겠지.


“뒤통수를 맞았는데, 그냥 싸워서는 억울하잖아. 되는 안 되는 일단 상대 뒤통수도 얼얼하게 만들어줘야지.”


모두가 이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싸우자고 주장했을 때, 내 의견을 달랐다.

최후에는 목숨을 걸고 살기 위해 싸우는 건 반대하지 않지만, 방법이 있는 가운데 그럴 이유가 없다.


“최아라, 네가 좀 수고 좀 해줘야겠어.”

“네, 네가?”

“그래. 아마 녀석들을 이제 다 이겼다고 생각할 거야. 우리가 이곳에서 기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지. 배신자 새끼 때문에 선봉대도 쓰러진 이상, 여기에 남은 인원으로 입구를 돌파할 수밖에 없어.”


냉정하게 상황을 평가하자면 그리 좋지 못하다.

우리의 전력은 적었고, 상대의 전력은 많다.

애초에 마족은 우리의 사정에 너무나도 밝았다. 아마 엄청나게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겠지.


“하지만 아예 파고들 틈이 없는 건 아니야. 배신자 녀석이 멀쩡한 상태로 나온 걸 보면 밖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을 거야.”

“저, 정말이야?!”

“그래, 난 이제부터 그걸 확인하러 갈 생각이야.”

“탈출할 수 있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도망갈 구석이 생겼다는 사실에 최아라를 비롯한 모두가 기뻐했다.


하아, 정말이지.

왜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건지.


“아니. 그건 힘들 거야.”

“에? 무슨 소리야. 나가는 통로가 있다면서.”

“그래, 나가는 통로는 있겠지만 거기로 이 많은 수의 사람이 나갈 수는 없을 거야. 어디까지나 한 사람이나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겠지.”

“이 자식! 너 혼자만 살겠다고······!”


순간, 헌터 중 하나가 나의 멱살을 잡았다.

돌아가는 뉘앙스로 봤을 때, 나 혼자 탈출하는 것처럼 보인 모양이다.


“이거 놔.”

“너 혼자 살겠다고 모두를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거야! 말해! 그 통로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고.”

“글쎄? 왜 내가 그걸 말해줘야 하는데?”

“이 자식이······!”

“그만! 지금 서로 싸울 데가 아니라고!”

“말리지 마. 이 자식이 얼마나 강한지 몰라도 혼자 살겠다고 하는 개새끼라고. 안 그래, 어?!”

“그만해!”


결국 나와 헌터 사이에 끼어들어 갈아놓는 최아라.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 현성이 도망갈 생각이었다면 벌써 혼자 도망쳤어. 그리고 선배가······ 배신자라는 사실도 제일 먼저 알아차렸고.”

“그, 그건······.”

“선배가 배신자라는 걸 몰랐다면 지금 저기 있는 동료들과 똑같은 꼴이었을 거야. 물론 나도 그렇고.”


최아라는 냉정하게 흥분한 헌터를 달랬다.

헌터도 이를 악물며 분노를 잠재웠다.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처지에 있는 최아라가 그리 이야기를 하니 더 이상 반론할 게 없는 것이리라.


“그리고 현성 너도 문제야. 꼭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

“뭐야. 알고 있었냐.”


생각보다 눈치가 있다.


“여기서 그 통로의 위치를 말하면 모두가 동요할 거라서 그런 거잖아. 그리고 배신자가 하나 더 있을지도 모르고.”


헌터 만큼이나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들도 없다. 물론 사람이야 다 자기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헌터는 몬스터와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익에 가까운 용병들이기에 계산이 빠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숨이고, 그다음이 보수다.

이곳에서도 살 기회가 있다면 금세 모두를 버리고 도망갈 사람이 부지기수일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러면 내가 생각한 작전을 쓸 수가 없다.

여기에 있는 헌터가 모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해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강준호, 배신자에게 들은 비밀 통로에 관한 이야기를 함구한 거다.


어차피 내가 배신자를 잡아내고 알아낸 정보인 만큼 모두와 공유할 이유는 없었다.

도리상 어긋났다고 날 비난은 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곳에서는 어디까지나 힘이 있는 사람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어쨌든 최아라는 내 의도를 다는 아니라도 알아차린 듯 보였다.


솔직히 이건 예상 못 했다. 그냥 악명이라도 생길 걸 각오했는데 말이다.


“뭐, 그런 것도 있지만. 여기서는 나 혼자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 내 목적은 이 함정을 준비한 녀석이니까.”

“그럼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거야.”

“아니지. 여기서는 ‘양동작전’으로 가자.”

“양동작전?”


“어. 최아라 네가 부탁하고 싶은 게 그거야. 내가 비밀통로를 따라서 이 일의 원흉의 뒤통수를 잡는 사이, 저들의 시선을 끌어줘.”

“시선을?”

“그래, 녀석들이 바라는 대로 해주는 거야.”

“자, 잠깐만! 그건 우리 보고 미끼가 되라는 이야기잖아!”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헌터가 그건 아니라는 듯 소리쳤다.


“뭐, 단순히 본다면 미끼긴 하지만. 굳이 녀석들과 힘써서 싸우라는 건 아니야. 우리의 전력도 많지 않은데 힘써 싸우는 건 멍청한 짓이니까.”


전력으로 싸우는 게 아니다. 싸우는 척만 해도 충분하다.


녀석들은 여유롭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걸 미끼라고 여기지 않을 거다.


“도발해서 최대한 던전으로 끌어들여. 상황이 안 좋다고 한다면 후퇴하고. 내가 그 사이에 모든 걸 끝낼게.”

“······.”


내가 진지한 톤으로 나지막이 말하자 누구도 반발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내 예상대로 자신의 흐름대로 움직인다고 여긴 녀석은 던전 입구의 오크를 전부 던전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일부 오크가 남아 있었지만 숫자는 몇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 셋도 기습하는 순간 쓰러졌다.


“인간 녀석······ 어디서······.”

“네가 이번 함정을 만든 녀석이냐? 꽤나 재미있는 일이 벌였네. 역시 마족은 몬스터와 다르다는 건가.”

“처리해! 놈은 하나다!”

“쿠르르!!”


동료 셋이 쓰러진 건 안 보이는 건가.

마족이 악다구니를 쓰며 소리치자 남은 오크들이 겁 없이 덤벼들었다.


이미 마기는 활성화 시켜놓은 상황이다.

날아오는 도끼를 재빠르게 피하면서 손목을 잡아 꺾었다.


“쿠르르!!!”


오크가 고통스레 낮은 비명을 질렀다.

꺾인 손목 채로 팔을 돌렸다. 등을 잡은 이상 이 오크는 무력화된 거나 다름없다.


그 사이 다른 오크가 도끼를 내게 찍듯 휘둘렀다. 내가 등을 돌리고 있어 허점을 보였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다.


퍽!

“쿠르르르!!!!!!!”

“어이쿠야. 같은 편을 공격하면 어쩌냐.”


오크가 내려찍은 도끼는 동료의 등과 팔을 찍었다. 도끼가 떨어지는 순간 몸을 뺀 결과다.

의도치 않게 동료를 공격해서 당황한 오크. 재빠르게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


퍽!


코에서 피를 쏟으며 오크는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졌다.

순식간에 오크 둘이 쓰러졌다. 이거 뭐 별것도 아니구만.


“어떻게······!”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있겠어 넌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거고.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거지.”

“하찮은 인간 녀석이! 죽여주마! 나, 메멘토를 도발한 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 다크 라이트링!”


마족의 손에서 검은색 번개가 쏘아졌다.

순간 마법이라는 걸 인지하자마자 재빠르게 몸을 근처에 나무 뒤로 던졌다.


파파파파파팟!!!!!!


번개가 스쳐 지나가면서 풀과 가지를 태운다. 진한 탄내가 코를 간지럽힌다.


“으하하하!!! 잘난 듯 떠들더니만 고작 한다는 게 도망치는 것이냐! 아까 하던데로 똑같이 해봐라. 어?!”


다시금 날아오는 검은 번개가 다른 쪽 숲을 쓸고 지나간다.

내가 몸을 숨기고 있는 나무도 얼마 버티지 못할 거다.


근데 마법이라······ 일단 상대하기 조금 귀찮게 되었을 수도.


작게 심호흡을 하고 나무에서 빠져나와 마족 녀석을 향해 달렸다.

재빠르게 마기 활성화를 2%로 올리고 검을 뽑았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을 사용했다.


이것부터 시작이다, 마족 새끼야.


작가의말

태풍이 오고 전과 후에는 언제나 덥네요. 아무쪼록 모든 분들 열사병 조심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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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수정 노트 (2019. 07. 22) 19.07.15 122 0 -
25 025화 둘이 걸어가는 길 +1 19.07.24 130 1 13쪽
24 024화 성장했으니 성과를 봐야지 +2 19.07.23 120 2 12쪽
23 023화 복수자 +4 19.07.21 138 3 13쪽
» 022화 마족의 뒤통수 +2 19.07.20 145 3 11쪽
21 021화 통수는 통수로 +4 19.07.19 149 1 12쪽
20 020화 배신자를 다루는 방법 +4 19.07.17 174 2 12쪽
19 019화 배신자 새끼 +2 19.07.16 169 2 12쪽
18 018화 박살 +4 19.07.15 183 3 12쪽
17 017화 함정을 빠져나가는 방법 +4 19.07.14 195 4 13쪽
16 016화 습격 +2 19.07.13 194 4 12쪽
15 015화 산성 던전 +2 19.07.12 187 4 13쪽
14 014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2) +4 19.07.11 207 4 12쪽
13 013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 +3 19.07.10 201 3 12쪽
12 012화 소집 +4 19.07.09 224 3 11쪽
11 011화 준동(蠢動) +2 19.07.08 238 3 12쪽
10 010화 장비 19.07.07 264 3 12쪽
9 009화 진정한 목적 19.07.06 279 5 12쪽
8 008화 매력적인 제안 +1 19.07.05 295 4 12쪽
7 007화 시험장에서 +2 19.07.04 387 6 12쪽
6 006화 마왕과의 거래 19.07.03 393 6 13쪽
5 005화 불편한 거래 +2 19.07.02 405 6 13쪽
4 004화 우두머리 +1 19.07.02 455 7 12쪽
3 003화 지상으로 +1 19.07.01 583 7 12쪽
2 002화 달콤한 각성 +1 19.07.01 635 7 12쪽
1 001화 지하에서 +2 19.07.01 81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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