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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님 헌터는 S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19.07.01 08:35
최근연재일 :
2019.07.24 22:0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171
추천수 :
101
글자수 :
137,231

작성
19.07.11 21:42
조회
207
추천
4
글자
12쪽

014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2)

DUMMY

마기가 온몸에 충분히 퍼지자 땅을 박찼다.


“······뭣?!”


두 발자국 만에 거리를 단숨에 좁히자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다. 아까와는 너무나도 다른 움직임에 허를 찔린 것이다.


그녀는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본래라면 거의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겠지만 지금 내 눈에는 굼벵이나 다름없다.

근데 허를 찔린 상황에서도 바로 반격인가. 생각보다 깡 있는데.


턱.


“······윽.”

“용기는 가상한데. 움직임이 읽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닥쳐!”


쾅!


날린 주먹을 잡아 봉했지만, 이윽고 주먹에서 폭발이 일어나자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성격대로 이리저리 폭발해댄다. 생각보다 귀찮다. 일단 저 폭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다.


「흐음, 꽤나 재미있는 능력이구나. 마력을 일시적으로 한계까지 가능한 한 압축시켜 반발력으로 폭발을 일으킨다라.」

‘뭐야. 너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거야?’

「그렇다만? 애초에 마기나 마력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결국 사용하는 게 인간이냐 마족이냐가 다를 뿐이지.」


힘을 잃었다고 해도 마왕이라 이건가.

몇 번의 공방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 능력의 메커니즘을 파악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래서······ 저 귀찮은 폭발을 막을 방법은 있는 거야?’

「막는 거야 어렵지 않지. 메커니즘이 어렵지 않다는 건 그만큼 인과관계가 확실하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조건을 건드리거나 과정을 막으면 원하는 효과를 발생시키지 못하게 된다.」


조건과 과정이라······.


다시 접근하는 그녀와 거리를 벌리면서 공격 범위에서 벗어난다.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일어나는 폭발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폭발의 여파로 일어난 흙먼지가 머리를 쓸고 지나간다.


「이제 막 마기를 느끼기 시작한 그대에게 있어서는······ 조건을 건드리는 게 좋겠지.」


마지막으로 들려온 프리실라의 충고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

통할지 안 통할지 모르겠지만, 한번쯤 시험해 보는 것도 좋겠지.


저 폭발의 위력은 분명 대단하기는 했지만, 마기가 활성화된 내게는 그다지 대미지를 못 주고 있었으니까.


“하앗!”


짧은 기합과 함께 다시 거리를 좁히려는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갔다.


순간 내가 생각 외의 움직임을 보이자 그녀가 움찔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는 정면으로 싸울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이 이길 거라 생각하는지 기세를 더 올리며 다가왔다.


언제라도 폭발하지 모르는 엄청난 마력이 암축되어 그녀의 주먹에 맺힌다.

공격하기 적당한 거리까지 좁혀지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공격을 날렸다.


퍽!


“······뭐?!”


주먹은 확실하게 날아가 내 어깨에 부딪혔다.

하지만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왜 그렇게 놀래고 그래. 설마 공격이 안 먹힐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거야?”

“······!”


얄궂은 착각도 유분수다. 그렇게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이쪽에서 대비를 안 할 거라 생각했던 걸까.


“주먹에 낀 아티펙트를 기준으로 마력을 압축. 상대에게 공격이 닿는 즉시 폭발시켜 대미지를 입힌다. 꽤나 단순하지만, 순수하게 마력의 양이라던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실력에 따라 위력이 상이하게 달라지는 만큼······ 네 능력은 꽤 괜찮아.”


프리실라가 파악했던 정보를 기초로 나의 논리를 더해 말했다.

설마 자신의 능력을 이리로 자세히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지 그녀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그런데 어째서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 걸까, 궁금하겠지. 뭐, 별거 아니야. 폭발의 기초가 마력의 압축에 있다면 그걸 막으면 되는 거니까.”

“말도 안 돼······ 그게 될 리가······.”


그래, 보통이라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난 가능하다. 마력과 다르기는 하지만 같은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마기를 다룰 수 있으니까.


자세하게 설명하면 복잡해지지만, 마기는 마력과 거의 비슷하다.

프리실라의 말대로 같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단지 인간이 사용하나 마족이 사용하나 그게 다를 뿐이다.


근데 여기서 잘 생각해야 하는 건 바로 인간이 사용하는 건 마력, 마족이 사용하는 건 마기라는 거다.


왜 굳이 둘로 나눠놓았을까.

메커니즘이 같다면 같은 게 아닐까.


난 거기서 단서를 찾았고, 헌터로서 마기를 사용하게 되면 어떤 이점이 생기는지 확인하게 되었다.


폭발 주먹에 맞을 걸 각오하고 그녀의 주먹이 날아오는 어깨 부위에 활성시킨 마기를 집중했다. 그리고 주먹이 부딪치는 동시에 모인 마기를 일제히 주먹으로 쏟아냈다.


내 예상대로라면 마기와 마력은 서로 같이 있지 못한다. 각각 한쪽은 다루고 다른 한쪽을 다루지 못한다면 어떤 반발이 벌어질 거라 예상한 거다.


그리고 그건 결과로서 증명되었다.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주먹에 모인 마력은 내가 쏜 마기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어그러져 버린 것.


결국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주먹의 물리력도 마기로 강해진 내 육체에 부딪쳐 대미지를 1도 주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사정에 대해 알고 있는 프리실라라면 어떻게든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애초에 마기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는 헌터에게 이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경악에 물든 채 나를 보며 얼떨떨한 모습의 여자에게 무언가 한 마디는 해줘야 할 듯싶다.

적어도 자신이 얼마나 상대를 잘못 건드렸다는 것 정도는 알려줄 필요가 있으니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그게 바로 나와 너의 차이야.”


챙!


“······꺄아!”


가볍게 휘두른 검을 맞고 그녀가 뒤로 물러났다.

본능적으로 막아내긴 했지만 놀란 나머지 자세가 좋지 못해 그녀는 땅바닥을 뒹굴었다.


자, 이제 어떻게 요리해줄까.


“벌써 쓰러지지 말라고.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으윽······ 만만하게 보지마!”


이제 싸울 패가 다 노출된 거나 다름없는데도 그녀는 전투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

다시금 재빠르게 접근하며 연속으로 주먹을 휘두른다. 분노 덕에 속도가 한결 빨라졌다.


휙! 휙! 휙!


“어, 어째서······ 안 맞는 거야!”


근데 그게 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위력이든 능력이든 뭐고 애초에 움직임이 다 읽히고 있었다. 게다가 속도는 형편없을 정도로 느리고.


이게 마기 1%를 활성화시켰을 때 능력이라니······ 몬스터는 그렇다고 쳐도, 같은 헌터와 비교해서 이 정도로 압도적일지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툭, 휙─ 퍽!


“······큭!”


언제까지 공격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상대의 능력의 메커니즘을 알았고, 차이도 알았다.


날아오는 주먹을 잡았다. 마기를 집어넣어 마력이 터지기 전에 흩어 버린다.

힘을 잃어버린 주먹을 꺾으며 동시에 검의 손잡이로 허리를 가격한다.

그녀의 몸이 세로로 ㄱ자로 꺽이며 폐에 있던 숨이 강제로 튀어 나온다.


힘없이 뒤로 물러나는 그녀의 손을 놔주며 땅을 박찼다.


“······!”


잠시 숨이 흐트러졌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녀는 금세 자세를 다시 잡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늦었어.”


대비하려고 해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니, 내가 기다리지 않는다.


시험 삼아 검에 마기를 집어넣어 본다. 검날을 타고 흐르는 검은색 기운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무시무시한 기세를 뿜어낸다.


“그건······!”


위기를 느꼈는지 그녀의 긴장감이 단숨에 절정으로 오른다.


솔직히 나도 이 정도 힘이 나올 줄 몰랐다.

그냥 왠지 될 것 같아서 해본 건데, 꽤나 멋진 기술이다. 실용성도 그렇고 주위에 보여주기도 그렇고.


──!


검은색 기운, 마기를 품은 검이 허공을 가른다.

위기감을 느낀 그녀가 검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뒤로 던진다. 재빠르면서도 침착한 대처다.

칭찬해줄 만한 대처임에도 불과하고 그건 결과적으로 봤을 때 실책이었다.


“······?!?!”


피했다고 잠시 안심했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 건 순식간.


분명 검의 범위 밖으로 물러났지만 그녀는 땅바닥에 피를 쏟으며 무릎을 꿇었다.

붉게 물든 어깨에서 피가 흐르며 팔 전체를 천천히 잠식해 나간다.


“······으윽. 어떻게······.”


미안, 설명해 주고 싶은데 나도 잘 모른다. 처음 써보는 기술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냥 검에 마기를 더해 휘둘렀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휘두른 잔영의 형태로 마기가 뒤로 물러난 그녀의 어깨를 벤 것이다.


물론 마기가 튀어 나갈 걸 생각하지 않고 휘둘렀기 때문에 치명상을 면했다. 하지만 상처는 심각해 보인다.


“어때, 보고 싶은 건 다 봤어?”

“······윽.”


한쪽 팔을 잃은 거나 다름없는 그녀의 목에 검을 겨눴다.


실질적으로 싸움은 끝났다.

몸이 온전한 상태에서도 내게 유효한 공격 하나 먹이지 못했다.

주먹을 주로 쓰는 그녀가 팔 하나를 잃었느니 전투력은 절반으로 떨어진 거나 다름없다. 더 이상 그녀에게 승기는 없다.


“더 이상 싸우면······ 진짜 피를 볼 수밖에 없어. 물론 이미 피는 봐버렸지만.”

“······.”

“이 정도에서 그만하지. 충분히 서로 실력을 본 것 같은데.”

“······웃기지 마. 혼자서 잘난 척하고 앉아 있어!”


남은 팔을 휘두르며 벌떡 일어나 달려들었다.

이제 정제된 공격이고 뭐고 없다. 그저 어린애의 발버둥이나 다름없다.


가볍게 피하고 검 면으로 온전한 어깨를 후려치며 발을 걸었다. 더 이상 서 있을 힘도 없는 그녀는 땅바닥에 굴렀다. 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젠장!”


땅바닥을 뒹굴면서도 다시 일어서려고 발버둥을 쳤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계속 일으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여기서 나를 이긴다면 길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있겠지만, 그거야 승산이 있다는 게 전제된 상황에서나 이득이 있다.


「더는 결투도 아니게 되었군.」


프리실라의 말이 맞다.

이제는 내게도 귀찮은 싸움이 되어 버렸다. 길게 끄면 끌수록 시간 낭비다.


“좀 머리를 식혀. 이 싸움은 네가 목숨을 걸어야 할 싸움이 아니니까.”

“뭐······?!”


퍽!

다시 일어나려는 그녀의 뒷덜미를 강하게 쳤다. 그제야 힘을 잃고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첫 번째 헌터 간의 대결에서 나는 내 힘을 확인하고 손쉽게 이겼다.


***



“여기에 모인 헌터는 모두 각자 부대를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나눠드린 자료를 확인해주시죠.”


예의 싸움이 있은 후, 생각보다 뒷정리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

시간에 맞춰 나타난 헌터협회 직원은 재빠르게 주위를 정리했고, 다친 그녀를 재빠르게 호송했다.


생각보다 크게 다친 게 아니라서 회복 능력이 있는 헌터에게 맡기면 금방 몸을 회복하고 깨어나서 오늘 실전 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와 싸움을 벌인 내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주위에 있는 헌터들도 수군거리기는 했지만 더 이상 시비를 걸거나 내게 뭐라 하는 헌터는 없었다.

어쩌면 내 실력을 확인하고 숨을 죽이는 분위기다.


“현성 군은 어디에 배치되었나요? 전 중앙이군요.”

“어. 나도 중앙이야.”


한편 다른 헌터들이 피하는 가운데에도 처음 나와 인사를 나눴던 천상훈만큼은 여전히 살갑게 대해줬다.

마치 아까 싸움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생각 없이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하지만 아무런 편견 없이 대해주는 배려가 고마웠다.


잠시 후, 호령과 함께 첫 실전을 위한 던전 원정이 출발했다.


작가의말

좀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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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화 둘이 걸어가는 길 +1 19.07.24 130 1 13쪽
24 024화 성장했으니 성과를 봐야지 +2 19.07.23 120 2 12쪽
23 023화 복수자 +4 19.07.21 138 3 13쪽
22 022화 마족의 뒤통수 +2 19.07.20 145 3 11쪽
21 021화 통수는 통수로 +4 19.07.19 149 1 12쪽
20 020화 배신자를 다루는 방법 +4 19.07.17 174 2 12쪽
19 019화 배신자 새끼 +2 19.07.16 169 2 12쪽
18 018화 박살 +4 19.07.15 183 3 12쪽
17 017화 함정을 빠져나가는 방법 +4 19.07.14 195 4 13쪽
16 016화 습격 +2 19.07.13 194 4 12쪽
15 015화 산성 던전 +2 19.07.12 187 4 13쪽
» 014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2) +4 19.07.11 208 4 12쪽
13 013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 +3 19.07.10 201 3 12쪽
12 012화 소집 +4 19.07.09 224 3 11쪽
11 011화 준동(蠢動) +2 19.07.08 238 3 12쪽
10 010화 장비 19.07.07 264 3 12쪽
9 009화 진정한 목적 19.07.06 280 5 12쪽
8 008화 매력적인 제안 +1 19.07.05 296 4 12쪽
7 007화 시험장에서 +2 19.07.04 387 6 12쪽
6 006화 마왕과의 거래 19.07.03 393 6 13쪽
5 005화 불편한 거래 +2 19.07.02 405 6 13쪽
4 004화 우두머리 +1 19.07.02 455 7 12쪽
3 003화 지상으로 +1 19.07.01 583 7 12쪽
2 002화 달콤한 각성 +1 19.07.01 635 7 12쪽
1 001화 지하에서 +2 19.07.01 81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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