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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님 헌터는 S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19.07.01 08:35
최근연재일 :
2019.07.24 22:0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170
추천수 :
101
글자수 :
137,231

작성
19.07.06 13:21
조회
279
추천
5
글자
12쪽

009화 진정한 목적

DUMMY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좋은 제안이었다고 본다만.”

“어. 좋은 제안이었어.”


카페를 나섰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프리실라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다. 아까 헤어지면서 귀엽다며 이찬성이 사준 거다.


“그렇다면 이상하구나. 굳이 그걸 거절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냐. 그대의 목적 중에 하나가 돈이지 않느냐.”


그래, 지금까지 살면서 돈이 여유로운 적은 없었다.

한 끼에 고민했고, 내일 일이 없을까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 힘을 얻고 헌터 자격시험으로 내 힘을 스스로 확인한 후,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이다.


솔직히 이찬성의 제안은 내게 매우 매력적이다. 앞으로 돈을 벌 기회야 많겠지만, 저렇게 한 번에 많이 받을 기회는 적겠지.

그렇지만······.


“다 알면서 왜 그래. 저 길드에 들어가게 되면 네 목적 때문에 꽤나 귀찮아진다고.”

“후우, 기억하고 있었던 건가.”

“어떻게 안 기억하겠어.”


이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을 좀 돌려야 할지 모르겠다.


***


바로 어제.


프리실라와 첫 저녁을 때우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내일 헌터 자격시험을 위한 사전 조사를 빠르게 끝내고 근처의 공터로 향했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모여서 놀았던 공터는 한산했다.

몬스터가 나타나기 이전에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공사를 하던 곳이었지만, 현재는 주인이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주위에는 쓰레기나 다름없는 건설자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여기라면 훈련을 하기에는 적합하겠군. 조금 더러운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정도로 참아. 지금 내 상황에서 조건에 맞는 장소는 여기밖에 없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를 툭툭 차는 프리실라에게 말했다.

프리실라와 이 의미 없는 공터에 온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아니다.


식당에서 했던 거래. 즉, 계약으로 얻은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그녀가 내민 조건은 두 가지다.

인적이 없고 훈련하기에 넓은 장소.


조건에 적합한 장소는 내가 알기로 여기밖에 없다.


“그럼 무엇부터 시작할까?”

“시작은 새로운 힘인 ‘마기’를 느끼는 것부터겠지.”


프리실라와 계약했을 때 떴던 푸른색 창을 떠올렸다. 분명 거기에 마기라는 단어를 본 기억이 있는데.


“엇?!”


생각하자마자 부르기를 기다렸다는 듯 푸른색 창이 떠올랐다.


이현성

종족: 인간

마력: 0

마기: 100000 [스킬로 인해 생성]

스킬

- [마족의 계약자]

능력치 항목에 ‘마기’를 수치를 생성합니다. 마족과 계약으로 마력 수치에 마기 수치를 더합니다.

- [마족의 염원]

계약자 ‘프리실라’가 가진 스킬 인계. 마족은 하나가 되는 게 종족적 열망입니다.


“인간의 능력은 딱 정리되어서 보기가 좋군. 나도 하나 가지고 싶을 정도다.”


솔직히 이 푸른 창의 존재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

혹시 헌터가 가진 능력 중 하나가 아닌가 해서 검색을 해봤지만 나오는 건 없었다.


어디까지나 추측에 가까운 거지만, 프리실라와의 계약으로 생긴 결과물이 아닐까 라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한 추측일 것이다.


답을 알고 있을지 모르는 프리실라마저도 신기한 반응이니 정확한 건 미궁 속이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볼 일이고 지금은 마기에 관한 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데 도대체 마기란 뭐야?”

“쉽게 설명하면 우리 마족이 가진 힘의 기본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원이지. 마기의 양과 사용의 질에 따라 격이 결정되니 말이다.”


헌터가 사용하는 마력과 비슷한 개념인가 보다. 애초에 푸른색 창에 표시된 것처럼 마기의 수치는 마력과 하나로 생각하니 말이다.


헌터의 강함의 정도도 마력 수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해서 결정한다고 했으니까. 난 그걸 푸른색 창 덕분에 정확한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거고.


“일단 시작은 마기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 마족이라면 본능적으로 느끼겠지만 너는 소질 없는 인간이니 말이다.”

“소질 없다는 말은 빼라고.”


마력 0이라는 수치를 확인했을 때부터 난 헌터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 굳이 그걸 말로 할 필요 없잖아. 이제는 상관없으니까.


프리실라의 말대로 편안한 자세로 바닥에 앉았다.


앞으로 이런 훈련을 하려면 바닥에 깔 돗자리라도 가져와야겠다. 아무래도 바닥이 더럽다 보니 앉는데 꺼림칙하다.


“내가 조금씩 네 몸 안에 있는 마기를 활성화시키겠다. 현성, 너는 그걸 느끼면 된다.”

“알았어.”


뭘 느끼라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일단 눈을 감고 집중했다.


프리실라가 등에 손을 올렸다.

잠시 후, 이질적 감각이 몸 안에서 꿈틀거렸다.


“읏······!”


마치 모래가 핏줄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거다. 우리 마족에게는 피나 다름없겠지만, 너희 인간에게는 독이나 다름없겠지.”

“자, 잠깐······ 그런 게 내 몸속에 있으면 큰일이 나는 거······.”

“후후, 걱정하지 마라. 내가 있지 않느냐. 내 계약자가 된 이상 어떻게든 이 힘에 익숙하게 만들어주겠다. 하앗.”


등에 올린 손에 힘을 더 주는 프리실라. 동시에 몸 안에 느껴지는 이질감이 더 커졌다.

마구잡이로 몸 안에서 요동치며 정신력을 갉아먹었다. 이렇게 끔찍한 고통은 살면서 처음이다.


“끄아아아아악~!!!!!!!”


자연스럽게 비명이 튀어나왔다.

이래서 인적이 드문 장소가 필요했던 건가?! 아마 누군가가 있었으면 즉각 달려왔겠지.


“······끄으으으윽.”

“오호, 점점 익숙해지고 있구나. 좋다, 소질이 없으면 근성으로라도 버티는 게 답이지.”


개소리 지껄이지마. 이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 시발!

어쨌든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처음 느꼈던 고통은 잦아들었다.

잠시 후, 조금 고통이 느껴지기는 해도 참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마기 활성화 1%]

[마기 활성화에 따라 새로운 스킬이 작성됩니다.]

[새로운 스킬 ‘마기 발현’]


거의 고통이 사라졌을 때, 푸른색 창이 떠올랐다.

내용을 읽어보니 뭔가 새로운 기능이 생긴 듯싶었다.


“여기에 쓰여 있는 대로 내가 처음 내게 알려줄 건 ‘마기 발현’이다. 지금이면 내 의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을 거다.”


프리실라가 등에서 손을 떼며 그리 말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손에 정신을 집중하고 고통을 주었던 이질감을 끌어올렸다.


“마기 발현.”

파앗!

“······?!”


검은 스파크가 튀기며 손에 엄청난 기운이 맺혔다.

절대 일반적인 헌터들이 보여줄 수 없는 힘.

마기였다.


“현재 현성 네가 쓸 수 있는 수준은 1%에 불과하다.”

“겨우 1%?”

너무 적은 거 아니야.


그런데 이상했다. 1%라고 하기에는 느끼는 기운의 가능성과 규모가 꽤나 상당하다.

마기가 맺힌 손을 들고 그대로 일어서서 근처에 있던 바위 앞으로 다가갔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 가져다 놓은 자재다. 높이는 내 키의 두 배고, 크기는 몇 배는 더 크다.

거기에 마기가 맺힌 손으로 가볍게 쳤다.


툭.

아, 혹시나 해서 힘을 써본 거긴 한데, 역시 1%로는 안 되는 건가.


“현성, 고작 1%이기는 하지만 너무 무시하지 말았으면 하는구나. 네가 얻은 힘은 바로 이 프리실라의 힘이니까.”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프리실라가 내 맘을 읽은 듯 말했다.


“아니, 딱히 무시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겨우 1%이니까······.”


콰가가가강~~~!!!!!!!

“······.”


뒤늦게 내가 손으로 쳤던 바위가 무너져 내렸다. 포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산산조각이 나서.


“1%라도 해도 어설픈 1%가 아니다. 진정한 1%지.”


1%가 이 정도면 도대체 완전체는 얼마나 강하단 말인가.

이제는 내 힘이지만 그 잠재력을 가늠할 수 없었다. 마족들은 다들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건가.


“훗. 현성,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라. 어쭙잖은 마족은 가지지 못하는 힘이니.”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이미 말하지 않았더냐. 내 이름은 프리실라. 마족의 한축을 이끌었던 왕이다. 이제는 더 이상 아니게 되었지만.”


마족의 왕.

일명 마왕.

내가 계약한 상대는 마족 중에서도 최고라고 알려진 마왕이었다.


“······정말이야?”

“그럼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나. 눈앞에서 결과를 보고도?”


프리실라가 가리킨 건 내가 1%의 마기로 낸 결과다.

결과가 눈앞에 있는 이상 부정하긴 힘들다.


“어째서 그랬던 거야. 왕이라면······.”

“왕이었기에 그렇게 된 거다.”


프리실라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건 왕위에서 쫓겨난 왕의 모습이었다.


“현성, 네가 생각하기에는 마족은 어떤 것 같나.”

“어떻다니······.”


딱히 뭔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마족이 나타나면서 세상은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내 처지가 어떻게 된 건 아니니까.

시대가 어떻든 흙수저는 흙을 퍼먹고 살 수밖에 없으니까.


“인간과 마족은 서로 적이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마족끼리 싸우지 않는 건 아니다. 마족도 각자 생각이 있고 그 안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하지.”


그건 인간도 마찬가지다.

마족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음에도 그 안에서 서로 싸우고 착취한다.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마족에게 이를 간 것보다 같은 인간에게 이를 간 적이 더 많았다.


“난 배신을 당했고 세력을 잃었다. 그리고 봉인을 당했지. 그렇고 그런 이야기다.”


남일 말하듯 담담히 이야기하며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서 어둠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응? 뭘 알았다는 거냐.”


프리실라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계속 내 맘을 읽더니만 여기서는 눈치가 없었다. 혹시 자신이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건가.


“솔직히 말해서 네가 처음 거래를 제시했을 때부터 계속 의심스러웠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너무나도 유리한 계약이니까.”


프리실라와 나의 계약.

내가 프리실라가 살 수 있게 도와주면 그 대신 그녀가 내게 힘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언뜻 보면 서로 납득만 하면 괜찮은 거래로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프리실라에게 불리한 거래다.


그도 그럴 게 프리실라가 건 거래 조건은 기간이 한정되어 있지만, 내가 건 거래 조건은 프리실라가 죽을 때까지 유효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힘에 익숙해져 도움이 필요해지지 않는 시점이 되면, 프리실라는 새로운 계약 조건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내게만 유리한 조건을 걸리는 없다고 생각했어. 분명 뭔가 더 있다고 생각했지.”


프리실라가 봉인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듣고 확신했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난······ 아니, 우리는 지금 마족에게 노려지고 있는 것이겠지.”

“······후후, 눈치챈 건가. 역시 현성 너는 소질은 없지만 머리가 참 좋은 인간이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해.”


그거 언제까지 이야기를 할 거야. 이제는 안 해도 충분하잖아.

어쨌든 상황을 정리하자면 생각보다 간단하다.


프리실라는 마왕이었고, 배신을 당했다. 그리고 모종의 형태로 그곳에 봉인되었던 거고 나와 우연히 만나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다.


“프리실라, 넌 복수할 생각이구나. 나를 이용해서.”


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프리실라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건 마족의 왕에게 너무나도 어울리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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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화 둘이 걸어가는 길 +1 19.07.24 130 1 13쪽
24 024화 성장했으니 성과를 봐야지 +2 19.07.23 120 2 12쪽
23 023화 복수자 +4 19.07.21 138 3 13쪽
22 022화 마족의 뒤통수 +2 19.07.20 145 3 11쪽
21 021화 통수는 통수로 +4 19.07.19 149 1 12쪽
20 020화 배신자를 다루는 방법 +4 19.07.17 174 2 12쪽
19 019화 배신자 새끼 +2 19.07.16 169 2 12쪽
18 018화 박살 +4 19.07.15 183 3 12쪽
17 017화 함정을 빠져나가는 방법 +4 19.07.14 195 4 13쪽
16 016화 습격 +2 19.07.13 194 4 12쪽
15 015화 산성 던전 +2 19.07.12 187 4 13쪽
14 014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2) +4 19.07.11 207 4 12쪽
13 013화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쳐라 +3 19.07.10 201 3 12쪽
12 012화 소집 +4 19.07.09 224 3 11쪽
11 011화 준동(蠢動) +2 19.07.08 238 3 12쪽
10 010화 장비 19.07.07 264 3 12쪽
» 009화 진정한 목적 19.07.06 280 5 12쪽
8 008화 매력적인 제안 +1 19.07.05 296 4 12쪽
7 007화 시험장에서 +2 19.07.04 387 6 12쪽
6 006화 마왕과의 거래 19.07.03 393 6 13쪽
5 005화 불편한 거래 +2 19.07.02 405 6 13쪽
4 004화 우두머리 +1 19.07.02 455 7 12쪽
3 003화 지상으로 +1 19.07.01 583 7 12쪽
2 002화 달콤한 각성 +1 19.07.01 635 7 12쪽
1 001화 지하에서 +2 19.07.01 81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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