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휴지bb 님의 서재입니다.

Next, Game Life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게임

휴지bb
작품등록일 :
2021.04.24 17:15
최근연재일 :
2021.05.06 16:26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27
추천수 :
0
글자수 :
38,122

작성
21.05.04 13:25
조회
14
추천
0
글자
12쪽

자기혐오

DUMMY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할 준비를 했다.


투구를 벗는 아이작의 아버지.


생각 이상으로 젊다. 짙은 눈썹, 회색 머리, 강인한 눈


아이작이랑은 딴판이다.


"일단 레나 아가씨는 지금 당장은 안전하실 겁니다"


"어떻게 알지?"


"왕성에 있는 연락책으로부터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고, 3일 정도 걸린다 했고 그전까지는 건들지는 않을 겁니다."


"서두르게 하는 감이 없잖아 있군."


"그거에 관해선 제가 말씀드리죠, 란트네"


차를 가지고 온 아이작이 방에 들어왔다.


각자 앞에 차를 두고선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그레인가문이나 저희 가문 쪽에 제3 왕자의 첩자가 레나를 유학에 보낸다는 정보를 얻은 것 같네요."


"서두를만했군."


"그건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왕성 지하에 관한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게럴드가 말을 이어 하기 시작했다.


"정보라면?"


"마법사들의 여식을 강제로 데려다가 아이를 낳게 하고, 낳은 사람과 아이를 같이 실험을 한다고."


"...."


"잠시만요! 마법사의 여식이라면, 레나님도?"


깜짝놀란 나는 서둘러 질문을 했다.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아예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야"


"도대체 왕가에선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죠?"


"후우.. 아무래도 얘기가 길어질 듯하구나..."





***



어느 지하실 감옥


집무실이라 불러도 될 만큼 깔끔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곳에서 한 남자가 짜증을 내고 있다.


"제기랄! 그 멍청한 왕자가!! 왕명은 최후의 수단이라 말을 했거늘!!"


"...그렇게 데려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의 옆에는 백발에 검은 피부, 긴 귀가 달린 다크 엘프가 있었다.


짝!


남자는 다크 엘프의 뺨을 세게 때렸다.


"닥쳐라! 네 년은 그걸 보고 있었음에도 어째서 막아서지 않았지?"


"왕자 저하께서 제 말을 무시하시고선..."


뻐억!


남자는 그대로 다크 엘프를 걷어차 넘어뜨렸다.


"윽.."


"그렇다면 그 잘난 흑마술로 막으란 말이야!! 쓰레기 같은 게!!"


넘어져 있는 다크 엘프를 가챠없이 밣는다.


뻑! 뻐억! 뻑!


"윽...큭..."


"후우... 이렇게 된다면 주변 가문에서 눈치채는 자가 나오겠군, 쓸모없는 년 때문에 일이 꼬였어.."


다크 엘프는 스르르 일어서서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데일백작님..."


"오늘은 아무래도 네년의 동생을 가지고 놀아야 성이 풀리겠구나.."


"...!! 죄송합니다!! 뭐든지 할테니!! 차라리 저를..!!"


다크 엘프는 동생 얘기가 나오자 무릎을 꿇은 채 데일 백작 발밑에서 애걸복걸하고 있다.


"...그렇다면 흑마술의 강도를 높여라, 그리고 그 여자를 실험실로 데려와라."


"...네, 알겠습니다."


그런 짓을 지속해서 한다면 자신의 몸이 망가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거부권은 없었다.


"더는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해, 만일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네년의 동생은 살아있는 채로는 보기 힘들 것이다."


"....네"


데일 백작은 문밖으로 나갔다.


발걸음이 점점 멀어져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고요해진 지하실


그녀는 주먹을 쥐고선 다짐을 했다.


"러셀... 조금만 기다리렴... 언니가 금방 구해줄게"





***



찌르륵 ㅡ 찌륵 ㅡ


바깥사람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잠잠해지고


벌레 우는 소리가 깊은 밤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하다.


게럴드는 모든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내가 모르는 얘기들은 아이작이 대답해 주었다.


처음 안 사실이지만 내가 있는 왕국의 이름은 위칠 왕국이라 하고, 이곳 비오 마을은 위칠 왕국 서쪽 끝에 있는 마을이라 한다.


아이작에게 얘기를 듣는 내내 자기 자신을 책망했다.


현재에 안주하여 정보수집을 안 했기 때문이다.


정말 뼈아픈 실수이지 않을까 싶다, 이것에 대해선 반성해야 한다.


얘기를 돌려서, 게럴드가 한 얘기를 하자면


왕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안 보인 지 꽤 되었다.


그 뒤로 왕명에 의해 1 왕자는 원정을 나갔고 2 왕자는 다른나라로 유학을 갔다.


그리고 3 왕자, 그 돼지가 유일하게 왕성에 모습을 보이는 왕족이다.


레딘과 게럴드는 수상하게 느껴 미리 왕성에 첩자를 잠입 시켰다.


그리고 정보를 받으러 접선 장소에 갔지만, 첩자는 없었고 첩자가 남긴 쪽지만이 있었다.


아마 첩자인 것을 들켜 쫓기는 바람에 빠르게 쪽지를 두고 잡혀간 듯하다.


그 쪽지에는 실험에 관한 정보가 적혀있었다.


왕성 지하에 실험실이 있고, 그 실험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인물이 데일 백작이라는 모양이다.


그리고 여식들을 내준 마법사들을 찾아갔지만,


그들은 자신에게 '딸'이라는 존재가 있는지도 모르는 거 같았다.


아마 그 데일 백작이 정신과 관련된 기술로 증거인멸을 한 듯 하다.


'정신과 기억을 조종하는 스킬은 흑마술 계열의 스킬일 텐데...'


꼬르르륵


점심 먹고 밤늦게까지 먹질 못해 배가 울렸다.


"윽.."


"풉.."


나는 진지한 상황에서 꼬르륵 소리나 냈다는 사실에 얼굴이 빨개졌고


아이작은 그런 나를 보며 비웃었다.


"아직 주점이 열려 있을 테니 그쪽으로 가자꾸나"


게럴드는 그런 나를 배려해주는 듯했다.


"네.."


"그전에 한가지 알려다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목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리니 레딘과 기사들이 있었다.


"레딘님 충분히 쉬셨습니까?"


게럴드는 걱정하는 듯했다.


"그냥저냥이다, 일단 델기우스 네놈의 정체는 뭐지?"


그는 나를 노려보고 있다.


"..."


"네놈은 이상하다, 인간으로서 느껴져야 할 마나가 느껴지지 않아, 그런데도 그런 조그마한 소환수들을 감청에 썼지"


"레딘, 그는 믿을만..."


란트네는 그를 막아보려 했지만,


"아뇨, 란트네경이 믿더라도 저는 믿지 않겠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것들은 절대 소년이 할만한 행동은 아니거든요."


아무리 란트네라는 보증수표가 있어도 쉽사리 믿지는 못하나 보다.


하긴 어느 세상의 14살짜리가 소환수도 부리고 혈기를 내뿜고 감청을 하겠나


그리고 이 세계에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마나가 없으니 의심할 수 밖에 없지.


블러드 헌터는 혈기의 힘을 사용하는 거지 마나의 힘을 쓰지 않는다.


"으음.."


란트네도 말이 없어졌다.


어느 정도 예상했으니 내가 대답할 답도 정해놓았다.


"어차피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레나님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대신에 아버님이 계시니."


혈기를 끌어모아 손바닥 위로 둥글게 모았다.


"이건... 도대체..."


레딘은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뒤에 있는 게럴드와 아이작도 놀랐다.


"저는 차원의 균열을 통해 다른 세계에서 온 인간입니다."




***



델기우스 손 위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이 동그랗게 뭉쳐져 있었다.


다른 세 사람이 놀라하고 있는 와중에 놀라지 않은 란트네가 가까이 가서 만져본다.


"확실히 물체가 있는듯하면 없는듯한 살면서 처음 본 기운이다."


"아, 레딘님이 아까 보신 것은 이 기운으로 만들어진 소환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검은 기운에서 검은 개가 나왔다.


"헥헥.. 멍!"


"...이건 생명체인가?"


레딘은 개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내부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생명체라 부를만했다.


그렇다는 것은 저 힘은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델기우스는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


"으음... 일단 생명체는 아닙니다."


"일단 아니라니?"


"사실 저도 이 힘에 대해 잘 아는 편이 아니라서요, 하지만 제 분신이라 생각하시면 편하실 겁니다."


"분신이라..."


말이 안 되진 않았다.


실제로 일루젼이라는 마법도 자신과 똑같은 기운을 내포한 분신을 쓰는 마법도 있으니.


자세히 보니 개의 기운이랑 델기우스의 기운이 똑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네가 다른 차원에서 왔다는 증거가 안된다."


마치 그 말을 하길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작을 바라봤다.


"아이작? 저와 처음 만났을 때 옷을 가지고 있죠?"


"어..어? 가지고 와줄까?"


델기우스의 힘에 멍을 때린 아이작이 정신을 차렸다.


"네, 부탁드릴게요"


잠시뒤


아이작이 2층에서 델기우스가 말한 옷을 가져와 탁자에 펼쳤다.


"이게 제가 차원을 넘어왔을 때 입었던 옷입니다, 아마 이쪽 세계의 물건이 아닐 거라 생각하실 겁니다."


확실히, 그 옷은 전혀 달랐다.


박음질이나 옷의 질감이 다른 대륙 물건에서조차도 볼수 없는 것들이었다.


"...정말이군, 이런 옷은 처음 보는군"


"그렇죠? 이 옷은 저희 쪽 세계 사람들이 속옷으로 자주 입는 옷입니다."


"...."


고민하는 나의 얼굴을 보자 불안한 듯 델기우스는 말을 이어간다.


"일단 믿어달라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건 알아요.. 하지만 레나님 한테만큼은 빛이 있어요, 그걸 갚게 해주세요"


레나의 보고서대로 소년의 표정에서 모든 게 드러났다.


"...알겠네"


"후우...감사합니다, 그럼 밥을 드시러 가지 않겠습니까?"


배가 고프다는듯 배를 문지르는 델기우스


"....그러지"


"그럼 출발하세"


어느새 정신 차린 게럴드가 문을 열었다.




***



"헌데 아이작은 제 출신에 대해 궁금하시지 않으셨나요?"


길을 걷는 도중에 문뜩 물어보는 델기우스


"물어보고는 싶었는데 아가씨께서 굳이 안 물어봐도 델이 알아서 얘기해줄 거라고 하더라"


"음..."


아가씨 얘기에 표정이 굳어지는 델기우스


"아가씬 괜찮을 거야 그리 보여도 꽤 강인한 사람이니깐."


"아뇨, 레나님은 강인하지 않아요."


델기우스는 단언했다.


"...."


갑작스러운 말에 말문이 막혔다.


"레나님은 그저 강인한 척 연기하는 것뿐이지, 누구보다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사람일걸요?"


"그래서, 너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거냐?"


"레나님이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 것뿐이죠"


"?? 무슨 소리야? 그게"


"있어요, 그런게.... 그러고 보니 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왜 그렇게 놀란 표정을 지으시곤 웃으신 거죠?"


창피한지 말을 돌리는 델기우스.


"아, 그거 너 엄청나게 경계하는 표정이라 별로 기대는 안 하고 있었는데, 얘기해서 놀랐지. 그리고 이름을 말하곤 불안해하는 표정이 웃겼어."


"...제 표정이 그렇게 잘 드러나나요?"


지금은 어려워하는 표정이다.


"뭐, 너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음... 어렵네요.."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할 거다."


어느샌가 주점 앞에 도착했다.


아이작은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는 기사들과 레딘을 안내했다.


그렇게 주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각자 해산 후에 다음날에 얘기하기로 했다.




***



늦은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온 나는 간단히 세면 후에 침대에 누웠다.


어떻게든 자기 속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감정들이 넘치지 않게 조심하려 했지만 혼자가 되니 갖가지 생각이 난다.


레나가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적진에 있지 않은가.


이미 몹쓸 짓을 당한 것이 아닌가.


자신이 빨리 도와주러 가야 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아는 게 없네"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선택지라곤 얘기를 듣는 것뿐.


"하아아...."


자신의 한심함에 한숨이 나왔다.


블러드 헌터의 힘을 처음 보고 기대감이 쏫구쳤다.


자신이 강자가 된 것이 아닐까 하고.


하지만 란트네를 만나고선 깨달았다.


자신은 약하다는 것을.


기대감이 깨졌고 그냥 현재에 안주하며 살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가만히 서 있는걸 선택했다.


그 결과가 이 꼴이다.


끊임없는 자괴감, 자기혐오


전생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단지 아득바득 서서 버틸 줄 밖에 모르는 자신이다.


잠이 몰려온다.


'이런 상황에서 잠이 몰려온다니, 레나는 울며 밤을 지새울 수 있는데.. 나란 놈은..."


눈이 점점 감기며


그대로 잠에 빠졌다.


작가의말

후우, 이제 슬슬 전개가 빨라질 타이밍인 거 같네요

박치기하며 쓰는 글은 고통스럽지만 조금씩 써지는 게 의외로 기분이 좋네요 ^^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개연성이 별로 아니다 싶은 것들은 언제나 댓글이나 쪽지로 알려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Next, Game Lif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 작전 21.05.06 7 0 13쪽
» 자기혐오 21.05.04 15 0 12쪽
5 누구보다도 바라는 것 21.05.01 18 0 11쪽
4 전력을 다하다 21.04.28 31 0 11쪽
3 고민하다 21.04.26 43 0 12쪽
2 다시 태어나다 21.04.25 51 0 21쪽
1 프롤로그 21.04.24 63 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