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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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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2.11.09 11:15
조회
645
추천
11
글자
12쪽

24.

DUMMY

“네놈들이 왜 세상에서 마교라 불리는지 아느냐? 이런 짓거리가 정당하다는 개소리를 하니 그렇다!”

“네놈들이 약한 걸 왜 내 탓 하지? ··· 나는 강해서 사는 거고 썩어 빠진 네놈들은 약해서 죽는 것 뿐이다.”

“흥! 아직, 네.놈.이. 이기지 않았다!”


진소명이 핏기 하나 없는 얼굴을 한 채 연검을 털었다.


차라랑~


‘어떻하든 마영을 믿고 일각이라도 시간을 끌어야 한다’


은성단이 어떻하든 이쪽으로 오기 위해 애쓰는 게 보였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못 가게 막는 인마령과 흑살대에 가로막혀 당장은 어쩔 수 없어 보였다.


‘내가 막아야 한다’


암담했다. 그러나 해야 한다. 위진성을 위해서.



진소명은 서둘렀다. 저 음흉한 놈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쓰와아아---


조금이나마 회복한 공력을 일으켜 구궁미종보를 밟으며 접근했다. 장리천이 힐끗 위진성을 봤다. 그리곤 위진성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진소명에게 철마수를 내질렀다.


진소명은 당연히 맞부딪힐 생각이 없었다. 일단 장리천을 위진성과의 거리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파라락!


진소명의 신형이 어지러이 흔들리며 철마수를 흘려냈다.


“흥”


장리천은 내뻗은 장력을 급히 거둬들이며 위진성 쪽으로 신형을 날렸다. 공력의 수발이 자유로운 그였기에 재빠른 행동이 가능했다.


“헛!”


진소명이 부지불식간에 경호성을 뱉으며 검기를 뿌렸다. 장리천이 신형을 멈추고 철마수를 내질렀다.


쾅----


“흡..”


이미 중한 상태의 진소명이었다. 위진성이 벌어준 잠깐의 시간 동안 내상약을 먹고 운기조식을 해서 겨우 기혈이 돌게 했다.


무공을 펼치는 것도 위험하고 큰 무리인데 철마수와 격돌했으니 무사 할리가 없다.


"푸읍"


겨우 진정되던 내부가 다시 진탕됐다. 기혈이 역류하며 피가 입에서 쏟아졌다.


뚝 뚝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을 생각도 못하고 눈을 치뜬 체 장리천을 노려 봤다.


장리천은 즐겁다는 얼굴로 진소명을 봤다. 이제 동주천을 처리하면 신교에서 자신의 위치가 달라질 것이다.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것이다.


‘더 즐겨도 되겠지’


장리천은 시선을 돌려 여전히 쭈그리고 있는 위진성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를 향해 성큼 걸어 갔다.


“놈!!”


진소명이 입을 열자 입에서 피가 꾸역꾸역 흘러 나왔다. 그러나 장리천은 망설임 없었다. 오른손 검지를 들어 마영지를 날렸다.




사혈인 기문혈에 맞고 위진성의 상체가 젖혀졌다.


“안돼~~~에!!”


장리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뒤에서 나는 외침을 무시하고 마무리로 마령각을 휘둘러 중완혈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쾅~


“진성~~~!!!”


위진성이 팔다리가 축 늘어진 채 훨훨 날아간다.



이럴 순 없다 이럴 순 없어



진소명의 표정이 망연해졌다. 멀어져 가는 위진성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짧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처음이었다. 그와의 시간들이. 그런데 이렇게 이렇게 ···.



‘이건 아니잖아’






차갑다. 지법에 맞은 세 혈도에서 냉기가 퍼지려 한다. 꼼짝을 할 수 없다.


‘어찌 해야 하는가?’


진소명의 외침이 들렸다. 어서 일어나 저놈을 때려 눕히고 싶다. 그래서 파렴치한 짓을 응징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소명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초승달 웃음을 보이며 좋아하는 그녀를 보고 싶다.


이러고 있을 순 없다. 뭐라도 해야 한다. 위진성은 소천심공으로 막힌 세 혈도를 뚫어보려 했다. 그러나 도달하기도 전에 차가운 냉기에 막혔다. 냉기가 퍼지려는 걸 막아 두는 게 고작이었다.


이번엔 거궐혈 쪽으로만 공력을 보냈다. 내부에서 냉기와 소천심공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위진성은 물러서지 않고 최소한의 공력만 빼고 몰아갔다. 혈도 주변 부위에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격한 통증이 일어났다.


‘큭’


악다문 입술에서 피가 터져 흘렀다. 안에서 벽력이 깃든 채찍이 때리는 듯 하다. 몸이 폭발할 것 같다.


쾅----


내부에서 거대한 충돌이 있었다. 위진성의 귀에만 천둥이 쳤다.


소천심공과 마기가 힘겨루기를 하다가 심맥을 건드렸다. 보통은 내상을 입고 마는데 그의 내부에서는 뭔가 거대한 힘이 일어났다.


잠자는 걸 깨운 것에 화가 났는지 그 힘은 마기를 집어 삼켰다. 더해서 소천심공도 밀어 부치며 푹주를 시작했다.


거궐혈에서 시작된 폭주는 전신 혈도를 휩쓸고 다녔다. 그러면서 갈수록 강력해졌다. 각 심맥에 있던 기운들이 합쳐지며 눈덩이 불어나듯 커진다.


견정혈, 비유혈에 있던 마기는 해일에 휩쓸리는 조각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신이 뒤틀리고 타들어 가는 것 같다. 몸을 꼼짝 할 수 없다. 움직이면 거대한 기운이 폭발해서 몸이 산산조각 날 것만 같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으면 운이 좋으면 주화입마요, 아니면 심맥이 가닥가닥 끊어져 절명할 것이다.


‘어떻게든 단전으로 이끌어야 한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오직 이 생각만 있었다. 믿을 건 소천심공뿐. 다행인 점은 폭주하는 힘이 소천심공에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이다.


위진성은 소천심공으로 달래가며 하나씩 하나씩 혈도를 지나 단전으로 유도하려 했다. 이리저리 날뛰는 힘에 앞서서 소천심공으로 갈 길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렇게 기문혈을 지나치려 할 때였다.




마영지가 기문혈을 때렸다. 얌전히 이끌리던 힘이 폭발하듯 일어났다. 마기가 침입하자 포효하는 듯 했다.


더 거대해진 힘이 폭발하자 더 이상 제어가 불가능했다. 그대로 폭주해 양문혈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면 전신 혈맥이 터질 것이다. 그렇다고 위진성이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저 눈 뜨고 폭주하는 힘을 지켜볼 뿐이다.


그렇게 엄청난 힘이 혈도에서 사방팔방으로 날뛰려던 찰라, 외부에서 거대한 충격이 중완혈을 강타했다.


다른 곳으로 가려던 힘이 중완혈로 진로를 바꿨다. 중완혈은 배꼽과 명치의 중간 지점에 있는 주요 혈자리였다. 중요할 뿐만 아니라 진기가 내달리는 큰 경맥 중 하나다.


폭주하는 힘은 중완혈을 지나쳐 맹렬히 달렸다. 하완, 음교, 기해, 석문, 중극을 지나쳐 마침내 회음혈로 질주해 갔다.


회음혈은 임,독 양맥이 만나는 지점을 일컫는다. 옛날의 선인들이 생사현관이라 칭했던 곳! 거대 힘이 광풍노도처럼 내달려 도착한 곳이 그곳, 생사현관이었다.


헌데 그곳에 이르자 힘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막혔다. 두꺼운 탁기의 장벽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에서 몰려드는 힘들은 계속 쌓여만 갔다.


힘이 점점 불어나자 장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견고해 보이던 장벽에 일단 금이 가자,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건 순식간이었다.


장벽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번지더니, 마침내 임계점을 넘자 장벽이 큰 소리를 내며 허물어 졌다.


쾅!!!


‘생사현관’ 이라고도 부르는 임독 양맥이 타동됐다.



생사현관의 타동!


무림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바램이다. 그것이 위진성은 이렇게 심맥에 심어져 있던 환신단의 약효가 폭발하며 타동되었다.


이제 힘은 독맥을 거처 임맥을 지나 단전으로 향했다. 단전에 이른 힘을 위진성은 소천심공으로 강하게 붙잡아 머물게 했다. 날뛰던 힘들이 드디어 단전에 자리를 잡았다.


기의 바다에 바닷물이 가득 차 오른다. 위진성의 의식이 아득해져 갔다. 심연의 바다에 깊이 침잠하듯 의식이 멀어져 간다.



“진성~~”


그런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즉시 마음이 요동쳤다. 그리고 낚시줄에 걸려 올려진 물고기처럼 의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공중에 떴었나 보다. 땅에 부딪혔다. 아프지 않다. 의식이 점점 또렷해져 간다. 등에 딱딱한 지면이 느껴진다. 흙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감각도 점차 돌아왔다.


그 상태로 몸을 돌아봤다. 먼저 마영지에 가격당한 부위는 이상이 없다. 강한 타격을 받았던 중완혈 부위도 괜찮았다. 게다가 앞서 입은 도기에 당한 상처도 아물어 있었다.


내부에서는 진기가 막힘 없이 흐르고 있다. 임, 독맥에서 막히던 진기가 시냇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른다.


단전에는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공력 때문인지 충만감 가득하다. 무엇보다 진기의 흐름이 더 부드럽고 세밀해졌다.


그 전에는 곰방대 두 개로 좁쌀 한 알을 집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세공용 집게로 집는 느낌이랄까?


내공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달라졌다. 임, 독 양맥이 타동되면서 진기는 끊어지지 않고 세세하게 흘렀다. 혈도 말단까지 운기되고 멈추는 법도 없다.


이제 그전과 비교해 더 적은 공력으로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게 됐다. 생사현관이 타동된다고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소천심공의 공능 중 하나일까? 아니, 어쩌면 환신단의 효능일 수도 있겠다.


같은 수준의 공력이라도 소천심공은 더 빠르고 오랫동안 공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전신 세맥까지 미세 진기가 다다르고 멈춤 없이 흐르기 때문이다.


물론 소천심공만으로 이런 효능이 지금처럼 뚜렷하게 발현된다 할 순 없다. 검왕문의 옛 사람들이 지금의 위진성을 본다면 갸우뚱 거릴지도 모르겠다.


소천심공이 천고의 내공심법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위진성에게 일어난 기연이 오직 소천심공 때문이라 말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너무 슬퍼 말아라. 너도 곧 따라 갈테니.”


진소명이 텅 빈 눈동자를 몇 번 깜박였다. 위진성을 보며 하얗게 비어 가던 눈동자에 장리천이 잡히자 붉은 기운이 맺혀갔다.


“네놈은 내가 죽어서라도 잡아가마.”

“죽으면 저놈처럼 말이 없다. 내 네년을 잡아 족쳐서 본거지를 불게 하려다 자비를 베풀어 길동무로 보내주는 것이니 그리 알거라.”


당연히 고마워해야 한다는 듯 장리천이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 어짜피 구원군이 올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이미 진소명을 생포하는 게 그리 좋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휘우우웅


장리천의 우장에 철마수 공력이 담겼다.


‘그냥 가지 않는다’


진소명이 연검에 공력을 주입했다. 단전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갈라지고 요동친다. 그러나 진소명은 신경쓰지 않았다.


깨문 입술에서 피가 흘렀다. 한 번만 주어질 것이다. 부딪히면 더 이상 못 견딘다. 이럴꺼면 처음부터 무리를 해서라도 은하성검을 펼칠 걸 그랬나?


‘어짜피 지난 일이다. 할 수 있는 걸 하자!’


부웅---


장리천이 두 팔을 벌리고 붕새처럼 날아 떨어져 내렸다. 좌장엔 흡성대법을, 우장엔 철마수 공력이 담겼다.


연검이 빠르게 허공을 다섯 번 찍었다. 점들이 연결되며 희미한 은색 선들이 나타났다. 은하성검 중 제이초 은하성두다. 공력이 충분치 않아 연결된 선들이 희미했다.


은하성두에 덮쳐오던 철마수가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은색 장막을 뜷고 들어갔다. 그 잠깐의 틈에 진소명이 소슬혜보를 펼치며 옆에 섰다.


입에서 다시 선혈이 흐른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횡으로 검을 그었다.


내지른 우장 때문에 빈 옆구리를 베어가던 연검이 막 닿으려는 찰라, 장리천의 신형이 팽이처럼 돌았다.


파라라락---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철마수를 벼락같이 연속 사 장 갈겼다.


파파파빵----


진소명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피할 곳을 모두 점하고 철마수가 휩쓸어 왔다.


‘여기까지 인가?’


담담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철마수에 시선이 향했다. 허나 진소명의 눈에 보이는 건 철마수가 아니었다. 사람이 죽을 땐 살아온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하지 않는가?


장면들이 연이어 지나갔다.


꽃놀이를 한다고 혼나던 모습, 생일 선물 받고 좋아 방방 뛰던 거. 시와 서화책을 보다 꾸중듣는 모습, 친구들과 개구지게 장난치는 장면. 막혀 있던 무공이 마침내 벽을 넘어섰을 때의 환희.


그리고 위진성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알 수 없는 끌림. 그리고 함께 한 순간들.


콰콰콰쾅!


헌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천둥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마수가 하나 둘씩 깨져 나갔다. 무언가 엄청난 속도로 옆에서 들이 닥치면서 휩쓸고 지나갔다.


“검??”

“???”


진소명도 장리천도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작가의말

작가의 설명 


마교 : 마교의 원형은 중동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 교입니다. 불을 신성시 여기고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는 천축(인도)을 거쳐 중원으로 전해졌습니다. 

명칭이 다양한데, 마교 명교 배교 배화교 신교 천마신교 등이 있습니다. 모두 같은 곳을 지칭합니다. 특히, 신교는 마교도들이 자신들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합니다. 명교라고 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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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22.11.07 675 11 12쪽
20 20. 22.11.07 69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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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22.11.05 700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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