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35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23 17:15
조회
355
추천
5
글자
12쪽

167.

DUMMY

“날 아는가?”

“푸후후-. 날 아냐니··· 무슨 그런 말이 있지?”

“난, 처음 보는데 당신은 나를 잘 아는 것 같으니 말이야.”

“안다면 알지~. 감히 맹주님의 대업을 막으려는 놈이라고 말이다.”


스윽


갈색 수염은 손을 어깨 뒤로 넘겨 대도를 뽑았다. 몸체가 커서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참마도만큼 크고 두꺼운 도였다.


저건 용도가 두 손으로 잡고 휘둘러야 하는 도였는데, 갈색 수염은 거뜬히 한 손으로 움켜쥐었다.


“혹시··· 천군단주?”

“크흐흐, 제법 눈치는 있군그래-. 맞다. 이 몸이 맹주님을 모시는 천군단주, 철심투혼 이두창이다.”



이제사 장막에 가려져있던 천군단주가 등장했다.


십오 년 전 녹림대전 때, 그가 보인 활약은 아직까지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얼마나 많은 산채와 녹림도들이 그의 대도 아래, 기둥이 꺾이고 고혼이 됐었던가?


그 당시 이두창의 업적은 일일이 꼽기 힘들 정도였었다 한다. 특히나 단신으로 대채에 뛰어들어 총채주의 목을 땄던 일은 거짓말 조금 보태져 신화처럼 회자되곤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마다, 부풀려져 나중엔 홀로 대채를 불태웠다는 식이었다.


이두창은 여지껏 볼 수 없던 도법으로도 유명했다. 패도적이라기 보단 살인적이라 할 정도로 살벌한 도법을 펼치는 게 그였다. 그래서 한 때는 사마외도로 오해를 살 정도였었다나?


하지만 이는 이두창의 격하고 치열한 성정에 맞는 도법으로 치부됐었다. 그런 이두창이 광기까지 담긴 눈빛으로 위진성을 가로막고 서 있다.



위진성은 호흡을 골랐다. 저 자에게서 흘러나오는 무형지기가 매우 불쾌하고 끈적끈적했기 때문이다. 묘하게 신경을 긁는다.


소천심공이 운기돼 마주 무형지기를 일으켰다.


파파팟—


둘 사이의 돌멩이들이 불위의 콩 튀듯 튄다. 위진성이 검병을 잡아가는 순간이었다.


“ ! ”


일순간, 그의 눈에 상대가 분리되더니 겹쳐져 보였다. 그러니까 이두창이 둘이 된 건데··· 헌데 해괴한 형상이 원래의 이두창에 덧씌워졌다.


‘저 건.. 뭐지?’


겹쳐진 모습은 온전한 사람의 형태가 아니었다. 간단히 말해, 상체는 인간인데 배꼽 밑은 말과 같았다.


왕성한 수염과 근육질의 상체, 그리고 굵은 네 다리와 말꼬리까지. 영락없이 인간의 몸통과 말을 붙여놓은 몸이었다.


인간 이두창이 대도를 쥐었듯이 겹쳐진 괴물도 녹이 슬고 톱니바퀴가 달린 도를 들고 있었다. 톱니 사이사이엔 썩은 살점들과 창자가 너덜거렸다. 더해서 검붉은 피딱지들은 곳곳에 들러붙어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도신에 새겨진 악마상이었다. 섬뜩한 모양의 악마상에게서 전해지는 알 수 없는 한기! 그건 보는 것만으로도 등골을 쭈뼛 서게 만들었다.


이것이었나? 위진성이 느꼈던 불쾌함의 정체가···



한찰나 동안 꿰뚫어 본 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둘은 동시에 초식들을 펼쳐갔다.


쾅~~


위진성의 쾌검을 이두창의 악마도가 튕겨냈다. 개의치 않고 위진성은 연속으로 섬광일섬을 펼쳤다.


콰콰콰—콰앙-----


눈 깜박거릴 시간 동안, 수십 번의 섬전과 악마도가 번뜩였다. 한 차례 충돌 후 위진성은 잠깐의 틈을 두었다.


상대는 대도를 쓰면서도 자신의 쾌검을 모두 막아냈다. 반탄력으로 볼 때, 이두창의 역도는 보이는 대로였었다. 거기에 비쾌하기까지 하니, 위진성 입장에서도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었다.


“역시··· 받았으니 나도 줘야지?”


이두창이 혀로 아랫입술을 핥았다.


콰르릉~~

푸슈슈-수우----


갑자기 장면이 건너뛰고 이두창은 위진성의 위치에, 위진성은 원래 자리에서 오 장여 이동해 있었다. 그리고 악마도와 대정검에서 허연 연기들이 솟구쳐 허공에서 흩어졌다.


뭐가 어떻게 진행된 건가?


콰쾅~

퓨슈수---


이번에도 둘의 위치는 동일하게 바뀌어 있었다. 살기를 가득 머금은 이두창이 비릿하게 말했다.


“좋아, 한번 더.”


쿠와앙----

파츠츠으----


굉음이 울리고 검날과 도신에선 희뿌연 연기가 흩날렸다. 이를 본 중인들의 시야에 이두창이 도극을 위로 향하고 한 곳을 노려보는 장면이 잡혔다.


눈길 끝에는 물론 위진성이 있다. 그는 검을 중단으로 하고 역팔자 눈썹으로 상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씰룩


이두창의 볼과 입술이 몇 차례 씰룩였다. 힘과 속도가 담긴 자신의 파상 공세를 위진성이 이렇게 정면으로 받아낼 거라 예상치 못했을까?


콰드득-


장면이 바로 바뀌었다. 위진성이 이두창 앞에 나타나 검을 쳐내자 그가 대도로 받아냈다. 헌데 위진성은 도와 맞닿은 상태에서 힘을 거두지 않고 계속 쏟아냈다.


그러자 이두창도 막대한 공력을 끌어올려 맞섰다. 싸움의 양상이 바뀌었다.


끼리-리—익----


공력 대결이 팽팽하다.


츠츠- 츠으----


막대한 공력들로 검과 도가 맞닿은 곳에서 불똥이 튀고···


드 드으- 드드득—


움직이지 않던 검이 서서히 도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끄아아~압!”


우렁찬 기합성과 함께 이두창의 관자놀이 위에 힘줄들이 불끈 불끈 솟았다. 그러자 밀리던 대도가 버텼다.


“···.”

“···.”


두 사람의 눈동자가 도검 위에서 맞부딪혔다. 이두창은 꿰뚫어 보는 듯한 상대 눈동자에 의문을 느꼈다.


‘저놈이.. 진짜로 보는 건 아니겠지?’


이두창은 설마 했지만 그는 보고 있었다. 위진성의 눈동자엔 상대 모습에 겹쳐진, 반인반마가 정확히 보였다.


반인반마는 철주 같은 네 다리를 땅에 박고, 눈 주위는 잔뜩 찌푸린 채로 힘을 다하고 중이었다. 사람 모습의 상체 근육들이 울퉁불퉁 부풀었다.


‘이 공력을 받아내다니··· 대단하군’


지금 위진성은 소천압중심공으로 대정검을 밀어내고 있다. 헌데 저 자가 그 어마어마한 공력을 버티고 있으니 의외기도 했고, 저 반인반마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그극---


그가 대정검에 소천압중심공을 가일층 더했다. 그러자 아슬하게 버티던 대도가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끄으으~ 읍.”


안면이 터질 것처럼 붉어진 이두창의 신형이 대나무 휘듯 앞으로 굽어진다. 하지만 그런다고 공력의 차이를 극복할 순 없다.


드드드—


이두창은 삼 장이나 밀려나자 더 버티지 못하고 수를 바꿨다. 그는 상대 힘까지 이용해 비스듬히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악마도를 사선으로 쳐냈다.


이 모습을 보는 위진성의 망막엔 반인반마가 공중에서 악마도로 내리긋는 상이 맺혔다. 악마도에서 검붉은 기운이 뭉클뭉클 쏟아져 나왔다.


정확히는, 현실의 대도에서는 난폭한 도기가 흘러나왔고 다른 세상의 악마도에선 불길한 기운이 퍼부어지는 것이었다.


악마도해 칠도


그중에 ‘마왕현신’ 이다.


아무리 이두창이 악마의 기운을 제어하려 해도 다 누를 순 없다. 마의 기운은 난폭함으로 치환되어 온 몸에서 뿜어졌다.


이에 맞서 위진성이 선택한 건 풍백파산이었다.


종으로 일어선 대정검이 환한 빛을 머금고 하늘로 솟구쳤다. 은은한 광채는 결코 약하지 않아서 짙고 농밀한 도기를 갈라갔다.


난폭한 도기를 가르는 빛나는 검과 그 뒤를 따르는 검객 하나.


한 번 보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강렬한 광경과 함께 대정검은 도기를 반으로 잘랐다.


촤아아아 아----


무엇이 잘리는 음향이 있고, 검이 이두창 앞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두창이 그 자리에서 푹 꺼지듯 사라졌다.


검은 빈 공간을 지나치고, 검객은 밑으로 급속히 떨어졌다. 머리를 아래로 하고 하강하는 검객 아래엔 아직 떨어져 내리는 반인반마가 있었다.


이두창도 자신과 상극인 기운을 느끼고 고갤 들어 위진성을 봤다. 상대는 좌장을 뻗어 막 장력을 날리는 중이었다.


이대로면 자신의 머리통이 박살날 상황. 그도 황급히 마주 장력을 갈겼다.


콰아-꽝~~~


이두창은 본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내리꽂혀 땅속에 박혔다. 자욱히 일어나던 흙먼지는 뒤따르는 검기에 사방으로 밀려나야 했고.


콰아아앙-----

파라락-


위진성이 검결지를 풀고 구멍 난 대지를 바라봤다. 저 앞에 동굴 같은 깊은 구멍이 새로 생겼다. 물론 이두창이 몸으로 만든 구덩이였다.



혼전 중에도 이쪽을 힐끔 거리던 군웅들은 둘의 싸움이 끝났다 생각들 했다. 그만큼 이두창은 거세게 땅속으로 내리 꽂혔었다.


하지만 당사자 중 한 명인 위진성은 몸을 돌리지 않았다. 군웅들이 의문을 느끼려 할 때, 땅이 꿈틀 거렸다.


툭-

투둑

후두두득--- 콰직!


땅속에서 이두창이 흙덩이들과 함께 올라왔다.


후두두둑-


흙먼지가 가라앉고 사물이 분간 되자,


“헙-?”

“헛?!”


군웅들 입에서 경악성이 터졌다. 이두창을 보라-!


좌측 상반신부터 오른쪽 하반신까지 갈라져 있다. 그 안으로 뼈는 물론이고 장기들까지 보였다. 게다가 왼팔은 기이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뼈 하나는 살을 뚫고 삐쭉 나와 있고.


그런데 군웅들의 입에서 경악성이 나온 건 참혹함 때문이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액체가 상처에서 부글 거리며 끓고 있기 때문이었다.


“저 게.. 뭐지?”


누군가 군웅들의 공통 의문을 소리내 발했다. 저 상태로 움직이는 것도 놀라운데, 이두창은 대도를 들어올렸다. 군웅들이 이두창을 볼 때, 위진성은 겹쳐진 반인반마를 노려보았다.


반인반마는 검붉은 마기를 철철 흘리면서 광분하는 중이었다. 고통스러운지 빈 손으로 갈라진 곳을 움켜 쥐었다.


“크르르르--- 끄으윽”


유부의 호곡성 같은 기음을 낸 이두창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꽝~~


다시 시작됐다.


콰앙--- 쾅 쾅쾅


아까보다 더 빠르고 흉폭한 기세로 이두창은 상대를 몰아쳤다. 일도 일도에 검은 도기가 펼쳐졌고 그 기운에 조금이라도 닿은 잡초들은 순식간에 말라 죽었다.


쾅쾅쾅쾅—


워낙 빠른 속도에 군웅들은 번쩍였다 나타나 격돌하는 장면만 볼 수 있었다.


쾅~쾅쾅


기세론 위진성이 밀리는 듯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수세로 받아내면서도 그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두창과 저것은 관계가 있다’


반인반마가 괜히 겹쳐져 보이는 게 아닐 터.


위진성은 공격을 쳐내면서 저 둘을 유심히 주시했다. 방금 전 자신이 펼쳤던 풍백괴공으로 확신이 들었다.


위진성은 장력을 날리고선 대정검을 쏘아냈었다. 상대는 여기서 끝났어야 했다. 풍백검기에 그렇게 당하고도 저렇게 움직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콰앙----


하물며 이런 공세까지··· 그는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쾅----


빛의 속도로 덤쳐오는 대도를 쳐내고 위진성이 궁신탄영을 펼쳐 앞으로 튀어나갔다.


화악—

콰릉-----


다시 장력들이 충돌하고 이두창의 왼팔은 여러 각도로 꺾이고 접혔다. 고통도 못 느끼는 걸까? 이두창이 장력끼리 격돌 후, 머리를 젖혀 하늘을 봤다.


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보라, 이두창의 머리 위에는 대정검이 떠있었다. 대정검은 검극을 밑으로 한 채 종으로 서 있었고, 검 주위로 여러 개의 벽력들이 번쩍번쩍거린다.


파츠츠—

파바팍----


그리고 거대한 뇌전이 내려쳤다.


버—번—쩍

번쩍

번쩍

우르릉~~~


저 높은 하늘에서 몰아치는 뇌전이 어떻게 이곳에서, 검을 통해 발현된단 말인가? 하지만 잘못 본 건 아니었다. 뇌전이 하나가 아니었으니.


총 세 번의 뇌전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이두창의 움직임도 멎었다. 몸이 엉망진창인 상황에서도 꽉 쥐고 있던 악마도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첫 뇌전에 가루가 됐으니까.


이두창은 불신의 빛을 띄고 위진성을 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교 종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6 176. 23.03.04 348 3 12쪽
175 175. +1 23.03.03 357 5 11쪽
174 174. 23.03.02 400 6 11쪽
173 173. 23.03.01 365 5 11쪽
172 172. 23.02.28 337 6 11쪽
171 171. 23.02.27 352 7 12쪽
170 170. 23.02.26 360 6 12쪽
169 169. 23.02.25 346 5 11쪽
168 168. 23.02.24 357 6 12쪽
» 167. 23.02.23 356 5 12쪽
166 166. 23.02.22 347 6 12쪽
165 165. 23.02.21 350 7 11쪽
164 164. 23.02.20 347 7 12쪽
163 163. 23.02.19 342 4 11쪽
162 162. 23.02.18 355 5 12쪽
161 161. 23.02.17 372 7 12쪽
160 160. 23.02.16 366 7 12쪽
159 159. 23.02.15 348 7 12쪽
158 158. 23.02.14 355 7 12쪽
157 157. 23.02.13 340 6 11쪽
156 156. 23.02.12 372 4 12쪽
155 155. 23.02.11 369 5 12쪽
154 154. 23.02.10 356 6 12쪽
153 153. 23.02.09 342 6 12쪽
152 152. 23.02.08 326 6 11쪽
151 151. 23.02.07 340 6 12쪽
150 150. +3 23.02.06 374 6 12쪽
149 149. 23.02.05 328 6 12쪽
148 148. 23.02.04 337 6 12쪽
147 147. 23.02.03 401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