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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30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10 17:15
조회
355
추천
6
글자
12쪽

154.

DUMMY

“일이라면.. 무슨 일이었소?”

“음.. 난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인적이 드문 산길로 움직였소. 그런데 어느 날 밤에-··· 야산을 질주하고 있었는데 그 자가 달빛 아래에 있었소. 마치 날 기다리듯이 말이오.”

“그 자라면?”

“맞소. 마교 군사라는 자. 성별이 모호한 그 자 말이오.”

“흠..”


‘사마륜이?’


언지군은 사마륜을 보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한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날 달빛 아래 서있던 그 자의 모습은···”

“···.”

“뭔가 이상 했었소.”

“이상하다니?”

“그게 콕 집어 말할 순 없는데.. 사람 같지 않다면 이해가 되오?”


이 말을 하는 언지군의 이마엔 주름이 깊게 패였다.


“그리고 날 자세히 보더이다.”


지금도 그 때가 생각나는지 그가 움츠러 들었다.


‘언형이? 그 답지 않군’


따라서 신중해진 위진성은 언지군의 이례적인 모습에 생경함을 느껴야 했다.


언지군은 풍기는 모습 그대로 배포가 크고 큰 담력을 갖춘 대장부였다. 그런 그가 특정한 상황을 묘사하면서 이렇게까지 위축된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진 않았다.


“그 자는 항시 귀계를 쓰는 자요.”


그러니 일일이 반응할 필요 없다는 말이다.


“그 당시 내가 쫓기는 상태였기에 그렇게 본 것일지도 모르오.”

“그럴 수 있소. 그리고 어떻게 됐소?”

“그 자는 다짜고짜 자신과 같이 가야 한다더군요. 그리고는 파..? 파-멸귀검이란 자를 불렀소.”


‘파멸귀검!’


두 번째 듣는다. 사대마인 중 하나라는 자.


“내가 너무 그 자에게 집중해서인지 일행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소. 두 명이 더 있더군. 아까 그 파멸귀검과 인마령주란 자.”


위진성이 흥미가 이는지 먼저 물었다.


“파멸귀검이란 자는 어땠소?”

“정말.. 놀랍더구려-! 내, 최근에 연달아 희안하고 놀라운 장면들을 봐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젠 그 만한 일이 아니면 놀라지도 않겠지 했는데.”

“파멸귀검을 보고 놀랐단 말이오?”


끄덕


‘어땠길래.. 하긴, 지옥마도나 흑광연옥도 불가사의하니···’


“더 자세히 설명해 주겠소?”

“지극히 평범한 인상이오. 특별할 것 없는 얼굴에 몸이었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그가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특징이랄 게 없었소. 헌데 군사란 자가 부르자 갑자기 눈에 확 띄더이다.”


언지군은 그때를 회상하는 듯 눈을 비스듬히 올려 허공의 한 점을 바라봤다.


“검을, 상당히 큰 검을 메고 있었소. 그런데 그 자가 몸에 두른 피풍의에서 검을 쥐기 전까진 그런 대검일지는 몰랐소. 더 정확히는.. 검이 있었는지도 몰랐었지.”


스스로 그렇다는 듯 잘게 끄덕끄덕 거린다.


“대검도 매우 특이했었소. 목검인데··· 무슨 재질인진 모르겠지만 피처럼 새빨간, 아주 붉은 목검이었소. 그리고··· 검신과 검병 모두 특이하더군.”


언지군은 과장해서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하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검신에는.. 수많은 손들이 있었소. 아니, 검신에 조각된 게 아니라 울부짖는 듯한 많은 팔들이 검신 그 자체였던 거 같구려!

검병은 대단히 날카로운 이빨들이었는데, 삐죽삐죽 나온 송곳니들이 진짜 같았고. 지나치게 현실감 있더군.”

“이빨로 된 검병과 손들로 이뤄진 검신이라···”

“그렇소. 아~! 그리고.. 그리고 검신 중간 정도에 그게 있었소.”

“ ? ”

“커다란 눈. 큰 눈이 감긴 채 조각.. 달려 있더랬소.”


울부짖는 손들에 눈이 달린 새빨간 목검. 듣기만 했는데도 섬뜩하고 불길한 느낌을 불러온다.


“음~!, 깜박했는데 아까 그 군사가 자신과 같이 가야한다 하기 전에, 이렇게 중얼 거렸소. “맞구나! 이제 네 번째도 되겠다” 라고.”


‘네 번째?’


역시나 사마륜의 하는 양은 그 진의를 알기가 어려웠다. 일이 진행되어 결과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그때서야 술수임을 알게 된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모르겠다고 방심하면 위진성처럼 자기도 모르는 새 당한다. 그가 오대산에서 사마륜한테 철저히 농락당하지 않았던가? 장기의 말처럼.


그 자와 엮이면 신경을 팽팽히 세우고 유지해야 하니 여러모로 힘들게 한다. 피곤한 자다.


“그럼 파멸귀검과 충돌한 것이오?”

“그렇소.”


언지군은 자조적인 표정을 내비쳤다. 위진성은 이것만으로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요새···무슨 일인지 계속 놀라운 것들을 보게 되는군요. 마법이란 걸 보질 않나, 위형 무공도 그렇고..”


그는 이 지점에서 말을 끊고 위진성을 쳐다봤다.


“파멸귀검도 그런 부류였소. 불가해한 무공, 무공-? ··· 뭐, 하여튼 그랬소.”

“그 자의 무공이 방금 말한.. 그 귀검과 관계 있나 보군요?”

“그렇소. 그 자가 검을 휘두르면 손들이 꿈틀꿈틀 거리더군요.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말이오.”

“움직인다니 희안하긴 하군.”

“그게 검과 권이 격돌할 때마다 내 손을 붙잡으려 하더란 말이오. 그리고 한번 잡히면 절대로 놔주질 않았소.”


살려는 몸부림처럼 필사적인 손들은 검식이 펼쳐질 때마다 언지군을 움켜 잡으려 했다. 그러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듯 필사적이었다.


조심하던 언지군은 상대가 그물망 같은 검기로 팔방을 점하자 어쩔 수 없이 검과 맞부딪쳐야 했다. 귀검의 너무도 날카롭고 강력한 검기에 언지군은 버틸 수가 없었다.


충돌의 여파로 뒤로 밀리려던 그는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손들이 한 뼘 이상 길어지더니 그를 붙잡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강력한 힘은 처음이었소. 한번 잡히니 벗어날 수가 없더군.”


위진성은 머릿속으로 당시 싸움 장면을 그려봤다.


파멸귀검은 검을 크게 크게 펼쳤을 것이고, 언지군은 권격을 날리며 피해 다녔을 것이다. 그렇게 몇 초식 흐르고 귀검이 검기로 언지군의 모든 방위를 점하고 덮쳤을 것이고.


다른 수가 없어 언지군도 마주 권력을 뻗어서 격돌했을 테고. 이후 장면은 그가 말한대로 늘어난 손들이 언지군의 몸을 꽉 붙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이··· 내가 붙잡히자 이번엔 검병의 이빨들이 움직였소. 위아래로 벌어지더란 말이오.”


뭐 이런 괴이한 일이 다 있단 말인가?


“군사란 자가 됐다하자 그 자가 혈도를 짚었고. 난 꼼짝할 수 없었소. 이후 인마령이란 자 중 하나가 날 업고 움직였소.”

“별다른 말은 없었소?”

“가타부타 말이 없었소. 인마령들이 도착하니 바로 따났소.”

“? 그럼 그땐 정신은 깨 있었소?”

“마혈과 공력만 점하고 다른 건 없었소.”

“그럼 어떻게 인마령들만 있게 된 거요?”

“남으로 가던 도중에 그 군사에게 연락이 있었소. 그때 언뜻 들으니 혁련세가 얘기 같았소.”

“혁련세가가 나왔단 말이오?”

“그렇소. 혁련세가와 무림맹의 충돌에 대해서 얘기한 거 같은데 군사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소. 그리고서 인마령주에게 지시를 내리고 인마령들 절반을 데리고 서둘러 가더란 말이오.”


‘혁련세가라··· 뭔가 계획이 틀어진 건가?’


“그럼, 파멸귀검은 같이 따라간 거요?”

“그 자는 그땐 없었소. 아마 내가 몰랐지만 앞서 이탈했던 것 같더군요.”

“··· 그렇군요.”


위진성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언지군으로부터 여러가지 도움 될만한 일들을 들었다. 특히 파멸귀검에 대한 것은 향후 그 자를 만났을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머릿속을 정리하다 언지군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단 걸 알게 됐다.


“? 나에게 따로 할 말이 있소?”




“할 말이 있어야 볼 수 있소?”

“허허. 그런 눈이니 말한 거요.”

“잘 봤소. 위형한테 묻고 싶은 게 있소.”


언지군이 강렬한 눈빛으로 직접적으로 쳐다봤다. 위진성은 대충 알 거 같았다.


“말해 보시오. 할 수 있는 건 말해 주겠소.”

“위형, 이게 다 무슨 일이오? 마법이니 또 파멸귀검 같은 자들··· 그리고 위형은 누구요?”


위진성은 손바닥으로 입가를 몇 차례 쓸었다.


“음··· 언형, 난 비천이오.”


끄덕


“역시.. 나도 그리 짐작했었소.”

“알고 있었구려?”

“그럴 거라 생각했소. 언젠가 할아버님께 비천에 대해서 들었던 게 떠오르더란 말이오. 비천 중에 손 주위에서 날라다니는 비검을 쓰는 대단한 자들이 있다고 하셨소. 매우 강하고 인상적인 검법이라 덧붙이셨고.”

“···.”

“그럼, 그 자들-. 임혼과 파멸귀검은 뭐요?”

“나도 잘 모르오. 단지 추측한다면··· 그들은 마교에서 사대마인이라 불리는 자들인데 모두 사마륜의 작품일 겁니다.”

“사마륜? 군사란 자가 그런 자들을 키웠단 말이오?”

“내 추측이오.”

“그럼··· 저런 자들이 둘이 더 있단 말이겠군요?”

“아마도. 그 중 하나는 알고 있소.”

“사대마인 중 셋을 만났단 말이오?”

“그렇소. 그 자는 지옥마도 요검화란 자요.”

“지옥마도? ···.”


멍하니 생각하던 언지군이 눈을 반짝였다.


“그럼, 그 날. 장안의 외곽에서 마교와 싸우던 날 말이오. 왜 위형이 내상을 입고 행공하던 그때, 위형이 지옥마도란 자와 싸운 것이오?”


언지군은 큼직하고 투박한 외모에 비해서 상당히 총명한 자였다. 몇 마디 말로 상황을 정리하고 추리하는 힘이 있었다.


“그렇소. 그 날 그 자와 싸우고 내상을 입었던 것이오.”

“아~.. 그 날 천둥치는 소리들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그게 싸움 때문?? 오호~ 그런..!”


언지군은 입을 다물지 못 했다. 무슨 무공을 어떻게 펼치길래 충돌로 천둥 같은 굉음이 울린단 말인가?


굉량한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했다. 소리만으로도 이렇게 놀라운데 실제 본다면 어떻겠는가?


언지군은 씁쓸해졌다. 나름 노력해 왔다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자신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아니 위진성과 비교한다면 우물 속 올챙이 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허어~. 가까이 두고도 몰라 봤다니··· 안목도 부족하구나!’


“마법이란 건 그때 나도 처음 봤소. 임혼이란 자의 말대로라면 무공이 아닌, 다른 힘인 거 같소.”

“후우~~. 허-, 이거 참!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구나... 무언가가 거대하게 진행되는 것 같긴 한데···”


그는 그래도 천하를 경영하는 팔대세가에서 차기 가주로 유력한 자다. 헌데 최근에 벌어진 일들은 자신이 아무런 힘도 없는 부평초 같았다.


세가 내에서 또는 밖에서도 그가 언제 이런 걸 경험해 봤겠는가? 언지군 입장에선 무력감을 느끼는 게 어쩌면 당연한 지도···


“언형,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지금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요. 다들 대국의 흐름이 진행되는 걸 지켜보는 상황이오. 현재 그 수레바퀴를 돌릴 수 있는 자는 극히 적을 것이오. 아마도 손에 꼽을정도 아니겠소?”


그러니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해서, 내 힘이 세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해서 실망할 필요 없다는 말이었다.


“허허··· 그렇지요. 내가 위형한테 못난 모습을 보였구려. 이런 한심한···”

“더 궁금한 건 없소?”


그는 일어서며 말을 건넸다.


툭 툭


언지군도 옷을 털며 마주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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