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33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09 17:15
조회
341
추천
6
글자
12쪽

153.

DUMMY

위진성은 장한을 보던 눈을 돌려 전속력으로 신법을 펼쳐 멀어지는 인마령주를 봤다. 그 자는 한 호흡에 수십 장 거리를 벌려 벗어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위진성은 오늘만큼은 인마령주를 이대로 보내줄 마음이 없었다. 도주하는 그를 보니 갑자기 짜증이 확 일었다.


이성적으로 봐도 마교와 일전을 앞둔 지금, 하나라도 더 전력을 줄여야 하고.


그의 검결지가 세워지자 수중의 검이 하늘 높이 떴다. 검결지가 도주자를 향하자 검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창공을 비행해 빛살처럼 떨어져 내렸다.


단숨에 수십 장의 거리를 격하고 인마령주의 등 뒤에 이르렀다. 너무 빠른 속도에 검만 다른 세상의 법칙을 적용 받듯이 낯설게 다가온다.


“크와악----”


어떤 저항감도 없는 것처럼 인마령주의 몸통을 가른 검이 허공에서 선회해서 검주에게 돌아온다.


“후우욱-”


위진성은 가는 숨을 길게 뱉으며 돌아섰다.


아무리 인마령주가 대단타 해도, 진심으로 펼친 어검술을 받아낼 순 없을터. 동감인지, 장한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검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런 검은 처음 봤을 것이다. 어릴적 상상만 하던 무공을 실제로 본 것이니, 그로선 현실감이 안들 수도 있겠다.


파바박


위진성이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장한의 마혈을 짚었다. 그리고 업혀 있는 거한을 땅에 눕혔다.


우겨 씌운 복면을 벗기자 낯익은 얼굴이 나왔다. 진짜 소뇌제 언지군이다. 그는 의식 없는 모습이었다. 위진성이 맥문을 쥐고 진기를 흘려 넣었다.


‘수혈에, 마혈. 그리고 공력까지 봉했구나’


게다가 다른 이가 혈도를 풀기 어렵게 점혈되어 있었다. 점혈 수법에서 마기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고. 누군지 꽤나 철저하게 손을 썼다.


위진성은 묻기 전에 장한을 무릎 꿇렸다. 사람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취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무릎 꿇리면, 상대는 묻는 사람을 올려다봐야 한다.


“묻는 말에 대답하면 목숨을 살려 줄 수도 있다.”

“난, .. 아는 게 없소.”

“아는 걸 가감 없이 말해.”


장한이 잔뜩 굳은 얼굴로 숨죽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내가 아는 건.. 영주가 군사를 따라 앞서 갔고.. 우리가 도착하니 이 자는 제압되어 있었소.”


‘제압? 누가?’


“군사는 사마륜을 말하는가?”

“그렇소.”

“그 자리에 사마륜, 인마령주 외에 또 누가 있었지?”

“파멸귀검이란 자가 있었소.”

“파멸귀검? 누구지? 장로인가?”

“나도 잘은 모르오. 단지 영주가 말하는 걸 들으니 사대마인 중 하나라 했소.”


‘사대마인 중 하나라···’


산봉우리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에 지옥마도 요검화와 흑광연옥 임혼이 떠올랐다. 아마 이들도 그 사대마인 중 하나일 것이다. 사마륜이 임혼을 소개할 때 마인 운운했지 않았던가?


그렇다는 건 지금 언급된 파멸귀검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단 말인가? 뒤를 이어 시냇물이 강물로 흘러가듯 숙고가 사대마인에서 사마륜에게로 향했다.


‘그 변태가 왜 언지군을 데려가려 했을까?’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팔대세가의 주요 인물인 것 말고 다른 이유가··· 사마륜은 생각없이 무엇을 행하는 자가 아니다.


위진성은 가만히 언지군을 바라봤다. 자신의 추리가 맞다면, 그는 다시 한번 사마륜의 계획에 찬물을 뿌린게 된다.


“푸-훗!”


그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걸렸다.


“본거지가 어디지?”


그의 감정 없는 질문에 흠칫한 장한이 그를 올려다본다.


“본교는··· 본교는.. 나도 모르오.”


‘ ? ’


위진성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저 자의 얼굴이 급격히 경직되는 게 부자연스럽다.


“나를 독하게 만들지 마라. 이런 상황에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한 적이 없다. 마교의 본거지가 어딘가?”

“나나, 나,난 모르오. 정말이오-.”


거짓말이다. 인마령이 모를리가 없다. 그런데 저 자가 좀 과하게 반응한다. 안색도 백짓장처럼 창백해 지고.


위진성은 감정 없는 눈으로 내려다보다 팔을 뻗어 장한의 어깨를 비틀었다.


우드득


“커어---억”


으득


“끄아아- 악~~~”


극한의 고통에 장한의 입에서 자지러지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분근착골의 수는 인간이 의지만으로 견디기 어려운,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


덜 덜덜덜


“마, 망,말 하겠소, 제발!”


위진성이 손을 놓자 벌벌 떨던 장한이 지속되는 고통에 숨을 거칠게 몰아 쉬었다.


쉬익- 쉬이익--


“너희들 본거지가 어디냐?”

“헉, 헉헉. 본교는.. 본교는-”


장한의 얼굴이 핼쓱해져 간다.


‘응?’


위진성은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 돼간다 느꼈다.


“본교는.. 군.. 끄르륵”


장한은 이 말, 한마디를 하고 눈이 뒤로 돌아갔다. 칠공에서는 피가 새어 나왔다. 즉사다.


‘ ‘군’ 이라는 말을 하자마자 피를 흘리며 죽다니···?’


이건 뭐지? 무슨 일이란 말인가?


설마 특정한 단어를 발설하면 발동되는 금제인가? 이런 게 있는진 모르지만, 방금 상황은 그렇게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잘 이해되진 않지만 상대가 마교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요검화와 임혼은 이보다 더 하지 않았던가? 위진성이 말해도 사람들이 쉬이 믿으려 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군?.. 첫 자가 군이란 말인가?”


그는 잠시 서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나 한 글자만으론 떠오르는 게 없다.


‘인마령주라면 달랐을까?’


글쎄다. 자신이 성급했다 자책했지만 영주라 해도 이 자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이럴 정도로 금제를 걸었다면 말이야.


‘그래도 앞 글자 하나는 알게 됐구나’


그는 일단,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성에는 안 차지만. 위진성은 돌아다니며 인마령들의 품속을 일일이 조사했다.


영주도 있고 하니 뭐라도 나오겠지 짐작한 건 보기좋게 틀렸다. 인마령주의 품 안에서도 도움 될만한 건 없었다.


그는 돌아와 언지군을 들쳐 업었다. 그 커다란 덩치가 솜뭉치처럼 가볍게 들려 어깨에 걸쳐졌다. 그런 채로 한 마리 비조처럼 하늘을 날았다.





“으음~”


언지군이 뒤척인다. 바로 미간을 찡그렸다. 그런 언지군 옆에는 잔잔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이가 있었다.


이 자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거한을 눕히고 전신의 혈도를 주물렀다. 기경팔맥에 진기를 흘려 넣고 추궁과혈 하기를 이 각여. 그제서야 언지군의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얼마 동안 점혈되어 있던 거야?’


담담히 내려다보는 자는 당연히 위진성이었다.


그는 인마령과 싸운 곳에서 삼십 마장 정도 떨어진 이곳에 멈췄다. 그리고 점혈을 풀기 위해 한참 동안 추궁과혈을 했었다.


비록 점혈한 수법이 고절하다 해도, 그것이 마공인 이상 문제될 건 없다. 모든 사마에 극성인 소천심공이 체내에 주입되자 하나씩 하나씩 막힌 혈도를 뚫어냈다.


그렇게 이 각이 흐르자 언지군의 모든 점혈은 풀렸다. 지금 얼굴을 찌푸리는 건 깨어나는 중에 몸이 뻣뻣하고 불편해서 일거다.


며칠이나 점혈된 채였다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허나 언지군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엉?”


고리눈을 뜬 언지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 거렸다. 아직 불편한지 다시 얼굴이 구겨진다.


“언형. 이제 정신이 드오?”


꿈벅 꿈벅


“위.. 형? 위형이오?”

“맞소. 위모요.”

“이게 어찌된 거지? 여긴 어디고?”


부스럭


“아직 움직이지 않는 게 좋겠소. 며칠 동안 점혈된 거 같으니···”

“점혈? 아~! 그래서 이렇게 불편하군.”


가볍게 끄덕이는 위진성을 한번 본 후 언지군은 조용히 몸 상태를 점검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다. 장시간 점혈된 후유증인 어지럽고 굳은 느낌 말고는 괜찮았다. 진기도 막힘없이 흐르고.


그러자 언지군은 그 상태로 지난 일들을 떠올려 봤다. 잠깐의 시간에 빠르게 며칠 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만났었고 ··· 쓰러졌었다. .. 그랬었어!


위진성은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그는 언지군이 머릿속을 정리하는 걸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위형, 먼저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건지 말해 줄 수 있소?”


언지군이 정리가 됐는지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깊은 동굴에서 나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 알겠소. 길을 가다 통천장 이곤이란 자를 만났소. ··· 중략 ··· ”

“그렇구려..”


연신 어깨와 팔을 돌리던 언지군이 생각을 정리했다.


씨익


“이거 위형한테 큰 신세를 졌군요. 위형, 감사합니다. 내 잊지 않겠소.”


빙그레-


“신세는 내가 졌었지요. 일전에 운기행공하던 날 위해 마교 장로와 싸우지 않았소?”

“응? 하하. 그건 신세라고 하긴 그렇구려. 난 그저 악형을 따라한 것뿐인데···”

“···.”


위진성은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 저번 일, 기억 나시오? 오대산에서 대룡채와 싸우던 거···”

“물론이오.”


그날 자신이 사마륜을 쫓아 전장에서 이탈하고 난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내 궁금했었다. 그걸 이제 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언지군은 마저 듣고 싶은가 보다.


“위형, 미안하지만.. 오대산의 일도 먼저 말해 줄 수 있겠습니까?”

“.. 그럽시다. 언형도 알다시피 그날 난 사마륜을 쫓아갔었소. 비선당은 언형과 팽형, 황보형이 있으니 다소 버겁더라도 대룡채와 일정 시간은 싸울 거라 생각했지요. ··· 중략 ···”


위진성의 설명에 중간중간 끄덕이며 반응을 보이던 언지군이 팽진과 황보헌의 대목에서 얼굴에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한 비선당원들이 몰살당했단 말을 듣고는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언형의 잘못은 아니니 너무 침통해 하지 마시오.”


그러나 이 정도 위로로 감정을 추스르기엔 언지군의 충격이 컸다. 그가 세가를 벗어나 처음으로 지휘를 해 비선당 업무를 행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 빼고 전멸했으니 어찌 충격이 적겠는가?


“언형, 그 때 싸웠던 대룡채도 토벌대에 전멸했으니 너무 상심 하지 마시오.”


대룡채가 동료들에게 꺾였으니 복수는 한 셈이다. 묵직한 모습으로 숨을 고르던 언지군이 어느 정도 가라 앉혔는지 입을 열었다.


“엄밀히 말해서 그날 우리가 그리 된 것은 그들 때문이 아니었소. 대룡채 말이오. 다른 자들 때문이오.”


언지군은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대산에서 위진성이 사마륜과 무척이나 희안한 뭔가(?)를 펼치던 괴인을 쫓아 사라지자 그들이 나타났다.


그들이 전장에 끼어들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위태위태했지만 대룡채와 싸울 수 있었다. 남아 있던 몇몇 대룡채 간부들에 소리를 듣고 달려온 수하들까지, 분명 저들이 더 수도 많고 강했다.


하지만 서로 뭉쳐 검진으로 수비를 펼친 자신들도 쉽사리 무너지진 않았다. 물론 언지군과 팽진, 황보헌이 동분서주해야 했지만 단시간에 허물어질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들이닥쳤다. 그 자들은 하나 같이 덩치가 컸고 생김새도, 무공도 중원의 것과 달랐다.


무척 실전적이고 살인적인 무공을 펼쳤었고 막무가내로 덤벼 드는데 검진으로 막아낼 수가 없었다.


대룡채도 이들의 등장에 처음엔 당황해했다. 헌데 저들이 패를 내보이고 군림맹을 들먹이자 반응이 금새 돌변했다. 그리고는 둘이 합심해 몰아치니 비선당으로선 더 버틸 수가 없었다.


검진은 깨졌고 각자 흩어졌다. 헌데 군림맹이란 자들이 산 밑으로 향하는 길은 철통 같이 지키니 일행들은 위나 옆으로 퍼져야 했다.


그들은 토끼몰이 하듯 한 쪽만 막고 뒤쫓았다. 언지군은 팽진, 황보헌과 달리 옆의 산등성이를 타고 내달렸다. 요소요소에 군림맹이란 자들이 매복해 있었지만, 언지군의 무공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힘겹게 추적을 뿌리치고 오대산을 벗어난 언지군은 곧장 토벌대로 향했다. 헌데 도중에 일이 생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교 종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6 176. 23.03.04 348 3 12쪽
175 175. +1 23.03.03 357 5 11쪽
174 174. 23.03.02 400 6 11쪽
173 173. 23.03.01 365 5 11쪽
172 172. 23.02.28 337 6 11쪽
171 171. 23.02.27 352 7 12쪽
170 170. 23.02.26 360 6 12쪽
169 169. 23.02.25 346 5 11쪽
168 168. 23.02.24 357 6 12쪽
167 167. 23.02.23 355 5 12쪽
166 166. 23.02.22 347 6 12쪽
165 165. 23.02.21 350 7 11쪽
164 164. 23.02.20 347 7 12쪽
163 163. 23.02.19 342 4 11쪽
162 162. 23.02.18 355 5 12쪽
161 161. 23.02.17 372 7 12쪽
160 160. 23.02.16 366 7 12쪽
159 159. 23.02.15 348 7 12쪽
158 158. 23.02.14 355 7 12쪽
157 157. 23.02.13 340 6 11쪽
156 156. 23.02.12 372 4 12쪽
155 155. 23.02.11 369 5 12쪽
154 154. 23.02.10 356 6 12쪽
» 153. 23.02.09 342 6 12쪽
152 152. 23.02.08 326 6 11쪽
151 151. 23.02.07 340 6 12쪽
150 150. +3 23.02.06 374 6 12쪽
149 149. 23.02.05 328 6 12쪽
148 148. 23.02.04 337 6 12쪽
147 147. 23.02.03 401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