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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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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2.11.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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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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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1쪽

3.

DUMMY

“그래, 무림맹과 동주천이 물리쳤지. 강성했지만 일사분란 하지 않았던 당시 마교는 각개격파 당했다.

전세가 기울자 교주 세력이 먼저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교를 뿌리 뽑지 못했단다.”

“흐음···.. 그럼 언제고 다시 도발하겠습니다. 동주천도 무림맹도 계속 주시해야 하는 건 쉽지 않겠어요.”

“그래서 5차 정마대전은 우리가 선공을 했다.”

“예? 5차 정마대전도 있었나요?”

“있었다. 세상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 이젠 비밀도 아니지. 알만한 이들은 다 아는 얘기이니.”

“오오···.”

“사십 년 전 우리는 우연하게 마교의 본전을 찾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추적했었는데 드디어 찾게 된 것이지. 대별산 귀현곡에 있었다.

무림맹에 기별을 보냈다. 그곳으로 은밀하게 동주천과 구대문파 팔대세가 등 무림맹 주축 정예들이 기습 공격을 했다.”

“그래서요? 그래서 마교를 무너뜨렸나요?”




동주천과 무림맹의 협공은 성공적이었다. 최후의 항전을 하는 교주와 제사장의 목을 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화령을 안고 있었던 제사장을 일검에 파괴하고 절명시키기 위해 당시 동주천 최고수인 패천신검 척군영은 패천검강으로 베었다.


성화령은 파괴 됐고 제사장은 두 쪽이 났다. 그러나 죽는 제사장의 얼굴엔 고통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핏발 선 눈빛과 비릿한 미소!


척군영은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괴되던 성화령에서 한없는 세월동안 한 번도 꺼지지 않던 영겁성화가 순식간에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검을 타고 흘러 척군영에게 불이 붙었다.


불은 귀기스런 검은 빛을 내며 척군영 전신으로 퍼져 타올랐다. 절세의 신공을 갖춘 척군영도 끌 수가 없었다.


주변에 있던 동주천의 고수들과 무림맹 수뇌부들도 불을 끄기 위해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고통에 몸부림 치던 척군영은 대전의 벽을 뚫고 사라졌다.


“당시 그 곳에 있었던 사부님께선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귀화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처럼 척군영의 몸을 타고 흘렀다.

그러자 척군영은 광인의 눈빛으로 머리를 쥐고 괴로워했다. 그러나 희안하게도 척군영의 몸은 타지 않았다라고.”

“타지 않는 불이라고요? 그럼 왜 괴로워 했을까요?”


사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모르겠구나. 그러나 불에 타는 것보다 더 괴로웠을 것이다. 눈에선 피가 흘러 나왔고 바닥을 긁던 손에선 손톱이 빠졌다고 하니···”


그렇게 사라진 척군영을 끝끝내 찾을 수 없었고 천년에 걸친 정마대전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설령 마교의 주요 인물이 생존했다고 해도 말이다.


교주와 제사장이 죽었고 무엇보다 성화령이 깨지고 영겁성화가 꺼졌다. 실제로 몇몇 마가들은 5차 정마대전에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다시 예전의 마교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정마대전은 끝났다.




무거운 표정으로 말을 마친 사부를 보며 위진성은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진 않을 것임을 직감 할 수 있었다. 동주천인 사부와 본인 단 둘이서 산에 이렇게 숨어 지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후 어찌 됐나요?”

“동주천과 무림맹은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척군영을 찾지 못했다. 찾지 못한 척군영이 걱정도 되었고 또··· 많이 신경이 쓰였었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귀화에 휩싸여 광인의 눈빛으로 훑어보던 그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 것 같았다 하니···.”

“···.”

“그래서 양쪽 모두 암묵적으로 정마대전에 대해서 세상에 알리지 않고 함구한 것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이제는 비밀 아닌 비밀일 것이다.

세월도 흘렀고 참전했던 인원들이 많았었으니···.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지.”

“왜 함구한 건가요?”

“말과 달리 마교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든 게지. 몇몇 마가들은 그곳에 없었고 또 있었더라도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았었고.

아마도 천년을 이어온 마교와의 싸움이 강호인들에게 각인 되었다고 할까? 마교에 대해서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히 생각하게 되었을 게다.”


사부는 생각을 정리하는듯 잠시 말을 끊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전열을 가다듬고 축배는 뒤로 미룬 것이다. 우리보다 무림맹은 그런 생각이 더 강해서 이후 더 강하고 정비된 무림맹이 되었고.”

“척군영이···. 패천신검이 정말 마에 들었을까요?”

“그때는 알 수 없었겠지. 누가 속단 하겠느냐? 하지만 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이 느낀 감정이 공통되고 또 그만큼 강렬했으니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겠느냐?”

“영겁마화···.”

“콜록 콜록.. 컥···”


한참을 기침 하던 사부는 잦아들자 말을 이었다.


“그럼 이제 우리 동주천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주마. 선조들이 왜 동주천이라 이름 했는지 알겠느냐?”

“모르겠습니다.”

“동쪽의 쥬신족이 환님을 받든다를 의미한단다.”

“쥬신족이요?”

“그래. 우리는 쥬신족이라 불렸다. 천손족이라 하기도 했고···”

“그렇군요.”


사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 모를 미소를 지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사부가 다시 입을 떼었다.


“우리 동주천은 오래전 멀고 먼 동쪽에서 왔고 하나가 아니라 세 문파가 모인 연합체이다.”


깊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가는 사부의 눈은 음울해 보였다.





동주천


은하성부 현천문 검왕문


이렇게 셋으로 이뤄진 연합이었다. 마지막 정마대전 이후 동주천은 서로 멀리 떨어져 터를 잡았다.


그 동안 먼 동쪽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상에 드러나지 않게 있었다. 마교의 혈겁 때만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섰었다.


그러나 마지막 정마대전 후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선대의 유지를 버렸다. 대신에 이곳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리기로 했다.


그리하여 서로 조용히 흩어져 터를 잡은 것이다. 무림맹에도 알리지 않았고.


검왕문은 괄창산에 근거를 마련하고 자리를 잡았다. 은거하듯이 지낼 이유는 이제 없었다.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문파의 이름을 알릴 이유도 없었다.


조용히 현판을 걸었고 인근의 사람들만이 그곳에 검왕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끔 녹림의 무리나 인근 흑도세력들이 문파 이름이 거만하다고 트집을 잡거나 도발한 적은 있지만 평온한 날들이었다.


그 날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십칠년 전.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스산한 가을 밤이었다. 일단의 무리들이 담을 넘었고 검왕문 안에서는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나는 검왕문의 진경각주였다. 문서고를 관리하는 것도 내 업무였었지. 당시 문서고에는 검왕문의 무공비급과 우리 동주천의 역사도 함께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시간에, 나는 문서고 안에서 금적보문검결이라는 검법을 재차 꼼꼼히 읽고 있었다.”


삼경이 넘었을까?


“고함과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급히 나와보니 곳곳에서 흑의인들과 싸움이 한참이더구나. 이미 쓰러진 문도들도 상당했고.

흑의인들을 상대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상당수의 문도들이 무공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들이 물이나 음식에 산공독을 푼 것일테지.”

“미리 산공독을 풀었다고요?”

“그래.. 우리 동주천을 잘 아는 자가 그랬을 것이다.”


말을 잇는 사부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배신자가 있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게 봐야겠지. 너도 알다시피 소천심공은 항마의 힘이 강하다. 어떤 마공이라도 능히 물리칠 수 있다. 이건 산공독에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산공독을 푼다해도 소천심공이 오성 이상이라면 잠깐이면 몰아낼 수 있다. 그런데 그러질 못했다는 건 그자들이 소천심공에도 효력이 있는 산공독을 쓴 거겠지.”

“배신자라면··· 패천신검이요?”

“그럴수도··· 허나 내가 알기론 척군영은 최고의 고수였지 영약 쪽에는 아는 게 없었다. 그리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더 있었다.”

“어떤 부분인가요, 사부님?”

“··· 저들은 당연히 마공을 썼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 몇몇은 동주천의 무공을 쓰더라.”

“검왕문의 무공을 마교가 쓴다고요?”


위진성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고 사부는 더 침중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상한 부분은··· 검왕문의 무공뿐만 아니라 현천문의 무공도 봤었단 것이지!”

“어찌 그런 일이···.”


연이어 놀라는 위진성을 보며 사부는 안색을 굳히며 말했다.


“우리 무공이야 척군영이 있으니 그렇다해도 어떻게 현천문의 무공을 저들이 아는지 아직까지 수수께끼다.”

“현천문이라니···”


잠시 침음하던 사부가 얼굴에 자부심을 띄웠다.


“우리는 동주천이다. 어찌 마교에 쓰러지겠느냐? 나는 산공독에 당하지 않았었지만 많은 문도들이 제대로 무공을 펼치지 못했었다.

시간이, 약간의 시간만 주어졌다면 많은 문도들이 산공독을 몰아낼 수 있었을 텐데··· 저들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쳐 왔었다.”


그날을 회상하는 듯 눈을 가늘게 뜬 사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속절 없이 쓰러지는 문도들을 피눈물을 흘리며 보던 그는 곧 냉정을 되찾고 문주 처소인 통천각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이미 통천각 앞은 문도들과 흑의인들의 시신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문주는 세 명의 흑의인들의 협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문주님도 산공독에서 자유롭지 않은 듯 했다. 내공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았었으니. 나는 바로 문주님께 합류해 적들을 막았다.

문주님을 공격하던 세 명의 마공은 대단했었다. 허나 내가 합세하고 또 뒤이어 문주 수신 호위대장이 적들을 뚫고 대원들과 왔으니 그제사 문주님도 한 숨을 돌리셨지!”


말을 하는 사부의 시선은 회한을 내비치며 밑으로 쳐졌다. 대화를 하며 그 당시로 돌아간 듯 보였다.




검왕문주는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입가에 피를 흘리며 말했다.


‘진경각주, 오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듯 하네’

‘문주님. 여기는 호위대장과 제가 막을 테니 일단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십시오’

‘이보게. 오늘은 그럴 상황이 아닌 듯 해. 그러니 내 말대로 하게나’


빠르게 주변 상황을 살피며 문주는 말했다.


‘내 웅진대주에게 마침 소양각에 모여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최대한 데리고 탈출하라 일러 뒀네. 자네는 빨리 그쪽으로 가 웅진대주를 도와주게나’

‘문주님. 어찌 그런 약한 말씀을. 고전하고 있지만 격퇴할 수 있습니다’


검왕문주는 오늘 밤이 심상치 않음을 얼마나 일찍 느낀 것일까?


급하게 말을 이으려던 문주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휙 돌아갔다. 시선이 향한 곳은 벽돌담 어둠 속. 거기에 있는 더 깊고 어두운 기운이 서서히 앞으로 나왔다.


무시무시한 마기를 주변에 내뿜는 자였다. 마기를 내뿜자 주변은 사라지고 오직 그만이 존재하는듯 했고 일순간 이 전장을 지배한 것 같았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던 호위대장과 대원들도 싸움을 멈췄고 흑의인들도 손을 멈췄다. 격돌을 멈추게 한(?) 그는 천천히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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